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선수를 뽑는 일을 '달빛 속에서 미인 고르기'라고 표현한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최고의 재목들을 골라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 잘 고른 신인 한 명이 구단의 10년을 결정할 수도 있다.

 

스카우트들의 임무가 그래서 막중하다. '잘해도 본전, 못하면 역적'이라 더 힘든 직업이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 해부터 빛을 보는 사례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라 3∼4년 뒤의 장래성까지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히 보람도 있다. 고르고 골라 뽑은 선수가 1군에서 마침내 제 기량을 뽐내는 순간, 비로소 스카우트들은 두 발을 뻗고 잠을 청한다.

 

SK 와이번스 스카우트 그룹도 그렇게 1년을 살고 있다. 수많은 유망주들 가운데 SK의 미래를 밝힐 선수들을 찾기 위해 매일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연다. 그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스카우트팀의 1년은 바쁘게 흘러간다. 한 시즌이 끝나면 이듬해 1월까지 다음 시즌 지명 대상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살펴 본다. 해마다 고3 야구 선수 1000명 정도가 졸업을 하는데, 그 가운데 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250명에서 300명 정도를 1차로 추려낸다. 그 다음엔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지방 곳곳을 돌아 다닌다. 경기도 보고 훈련하는 태도도 자세히 보면서 대상자 폭을 더 좁힌다. 지난해 경기에 안 나온 선수들 가운데 올해 잘 하는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잘 하던 선수의 실력이 더 좋아지거나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월 초중순부터는 서울권부터 리그가 시작된다. 그 후에는 야구장에서 끊임없이 야구를 보거나 다시 전국의 학교를 찾아 다니면서 신인 지명 준비를 한다. 봐야 할 학교는 100개가 넘으니 하루에 한 학교씩만 찾아도 3개월이 훌쩍 지나가는 셈이다. 뽑고 싶은 선수는 여러 차례 살펴 봐야 하는데, 준비 기간은 200일이 조금 넘으니 폭 넓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국대회 기간 업무는 특히 고되다.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하루에 서너 경기가 매일같이 열린다. 오전 9시에 첫 경기를 시작하고, 마지막 경기는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 끝나기도 한다. 그 경기를 다 봐야 한다. 그렇다고 어느 한 경기 허투루 봐선 안 된다. 첫 세 경기를 열심히 보다 마지막 네 번째 경기를 건성으로 지나치면, 자칫 그 경기에 나온 보석들을 놓칠 수 있어서다. 스카우트팀의 판단과 결정에 선수들의 인생이 달렸다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혹서기나 혹한기도 예외는 없다. 혹독한 추위, 더위와 싸워가며 선수들을 관찰한다.

 

오후 10시에 당일 경기가 끝났다고 해서 스카우트의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날 본 선수들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선수들을 찍은 영상을 편집한다. 매주 회의도 한다. 관심 있게 본 선수들을 지명 후보 리스트에 넣었다 뺐다 하는 작업이다.

 

이동거리 또한 만만치 않다. 위로는 속초, 아래로는 고흥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선수들을 관찰한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하는 날도 있다. 1년간 총 이동거리는 40,000km 가까이 된다. 1년마다 한번씩 세계일주를 하는 셈이다.

 

6월 1차 지명이 끝날 때까지는 연고지 후보 선수 위주로 지켜 보고, 그 주변에서 열리는 게임들을 보면서 다른 대상자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1차 지명 행사가 끝나면, 곧이어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를 본격적으로 대비한다.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각 구단마다 선수를 보는 관점과 입장이 많이 다르다. SK가 4라운드에 뽑겠다고 생각한 선수가 있어도, 그 선수가 너무 필요한 다른 구단에서 2라운드에 먼저 뽑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어떤 팀이 어느 선수를 보고 있는지도 사전에 파악을 해놓아야 지명 전략을 잘 짤 수 있다. 그래서 스카우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서로 늘 같은 야구장에서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지만, 선수 스카우트는 결국 정보 싸움이기도 해서 다른 구단에 숨겨야 할 부분도 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SK만의 전략을 물었더니 ‘영업 비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SK는 근성 있는 선수, 열심히 뛰는 선수를 원한다”고 했다. 그래야 프로에 와서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때 열심히 안 하던 선수가 프로에 와서 갑자기 열심히 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 역시 구단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천차만별이다. 야구만 잘하면 뽑는 팀도 있고, 부상 당하지 않는 내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도 있다.

 

그럼 스카우트들은 과연 선수를 뽑을 때 어떤 방식으로 관찰하고 분류할까. 가장 먼저 관심 있는 선수들은 수시로 계속 체크한다. 소속 학교에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가 훈련 태도를 몰래 지켜본다. 앞에 나타나 지켜 보고 있으면 선수가 갑자기 너무 열심히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평소 생활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선수와는 직접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감독이나 코치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최대한 선수를 많이 보면서 팀에 있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와 겹치는지, 안 겹치는지 비교도 해본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만 계속 뽑으면 팀이 발전할 수 없어서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스카우트의 한 시즌은 쉴 틈 없이 돌아간다. 그러나 지치고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면 스카우트만이 느낄 수 있는 성과와 보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를 지명하고 계약하는 순간을 지켜볼 때가 특히 그렇다. 본인이 뽑은 선수가 단시간에 1군에 올라와 기대만큼 플레이를 하면 그것도 보람차다. 가끔 '뽑아줘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스카우트도 그렇고 아마추어 지도자들도 그렇고, 그런 보람을 원동력으로 삼아 일한다.

 

일간스포츠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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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의 팀 타율은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순위로는 10구단 가운데 6위에 위치한다. 선수 개개인별로 봐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규정타석 기준 타율 10걸 가운데 SK 와이번스 소속인 선수는 없다.

오랜 기간 사람들은 타율을 공격력의 ‘언어’로 활용해왔다. 우선 타율의 계산은 안타 개수를 타수로 나누기만 하면 돼서 간편하다.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야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뻗는 짜릿한 안타는 공격력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제회의에서 영어가 공용어이듯 선수부터 코치와 감독, TV의 중계진, 언론, 그리고 팬들까지 이 공통의 언어 하나를 통해 소통해 왔다.

 

<기존 언어의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언어의 필요성>

 

그러나 타율이라는 기존의 공용어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하나는 타율이라는 지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팀의 목표인 득점과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이었다. 공격력을 보다 잘 설명할 새로운 공용어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장타율과 OPS다.

 

2011년 <비욘드 더 박스 스코어>라는 미국의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에 기재된 글에 따르면, 타율의 연도별 상관관계는 0.41에 불과하다. 직전 시즌의 타율이 다음 시즌의 타율을 41%밖에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직전 시즌에 높은/낮은 타율을 기록했다고 해서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장타율과 OPS는 각각 0.63씩을 기록하며 63%라는 유의미한 설명력을 보였다. 바로 이 두 지표가 SK와 힐만 감독이 주로 강조하고 지향하는 바다.

 

SK의 제이미 로맥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계약을 앞두고 낮은 타율을 들어 “정교함이 떨어진다”라는 약점을 지적받았지만, SK 프런트는 별 고민 없이 그와 재계약했다. 그리고 올 시즌 로맥은 현재 0.330의 높은 타율과 동시에 힘까지 갖춘 완벽한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SK 프런트가 일찍이 주목한 그의 파괴력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이 없다.

 

두 번째 문제점은 더 근본적인 문제였다. 야구 경기에서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많은 득점을 해야 한다. 물론 안타를 칠수록 득점할 확률은 높아지므로, 팀 타율과 득점의 상관관계는 0.89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타율보다 설명력이 더 높은 지표들이 있다는 것이다. 장타율과 OPS는 각각 0.93과 0.96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력을 훨씬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시 SK의 예시로 돌아와 보자. 타율로만 봤을 때 평균 이하였던 SK 와이번스의 공격력은 정말로 평균 이하일까? 그렇지 않다. 장타율, 그리고 OPS에 있어 SK 와이번스는 2위에 위치한다. 단순한 안타가 아니라 강하게 때린 장타를 강조한 팀의 전략은 들어맞았고, 그 결과 SK 와이번스는 (타율과 달리) 리그 평균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언어의 고급화>

 

장타를 노린 SK 와이번스의 전략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리고 비룡의 비상과 더불어 우리는 야구의 공격에서 타율만을 논하지 않는다. 가벼운 팬들 또한 장타율과 OPS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안타’와 ‘아웃’만 있었던 흑백사진에서 벗어났고, 잘 맞은 타구와 장타라는 스펙트럼이 추가된 컬러사진을 얻게 되었다. 야구라는 이름의 사전이 있다면, SK는 그 페이지를 한층 더 두텁고 세련되게 만들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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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SK 퓨처스 파크에 만난 이석모(28) SK 퓨처스팀 매니저의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전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해요. 내가 편하다 싶으면 뭔가 꼭 펑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수첩은 필수고, 꼼꼼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니저가 부실하면 팀 전체 선수가 피해를 보게 돼요. 그래서 늘 긴장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 매니저는 SK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인물이다. 이 매니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불펜 포수를 맡았다. 인천 출신인 이 매니저는 강원도 원주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일찍 가정을 꾸리면서 생계를 위해 수입이 필요했고, 2009 SK 불펜 포수가 됐다. 사실 불펜 포수는 매년 계약을 맺는 계약직이다. 그래서 한 팀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 매니저는 지난해까지 9년간 불펜 포수를 맡았다. 이 매니저가  내 투수들이 가장 신뢰하는 불펜 포수였기 때문이다. “석모야 혹은 석모형이라는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이 매니저는 2016년 구단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그해 9월 후반기 모그룹 광고에 깜짝 출연했다. ‘이석모 불펜포수 ‘SK 선수간의 연결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광고였다. 당시 광고는 야구계에 큰 화제를 모았다. 프로야구 음지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위한 광고는 이 매니저가 처음이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SK는 그해 10월 깜짝 행사를 열었다. ‘1000경기 출장 기념식이었다. 구단은 이 매니저에게 골든글러브를 선물했다.


이 매니저는 당시를 떠올렸다. “엊그제 일 같은 데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지난 10년 동안 별 탈 없이 선수들과 잘 지낸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성실하게 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구단에서 좋게 봐주셨어요. 참 고마웠죠. 시상식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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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니저는 올해 1월부터 보직이 프런트로 바뀌었다. SK는 지난 10년간 팀을 위해 묵묵히 희생한 이 매니저를 높이 평가했고, 공석이 생긴 퓨처스팀(2) 매니저 역할을 맡겼다. “그 동안 불펜 포수를 하면서 전력 분석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프런트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해왔습니다. 사실 제가 매니저를 맡게 될 지는 몰랐고, 구단의 제의가 왔을 때 정말 놀랐어요. 제가 그 자리를 가도 될까. 하지만 욕심이 났어요. 선수들을 위한 일이라, 더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시간이 참 빠르다고 했다. 퓨처스팀 매니저를 맡은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해까지는 시쳇말로 몸으로 때웠다. 그러나 매니저 일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지난해까지는 선수와 같이 움직였죠. 구단이 짜놓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면 됐습니다.

그런데 매니저로 오면서 제가 그런 스케줄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처음에는 와 이런 것도 신경을 써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밖에서 볼 때보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말 한 마디에 40~50명의 선수가 움직이니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이 매니저는 인터뷰 경험이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인터뷰 횟수는 10번 남짓이었다. 인터뷰 중에도 이 매니저의 핸드폰은 쉴새 없이 울려댔다. “이따가 전화드릴게요. 지금 인터뷰 중이라서요.” 오랜만에 기자를 만났고, 인터뷰 자리가 낯선지 이 매니저의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그러면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습니다라며 웃었다.


실제 일과는 빡빡하다. 인천 강화에 있는 퓨처스파크에 8시까지 도착한다. 지난해까지 1군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 근처에 살았지만, 새로운 일을 위해 퓨처스파크와 가까운 인천 서구로 이사했다. 그래도 1시간이 넘는 거리다. 집에서 적어도 아침 7시에는 나서야 한다. 야구장에 도착하면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전 830분 코칭스태프 회의를 시작으로 9시 선수단 미팅이 차례로 열린다. 선수단 미팅이 끝난 뒤에는 구단 공지 사항을 선수들에게 일일이 전달해야 한다. , 엔트리를 정리해 KBO에 전달해야 한다. 오전 사무적인 일이 끝나면 그라운드로 향한다. 혹서기에는 퓨처스 경기 시작 시각이 오전 11시다. 웬만하면, 더그아웃에서 시간을 보낸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일정은 빡빡하다. 정리할 게 한둘이 아니다. 대충 업무가 마무리되는 시간은 오후 6시 전후다.


“큰 아이가 11살입니다. 지난해까지는 야구장에서 석모야 혹은 석모형으로 불리는 모습을 봤는데, 지금은 선수들이 절 매니저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이제는 아빠가 선수가 아닌 직장인이 됐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매니저는 인터뷰하는 동안 몇 번이나 어깨를 휘젓는 동작을 반복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여기 불펜 포수 미트도 몇 번 뺏어 낀 적도 있어요. 몇몇 선수들은 공을 받아달라라고 요청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춘모 투수코치님이 미트를 뺏어요. 그러곤 한마디를 하죠. ‘매니저는 핸드폰과 수첩만 챙겨야 라구요.”


이 매니저에게 어떤 매니저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이 매니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가족과 같은 프런트가 되고 싶어요. 선이 없고 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편안한 매니저가 되고 싶습니다.”


스포츠월드 정세영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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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퓨처스팀과 루키팀은 승패의 현장 1군에서 뛸 주력 선수들을 키우는 훈련소이자 보급기지다.

꼭 특정팀의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강한 팀이 되려면 보급기지가 튼튼해야 한다.
특정인의 입김과 특정 선수의 활약 여하에 팀 성적이 좌우되지 않고 외부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되려면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SK 와이번스가 이런 확고부동한 시스템을 인천 강화도에 있는 육성의 요람 SK 퓨처스 파크에 심고 있다.
시스템 구축의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시설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 보강이 첫 번째다. 육성 기조 전환과 같은 소프트웨어 강화가 두 번째다.
세 번째 지도자 인재 육성과 같은 ‘휴먼웨어’는 새로운 시도다.
SK는 지난 5월 말 퓨처스 파크 시설 개선 공사를 마쳤다. 퓨처스 파크는 2015년 4월 개관했다.
루키필드에는 1군 선수들이 뛰는 프로야구 경기장과 해외 야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55mm 인조잔디를 깔아 미끄러짐에 따른 부상을 방지했다.
또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내야와 동일한 크기의 베이직 필드를 새로 조성했다.
2군과 3군에서 훈련하던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갔을 때 최대한 빨리 적응하도록 한 조처다.
거액을 투자한 다른 구단보다 내실 있게 시설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조잔디를 깐 루키필드와 주경기장에서 2군과 3군 선수들이 동시에 경기를 하게 돼 훈련 집약도가 높아졌다.
육성 기조의 변화는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출신 염경엽 단장이 지난해 부임한 이래 육성 기조는 ‘두루두루 육성’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확 바뀌었다.
그간 2군 지도자들이 온정적인 태도로 여러 선수에게 다가갔다면, 이젠 1군 무대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추려 집중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2군과 3군 코치진과 구단 고위층은 매달 회의를 열어 유망주를 집중 육성 선수, 미래 육성 선수, 운영 선수 등으로 분류한다.
집중 육성 선수는 말 그대로 구단이 꼭 키우려는 선수, 미래 육성 선수는 성장에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선수다.
운영 선수는 이도저도 아닌 2군 선수다.
퓨처스 파크 숙소인 패기관의 입소 자격도 높였다. 신인 선수들은 의무 입소하고, 집중 육성 선수 위주로 구성원들을 물갈이했다.
이는 염 단장이 넥센 감독 시절 성공을 거둔 육성 방법에 바탕을 둔다.
염 단장은 사령탑 시절 올해는 A, 내년엔 B란 식으로 1군에 차례로 불러올릴 유망주들을 점찍고 이들에게 기회를 줬다.
김하성과 임병욱 등은 이런 절차를 밟고 체계적으로 1군에서 제 자리를 찾아갔다.
프로란 어쩔 수 없는 적자생존의 전쟁터다. 집중 육성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가혹하지만 팀을 떠날 수밖에 없게 기조가 바뀌었다.
팀 분위기가 냉정해진 만큼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SK가 새로 시도하는 일명 휴먼웨어의 시도는 신선하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기본 철학에 바탕을 두고 지도자와 선수를 모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컬링 국가대표팀 멘탈 코치(멘탈 코칭 연구소 소속)들이 직접 한 달에 한 번씩 퓨처스 파크로 와 2군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4시간 이상 세미나를 한다.
멘탈 코치들은 프로야구 지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주입하는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선수들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지도하는 코칭(coaching) 방법을 전수한다.
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거친 언어를 지양하고 선수들과 더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도 알려준다.
‘알부남’(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으로 변신한 코치들 덕분에 SK 2군에선 현재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넘친다고 한다.
코치들은 현재 가르치는 선수들의 성장 속도와 기량 등을 면밀하게 추적하는 보고서도 작성한다.
선수들은 SK그룹에서 오랜 기간 직원들의 정신수양을 위해 활용해온 명상을 하기도 한다.
역시 명상전문가들이 한 달에 2~3번 퓨처스 파크를 방문해 휴식 명상, 집중 명상을 지도한다.
인터벌이 있는 야구 경기의 특성상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생각을 많이 하는 선수들이 쉴 때라도 잘 쉬도록 도와주는 게 휴식 명상이다. 10명 정도가 단체로 누워서 잘 쉬는 법을 배운다.
집중 명상은 말 그대로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으로 소수의 인원만 참여한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결합된 SK의 육성 시스템은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시스템이 정착하고, 이 시스템을 거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며, 팀도 성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SK만의 독특한 팀 문화로 굳어지길 기대해 본다.

 

연합뉴스 스포츠부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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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후반 메이저리그는 10여년만의 ‘대 홈런 시대'를 열어젖힌다. 1년 반이 지난 2017시즌, 시즌 홈런 개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홈런 홍수 현상은 극에 달했다. 그 배경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과 수비 시프트 유행으로 인해 더이상 단타로는 많은 득점을 얻어내기 어렵다는 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조용히 시작됐다. 스트라이크 존의 확장과 함께 탈삼진이 늘어나고, 볼넷이 줄어들면서 투수들의 역습을 위한 제반 환경이 조금씩 갖춰지게 된 것이다.

 

다시 SK로 시선을 옮겨보자. 사실 SK의 홈런 혁명은 미국의 상황과는 다른 지점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야수들은 미국 선수들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있지 않다. 한국의 투수들은 미국의 투수들처럼 구속이 빠르지 않다. 따라서 삼진을 당할 확률도 낮고, 땅볼을 쳐도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미국처럼 ‘강렬한 한방’을 노려야 할 동기가 많지 않은 것이 KBO리그의 토양이었다. 다만 SK에게는 한국에서 홈런을 치기에 최적격인 홈구장이 있었다.

 

홈런을 생산하기에 어느 팀보다 유리한 환경. 게임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단 하나의 플레이를 만들기 최적의 환경. 그것이 SK를 홈런 공장의 길로 이끌었다. 2016년 정의윤 트레이드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SK의 계획은 2017년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2017년, 상황이 또다시 달라진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득점 환경이 다시 달라진 것이다.

 

늘어난 삼진, 줄어든 볼넷. 이것이 지난해 KBO리그 뒤편의 보이지 않는 변화였다. 간단하게 요약해, 투수들에게 좀더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KBO리그의 최근 추세는 ‘늘어나는 탈삼진과 줄어드는 볼넷’이다.

 

사실 이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경기당 5점이 넘는 득점 잔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도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이 넓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규칙에 맞게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심판진의 공식적인 견해지만, 결과만 봤을 때는 투수가 좀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실제로 리그 전체의 평균자책점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4.87을 가리키고 있다.

 

늘어난 삼진, 줄어든 볼넷.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기시감이 느껴질 법도 하다. ‘플라이볼 레볼루션’이 대두되기 전, 메이저리그의 추세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들을 중심으로 투수의 빠른 공 평균 구속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한가지 차이점은 내야 시프트 전략이 아직까지는 KBO리그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시프트 시행 횟수는 2012년 6천여 타석에서 2017년 3만여 타석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KBO리그에서는 시프트 횟수가 정확하게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SK를 제외하면 내야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뒤집어서 생각해보자. 여기서 내야 시프트 전략이 성공적으로 리그 전반에 퍼진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득점 감소 추세가 이어졌던, 2012~2014년 메이저리그의 환경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삼진을 감수하는 대신, 강한 타구와 장타를 추구해 ‘한 방'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실패한 사례도 있지만 이제 ‘강한 타구'와 ‘땅볼 대신 잘 맞은 뜬공과 라인드라이브'는 타자들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선택지가 됐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서, SK 역시 비슷한 처방을 실천하고 있다.

 

3년째 SK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는 이 전략은 3년차를 맞이해 좀더 강력하게 변모했다. 지난 2년간 SK 타선의 약점은 부족한 다소 부족했던 출루율과 득점권의 집중력이었다. 한 방이 터지는 것은 좋았지만 볼넷을 적게 얻어내며 누상에 주자를 자주 올려놓지 못했다. ‘득점권에 특별하게 강한 타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 현대 야구의 컨센서스라지만, 결과적으로 낮게 나온 득점권 타율은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 SK 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자주 볼넷을 얻어내고 있고, 득점권에서도 3할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며 끈적끈적한 집중력을 선보이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런 발전 속에서 3년 연속으로 타석당 홈런 생산률 단독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팀 1위를 수성한다면 KBO리그 37년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팀 타석당 홈런율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3년이란 시간 동안 장타력의 메리트를 잃지 않고 약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것. SK가 장기적인 로드맵 수립과 실천에 성공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10년 전 SK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 강력해진 것처럼, 오늘의 SK 타선도 한 해가 거듭될수록 더 강하게 변모하고 있다. 10년 전 SK는 도루와 불펜을 앞세운 ‘토탈야구’로 트렌드 세터가 됐다.

 

 우연의 일치일 지도 모르지만, 홈런을 앞세운 현재 SK의 공격 전략도 다시 KBO리그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면 과장일까. 아니면 반대로 시대의 흐름이 SK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선후 관계를 뒤집어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 맞든 간에 중요한 것은 하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SK 타선의 지향점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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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는 ‘철학적’인 팀이다. 2014년 취임한 최창원 구단주 체제 이후 이런 지향성은 한층 강화됐다. 여느 야구단과 달리 SK는 ‘왜 야구단을 운영하는가?’와 같은 ‘가치’에 주목한다. 승리에 관해서도 ‘어떻게 이겨야 하는가’ 같은 과정과 방식에 집중한다.
 성과(승리) 자체가 아니라 ‘왜’와 ‘어떻게’에 시선을 두는 것이다. 과거 SK는 그토록 이겼음에도(2007년, 2008년,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 정작 존경받는 팀의 반열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이길수록 내부적 피로감과 외부의 적대감이 짙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 팀을 운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회의에 빠졌다.
 2011년 8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SK의 전방위적 시도는 큰 틀에서 ‘시스템의 재설정’이었다. 물론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어느덧 SK는 왕조(Dynasty)의 지위를 잃었다. 그러나 성공의 반대는 실패가 아닌 포기라는 말이 있듯, SK는 그릿(Grit)을 잃지 않았다. 꾸준함에서 발산되는 일관성의 힘이 서서히 팀 전체에 공유되어갔다. 그리고 2018년, SK는 성적과 팀 정체성(Identity)에 걸쳐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이 기간, SK가 진행한 혁신을 5가지 방향성에서 바라봤다.

 


●1. 인프라 혁신

 박민규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우리사회 비주류에 관한 서사다. ‘프로답지 않은’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의 연고지는 인천이었다. 인천은 서울, 부산 다음의 대도시다. 동시에 서울의 주변 수도권 도시다. 서울에 생업을 둔 인천시민들이 퇴근 후 야구장을 찾기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관중이 가득 들어찰 때는 십중팔구 KIA 혹은 한화전이다. 인천에 호남, 충청 유입 인구비율이 높다. 이들의 정서가 인천에 동화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니 KBO의 제8구단이자 후발주자인 SK는 안방인 인천에서조차 팬 흡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SK는 2000년 KBO리그에 들어왔다. 인천 도원구장이 홈필드였다. 그해 관중은 8만 4563명. 평균 1281명이었다. 스포츠심리학에 따르면,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의 일체감을 중시한다. 경기력도 떨어지고, 역사도 짧은 데다, 야구장마저 낙후된 팀을 응원하는 행위는 마이너리티 취향의 사람이 아니라면 선뜻 할 수 없는 일이다.
 여기 더해서 SK는 ‘신생팀 효과’를 거의 누릴 수 없는 태생적,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인천 팬들의 열성적 지지 속에서 199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던 현대 유니콘스가 서울 입성을 전제로 수원으로 떠나버렸던 것이다. 인천 팬들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마당에 전북 전주가 연고지였던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SK가 나타났으니 반응이 냉랭할 수밖에 없었다. ‘물려받은 유산이 없다’가 아니라 ‘마이너스 유산’을 안고 태어난 셈이다. 
 영화 ‘마션’의 배경인 화성(Mars)과 같은 악조건에 처한 SK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대사처럼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 했다. 인프라 개선이 그 출발이었다. 환경을 개선해 팬의 일체감을 유도하는 ‘베블렌 효과’를 노린 것이다.
 SK는 2002년 인천SK행복드림구장(당시 명칭 문학구장)으로 이주했다. 메이저리그 야구장 부럽지 않은 최신식 시설이었다. 인프라 효과로 관중이 40만 2732명까지 늘었다. 평균관중은 6102명이었다. 2003년은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했다. 그러나 좀처럼 ‘퀀텀점프’를 못했다. 30만~40만 명 사이를 맴도는 박스권에 갇혔다. 야구장에 팬을 끌어올 어떤 필연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SK는 판단했다. 그리고 2007시즌부터 SK는 그 필연성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2. 스포테인먼트 마케팅 혁신

 2007시즌부터 SK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조어)’를 론칭했다. 스포테인먼트는 결국 마케팅 강화의 다른 말이다. 야구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걸친 팬 서비스에 관해 ‘프런트는 야구장의 야구를 보지 말고, 관중석의 야구팬을 보라’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이후 스포테인먼트는 ‘2008년 스포테인먼트 2.0’, ‘2009년 스포테인먼트 2.0+’, ‘2010년 그린스포츠’, ‘2011년 에듀스포테인먼트’까지 시대정신을 따라 진화했다.
 이 기간, 2007년 홈 관중이 65만6426명까지 증가했다. 범접할 수 없는 숫자인 줄 알았던 평균관중 1만 명(1만 419명)을 돌파했다. 더 이상 비인기구단이 아니었다. 이어 2008년 70만(75만 4547명), 2009년 80만(84만1270명), 2010년 90만(98만3886명), 2012년 100만 관중(106만9929명)을 돌파했다. 이 6년의 시간, SK는 전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도 병행됐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초대형 전광판 ‘빅 보드’는 화룡점정이다. 유럽 포르투갈 축구팀에서 견학을 올 정도로 세계 프로스포츠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스케일이다. SK는 ‘빅 보드’를 야구 정보 제공 플랫폼으로만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야구장 잔디에 앉아서 보는) 영화, 뮤지컬 상영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이 시기, SK의 성적이다. 2013년 6위(91만2041명), 2014년 6위(82만9822명), 2015년 5위(81만4349명), 2016년 6위(86만5149명), 2017년(89만 2541명) 5위였다. 이 숫자가 유의미한 이유는 연 80만 명이 SK를 떠받치는 고정 지지층임을 확인한 것에 있다. 2000년에 비해서 시즌 관중은 10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 프로스포츠 마케팅 역사에서 보기 드문 스몰마켓 개척 사례다.
 더욱 긍정적 요소는 타 구단에 비해 높은 젊은 층 방문 비율이다. 상대적으로 승부에 함몰되지 않는 성향의 여성 팬, 가족 팬 층이 두텁다. SK는 야구경기만이 아닌 ‘고객만족’이라는 가치를 파는 집단으로 스스로를 규정한 이후의 성과다.
 


●3. 팀 컬러의 혁신

 야구경기 콘텐츠 측면에서도 SK는 ‘컬러’를 창출했다. ‘홈런의 야구’, ‘남자의 야구’가 그것이다. SK는 2017시즌 234개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단일시즌 KBO리그 역사상 이렇게 많은 홈런을 친 팀은 없었다. 야구의 꽃이라 하는 홈런의 매력은 한순간에 상황을 반전시키는 의외성에 있다. 이런 SK 야구의 폭발력은 팬들을 열광시킨다. 무엇보다도 ‘SK 와이번스’를 떠올리는 순간, 조건 반사적으로 생성되는 어떤 ‘임팩트’를 생성하고 있다.
 SK 홈런야구의 이면에는 ‘합리성’이 자리한다. SK는 통계에 근거하는 세이버매트릭스를 중시하는 팀이다. 세이버매트릭스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편화된 개념이다. 결국 ‘야구선수의 능력치는 평균에 수렴한다’는 대전제에서 남들이 간과하는 통계에서 가치를 추출해 저평가 선수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숫자에 취약한 야구인들은 자신들이 쌓아놓은 ‘해자’를 넘어 ‘성역’을 침범하는 세이버매트릭스에 관한 거부감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 ‘머니볼’은 결국 야구인과 세이버매트릭션의 헤게모니 다툼이 본질이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는 방망이 한 번 잡아본 적 없어도, 노트북과 빌 제임스의 야구이론으로 무장한 아이비리그의 수재들이 야구단 고위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의 저주를 푼 주역은 예일대 출신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었다.
 어찌 보면 한국야구는 메이저리그보다 더 세이버매트릭스가 발붙이기 어려운 풍토였다. 야구인들끼리의 ‘카르텔’이 더 촘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다. 수용-공급 법칙에 의거해 야구선수 몸값이 비이성적으로 뛸수록 구단들도 대응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SK는 그 흐름에 편승했다. SK 프런트의 수장인 염경엽 단장은 정통 야구인 출신임에도 통계에 관한 이해도가 높다. 염 단장 부임 전부터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SK는 통계 전문가들을 고용했다. 통계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야구인들과 접점을 찾아나섰다. 학습과 토론하는 조직문화를 전략과 전술보다 앞에 뒀다.
 그렇게 SK 구성원 전체가 따라야 할 매뉴얼을 만들어나갔다. 매뉴얼의 영역은 선수 스카우트부터 육성, 트레이닝, 코칭까지 전 분야에 걸쳐있다.
 SK는 2018시즌, 2017시즌 이상의 홈런 페이스를 그리고 있다. SK의 홈런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치밀하게 기획된 상품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적 야구장으로 검증된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최적화된 타자들을 영입했고, 육성한 결과다.
 일본프로야구(니혼햄) 우승 감독이자 메이저리그(캔자스시티) 감독을 경험한 트레이 힐만을 영입한 배경은 그가 SK야구의 현대적 흐름을 수용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힐만 감독은 취임 2년차인 2018시즌 더 나은 학습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시절, 일본인들의 문화를 알기 위해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를 탐독했다는 힐만 감독은 SK 프런트와의 소통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즉 ‘협업’이 가능한 존재다. 
 SK는 아직 수비, 주루 등 디테일에서 미완인 팀이다. 그만큼 채워질 여지가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적어도 SK는 모방하지 않는다. ‘SK만의 길(SK-Way)’을 모색한다.

 


●4. 지역밀착 혁신
 
 SK는 신영철 대표이사 체제에서 스포테인먼트로 하드웨어적, 수량적 확장정책을 폈다. 이어 임원일 대표이사는 소프트웨어적 서비스를 강화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주차 시스템의 개선이 대표적이다. 드러나진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했다. 이런 토대 위에서 현 류준열 대표이사는 새로운 방향성을 추구했다. 야구인 출신 염경엽 단장을 2017년 영입한 뒤, 야구단 운영과 육성을 일임했다. 기획통인 류 대표이사는 역량을 ‘지역밀착’에 집중했다. 
 야구단의 지역밀착은 당위적이지만 그만큼 구체성을 띠기 어렵다. 류 대표이사와 SK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야구에 접목하는 방식을 취했다.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를 롤모델로 설정했다.
 야구단이 만들어낸 성과를 지역사회와 나누는 기존 틀을 벗어나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부터 지역사회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소위 ‘야구 공유 인프라 전략’이다. 
 예를 들면, 타자 박정권은 홈런과 안타 숫자에 비례해서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5년 이상 인하대병원 소아암 환자를 돕고 있다. 이런 선수 개인의 기부에 기업, 병원, 관공서 등이 네이밍을 걸고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야구단이 개별적으로 해왔던 선행 활동 혹은 마케팅 활동에 스폰서 혹은 파트너를 결합시키겠다는 의도다.
 SK 권철근 홍보팀장은 “SK 와이번스의 자산이라면 선수, 야구장 그리고 야구장에 오시는 팬들이 해당된다. 이런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지역사회 전체가 동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가령 SK 야구 티켓을 구입한 팬들에게, 제휴를 맺은 지역매장 쿠폰북을 제공한다. 지역 학생들을 무료 초청하는 ‘스쿨데이’에 SK와 함께 후원을 해주는 회사를 찾는다.
 SK의 야구 공유 전략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힐만 감독과 김광현의 모발 기부였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그 이유가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뜻이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관련 단체를 물색한 끝에 SK는 길이 25㎝ 이상, 염색 및 펌 불가 등의 모발 기부 조건을 전달했고, 힐만 감독은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아직도 장발을 고수하고 있다. 
 팀 에이스이자 SK에서 가장 상징적 선수인 김광현 역시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힐만 감독의 사연을 전해들은 뒤, 감명을 받아 동참을 결심했다. 김광현은 2018시즌 선발 첫 승을 거둔 뒤, 기부를 위해 길었던 머리카락을 잘랐다. 야구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사회에 ‘울림’을 주려는 노력이었다.
 


●5. 프랜차이즈 스타 & 육성 혁신

 SK에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다면 트레이닝, 코칭이라는 미시적 분야가 아니라 ‘조직문화’에 있을 것이다. 문화는 그 어떤 전략, 전술보다 우선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를 만들고, 진화시키는 주체는 결국 사람, 특히 리더다.
 SK의 2군 시설(Farm)이 위치한 강화도에서는 독특한 ‘경쟁문화’를 실험 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벤치마킹한 모델이다. SK는 육성자원으로 분류된 선수 전원을 3등급으로 나눈다. 이 가운데 1등급에 속한 선수는 소위 ‘데뷔조’다. 2군 코치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다듬는다. 반면 3등급에 들어간 선수는 잠재적 방출후보군이다. 알아서 끌어올리지 않으면 등급 향상이 어렵다.
 이 등급은 매달 코치진 회의를 통해 바뀐다. 선수 전원이 자기가 어느 등급에 속했는지를 알 수 있다. 대국민투표만 없을 뿐, 프로듀스 101 방식과 다르지 않다. SK 염경엽 단장의 아이디어다. ‘자발성을 측정하겠다’는 염 단장의 목표의식이 빚어낸 산물이다. 염 단장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열정(Passion)이다. 
 ‘단장 염경엽’은 ‘감독 염경엽’으로서 축적한 ‘역발상의 경험’을 SK 프런트와 현장에 이식하고 있다. SK는 KBO리그를 바라보는 ‘시야’부터 그렇게 접근한다. 이 팀의 트레이드 노선, 신인 드래프트 방향성 등을 자기 팀 우선주의 관점으로 보면 이해가 어렵다. ‘리그 전체가 발전해야 SK도 좋다’는 장기적, 거시적 안목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최창원 구단주 이하 프런트 전체의 지향성이 일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타 구단과 기본적으로 차별화된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SK는 프랜차이즈 스타에 강한 애착을 갖는다. 구단에 ‘로열티’를 보여준 FA 선수와 우선적으로 계약한다. 김광현, 최정 등 투타 아이콘 같은 선수들은 바깥의 시장 분위기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계약에 총력을 다 쏟는다. 김광현은 FA 계약 첫해인 2017시즌 1년을 통째로 수술과 재활에 바쳤음에도 4년 계약을 해줬다. 2018시즌 후 다시 FA가 되는 최정에게도 이미 최고의 예우를 해줄 준비를 마쳤다. 야구실력 이상으로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SK의 정체성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결국 SK의 전방위적 실험은 곧 ‘가치’라는 모호한 개념을 구체적인 무언가로 표출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SK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단기적 성과가 돋보이지 않았던 시간의 냉담한 평가에도 원칙을 수정하지 않았다. 장기적 비전을 일관되게 추구한 과정에서 효율적 경영의 기반이 마련됐다. SK의 선수층과 전력순환, 팬 베이스에서 이 팀의 미래를 향한 낙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스포츠동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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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잠시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 흐르기 전, SK 왕조의 불길이 거세게 리그에 휘몰아치던 시절. 와이번스의 10년 에이스, 김광현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던 그때. 많은 것이 바뀌기 전이었고, 많은 것이 지금과는 달랐다.
많은 추억이 떠오르겠지만, 초점을 작고 사소한 것 하나에 맞춰보자. 당신은 그때 전광판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 시절만 해도 전광판의 볼카운트는 지금과 다른 모양새로 표시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볼-아웃 순서. S-B-O 순서는 오늘날 B-S-O로 표시되는 순서와는 달랐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풀카운트’라고 하면 ‘2스트라이크 3볼’이라고 풀어내지, ‘3볼 2스트라이크’라고 하지 않는다. 작지만 다소 거슬릴 수도 있는 이 변화는 몇 년 전 미국의 볼카운트 표기 체계를 따라가게 된 것이다.


볼카운트 표시 뿐이랴, 우리가 즐겨보는 야구의 많은 것이 미국에서 비롯됐다. 본디 야구라는 스포츠부터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게임을 20세기 초에 들여온 것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의 야구는 게임의 전략조차도 미국의 그것을 들여올 때가 많았다. 먼 옛날의 일이 아니라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SK의 야구에도 미국 메이저리그의 ‘선진 문물’이 수입되었음을, 와이번스의 매니아를 자처하는 팬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부임과 함께 주목받은 SK의 내야 수비 시프트 전략은 이제는 KBO리그 전반에 걸쳐서 거스를 수 없는 필수적인 전략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는 사회의 수많은 분야에서 ‘트렌드 세터’와 ‘패스트 팔로워’,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2000년 후발주자로 리그에 합류했지만, SK는 KBO리그의 전략적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주자 역할을 맡은 역사가 있다. 과거 왕조 시절에는 도루와 불펜의 파상공세로 리그의 흐름을 뒤바꿨고, 최근에는 수비 시프트 전략을 통해 선진문물 도입에 머뭇거리든 다른 팀들의 경종을 울린 바 있다. 빼놓을 수 없는 흐름이 한가지 더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플라이볼 레볼루션’으로 불리는, 장타와 홈런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공격적인 타격 전략이 그것이다.


언제부터 SK가 도루와 불펜으로 대표되는 ‘토탈 야구’에서 ‘홈런 공장’으로 탈바꿈했을까. 전략기조 수립과 실천은 한참 전부터 시작됐을지 몰라도, 눈에 띄는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2016년즈음이었다. 2009년 이후 경기당 1개를 넘어선 적이 없었던 SK의 홈런 페이스는 이해 창단 처음으로 경기당 1.26개를 넘어서며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전후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조용히 ‘플라이볼 레볼루션’의 불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땅볼 안타 대신 한방을 추구하는 야구가 다시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에서 ‘장타 유행’이 일어난 배경


‘플라이볼 레볼루션’, 우리말로 하면 ‘뜬공 혁명’이 된다. 하지만 우리말의 뜬공과 여기서 이야기하는 ‘플라이볼’의 의미는 다르다. 흔히 말하는 뜬공은 내야수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내야 뜬공, 혹은 외야수가 여유롭게 잡을 수 있는 공을 말한다. 그런 하찮은 공을 갖고 ‘혁명’ 운운하긴 쉽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플라이볼’은 쭉쭉 뻗어 외야를 가로지르는, 담장 너머로 강력하게 날아가는 뜬공이다. 그러니까, 잘 맞힌 뜬공의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전략적 트렌드가 ‘플라이볼 레볼루션’이다.
그런데 왜 하필 뜬공이었을까? 점수를 내는 방법은 홈런 밖에도 많다. 땅볼이든 뜬공이든 안타는 모두 같은 안타고, 안타 외에 도루나 스퀴즈 등 다른 전략도 있다. 비밀은 메이저리그의 득점 환경에 있었다.
메이저리그는 2008년부터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학적인 트레이닝 기법 연구가 이뤄지며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시속 145km에서 149km까지 늘어났다. 그러자 삼진은 늘어나고 볼넷은 줄어들었다. 그리고 2014년 즈음부터 내야 수비 시프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약팀이 살아남기 위해 실험적으로 도입했던 이 전략은 점점 리그 전체의 유행이 됐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늘어난 존의 넓이와 구속 때문에 타자는 공을 맞히기조차 어려워했다. 어떻게든 공을 방망이에 맞혀도, 땅볼이 나오면 시프트 때문에 글러브에 공이 잡히기 일쑤였다.

 


지난 10년간 메이저리그에서는 삼진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삼진을 당할 확률은 늘어나고 공을 맞혀도 안타로 만들기 점점 어려워졌다. 득점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다. 2006년 4.86점에 달했던 경기당 득점은 2014년 4.07점까지 감소했다(2017년 KBO리그 경기당 득점은 5.33점). 강타자의 상징과 같은 ‘30홈런-100타점' 기록도 희귀해졌다. 타자들은 절벽 위로 내몰렸다.

궁지에 몰린 타자들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어차피 안타 하나를 치기가 어려워진다면, 차라리 그 안타 하나의 가치를 높이기로. 단타보다는 장타를, 땅볼보다는 라인드라이브와 뜬공을 노리는 스윙을 찾기로. 사실은 수십년 전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강조했던 스윙이지만, 여태까지 잊혀져 있었던 타격 철학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무수히 많은 지도자들이 주입식교육처럼 강조했던 ‘다운 스윙’에 반하는 발상이었다.


그렇게 혁명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그의 홈런은 2015시즌 후반기부터 점점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한 시즌 최다 홈런이 생산되기에 이르렀다. ‘플라이볼 레볼루션’은 이렇게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하지만 조금 늦은 시기, 지구 반대편 KBO리그에서도 조용한 혁명이 시작됐다. 2017년,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타고투저 현상 완화를 명분삼아 좌우로 넓어졌다. 경기당 득점은 줄어들지 않았지만 표면 아래로는 조용히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투수들의 탈삼진이 늘어나고 볼넷이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2016년부터 시작된 SK 타선의 변화는, 본격적으로 불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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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6.12 22: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SK 와이번스의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캠프를 취재했다. 3월 8일이었다. 한화와의 연습경기가 예정됐던 날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일찌감치 평가전은 취소됐다.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다른 KBO 팀들에 비해 SK의 형편이 나은 점이 있다. 구시카와 구장 바로 옆에 돔 연습장이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이곳으로 옮겨 실내훈련을 할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기자는 관찰하는 직업이다. 선수들의 실내 훈련을 지켜보던 중, 인상적 장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SK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포수 두 명을 앉혀놓고, 긴 얘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 포수는 이재원(30)과 허도환(34)이었다. 순간 든 생각, ‘아, 이제 SK에도 포수가 몇 없구나.’

 

 박경완은 은퇴 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정상호는 프리에이전트(FA)가 돼 LG로 이적했다. 조인성도 트레이드된 뒤, 이제 두산에서 코치를 한다. 김민식은 KIA로 트레이드 됐다. 이홍구는 군대로 갔다.

 

 그렇기에 SK는 2차 드래프트에서 허도환을 영입했다. 가용할 수 있는 포수의 숫자 자체가 워낙 줄었기 때문이었다.

 

 SK는 2018시즌 우승에 도전할만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위험 요소들을 인지하고 있다. 센터라인 수비력의 약세가 그 중 하나다. 포수, 2루수, 유격수 등의 수비력만 놓고 보면, 우승을 장담하기에 부족한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특히 포수는 투수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포지션이다. SK 프런트는 고심을 거듭한 끝에 ‘2018시즌은 포수 이재원을 믿고 가기로’ 결론을 내린 셈이다.

 

 이재원도 안다. 팀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의 실적이 훗날의 야구인생을 좌우할 것임을.

 

 3월 7일 점심시간 때, 이재원과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원은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기운을 안겨 준다. 호감을 끌어내는 능력도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미덕에 속한다.

 

 SK는 이재원의 현역 생활 이후 커리어까지도 염두에 넣고 있다. 심성은 미래의 지도자감으로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관건은 콘텐츠다. 그 내공을 채울 시험 시간이 이제부터 이재원의 앞에 펼쳐져있다.

 

 이재원은 원래 잘 웃는다. 특히 그때는 더 잘 웃었다. 일부러 더 그런다고 했다. 그가 달가워하지 않는 소리 중 하나가 ‘타격이 안 될 때, 투수리드까지 지장을 받는다’는 말이다. 이재원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색 대신 웃으며 “그런 지적이 들리는 것도 내 탓. 표정부터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포수가 덕아웃에서 얼굴이 굳어 있으면 팀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이재원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무려 3차례에 걸쳐 미팅을 했다. 힐만 감독은 이재원에게 무엇을 보려 했던 것일까. 어쨌든 진심을 다해 전했고, 통한 모양이었다. 힐만 감독이 “축하한다. 네가 주장이다”라고 했을 때, 이재원은 “야구 잘 하겠다”고 답했다. 팀을 위해 주장으로서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말은 없었으리라. 이제 ‘어떻게 잘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찾을 때다. 이재원이 생각한 정답은 ‘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인 듯했다.

 

 2018시즌은 포수 이재원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가리는 시간일 터다. 켈리~김광현~산체스~박종훈~문승원으로 짜여진 최강 선발진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취약점인 불펜을 포수로서 살려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연 포수의 투수리드가 투수를 얼마나 돕는지’는 야구계에서 오랜 논쟁거리다. 그러나 이재원은 SK에서 투수의 공을 잘 받아주는 몫 이상을 해줘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이재원이 2018시즌에 팀 리더로서, 포수로서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SK는 이재원을 전력의 중심에 놓고 미래 전략을 짤 수가 있다. 이재원도 “인천에서만 지금까지 야구했는데 내가 어디를 가겠나?”라며 웃는다. 이재원도, SK 구단도,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도 원하는 그림이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야구계 격언이 있다. 그러나 이것도 옛말임이 야구계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이재원이 잘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그런 선의의 기대 속에서 이재원이 2018시즌을 맞는다. 이재원은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선수임을 거의 모든 이들이 알고 있다. 이제 증명만 남았다.    

 

스포츠동아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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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보잘 2018.05.25 09: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덕수고 (덕수상고) 는 빨강이 친북 좌익 매국놈 학교 이다

    덕수고 출신은 빨강이 가 많아 국가를 공산화시키고 팔아 먹고 있다.

    덕수고 출신은 깡패 사기꾼 이 많아

    불법사기 인사비리.사기대출. 부정선거. 언론조작. 불법사 기재판.

    국민세금 불법사용. 회계장부 조작 세금 탈세. 돈뇌물 받 고 부정 사기 인사.

    자기 정당 배신하고 정당 바꾸는 간신 역적 놈들.

    국민들을 사기치고 촛불집회를 선동하였다

    덕수고 출신들은 자기들 이익 만을 위해 국가. 국민에게 수많은 범죄를 저 질렸다

    덕수고 출신개조식들을 모가지 자르고 처형 해야 한다

희망은 누구나 품을 수 있어 공평하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기량 발전의 여지가 더 큰 퓨처스리그에서 피어나는 희망이 더 찬란하고 생명력 있을 수도 있다.

 

SK 퓨처스팀(2군)의 겨울도 1군 못지않게 힘찼다.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10일까지 26일간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캠프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로 얻은 것이 많은 캠프였다. 비록 1군 캠프에 가지는 못했고, 아직은 1군 경험도 없거나 일천하지만 “내일은 1군”을 꿈꾸는 참가자 20명의 희망적인 리포트.

 

강지광 / 우완정통파 / 배번 25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혔다. LG와 넥센을 거치며 줄곧 야수로 뛰었지만, SK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투수로 대성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투수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덜 여물었지만, 150㎞를 던질 수 있는 싱싱한 어깨는 큰 호평을 받았다. 미트에 공이 들어가는 소리가 다르다는 평가. 순조롭게 전향이 끝난다면, 6월에는 1군 진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차기 마무리 후보 중 하나다.

 

김대유 / 좌완사이드암 / 배번 97

원래 좌완 정통파였으나, 지난해부터 팔 각도를 낮춰 사이드암으로 변신했다. 1군에서는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2군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다. 구속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좌타자 바깥으로 도망가는 커브의 각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김대유도 “올해는 내 공에 자신감을 가지고 던질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좌타자를 상대한 스페셜리스트로 호시탐탐 1군 진입을 노릴 전망이다.

 

김성호 / 우완사이드암 / 배번 92

특유의 콧수염 덕에 롯데 시절 ‘산체스’라는 별명으로 많은 팬들에게 알려진 선수. 부상이 반복된 탓에 방출됐으나 SK의 테스트를 통과해 새 야구인생을 산다. 공격적인 투구에 사이드암으로서는 느리지 않은 구속도 인상적이다. 가고시마 캠프에서는 본격적인 투구에 들어가기 전부터 142㎞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다. 옆구리 전력의 히든카드다.

 

김표승 / 우완사이드암 / 배번 90

청소년 대표를 거쳤을 정도로 고교 시절 아마추어를 대표하는 에이스 중 하나였다.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재활을 거쳤고, 올해는 퓨처스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찰 후보로 평가된다. 공이 빠른 것은 아니지만 좋은 체격을 갖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고 안정적인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을 갖춰 기대가 크다. 투구시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 부분은 퓨처스팀 내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다.

 

 

남윤성 / 좌완정통파 / 배번40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아 MLB 도전까지 했던 선수. 잦은 부상으로 구속을 잃었지만, 뛰어난 제구력을 갖췄고 체격에서 나오는 각도 좋다. 지난해 패스트볼 구속이 130㎞대 중·후반대에 그치며 아쉬움이 있었으나 올해는 투구폼을 좀 더 역동적으로 가져가며 더 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고시마 캠프 투수 MVP이기도 했다. 올해는 1군 데뷔를 이루겠다며 벼르고 있다.

 

박규민 / 우완정통파 / 배번60

고교 시절 에이스 출신으로 SK의 기대를 받은 선발 유망주다. 140㎞대 초·중반의 빠른 공에 변화구 구사 능력, 스태미너 등을 두루 갖춰 차세대 선발감으로 뽑힌다. 허리 부상으로 큰 시련을 겪었으나, 각고의 재활을 통해 지금은 던질 수 있는 몸을 다시 만든 상태. 허리 부상 때문에 깨진 밸런스를 다시 되찾는다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퓨처스팀 선발 로테이션 후보다.

 

박종욱 / 우완정통파 / 배번53

포수 출신이나 지난해부터 투수 전향을 준비했다. 아직까지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역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수로 전향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지금도 140㎞대 중반의 공을 던지고 있다. 전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150㎞를 던질 수 있는 어깨로 관심을 모은다. 당찬 성격까지 갖춘 올해 퓨처스팀의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마무리로 활용되고 있다.

 

서동민 / 우완정통파 / 배번65

좋은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투구의 궤적 자체가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 강속구 투수까지는 아니지만 공이 들어오는 라인 자체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구력도 발전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기대감.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좋은 불펜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올해는 퓨처스팀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훈 / 우완정통파 / 배번 12

2015년 LG와의 3대3 트레이드 당시 SK 유니폼을 입었고, 팔꿈치 수술 이후 군 문제를 해결하고 올해 가세했다.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이지만, 공을 때리는 감각이 이번 캠프 참가자 중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 캠프 기간 중 투수 파트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훈련 성과를 보여준 선수였다. 역시 올해 퓨처스팀 마무리 후보 중 하나다. 당시 트레이드 성과를 더해 줄 재목으로 기대를 끈다.

 

허건엽 / 우완정통파 / 배번43

묵직한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 좋을 때는 140㎞대 중반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최근 들어 구속이 다소 떨어졌으나 이번 캠프에서 팔스윙을 강하게 고치며 구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심 외에도 커터를 갖추고 있어 땅볼유도능력이 좋고, 패스트볼이 좋아지면서 슬라이더의 위력 또한 덩달아 좋아져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에도 1군 경험이 있다. 현 시점에서 1군 진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OSEN=김태우 기자]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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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네 장난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 SK를 이끌어 갈 투수들입니다. 한번 보실래요?”

 

 약 보름 전의 기억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SK 캠프를 취재하는 도중,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7)이 기자의 팔을 끌어당겨 그라운드를 나란히 걷고 있는 3명의 투수를 한번 보라고 했다. 그러고는 각종 칭찬을 늘어놓았다. “당장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박종훈의 주장이다. 박종훈뿐 아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서도 캠프 기간 내내 이들 3인방의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베테랑 투수들 역시 올해 캠프에서 이 3명이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 입을 모았다.

 

 무슨 사연일까. SK 선수단에서 극찬을 받은 3명은 ‘야탑고 3총사’인 이승진(23), 정동윤(21), 이원준(20)이다. 이들은 1차 미국 플로리다 캠프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이어진 2차 오키나와 실전 캠프까지 합류해 개막 엔트리 합류에 대한 부푼 꿈을 키웠다.

 

이승진은 고교 시절 야탑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프로야구 1군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당시 잔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지명 순위가 7라운드로 밀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수한 체격조건과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 부드러운 팔 스윙 동작을 눈여겨본 SK의 선택을 받았고, 지난해 9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군에서 돌아와 첫 시즌을 앞둔 이승진의 각오도 남달랐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이승진은 “처음으로 가보는 캠프여서인지 처음에는 어딘가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이 옆에서 격려와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긴장이 잘 풀렸고 무사히 스프링캠프를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은 뒤 “미국에서 함께 방을 썼던 박정배 선배님이 야구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진짜 많이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정말 소중한 경험인 만큼 잘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 시즌 가장 큰 가장 큰 목표는 역시 부상 없이 피칭을 하는 것이다. 그는 “평상시에 잘 준비해서 경기에 나갈 몸 상태를 만들어놓으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오면 잘 살려서 1군에서 1홀드 이상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6년 1차 지명자인 정동윤은 탄탄한 체격조건(194cm·95kg)을 갖췄다. 워낙 하드웨어가 좋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실제 고교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정동윤의 영입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잠재력이 풍부하다. 하지만 정동윤은 국내 잔류를 선택했고, SK에서 1군 데뷔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정동윤은 1,2차 스프링 캠프에서 변화구 구사 능력에 상당한 칭찬을 받았다.

 

 정동윤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기술적인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왔다. 물론 생각했던 것만큼 다 발전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선배님들과 운동하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다. 한 단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만큼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1군서 70이닝을 던지는 것. 그는 “입단 이후 항상 가져왔던 목표가 1군 경기에서 한 시즌에 70이닝 이상 던져보는 것이었다. 올해는 꼭 이 목표를 이루어 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2017년 1차 지명자인 이원준은 스프링캠프에서 신데렐라였다. 힐만 감독은 “아주 성장세가 빠르다. 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이원준은 최고 140㎞ 중후반의 빠른 직구가 강점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은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게 SK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여기에 이원준은 습득력이 좋고, 성격 역시 긍정적이다. 투수로서 성장할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췄다.

 

 이원준은 주변의 칭찬 세례에 손사래부터 친다. 그는 “프로에 와서 첫 캠프라서 시작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래도 주위에서 나에게 기대했던 것만큼은 보여준 것 같아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꿈에서만 그리던 선배님들과 나란히 운동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고 선배님들 경험을 토대로 배울 점이 많았던 것도 느꼈다. 앞으로 매년 캠프에 빠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올해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번뜩였다. 그는 “1군 무대에 최대한 빨리 데뷔를 해서 영건답게 자신 있는 모습, 배짱 있는 모습으로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주어진 이닝을 책임감 있게 소화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3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을 4점대 밑으로 만들어보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SK 캠프의 화두 중의 하나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었고, 그 중심에 야탑고 3인방이 있다. SK 마운드는 주력 선수들이 대부분 서른을 넘겼다. 새 얼굴에 대한 목마름이 큰 상황에서 야탑고 3인방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 월드 정세영 기자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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