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팀이 되려면 안정적인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
 약 보름 전의 기억이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트레이 힐만 SK 감독에게 ‘마운드 구상은 잘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우리 팀의 투수력은 크게 나쁘지 않다. 가능성이 보이는 자원들이 많다.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내 과제”라고 대답했다.


 올해 SK의 고민은 마운드다. 10년간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준 에이스 김광현이 지난 1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SK는 에이스의 부재라는 큰 짐을 안고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김광현이 SK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지난 10년간 통산 242경기에 출전해 108승 63패 2홀드, 1146탈삼진 평균자책 3.41을 기록했다. 어깨 통증에 시달린 2011~2012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두자릿수 승수를 만들었다. 매년 10승 이상이 보장된 국내 최고 좌완투수를 잃은 SK 마운드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힐만 감독의 자신감, 선수들 성장세에 '행복한 고민'
 다시 보름 전의 기억이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이 없다고 우리 팀이 낮게 평가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김광현 외에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을 것이고, 꼭 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힐만 감독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바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 때문이다. 올해 SK 선발 마운드 세 자리가 확정이 됐다. 외국인 에이스 메릴 켈리와 새로 영입된 스캇 다이아몬드, 그리고 지난해 후반기 우완 에이스 역할을 해낸 윤희상이다.

 

 힐만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곳은 바로 남은 두 자리다. 그런데 ‘행복한 고민’이다. 현재 5선발로 경합 중인 선수는 박종훈, 김주한, 문승원, 김성민 등 4명으로 압축된 상황.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최근 2년간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2경기 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사이드암인 김주한은 선발, 중간, 그리고 마무리까지 맡아 줄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자원이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SK에 입단한 김주한은 곧바로 1군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고,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도 캠프기간동안 가장 성장한 선수로 꼽히며 선발 경쟁에 불을 붙였다.

 

 

 

-마운드자원 김성민, 문승원의 대활약 '칭찬해~'

 김성민은 힐만 감독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마운드 자원이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은 김성민은 아마시절 메이저리그가 주목했던 자원인 만큼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실제 감독에게 김광현을 대체할 수 있는 카드를 꼽아달라고 하자, 김성민을 첫 번째로 언급했을 정도다. 김성민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했다. 힐만 감독은 “공격적인 피칭이 아주 좋았다”고 극찬했다. 김성민은 180㎝로 키는 그리 크지 않고, 직구 구속도 140km 초반대지만 하체를 활용해 볼끝이 좋은 공을 던진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져, 선발 투수의 첫 번째 덕목인 구종의 다양성도 갖췄다.


 문승원은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한 것이 강점이다. 문승원은 지난 시즌 초반 5선발로 뛰며 인상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상대팀의 집중적인 견제가 시작되면서 고전했다. 결정구가 없었던 것도 큰 약점. 그러나 힐만 감독은 “발전 가능성이 큰 투수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선발 투수로 충분한 구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선발 투수의 경합은 시범경기에서 계속된다. 힐만 감독은 “경쟁에서 이겨내는 선수를 쓰겠다”고 공헌하며 두 투수가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불펜진은 어떻게 바뀔까. 일단 선발과 중간 등 모든 보직이 가능한 채병용이 한 자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을 존중한다’고 밝힌 힐만 감독의 발언을 감안할 때 우완 베테랑 박정배도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캠프에서 극찬을 받은 서진용과 등이 무난히 엔트리에 포함 될 것이다. 대만캠프 MVP인 임치영은 1군 플로리다-오키나와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곧바로 시범경기 1군 합류를 통보 받았을 정도로, 구단 내부에서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자원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좌완 계투진은 다소 고민이다. 베테랑 신재웅과 캠프에서 좋은 구위를 과시한 김태훈이 경합 중이다.


 마무리 자리는 더블 스토퍼 카드가 나올 수 있다. 서진용을 주목해야 한다. 오키나와 캠프 MVP로 뽑힌 서진용이 급격한 성장세로 주목을 받았다. 힐만 감독도 서진용에 대해 “강력한 파이어볼러에게 볼 수 있는 공”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희수가 경험과 구위를 갖춘 카드라는 점에서 두 선수를 고루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서진용의 마무리 카드를 꺼내들 경우, 기존 마무리 박희수가 상대적으로 약점인 좌완 셋업맨 자리를 맡아 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시범경기를 통해 카드 활용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K 투수들에게 큰 화두는 공격성이다. 힐만 감독은 “무조건 공격적인 피칭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데이브 존 투구 코치 역시 캠프 기간 내내 투수들에게 강조했다. 국내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힐만이 보여줄 마운드 개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세영 스포츠월드 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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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자님 2017.03.17 13: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평가되서는이 아니라 평가돼서는입니다..

  2. 머라 2017.05.12 2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26이닝 득점을 못하는 팀 ㅋ

 

SK와이번스는 과거의 영광과는 잠시 작별을 고했다. 안주하기보다는, 미래를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감독이 바뀌었고, 단장이 바뀌었다. 코칭스태프도 상당 부분 다른 얼굴이 됐다. 위에서부터의 변화였다. 그 변화의 흐름이 이제는 아래로부터도 바뀌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의식 개혁과 변화는 어느덧 인천 하늘의 ‘쌍무지개’로 뜰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부터 시작됐던 SK의 전지훈련이 11일로 종료됐다. 1군은 2월 1일부터 시작된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를 거치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같은 시기 퓨처스팀(2군)도 치열한 전쟁을 거쳤다. 2월 14일부터 3월 11일까지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담금질에 매진했다. 성과는 뚜렷했다. 단순히 연습경기 결과가 좋아서 그랬다기보다는,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과 뚜렷한 목표 의식이 생긴 것은 장기적 롱런을 바라보는 구단으로서는 희망적인 요소였다.

 

 

분위기 바뀐 훈련, ‘생각하는 캠프 1.0’

단순히 코칭스태프의 면면과 구단의 강조 사항만 바뀐 것은 아니었다. 이번 1·2군 캠프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것은 역시 ‘생각하는 캠프’였다. 이제 시켜서 하는 야구의 시대는 지났다. 비활동기간이 늘어난 것도 시대의 흐름이다. 선수들이 어떠한 목표를 갖고 스스로 그 목표를 향한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대세다. SK도 이번 캠프에서 그런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군은 훈련 시간이 대폭 줄었다. 보통 오키나와 캠프의 경우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오전·오후로 나뉘어 훈련 일정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휴식일 전날을 제외하고는 야간 훈련도 거의 매일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일정표가 상당히 가벼워졌다. 선수들은 오전 훈련을 한 뒤 점심을 먹고 곧바로 숙소로 향했다. 야간 훈련은 없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오롯이 선수의 자율에 따라 움직였다.

 

대개 1군에 비해 훈련량이 많은 2군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한 코칭스태프의 탄력적인 일정 조절 하에 지난해보다는 훈련량이 조금 줄었다. 오후 3시까지는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지만 오후 3시 이후로는 선수들마다 일정이 달랐다. 각 파트별로 2명씩 코칭스태프의 지정 훈련이 이어지곤 했지만 나머지는 역시 자율이었다. 2군 코칭스태프는 “이른바 자아발전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선수들도 어색했다. 1군 선수들은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2군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3시 이후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여기에는 구단의 정책이 담겨져 있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선수들 스스로가 자신의 일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어떤 방향으로 훈련을 해야 할지 한 번 더 생각해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잘 쉬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것도 엄연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어색함은 이내 사라졌다. 1군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뜻을 금세 알아챘다. 오전 훈련에서는 좀 더 집중력 있게 훈련을 했다. 주장 박정권을 중심으로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숙소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필요한 정보를 보충하는 선수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연습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SK는 이번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5승2패의 호성적을 냈다.

 

2군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2군 캠프는 최상의 훈련 여건을 자랑했다. 숙소부터 도류 구장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30초였다. 길 하나만 건너면 됐다. 자율적인 훈련이 가능했다. 코칭스태프에 지정되지 않은 선수들도 때로는 1시간 더 남아 개인훈련을 하기도 했고, 남는 시간 중 웨이트트레이닝을 끝내고 숙소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다. 야간훈련은 말 그대로 자율이지만 많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와 땀을 흘리고 잠을 청했다. 훈련여건과 선수들의 자율의식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2군 또한 연습경기에서 5승2패1무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치열해진 경쟁의식, 학습효과의 기대감

경쟁도 치열해졌다. 1군은 감독과 단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가 상당 부분 바뀌었다. 외국인 감독의 부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과거의 실적, 현재의 연봉이 1군 엔트리로 이어지지 않음을 실감했다. 1군 캠프의 올해 분위기는 말 그대로 ‘초긴장’이었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암묵적으로 흐르는 경쟁의 기류가 몸소 느껴졌다. 기존 선수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신진급 선수들은 자리를 빼앗기 위한 기세가 정면 충돌했다.

 

2군 캠프도 학습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SK는 대만 2군 캠프에 합류한 선수들 중 상당수가 1군 무대를 밟았다. 개막 엔트리에 들어간 선수도 있었고, 시즌 중간 1군에 올라가 끝까지 버틴 선수들도 있었다. 대만 캠프에서는 “여기서 잘하면 우리도 1군에 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눈빛이 많이 보였다. 집중력과 훈련의 성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알찬 캠프”라는 관계자들의 자평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그 과정 속에 좋은 성과까지 내고 귀국한 선수들은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군에서는 부동의 중심타자로 평가받는 최정 정의윤이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활약을 선보였다. 최정(타율 0.353)은 6경기 17타수에서 홈런 4방에 7타점을 기록하며 홈런·타점에서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부동의 4번 타자로 평가받는 정의윤도 연습경기 타율 4할2푼1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힐만 감독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외야수 정진기는 타율 4할에 장타율 0.60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김동엽도 홈런 3개를 치는 등 타율 3할7푼5리로 활약했다. 베테랑들도 만만치 않았다. 새 주장이 된 박정권은 타율 3할5푼7리, 부상으로 캠프 출발이 늦었던 김강민도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하는 등 좋은 타격감을 뽐내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3년차를 맞이하는 박종훈이 2경기 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의 호투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 외 올해 신인인 김성민이 2경기에서 1.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받았고 김주한은 팀 내 국내 선수로는 가장 많은 5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18의 좋은 성적을 내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진용은 3경기 3이닝 동안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위력투로 역시 실점하지 않으며 ‘차세대 마무리’임을 입증했다.

 

2군도 스타가 있었다. 장타력을 바탕으로 캠프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은 김도현-류효용 콤비가 그들이었다. 두 선수는 나란히 홈런 2방씩을 때리며 합계 13타점을 합작했다. 외야수 최민재도 타율 4할1푼7리에 10안타를 기록하며 팀 내 최고 타율·최다 안타의 주인공이 됐고 그 외 조용호(.304), 최항(.368), 하성진(0.346), 조우형(.333), 안상현(.333)도 좋은 활약으로 내일을 기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임치영이 5경기 5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피칭으로 “1군에 가장 근접한 투수”라는 주위의 평가를 증명했다. 이정담도 3경기 9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00, 최진호는 2경기 6이닝에서 평균자책점 3.00, 정동윤은 2경기 4이닝에서 평균자책점 0, 플로리다 캠프에서 가장 공이 좋았다던 오수호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 남윤성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는 등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선수들의 구슬땀을 본 1·2군 감독들의 총평에서도 만족감이 묻어 나왔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의 경기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가 만족스럽고, 코칭스태프 또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장과 덕아웃 분위기도 밝고 활기가 넘쳤다”고 활짝 웃었다. 김무관 퓨처스팀 감독 또한 “이번 캠프에서는 기본기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 특히 기본기 반복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안 좋은 습관을 개선하고, 이상적인 자세를 만드는 것에 캠프의 초점을 맞췄다. 선수들 모두가 힘든 스케줄을 잘 따라와 준 덕분에 기본기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 또한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져 캠프의 결실을 확인한 것 같다. 귀국 후 캠프에서 익힌 것들을 숙달시켜 나간다면 올 시즌 많은 유망주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4월 1일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2017년을 넘어 2018년 대권 도전이라는 뚜렷한 희망을 품고 있는 SK로서는 모든 선수들이 다 귀하고 또 가치가 있다. 인천에 무지개 하나가 아닌, 반드시 무지개 두 개가 떠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캠프 성과를 확인하는 일이 남았다. 1군은 14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했으며, 2군 또한 14일부터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살피고 퓨처스리그 개막을 준비한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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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는 구단과 선수들에게 모두 희망의 시기다. 2017년을 앞두고 남모를 노력이 이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대로 팬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갈증의 시기’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장시간 이어지는 캠프는 팬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1월부터의 오프시즌을 생각하면 목마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한 근사한 방법이 있다. 바로 각 구단이 개최하는 ‘캠프 팬 투어 프로그램’이다. 보통 야구 관전과 관광에 좋은 시기인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개최되는데 하루라도 빨리 선수들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SK도 지난 2007년부터 정례적인 팬 투어를 개최하며 팬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혈 팬’들의 오키나와 방문이 이어졌다. 이번 팬 투어는 2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팬 투어’ 프로그램에는 연습경기 관전 2회,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행사인 ‘선수들과 함께 하는 만찬 및 레크레이션’, 그리고 슈리성·츄라우미 수족관·누치우나 등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알차게 짜였다.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오키나와를 둘러보는 코스도 의미가 있지만, 역시 팬들에게는 ‘야구’와 ‘선수’들이 우선이었다.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열린 3월 2일 아카마 구장은 SK 팬들이 ‘점령’했다. 당초 1일 넥센과의 연습경기도 관전할 예정이었으나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그런지 2일 경기에서의 응원 열기는 두 배였다. 곳곳에서 선수들의 응원가가 터져 나왔고,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오래간만에 야구를 본다는 것, 그리고 SK 선수들을 응원한다는 것 자체에 느끼는 행복감이 많은 이들의 얼굴에서 묻어나왔다.

 

 

2일 경기 이후에는 만찬도 열렸다. 트레이 힐만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이하 전 선수들이 참가해 팬들과 식사를 하면서 가벼운 레크레이션을 함께 했다. 사전에 지적된 좌석에 선수들과 팬들이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사인 및 사진 촬영 요청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식사 순번을 정하는 퀴즈 시간은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을 정도다. 정답이든, 오답이든 선수들과 팬들은 미소를 공유했고 이후 2시간 정도 이어진 행사는 웃음꽃이 만개했다. 

 

한 관계자는 “팬 투어 초창기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팬들과의 이런 행사를 어색해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문화가 정착되면서 선수들도 행사를 즐기고 있다. 팬 투어 초창기를 기억하는 한 선수는 “캠프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우리도 모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 시간을 팬분들과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지 않나 생각한다. 매년 하다 보니 어색함도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SK는 힐만 감독부터 적극적인 분위기를 장려하며 행사를 뒷받침했다.

사실 팬 투어는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올해의 경우는 삼일절 연휴가 끼고, 학생들의 개학 시점이 맞물려 가족단위 팬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열정은 최고였다. 출근 일정을 조절하거나, 아예 휴가를 낸 팬들도 있었다. ‘체험 학습’ 일정을 내고 참가한 학생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한 만큼 행사를 잘 끝내야 한다는 구단의 부담도 컸는데. 다행히 성황리에 잘 마무리됐다는 내부 평가다.

 

이번 행사에 동행한 김우중 장내 아나운서는 “사실 3월 1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서 잔뜩 기대하셨던 많은 팬분들이 우울해 하셨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일 경기에서 홈런이 많이 터지며 팀이 승리해 팬분들이 많이 즐거워하셨다”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팬들은 시즌에서의 재회를 다짐하며 오키나와를 떠났고, 선수들은 2017년에 찾아온 첫 번째 ‘귀한 손님’을 환대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4년 연속 ‘팬 투어’ 행사에 참가한 열혈 팬 김지현 씨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도 행사가 훨씬 만족스러웠다. 연습경기나 실내훈련, 선수단 숙소 등 곳곳에서 느껴지는 선수단 분위기가 지난 4년 중에는 가장 활기찼다. 예년에 비하면 숙소도 만족스러웠다. 또 팬과 함께 하는 만찬에서는 구단 장내 아나운서의 능숙한 진행 및 외국인 선수가 함께 참여해서 즐기는 프로그램 구성 덕분에 팬들이 더욱 즐거웠던 것 같다. 매년 또 참가할지를 고민하곤 했는데 막상 일정을 마치면 그 고민이 사라지고 당연히 오게 된다”고 웃으면서 “좀 더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팬 투어’를 돌아본 힐만 감독도 “미국에서도 팬 투어를 경험했고, 니혼햄 시절 오키나와 나고에서도 팬 투어를 경험한 적 있다. 팬 여러분들께서 SK에 가져주는 관심과 애정을 크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앞으로도 팬 투어를 오시는 팬 여러분들을 열렬히 환영할 생각”이라고 반겼다. 주장인 박정권도 “팬분들의 많은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준비를 잘해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단은 ‘팬 투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한 관계자는 “팬 투어가 많이 정착되기는 했지만 일정 및 비용 등의 문제로 팬들의 참여 문턱이 높다는 것이 구단의 고민이다. 때문에 팬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구단 주도적 활동인 연습경기 관전, 팬미팅 프로그램 등의 질은 향상시키고, 이외의 일정은 팬들의 자율에 맡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점 더 의미가 깊어지는 ‘팬 투어’의 진화도 기대해볼 만할 것 같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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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새 사령탑으로 트레이 힐만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를 꾀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의 우승을 이끌고,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까지 역임한 힐만 감독에 거는 기대는 크다. 힐만 감독 체제를 새로 구축한 SK는 다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힐만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SK에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올시즌 비룡군단을 어떻게 이끌어갈까.

 

 

 

약점은 냉철하게 판단, 장점은 극대화

 

SK는 지난 시즌 거포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최정이 40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정의윤 27, 최승준 19, 박정권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팀 홈런 총 182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홈런을 생산했다. 1위 두산과는 단 1개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약점도 뚜렷했다. 지난 시즌 SK의 팀 출루

율은 0.356(9)에 그쳤다. 얻어낸 볼넷도 429개로 가장 적었다. 주루사는 71개로 가장 많았다. 세밀한 플레이도 떨어졌고, 내야 실책도 쏟아졌다. 힐만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은 스피드가 아닌 것 같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냉철하게 판단했다.

 

SK의 부족한 점을 간파한 힐만 감독이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며 약점을 조금씩 보완해가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우리의 장점인 파워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삼진 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스트라이크 플랜(2 Strike Plan)을 통해 (약점인) 출루율을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을 설정하고 타자와 주자, 수비수 들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존에 들어오는 공을 강하게 타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컨텍트 위주로 툭 갖다 대기만 하는 스윙을 지양하기 위함이다. 힐만 감독이 캔자스시티 사령탑 시절에도 썼던 플랜이다. SK 정경배 타격코치도 2스트라이크 이후 우리 팀 타자들의 삼진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도 가장 많이 쳤다. 장점인 파워를 잃지 않으면서 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물론 수비의 세밀함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대비도 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캠프에서 수비 훈련의 기본인 캐치볼을 많이 시켰다. 시프트도 준비 중이다. (내가 있었던) 뉴욕 양키스도, 휴스턴도 통계를 잘 활용하는 팀이었다. 통계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투수들의 제구만 뒷받침되면 (시프트를 통해) 수비수들이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루는 도루보다 한 베이스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를 주문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주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중심 운영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 줄 것

 

베테랑의 경험을 중시하는 힐만 감독은 박정권(36), 김강민(35) 등을 중용할 전망이다. 힐만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을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서 배우기도 한다.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을 어느 정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캠프를 통해 외야수 김동엽, 한동민, 정진기, 내야수 박승욱 등 젊은 선수들도 힐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동엽은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한 거포 유망주다.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해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캠프에서도 홈런을 펑펑 터뜨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지난해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한동민도 외야와 1루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정교함과 힘을 두루 갖췄다. 정진기는 힐만 감독 부임 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선수다. 박승욱 역시 경험만 쌓이면 공수주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성장할 재목이다. 힐만 감독은 정진기가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때보다 더 좋아졌더라. 힘이 좋고, 수비도 괜찮아지고 있다. 잠재력을 지닌 박승욱은 분명 크게 될 선수라고 칭찬했다.

 

힐만 감독의 시즌 운영의 큰 틀은 타이밍이다.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되 상황에 따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며 베테랑의 체력안배까지 신경 쓸 계획이다. 힐만 감독은 베테랑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항상 감독으로서 중요한 점은 정확한 결정을 정확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운드 새얼굴 나올까?

 

SK2007년 입단 이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 없이 올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일단 김광현 대신 윤희상이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윤희상은 캠프를 통해 힐만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었다. 힐만 감독은 윤희상은 아주 훌륭하다. 어느 선수보다 구속 조절을 잘한다고 칭찬했다. 메릴 켈리와 스캇 다이아몬드, 윤희상 외 2명의 선발투수 자리는 김성민, 김주한, 문승원, 박종훈 등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힐만 감독은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고심 중이다. 일단 김성민, 김주한이 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과시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21순위 지명을 받은 김성민은 140㎞ 초·중반대 묵직한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김성민이 오키나와 캠프 실전경기 첫 등판에서 주춤하자, 힐만 감독은 김성민은 좀 더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던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민은 보란 듯이 다음 등판에서 바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불펜에서 맹활약한 사이드암투수 김주한 역시 선발테스트를 치르고 있다. 불펜요원으로 활약한 터라 투구수가 많아지면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고려대 시절 선발로도 활약했기 때문에 충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선발투수로 활약한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도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불펜 구성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김주한과 박종훈 중 선발경쟁에서 밀려난 투수는 불펜에 합류할 전망이다. 발자리를 꿰차지 못한 문광은, 문승원 등도 잠재적인 불펜자원이다. 노련한 채병용과 전유수 등은 롱릴리프, 셋업맨 후보군이다. 채병용은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든든한 마당쇠 역할을 해냈으며, 올해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시즌 몸상태가 좋지 않아 주춤했던 전유수는 건강함을 되찾으며 올해 필승조 경쟁에 뛰어 들었다. 마무리 박희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차출로 캠프에서 힐만 감독의 실질적인 평가를 받진 못했다. 그 사이 SK 미래의 마무리 서진용이 급부상했다. 서진용은 구속 150km대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포크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에 마무리로 제격이다. 특히 외국인 감독인 힐만 감독의 성향으로 볼 때 시원, 시원하게 던지는 서진용에게 마음이 갈 수도 있다. 힐만 감독이 SK 뒷문 구성을 재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힐만 감독은 기본적으로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피칭을 요구한다. 힐만 감독은 "투수들에게 '타자들을 상대로 막는다고, 수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타자들을 공격한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도망가는 피칭을 하는 투수는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투수진에 던진 일종의 메시지다. 올해 SK 투수진의 공격적인 피칭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웅희 스포츠서울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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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비룡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2003년부터 5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의 사령탑으로 팀을 우승까지 이끌었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2008년부터 2010년 5월까지는 캔자스시티 감독을 맡았다. 이후 코치로 현장을 계속 지키다 지난해 겨울 SK와이번스의 수장을 맡게 됐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최초의 감독이 된 힐만 감독은 취임 당시부터 “팬베이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천에 대해 공부 중”이라며 마케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복안이다. 팀을 맡아 제로베이스에서 전력을 새롭게 구성 중인 힐만 감독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으로 팬을 끌어 모으는 아이디어까지 고심하느라 쉴 틈이 없다.

 

◇팬들에 돌려주는게 마케팅

지난해 겨울 KBO 윈터미팅에서 스포츠마케팅 권위자인 사우스플로리다대학의 윌리엄 서튼 교수는 “야구장에 오면 사람들이 슬퍼하는가. 재미를 파는 구단이 적다. 펀(fun)을 세일즈해야 한다”며 “야구단을 야구만 하는 조직으로 한정 짓지 말고, 엔터테인먼트 제공자로 포지셔닝하라”라고 조언했다. 그런 측면에서 SK의 힐만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다. 힐만 감독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For Fan(팬을 위해)’을 외치고 있다. ‘스포테인먼트’의 기치를 내걸고 한국 프로야구 마케팅 판도를 바꾼 SK와 힐만 감독의 만남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힐만 감독은 “SK가 한국 프로야구 구단 중 마케팅을 잘하기로 유명한 팀이란 것을 알고 있다. 국무총리상도 두 번이나 수상했다. 놀랍다.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스포테인먼트(Spotainment)라는 개념도 (SK 와이번스) 류준열 사장에게 들었다. 구단 모기업과도 잘 연결되는 좋은 컨셉트라 생각한다”면서 “나와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야구가 우선이지만, 마케팅과 팬서비스를 위해 팀에서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니혼햄 감독 시절에도 구단 차원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홈 개막전 때 타격훈련 일정까지 다 바꾸면서까지 선수들이 입장 관객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을 마련하기도 했다.

 

서튼 교수는 “탬파베이는 매 경기 5만 달러씩 기부하고 연고지 유망주들에게 도움이 될 일을 늘 찾는다. 구단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돌려줄 수 있는지를 치열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힐만 감독은 이미 해왔던 일이다. 그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인회를 굉장히 많이 했다. 니혼햄 감독 시절 잠시 일본프로야구가 파업을 한 적 있다. 당시 쉬는 날 선수단 모두 역에 나가 6시간 동안 사인회를 했다”며 기억을 되살렸다. 힐만 감독이 생각하는 마케팅은 팬 밀착형이다.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유가 있다. 힐만 감독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든 코치, 선수들 팀으로부터 돈을 받지만, 그 돈은 팬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팬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기본적인 마케팅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 좋은 성적은 기본! 세부적인 이벤트는 고민 중~
과거 기업들은 제품만 좋으면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구매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 기업들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아무 곳도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제품의 질이 좋지 않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기업 또한 오래 살아남지 못했다.

 

힐만 감독의 마케팅에 대한 지론도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성적이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으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많은 팬들이 가장 큰 가치를 느끼는 것은 응원하는 팀의 승리이기 때문에 우리는 경기에 집중해서 더욱 많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성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지만 이어서 "좋은 성적을 기본으로 하고 마케팅과 팬 서비스로 팬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주면서 '야구장 = 행복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다시 야구장을 찾게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덧붙여 힐만 감독은 “지금은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력을 구성하느라 겨를이 없어 깊이 고민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즌에 들어가서 팀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나 역시 고민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SK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이번 시즌 홈 개막전에 앞서 선수들이 홈팬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갖는 이벤트,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경기 종료 후 홈팬들에게 사인공을 나눠주는 이벤트 등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계시다“고 부연했다. 그 관계자로부터 SK 이만수 전 감독이 코치이던 2007년에는 팬들을 위한 팬티 퍼포먼스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힐만 감독은 "정말인가? 휴~. 난 그렇게 까지는 못할 거 같은데 정말 놀랍다”면서 웃음지었다. 2017시즌 훌륭한 성적과 함께 힐만 감독의 깜짝 놀랄만한 팬 서비스를 기대해본다.

 

이웅희 스포츠서울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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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군에 있을 때 마지막 캠프가 군산이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설이죠”(김강민)

“경기장만 좀 더 다듬으면 1군 훈련 캠프로도 손색이 없겠어요. 정말 환경이 좋네요”(이대수)

 

베테랑 선수들도 깜짝 놀랄 정도의 여건이다. SK 퓨처스팀(2) 캠프가 진행 중인 대만 자이현의 도류구장 및 숙박 시설에 대한 첫 인상이기도 했다. 예전까지만 해도 2군 선수들은 전지훈련이라는 단어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1군 선수들이 따뜻한 미국이나 일본에서 몸을 만들 때, 2군 선수들은 한국에 남아 칼바람을 맞으며 이를 갈았다. 그러나 이제는 옛말이다. 육성 트렌드 속에 2군 해외전지훈련이 일상화됐고, 시설도 고급화됐다. 그 가운데 선수들의 열정과 의욕도 커진다.

 

퓨처스팀 캠프지인 도류구장은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소화하는 경기장 중 하나로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깔끔한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그마한 보조구장도 있어 선수들이 로테이션을 돌며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는 숙소도 가깝다. 숙소와 도류구장은 길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걸어서 30초면 간다. 숙박 시설도 예년에 비하면 크게 업그레이드 됐으며 음식도 1군 수준으로 제공된다.

 

선수들은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가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 좋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홀로 경기장에 나가 개인훈련을 할 수도 있다며 시설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1 1초가 아까운 선수들이기에 더 그렇다. “2군 선수들은 배가 고파야 한다 1·2군간 차이를 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SK와이번스가육성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컨디션 최상, 치열한 경쟁 예고

 

사실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코칭스태프는 우려가 컸다. 아무래도 저연봉·저연차 선수들이다 보니 해외 개인훈련은 남의 일이었다. 인천이나 강화에서 몸을 만들어야 했다.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월 초 퓨처스팀이 소집된 이후 체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 했을 정도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도 프로는 프로였다. 캠프 시작에 맞춰 몸을 잘 만들어왔다. 김무관 SK 퓨처스팀 감독은몸 상태만 놓고 보면 100점 만점에 95점은 된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정도다.

 

선수들의 몸놀림도 가볍다. 1군 캠프에 탈락했다는 아쉬움을 접고 더 의욕적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시작부터 각 파트별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뛰어넘는 기량을 선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대로가면 올해 훈련 성과도 좋을 것이라는 희망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투수 파트는 재활 중인 백인식을 제외한 8명의 선수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다. 임치영 김대유는 폼을 바꿔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허건엽 최진호 등 군 제대 자원들의 가세도 반갑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정동윤,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갈 수 있는 좌완 요원인 이정담과 봉민호, 미완의 대기로 기대를 모으는 우완 서동민도 제각기 장점을 뽐내고 있다.

 

질세라 야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캠프 초반은 보통 야수들이 고전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야수들의 초반 활약이 돋보인다. 장거리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는 김도현과 류효용은 캠프 첫 시뮬레이션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리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항과 하성진도 방망이 자질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고, 신인 김두환은 공·수 모두에서 평가가 괜찮다. 이재록 최민재도 외야에서 눈에 들어오는 자원이다. 

 

베테랑 이대수, 1군 예비 자원으로 손꼽히는 조용호, 지난해 1군을 경험했던 노관현 등도 주목해야 할 선수들로 뽑힌다. 이번 캠프에서 주장을 맡고 있는 포수 조우형 또한 올해3 포수를 놓고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백인식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4월 실전 등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SK는 대만 퓨처스팀 캠프에서 뚜렷한 성과를 확인했다. 대만 캠프를 거쳤던 김재현 최정민 최정용 등이 모두 1군에 올라가 붙박이 1군 선수가 됐다. 보통 1년에 1~2명씩만 새로운 얼굴이 나와도 팀의 세대교체는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 SK가 이번 대만 캠프에 기대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또한 선수들도 지난해 사례를 익히 경험해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잘하면 1군에 갈 수 있다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대만 퓨처스팀 캠프는 반환점을 맞이한다. 플로리다 1차 캠프에는 참가했지만 오키나와 2차 캠프에 가지 못한 선수들이 26일 대만으로 들어온다. 경기장이 더 북적거릴 전망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현재 캠프에 있는 선수들보다는 먼저 선택을 받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동등한 선상에서 같이 경쟁한다. 24일부터 본격적인 연습경기를 하고 있는 터라 선수들의 몸에는 더 힘이 들어갈 전망이다.

 

 

지금은 2군 캠프에 있지만 언제까지나 2군에 머무를 수는 없다. 오히려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점에서 가치가 더하다.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올해는 1군에서 뛰어보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빡빡한 일정을 마다하지 않으며 대만을 누비고 있다. 올해 SK 캠프의 슬로건은 “따뜻한 울림, 뜨거운 질주”다. 1군을 향한 대만판 뜨거운 질주가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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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선수다운 책임감과 도덕성이 최우선


SK와이번스(대표이사 류준열)는 10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SK퓨처스파크에서 연고지역 7개 고교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고지역 고교 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SK는 국내 프로야구단 중 최초로 연고지역 고교 선수들을 초청해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으며 총 90명의 연고지역 고교 선수들이 참여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미래의 프로야구를 이끌어갈 고교야구 선수들이 프로야구 선수에 걸맞은 사회적인 책임감과 도덕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먼저, 인천에 위치한 3개 고교와 율곡고등학교 학생들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오전 8시에 집합하여 구단 버스를 이용해 강화로 이동했다. 프로야구 1군 선수들이 사용하는 버스를 고교야구 선수들이 간접체험해보며 프로야구에 대한 꿈을 키우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한 SK구단의 배려였다.



오리엔테이션의 첫 시간은 행사 취지와 배경 설명, SK와이번스 및 구단 육성시스템 소개로 시작됐다.


이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등에 관한 윤리교육을 통해 부정적인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고교 선수들의 경각심을 고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이번 오리엔테이션의 핵심주제로서 상대적으로 많은 위험성 앞에 놓여 있는 야구 선수들의 의식을 바로 잡아,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었다. 프로야구단으로서 스포츠계의 도덕적 헤이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한 SK는 작지만 의미 있는 노력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오전 교육을 마치고 선수들은 식당으로 이동해 SK 선수단 식단과 동일한 메뉴의 식사를 맛봤다. 인천고 공민규선수는 “프로 선수들이 먹는 식단이라고 하니 더욱 맛있고 영양가 있게 느껴진다. 영양사님과 요리사분의 정성과 마음이 느껴지는 식사였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동산중-동산고를 졸업한 연고지역 출신 이건욱 선수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건욱 선수는 성장 배경과 프로에 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프로에 입단 후 느꼈던 부분들에 대해 상세하게 후배들에게 전해줬다. Q&A 시간에는 후배 선수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이건욱 선수는 “그 동안 나이가 어려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입장이었는데 연고지 고교 선수들 앞에서 말을 하게 돼 많이 긴장했다. 후배들을 보니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났다. 고교 시절 아쉬웠고,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모든 일에 후회 없이 임하라는 충고를 해줬다. 이번을 계기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간담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오후 3시부터 SK 컨디셔닝 코치들의 지도하에 웨이트 트레이닝, 부상방지, 보강훈련에 관한 체험및 교육이 진행됐다. SK 컨디셔닝 코치들은 올 한해 SK선수단을 위해 비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에 관한 책자를 제작한 바 있다. 교육에 앞서 고교 선수들에게 책자를 배부하고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동산고 김정우 선수는 “오늘 하루 교육 받으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훈련 등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과 어렵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기존 윤리 교육, 훈련 방법 교육 받을 때는 지루한 면이 많았지만 오늘은 재미있었고 많은 부분을 느끼고 배웠다. 1군 버스를 타고 오는데 왠지 SK 선수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둬 꼭 SK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야탑고 이승관 선수는 “학교에서 훈련을 해왔던 방식을 정석대로 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오늘 교육으로 훈련 자세나 원리 등에 대해 다시금 깨우친 부분들이 많았다. 팀에 돌아가 배운 것들을 훈련에 접목시켜보겠다. 또, 책자에는 각각의 훈련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사진이 첨부돼 있다.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우리들도 이해하기가 쉽다. 앞으로 겨울 동안 이 책을 참고해가며 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간 고교 선수들은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훈련을 받으며 추운 날씨에도 구슬땀을 쏟았다.


모든 교육을 끝마친 선수들은 구단에서 제공한 석식으로 배를 채운 후 구단 버스를 통해 각자의 학교로 이동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한 스카우트팀 조영민 매니저는 “처음 기획한 행사라 부족한 점도 있었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행사를 진행하면서 선수들이 느끼는 소감 한 마디, 한 마디가 보람이 됐다. 내년에는 고교 선수들이 올해보다 보다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도록 더욱 알찬 행사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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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최근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분위기는 모두 달랐다. 2014년 마무리 훈련은 김용희 전 감독의 취임과 맞물려 주전급 선수들도 대거 참여했다. 2015년 마무리 훈련은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한 채, 많은 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이 가고시마를 찾았다. 2016년 마무리 훈련은 아예 ‘유망주 캠프’로 이름을 바꿨다.


2015년과 2016년은 전반적인 틀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피면 큰 차이가 있다. 바로 1군 경험의 유무다. 2015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선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별로 없었다. 마무리 훈련을 자청한 일부 베테랑 선수들이 1군 무대를 밟아본 경험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2016년은 달랐다. 2015년 가고시마 캠프에서 기량을 쌓은 선수들이 대거 1군에 올라갔다. 그 결과 2016년은 상당수의 선수들이 1군을 경험한 채 가고시마를 찾았다.


“2군 선수는 아무리 잘해도 결국 2군 선수”라는 말이 있다. 1군을 경험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1군 무대에서 자신의 한계와 보완점을 명확하게 느낀 선수들이 올해 캠프에서는 더 효율적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 가고시마 캠프의 효과를 확실히 느낀 2년 연속 참가자들은 이를 더 악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다. 열매가 얼마나 달콤한지 느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훈련, 그러나 분위기는 밝았다


29일로 끝난 SK의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는 훈련량이 많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년 연속 참가자들의 체감이 대개 그렇다. 훈련 시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줄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경까지만 확실하게 훈련을 한 까닭에 오히려 휴식 시간은 더 많았다. 하지만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적다보니 개인당 훈련 할당량이 늘어났다. 김동엽은 “훈련 시간은 짧은데 강도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밝았다. 훈련을 진두지휘한 김성갑 수석코치는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훈련 분위기는 매우 경쾌하고 밝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나이대,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이 있다 보니 훈련 환경은 오히려 편했다는 게 선수들의 이구동성이다. 오로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되며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버텨나갔다.


새로운 코치들의 가세도 활력소가 됐다. 최상덕, 정수성, 박계원 코치의 가세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훈련 방식이 적잖이 바뀌었다는 평가다. 훈련 방식은 코치마다 달라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선수들로서는 좀 더 긴장할 수 있었고 기분전환도 가능한 여건이었다. 무엇보다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이 직접 가고시마를 찾아 선수단에 생기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특별한 부상자 없이 집중력 있는 훈련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다.



“쓸 선수 많다” 코칭스태프 희망의 이구동성


한 구단 관계자는 “유망주 캠프에 참가한 선수 중 2~3명만 1군에 올라갈 수 있어도 대성공이다. 훈련 비용을 모두 뽑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2015년 성과는 대박이었다. 많은 신진급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갔고, 몇몇 선수들은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더 큰 희망을 발견했다. 코칭스태프는 한 목소리로 “작년에 비해 쓸 만한 선수들이 더 많아졌다. 상당수 선수들이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선수 전원이 고른 호평을 받았다. 모든 선수들이 불펜 피칭을 진행했는데 성과가 좋았다는 평가다. “지금부터 너무 좋으면 안 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불펜에서 핵심적인 몫을 해야 할 서진용 김주한은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여기에 팀에 부족한 좌완 불펜 요원을 두고 5명(김태훈, 김정빈, 박세웅, 김성민, 남윤성) 선수들이 제각기 장점을 어필했다. 문승원과 이건욱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 후보로 평가됐고 올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정영일 문광은도 순조로운 회복세를 알렸다.


야수 쪽에서도 내년 1군 진입의 희망을 키운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올해 1군을 경험한 박승욱, 최정용, 최정민, 김민식 등은 가고시마 캠프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제대 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동민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조용호와 정진기를 발견한 것도 큰 수확으로 뽑힌다. 정경배 타격 코치는 “두 선수 모두 테이블세터에 들어갈 만한 자질이 있다”고 주목했다. 


캠프 MVP는 야수로는 한동민, 투수로는 남윤성이었다. 한동민은 캠프 주장으로 선수단을 솔선수범해 이끌었고 역시 즉시 전력감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진중한 성격으로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신인 남윤성은 성실한 훈련 자세가 돋보여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됐고 가장 큰 발전폭을 이루며 MVP에 이름을 올렸다.


김성갑 수석코치는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캠프 명단을 짤 때부터 큰 기대와 함께 많은 준비를 했다. 캠프 참가 전 코치와 선수들이 상의해서 각각의 목표와 계획을 세웠고, 그를 이뤄내기 위해 가고시마에서 구슬땀을 흘렸다”라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여느 캠프보다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자부하는 만큼, 비시즌 기간에도 각자 잘 준비해서 내년시즌 보다 많은 선수들을 1군 무대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가고시마에서 흘린 땀이 1군행이라는 보증수표가 이어지는 전통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까지 그 희망은 매우 커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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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던 시절 ‘좌완 왕국’으로 불렸다. 각자 다른 개성을 지닌 좌완 투수들이 줄줄이 경기에 나서 상대 타선의 예봉을 꺾곤 했다. 그러나 올해 SK 마운드는 믿고 맡길 만한 왼손의 수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손 요원들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다. 좌·우 균형이 잘 맞지 않았던 이유였다.

 

그런 SK 마운드가 좌완 재건을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4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리고 있는 팀 유망주 캠프에도 내년 좌완 전력을 강화시킬 만한 선수들이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총 5명의 선수들이 각자의 가능성을 뽐내며 코칭스태프의 호평을 받고 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절로 커진다.


현재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한 왼손 투수는 총 5명이다. 김태훈(26), 김정빈(22), 박세웅(20)에 해외 유턴파라는 공통점과 함께 올해 신인드래프트로 팀에 합류한 김성민(22)과 남윤성(29)이 포함됐다. 투수진을 총괄하고 있는 최상덕 투수코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이번 캠프에 많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라면서 “내년 전력에 가세할 만한 왼손 전력들이 더러 있다. 전반적으로 공을 잘 때리고, 채는 감각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009년 팀의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한 김태훈은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뗀다는 각오다. 김태훈은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해 팀에 재합류해 1군에서 15경기(평균자책점 4.30)에 나섰다. 1군 즉시 전력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어 있을 만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40㎞ 중반에 이르는 빠른 공과 변형 패스트볼의 위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을 만한 느린 변화구가 없다는 게 단점이었는데 지난 9월 열릴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체인지업 연마에 공을 들였다. 당시 선수단을 인솔한 김경태 퓨처스팀(2군) 코치는 “김태훈의 내년이 가장 기대된다. 체인지업에 재미를 붙였다”고 흥미로워했다. 김태훈도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익혀 내년에는 풀타임 1군 선수가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김정빈은 다크호스다. 2013년 팀의 3라운드(전체 28순위) 지명을 받은 김정빈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 코치는 “넥센에 있던 시절 퓨처스팀에서 김정빈이 던지는 것을 봤다. 역시 최고의 장점은 속구다. 빠른 공을 던지는 능력을 좋게 봤다”라고 평가한다. 실제 김정빈은 올해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구속이 가장 많이 향상된 선수로 손꼽힌다.  


지난해까지 김정빈의 구속은 평균 130㎞대 후반에서 142㎞ 정도. 최고 구속은 145㎞였다. 하지만 올해는 3~4㎞ 정도가 늘어 퓨처스팀에서는 평균 145㎞, 최고 148㎞를 찍었다.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 요원으로 기대가 크다. 역시 퓨처스팀에서 선발 경험도 꽤 갖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김정빈은 “빠른 공 하나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체인지업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것이 목표다.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나와 싸우다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여기 와서 바꾸려고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박세웅 역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자원으로 기대감이 크다. 2년 연속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해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최 코치는 “박세웅 역시 빠른 공을 던진다. 공을 때리는 힘이 상당히 좋다”라면서 “아직 젊은 투수라 전반적인 구위가 일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면 충분히 팀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라고 평가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최고 구속이 130㎞ 후반이었던 박세웅은 현재 최고 구속이 146㎞까지 올라왔다. 


박세웅도 올해 불의의 부상으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흔히 투수들에게 생기는 어깨나 팔꿈치의 부상이 아닌, 손에 바이러스성 사마귀가 나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2월 열린 대만 캠프 때까지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모았으나 예상보다 치료 기간이 길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만큼 다시 뛴다는 각오다. 박세웅은 “너무 강하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에 빠른 공 제구가 흔들렸는데 기복 없는 투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성민과 남윤성도 코칭스태프에게 각기 다른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팀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성민은 고교 시절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기본적인 재능이 기대를 모은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어 있다. 김성민은 최고 140㎞대 중반의 빠른 공은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기본적인 구종을 모두 던질 수 있다. 나이치고는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올해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현재는 그 후유증을 모두 이겨낸 상황이다. 최 코치는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많고 굉장히 열심히 한다. 많이 밝아진 모습이다.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한다면 충분히 대성할 수 있다. 체구가 작아도 회전력 등 몸을 사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라면서 “투구 동작 등 어떤 가르침도 금방 흡수하는 선수”라면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야구에 대한 재미를 찾은 김성민도 “내년 시즌 전까지는 100%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는 슬라이더를 좀 더 완벽하게 던지는 것이 목표”라며 1군 데뷔를 고대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남윤성도 기대주 중 하나다. 남윤성은 공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장점으로 한다. 앞서 소개한 4명의 선수들과는 다소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커브의 위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코치는 “미국에서 어깨를 다쳤던 영향이 있다. 어깨가 너무 올라가면 무리를 하게 되니 미국에서 투구 각도를 좀 낮췄다고 하더라. 구속보다는 제구력과 변화구에 장점이 있는 선수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모두 잘 던진다”라면서 “아직 빠른 공 구속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인데 140㎞ 언저리만 가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어른스럽고 야구에 대해 진지한 자세 또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선수들 중 내년에 1~2명 정도만 1군 즉시 전력으로 대기할 수 있어도 SK는 큰 힘을 얻는다. 박희수 신재웅 등 베테랑 좌완들과 더불어 가고시마에서 반짝인 5개의 별이 성장한다면, 좌완 왕국 재건이라는 팀의 목표도 조금씩 그 힘을 받을 수 있다. 내년을 바라보는 화두 중 하나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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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타격의 일관성이다. 이 일관성은 출루율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트레이 힐만 SK 신임 감독은 현재 팀의 문제점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있었다. 팀이 거포 군단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쳐 발전하는 것은 팀 타선의 밸런스에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SK는 올해 팀 홈런 2위에 올라 구단의 기조가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팀 출루율은 3할5푼6리에 그쳐 리그 평균(0.364)보다 크게 떨어진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특히 중심타선 앞에서 밥상을 차려야 할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 크게 떨어졌다. SK의 올 시즌 테이블세터(1~2번 타순) 타율은 2할8푼3리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장타력이 극대화되지 못한 이유이자, 매번 터질 수 없는 홈런의 힘에 기댄 팀 타선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점이었다. 이 문제의 해결은 지난 4일부터 열리고 있는 팀의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를 지배하는 화두 중 하나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부진했던 선수들의 반등, 새 외국인 타자의 가세, 신진급 선수들의 성장, 베테랑 선수들의 각성 등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제법 되기 때문이다. 내년 SK의 밥상을 차릴 선수는 누가 있을까. 그 후보군들을 찾아봤다.


출루율 높은 워스, SK 약점 보완할까


가장 유력한 후보는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된 대니 워스(31)다. 올해 미 메이저리그(MLB) 휴스턴에서 뛰며 트레이 힐만 당시 벤치코치와도 인연이 있는 워스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감이 크다. 안정된 수비를 선보인다는 평가로 실제 MLB에서도 유격수·2루수·3루수로 모두 뛰며 뛰어난 수비 지표를 냈다. 여기에 타격에서도 견실한 출루율이 주목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1번이든 2번이든 상위 타선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워스는 홈런을 펑펑 치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2루타가 많은 ‘갭히터’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여기에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출루율이다. 2015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워스의 출루율은 3할9푼4리, 올해는 무려 4할3푼1리에 이르렀다. 침착하게 공을 보는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워스가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해 출루율이 높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SK 테이블세터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내년 전력의 핵심 선수다.



이명기, 부진 탈출 노린다


올해 SK의 개막 1번 타자는 이명기(29)였다. 이명기는 2013년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을 친 것에 이어 2014년에는 83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2015년에는 137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했다. 안타를 만들어내는 재주는 팀 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부진 끝에 99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에 그쳤다. 이명기는 올해 정경배 코치가 타격폼에 아무런 손도 대지 않은 두 명의 선수(이명기 이재원) 중 하나였다. 그만큼 타격은 확실하다고 믿고 있었기에 당혹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부진에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하지만 좀 더 공을 멀리 날려 보내려는 욕심이 밸런스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다. 그러나 타격 재질은 확실히 인정받은 선수인 만큼 내년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정경배 코치는 “반드시 (이)명기를 살리고 싶다. 원래 잘 쳤던 선수다. 명기가 살아주면 좋다”라면서 “명기도 안타에 비해 볼넷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확실한 1번이 있으면 2번으로 가는 게 더 좋다. 운동장 구석구석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고 번트도 잘 대는 선수”라면서 테이블세터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이론적으로는 워스와 이명기가 테이블세터에 포진해 서로의 장점을 살려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으로 뽑힌다.



조용호-정진기-박승욱, 신진 세력 기대하라


가고시마 캠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외야수 조용호(27)와 정진기(24)다. 정 코치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을 정도로 가지고 있는 재능이 좋고 또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정 코치는 “경기에 뛰는 것을 봐야겠지만 (조)용호의 경우는 쉽게 죽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끈질긴 면이 있다.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정)진기는 입대 전보다 몸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체격이 커지고 힘도 좋아쟜다. 펀치력이 있고 발도 빨라 호타준족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실제 조용호는 올해 퓨처스리그(2군) 86경기에서 타율 3할4푼9리, 출루율 4할4푼1리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이기는 하지만 35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총 42개의 사사구를 골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상대 투수에게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끈질긴 성향을 가지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진기도 가진 것이 많은 타자다. 2루타를 뽑아낼 수 있는 힘이 있고 발 역시 느리지 않다. 조용호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1번 타자라면, 정진기는 강한 2번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선수는 박승욱(24)이다. 워스나 팀의 주전 2루수인 김성현과 포지션이 겹쳐 확실한 주전이 아니라는 점은 걸리지만 기본적으로 테이블세터에 들어갈 만한 충분한 재능을 갖췄다. 올해 군 복무를 마치고 바로 1군에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1군 36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 출루율 3할5푼4리를 기록했다. 펀치력도 있다. 정 코치는 “박승욱이 때로는 고참들보다 더 나을 때도 있다. 주자가 있을 때 당겨 칠 줄도 알고, 기습번트도 상황에 따라 영리하게 대는 편”이라면서 향후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2017년 벼르는 베테랑, 우리도 있다


올해 다소 기대에 못 미쳤던 베테랑 선수들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 올해 주장을 역임했던 김강민(34)은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모두 해낼 수 있는 선수다. 박재상(34)은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올해 94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출루율 3할6푼3리를 기록했다. 조동화(35)는 팀 내 최고의 주루 플레이를 자랑한다. 


정 코치는 “이미 기량 검증이 끝난 선수들 아닌가. 올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안정적으로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힐만 또한 같은 기량이라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기량을 보여준다면 여전히 팀에서는 소중한 자원들이다.


다른 선수들도 호시탐탐 테이블세터 포함을 노린다. 올해 100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출루율 3할7푼8리를 기록한 김재현(29)도 후보다. 정 코치는 “왼손을 상대로 한 타율이 관건이 될 것이다. 다만 타구를 유격수나 3루수 쪽으로 날릴 수 있다면 무수한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라고 말했다. 이 많은 선수들 중 기본적으로는 2명만 개막 테이블세터로 낙점 받을 수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은 벌써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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