스프링캠프는 구단과 선수들에게 모두 희망의 시기다. 2017년을 앞두고 남모를 노력이 이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대로 팬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갈증의 시기’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장시간 이어지는 캠프는 팬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1월부터의 오프시즌을 생각하면 목마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한 근사한 방법이 있다. 바로 각 구단이 개최하는 ‘캠프 팬 투어 프로그램’이다. 보통 야구 관전과 관광에 좋은 시기인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개최되는데 하루라도 빨리 선수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SK도 지난 2007년부터 정례적인 팬 투어를 개최하며 팬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혈 팬’들의 오키나와 방문이 이어졌다. 이번 팬 투어는 2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팬 투어’ 프로그램에는 연습경기 관전 2회,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행사인 ‘선수들과 함께 하는 만찬 및 레크레이션’, 그리고 슈리성·츄라우미 수족관·누치우나 등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알차게 짜였다.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오키나와를 둘러보는 코스도 의미가 있지만, 역시 팬들에게는 ‘야구’와 ‘선수’들이 우선이었다.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열린 3월 2일 아카마 구장은 SK 팬들이 ‘점령’했다. 당초 1일 넥센과의 연습경기도 관전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그런지 2일 경기에서의 응원 열기는 두 배였다. 곳곳에서 선수들의 응원가가 터져 나왔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오래간만에 야구를 본다는 것, 그리고 SK 선수들을 응원한다는 것 자체에 느끼는 행복감이 많은 이들의 얼굴에서 묻어나왔다.

 

 

2일 경기 이후에는 만찬도 열렸다. 트레이 힐만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이하 전 선수들이 참가해 팬들과 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레크레이션을 함께 했다. 사전에 지적된 좌석에 선수들과 팬들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식사 순번을 정하는 퀴즈 시간은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을 정도다. 정답이든, 오답이든 선수들과 팬들은 미소를 공유했고 이후 2시간 정도 이어진 행사는 웃음꽃이 만개했다. 

 

한 관계자는 “팬 투어 초창기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팬들과의 이런 행사를 어색해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서 선수들도 행사를 즐기고 있다. 팬 투어 초창기를 기억하는 한 선수는 “캠프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우리도 모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 시간을 팬분들과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 매년 하다 보니 어색함도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SK는 힐만 감독부터 적극적인 분위기를 장려하며 행사를 뒷받침했다.

사실 팬 투어는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올해의 경우는 삼일절 연휴가 끼고, 학생들의 개학 시점이 맞물려 가족단위 팬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열정은 최고였다. 출근 일정을 조절하거나, 아예 휴가를 낸 팬들도 있었다. ‘체험 학습’ 일정을 내고 참가한 학생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한 만큼 행사를 잘 끝내야 한다는 구단의 부담도 컸는데. 다행히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다는 내부 평가다.

 

이번 행사에 동행한 김우중 장내 아나운서는 “사실 3월 1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서 잔뜩 기대하셨던 많은 팬분들이 우울해 하셨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일 경기에서 홈런이 많이 터지며 팀이 승리해 팬분들이 많이 즐거워하셨다”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팬들은 시즌에서의 재회를 다짐하며 오키나와를 떠났고, 선수들은 2017년에 찾아온 첫 번째 ‘귀한 손님’을 환대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4년 연속 ‘팬 투어’ 행사에 참가한 열혈 팬 김지현 씨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도 행사가 훨씬 만족스러웠다. 연습경기나 실내훈련, 선수단 숙소 등 곳곳에서 느껴지는 선수단 분위기가 지난 4년 중에는 가장 활기찼다. 예년에 비하면 숙소도 만족스러웠다. 또 팬과 함께 하는 만찬에서는 구단 장내 아나운서의 능숙한 진행 및 외국인 선수가 함께 참여해서 즐기는 프로그램 구성 덕분에 팬들이 더욱 즐거웠던 것 같다. 매년 또 참가할지를 고민하곤 했는데 막상 일정을 마치면 그 고민이 사라지고 당연히 오게 된다”고 웃으면서 “좀 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팬 투어’를 돌아본 힐만 감독도 “미국에서도 팬 투어를 경험했고, 니혼햄 시절 오키나와 나고에서도 팬 투어를 경험한 적 있다. 팬 여러분들께서 SK에 가져주는 관심과 애정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도 팬 투어를 오시는 팬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할 생각”이라고 반겼다. 주장인 박정권도 “팬분들의 많은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준비를 잘해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단은 ‘팬 투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한 관계자는 “팬 투어가 많이 정착되기는 했지만 일정 및 비용 등의 문제로 팬들의 참여 문턱이 높다는 것이 구단의 고민이다. 때문에 팬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구단 주도적 활동인 연습경기 관전, 팬미팅 프로그램 등의 질은 향상시키고, 이외의 일정은 팬들의 자율에 맡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점 더 의미가 깊어지는 ‘팬 투어’의 진화도 기대해볼 만할 것 같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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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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