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가 있는 날, 경기 개시 전후 경기장에 운집한 사람들 틈 사이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친구, 가족들과 캐치볼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다. 그 자체로는 훈훈한 미소를 짓게 하지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 탓에 사실은 하는 사람이나 근처를 지나는 사람 모두가 위험을 안고 있기도 하다.

 

SK의 캐치볼존 조성은 이런 안전에 대한 우려, 나아가 팬들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했다. SK는 2018시즌을 앞두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우측 외야의 뒷부분을 확장을 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고민했다. 여러가지 사업을 구상하던 구단은 류준열 사장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캐치볼존 만들기에 나섰다.

 

바비큐존 뒤편에 위치한 캐치볼존은 티켓을 구매하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들어온 사람이라면 별도 비용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단, 캐치볼을 위한 글러브와 공은 직접 준비를 해야하고, 안전을 위해 한 차례에 다섯 팀 정도가 10분 정도의 로테이션으로 캐치볼을 즐길 수 있다. 팬들의 니즈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캐치볼존은 특별한 홍보 없이도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는 공간이 됐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캐치볼존은 실제 그라운드와 같은 천연잔디로 조성되어 있다. 캐치볼존 잔디 역시 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관리된다. 딱딱하고 위험한 시멘트 바닥이 아닌, 늘 바라만 보던 천연잔디를 밟고 캐치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캐치볼존이 가지는 매력 중에 하나다.

 

캐치볼존에서 가장 신경을 쓴 점은 단연 안전. 캐치볼을 위한 트인 공간이기는 하나 펜스로 막힌 좁은 곳이다 보니 혹시 모르는 사고 혹은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한다. 캐치볼을 하기 위한 팀들의 시간 분배를 담당하는 안전요원은 시간 관리 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안전 문제까지 면밀히 살핀다.

 

 

또 하나 캐치볼존에서는 이따금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하는데, 게릴라 형식으로 열리는 SK 코치 혹은 선수의 캐치볼 수업이 바로 그 이벤트. 팬들이 올바른 자세로 공을 던지고,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깜짝 이벤트다. 최근 현역에서 은퇴한 조동화도 세 차례나 게릴라 코칭에 참여했다. 조동화는 "야구를 보던 친구들이 이닝이 끝날 때마다 캐치볼을 하러 오는 모습이 좋아 보이더라"고 돌아봤다.

 

직접 캐치볼존을 체험한 조동화는 캐치볼존에서는 중학생 이상보다는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들이 캐치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조동화는 "부모님과 함께 하면 캐치볼을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야구장에 와서 야구를 보는 것 만큼 즐기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 마케팅팀 SC Biz 그룹 강태화 그룹장은 "사실 어린이들이 집중해서 야구만 보기는 쉽지 않다. 야구를 보면서 본인들도 즐기고,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캐치볼존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야구를 보는 것 뿐 아니라 친구 혹은 가족들과 실제로 본인이 경험하면서 야구에 대한, 팀에 대한 애정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제 더 이상 야구장의 역할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캐치볼존은 야구장 내에서 보고 듣고 체험하며 온몸으로 '야구'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야구장에 들어선 순간의 경험들은 모두 추억이 되고, 추억은 또다른 발걸음을 만든다. 즐거움으로 다져진 캐치볼존이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크고 많은 꿈들이 계속해서 자라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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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은 '소통의 달인'으로 꼽히는 사령탑이다. 경기 중에도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수들의 의견을 먼저 묻고 최대한 수용하려 애쓴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 것은 SK 선수단뿐만이 아니다. 구단 프런트도 마찬가지다.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공감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다.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SK 구단 공식 어플리케이션 플레이위드에 마련된 'W오픈톡'이다.

 

 사실 W오픈톡이 생기기 전에도 SK는 고객평가단, 온라인마케터 등 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참여형 프로그램과 구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팬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하지만 참여형 프로그램이나 SNS 모두 좀 더 직접적이고 빠른 소통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SK는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고 판단, 올해 초 플레이위드를 개편하면서 W오픈톡을 만들었다. 구단과 팬이 대화할 수 있는 공식 채널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보다 더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팬들의 의견을 최대한 빨리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W오픈톡인 만큼 게시된 글에 대해 운영 시간(화~금, 9시~18시)을 기준으로 24시간 이내에 최선을 다해 답변한다. 단 선수 사생활이나 경기 운용, 선수 기용 등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운영을 막 시작했을 때에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점차 W오픈톡은 구단과 팬이 의견을 활발하게 주고받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SK 팬들은 W오픈톡을 통해 작게는 경기장 곳곳의 시설물 훼손을 알리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구단의 팬 서비스에 대한 개선 건의까지, 직접 경험하고 느낀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다. 그리고 SK는 이러한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SK는 2018시즌 중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연간 회원 제도를 개선한 바 있으며, 남성 팬들을 위한 ‘맨즈 데이’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사내 칭찬 게시판 이미지

 

특히, W오픈톡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사례 중의 하나는 '팬들과 함께 하는 반전 블랙 데이' 행사였다. '반전 블랙 데이'는 ‘블랙 유니폼’을 입장권과 연계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는 행사였는데 W오픈톡을 통해 1차 때 발생한 문제점을 즉각적으로 파악해 2차 행사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 유니폼을 구매한 1만 여명의 팬들에게 호폄을 받으며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W오픈톡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SK와이번스 홍보팀 조혜현 매니저는 "구단이 만든 방안을 공지한 후 공지를 본 팬들이 일주일 가량 블랙 데이 행사에 대한 의견을 W오픈톡에 올렸다. 사이즈 선택이 안 되는 부분, 우천 취소 시 대안 등에 대한 건의사항 등 구단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올라왔다"며 "결국 실제로 참여하는 팬들의 의견을 반영하니까 행사 진행의 퀄리티가 높아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스스로가 제시한 의견에 구단이 한층 발 빠르게 대응하자 팬들의 만족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고생하는 분은 운영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팬들이 무엇을 바라기만 하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해주면 어떨까 한다. 운영진 여러분 수고하셨다", "구단에서 최대한 팬들의 편의를 생각하고 이벤트를 준비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항상 고생하는 것 같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등 W오픈톡에서 구단에 대한 칭찬이나 감사함을 전하는 글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이러한 칭찬의 글은 SK와이번스 프런트 직원들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는 효과가 있다. SK와이번스 홍보팀 권재우 매니저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의 글이 올라오면 큰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다음에도 또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에서 팬을 위해 뭔가를 더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W오픈톡에 올라오는 칭찬을 사무실 여기저기에 붙여놓고 구성원들끼리 힘을 얻어가며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며 소통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말했다.

 

 SK는 W오픈톡을 한층 활성화해 팬과 구단 프런트가 함께 더 나은 구단을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조혜현 매니저는 "질의, 불만, 건의사항을 접수하는 게시판 수준을 넘어 궁극적으로 팬들이 와이번스를 위한 가치 있는 정보와 아이디어를 게시하고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팬과 구단이 함께 서비스를 향상해 나갈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W오픈톡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팬의, 팬에 의한, 팬을 위한 SK와이번스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뉴시스 김희준기자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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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큰 차별성이 없는 컴퓨터 모니터 속의 사각형 공간. 아이디와 필명. 그리고 계단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게시물이나 소소한 사진들. 지금까지 우리 인터넷 역사를 지배했던 전형적인 ‘게시판’의 전형이었다. SK도 시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는 왔고, 그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SK는 KBO 리그 10개 구단 중 그런 흐름에 가장 먼저 반응한 팀 중 하나다. 일찌감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눈을 돌리면서 팬들의 휴대전화와 ‘손가락’을 유혹했다. 페이스북 계정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 SK가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 인스타그램 활성화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고, 구단 공식 앱인 ‘PLAY With’ 또한 팬들의 일상에 깊숙하게 침투 중이다. 다채로운 콘텐츠 생산으로 새로운 감성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PLAY With, 3총사 떴다.

 

 SK의 SNS 계정을 대표하는 채널은 단연 페이스북이었다. 오피셜 SNS와 마케팅 플랫폼 활용에 적합해 그간 SK의 온라인 대변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왔다. 지금도 SK의 페이스북은 게시물 하나당 몇 백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팬들의 참여가 활발하며, 많은 영상들로 팬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SK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팬들과의 접점을 더 넓혔다. 올해 런칭된 인스타그램과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PLAY With’가 바로 그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위협하고 있는 인기 SNS다.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68.7%가 인스타그램 유저이며, 인스타그램을 메인 SNS로 쓴다는 응답도 21.9%로 2016년 3.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잠식하고 있는 추세가 뚜렷하다.

 

 SK와이번스 홍보팀 조혜현 매니저는 “우리의 주고객층인 젊은 연령대의 분들이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그리고 이미지 중심으로 가볍고 친근하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이 하나 필요했고 그것이 인스타그램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외부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라면, ‘PLAY With’는 SK의 자체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SK와 KT 정도만 활성화된 새로운 소통 창구다. 조 매니저는 “PLAY With의 경우 초기에는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2년 정도 운영해보니 선수 팬카페, 응원그룹 등으로 흩어져 있던 SK의 매니아 팬들이 모이는 효과가 커진 것 같다”고 현황을 분석했다.

 

 이에 고무된 SK는 팬 갤러리를 더 활성화하고, 팬들과 구단 사이의 소통 채널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관점에서 W오픈톡이 중심으로 떠올랐으며 이러한 변화로 ‘Play With’ 실사용 유저는 작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꾸준히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각자 가진 매력, 발산하는 법도 각양각색

 

 페이스북은 포털 개념에 가깝다. 많은 이들이 활용하는 대중적인 SNS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처음 SK 야구를 접하는 팬들이 넓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은 젊은 층이 주된 고객이며 감성적 이미지 중심인 SNS다. ‘PLAY With’는 좀 더 매니아 단계로 진입한 팬들이 주로 이용하는 SK와이번스의 공식 어플리케이션이다.

 

 이렇게 이용 고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채널 별로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SK도 그런 계획 속에 움직이고 있다. SK와이번스 홍보팀 권재우 매니저는 “세 가지 채널 모두 각자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특성을 살리는 컨텐츠를 별도로 만들어서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SK의 페이스북은 구단 공식 정보의 안내 및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SK 선수들의 하루를 24시간 밀착 취재하는 ‘하루OO’ 시리즈, 절친 선수들이 먹거리를 즐기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슼샤를 합시다’ 시리즈가 팬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하루시리즈의 첫 편인 ‘하루수광’은 조회수 10만을 돌파했고, ‘슼샤를 합시다’ 첫 편은 업로드 3일만에 조회수 4만을 넘기면서 올 시즌 킬러 컨텐츠로 자리 잡았다.

 

 또한 SK는 기동성이 탁월한 인스타그램의 특성을 이용, 선수들의 일상과 매력을 널리 알리는 창구로 키우고 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선수들의 일상이나 사진, 짤막한 영상 등 소소한 재미를 지닌 것들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PLAY With’는 기존의 유틸리티 기능을 넘어 팬 커뮤니티 기능과 소통 창구, WTV, W라디오, W인사이드 등 다양한 구단 자체제작 독점 콘텐츠까지 제공하고 있다. 편의 제공은 물론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여 팬과 구단의 유대 관계를 깊고 돈독하게 할 계획이다.

 

양질의 콘텐츠, 어떻게 만들고 있나?

 

 좋은 채널이 있어도 이를 채울 콘텐츠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SK도 나날이 제작 인원을 늘려 넘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아마도 SK 팬들이라면 선수들과 관련된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권 매니저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모바일 콘텐츠는 휴대폰으로 찍고 올리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트렌드가 사진에서 영상으로 넘어가면서 2016년부터 자체제작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 매니저는 “현재 외주 제작 인원과 홍보팀을 비롯해, 구단 내부에서 직간접적으로 영상 제작에 관여하는 인원을 합치면 10명 정도가 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방향성은 ‘선수와 팀에 관해 팬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최대한 풀기 위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SK와이번스의 콘텐츠에는 팬들의 니즈가 충실히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조 매니저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리얼리티·관찰 프로그램이 트렌드다. 팬 분들도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뿐 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모습, 선수들의 실제 캐릭터 등을 궁금해 하신다. 그런 팬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서, 선수와 구단을 더 가깝게 느끼고,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빠듯한 제작 일정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의 협조는 기대 이상이다. 실제 주장 이재원부터 시작, 모든 선수들이 구단의 촬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조 매니저, 권 매니저 모두 입을 모아 “우리 선수단은, 영상 촬영도 팬 서비스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협조를 매우 잘 해준다. 팬 분들도 그런 점을 인정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게 SK의 생각이다. 조 매니저는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실제 모습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라이브 방송을 시도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고,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위해 다양한 포맷과 내용을 계속 고민하겠다” 라며 강조했다.

 다채로운 플랫폼과 흥미로운 콘텐츠. 와이번스 팬들의 손가락이 더 바빠질 것 같다.

 

OSEN 김태우 기자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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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선수를 뽑는 일을 '달빛 속에서 미인 고르기'라고 표현한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최고의 재목들을 골라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 잘 고른 신인 한 명이 구단의 10년을 결정할 수도 있다.

 

스카우트들의 임무가 그래서 막중하다. '잘해도 본전, 못하면 역적'이라 더 힘든 직업이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 해부터 빛을 보는 사례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라 3∼4년 뒤의 장래성까지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히 보람도 있다. 고르고 골라 뽑은 선수가 1군에서 마침내 제 기량을 뽐내는 순간, 비로소 스카우트들은 두 발을 뻗고 잠을 청한다.

 

SK 와이번스 스카우트 그룹도 그렇게 1년을 살고 있다. 수많은 유망주들 가운데 SK의 미래를 밝힐 선수들을 찾기 위해 매일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연다. 그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스카우트팀의 1년은 바쁘게 흘러간다. 한 시즌이 끝나면 이듬해 1월까지 다음 시즌 지명 대상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살펴 본다. 해마다 고3 야구 선수 1000명 정도가 졸업을 하는데, 그 가운데 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250명에서 300명 정도를 1차로 추려낸다. 그 다음엔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지방 곳곳을 돌아 다닌다. 경기도 보고 훈련하는 태도도 자세히 보면서 대상자 폭을 더 좁힌다. 지난해 경기에 안 나온 선수들 가운데 올해 잘 하는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잘 하던 선수의 실력이 더 좋아지거나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월 초중순부터는 서울권부터 리그가 시작된다. 그 후에는 야구장에서 끊임없이 야구를 보거나 다시 전국의 학교를 찾아 다니면서 신인 지명 준비를 한다. 봐야 할 학교는 100개가 넘으니 하루에 한 학교씩만 찾아도 3개월이 훌쩍 지나가는 셈이다. 뽑고 싶은 선수는 여러 차례 살펴 봐야 하는데, 준비 기간은 200일이 조금 넘으니 폭 넓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전국대회 기간 업무는 특히 고되다.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하루에 서너 경기가 매일같이 열린다. 오전 9시에 첫 경기를 시작하고, 마지막 경기는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 끝나기도 한다. 그 경기를 다 봐야 한다. 그렇다고 어느 한 경기 허투루 봐선 안 된다. 첫 세 경기를 열심히 보다 마지막 네 번째 경기를 건성으로 지나치면, 자칫 그 경기에 나온 보석들을 놓칠 수 있어서다. 스카우트팀의 판단과 결정에 선수들의 인생이 달렸다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혹서기나 혹한기도 예외는 없다. 혹독한 추위, 더위와 싸워가며 선수들을 관찰한다.

 

오후 10시에 당일 경기가 끝났다고 해서 스카우트의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날 본 선수들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선수들을 찍은 영상을 편집한다. 매주 회의도 한다. 관심 있게 본 선수들을 지명 후보 리스트에 넣었다 뺐다 하는 작업이다.

 

이동거리 또한 만만치 않다. 위로는 속초, 아래로는 고흥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선수들을 관찰한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장거리 운전을 하는 날도 있다. 1년간 총 이동거리는 40,000km 가까이 된다. 1년마다 한번씩 세계일주를 하는 셈이다.

 

6월 1차 지명이 끝날 때까지는 연고지 후보 선수 위주로 지켜 보고, 그 주변에서 열리는 게임들을 보면서 다른 대상자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1차 지명 행사가 끝나면, 곧이어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를 본격적으로 대비한다.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각 구단마다 선수를 보는 관점과 입장이 많이 다르다. SK가 4라운드에 뽑겠다고 생각한 선수가 있어도, 그 선수가 너무 필요한 다른 구단에서 2라운드에 먼저 뽑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어떤 팀이 어느 선수를 보고 있는지도 사전에 파악을 해놓아야 지명 전략을 잘 짤 수 있다. 그래서 스카우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서로 늘 같은 야구장에서 만나면서 친하게 지내지만, 선수 스카우트는 결국 정보 싸움이기도 해서 다른 구단에 숨겨야 할 부분도 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SK만의 전략을 물었더니 ‘영업 비밀’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SK는 근성 있는 선수, 열심히 뛰는 선수를 원한다”고 했다. 그래야 프로에 와서도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때 열심히 안 하던 선수가 프로에 와서 갑자기 열심히 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이 역시 구단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천차만별이다. 야구만 잘하면 뽑는 팀도 있고, 부상 당하지 않는 내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도 있다.

 

그럼 스카우트들은 과연 선수를 뽑을 때 어떤 방식으로 관찰하고 분류할까. 가장 먼저 관심 있는 선수들은 수시로 계속 체크한다. 소속 학교에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가 훈련 태도를 몰래 지켜본다. 앞에 나타나 지켜 보고 있으면 선수가 갑자기 너무 열심히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평소 생활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선수와는 직접 접촉할 수 없기 때문에 감독이나 코치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최대한 선수를 많이 보면서 팀에 있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와 겹치는지, 안 겹치는지 비교도 해본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만 계속 뽑으면 팀이 발전할 수 없어서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스카우트의 한 시즌은 쉴 틈 없이 돌아간다. 그러나 지치고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면 스카우트만이 느낄 수 있는 성과와 보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를 지명하고 계약하는 순간을 지켜볼 때가 특히 그렇다. 본인이 뽑은 선수가 단시간에 1군에 올라와 기대만큼 플레이를 하면 그것도 보람차다. 가끔 '뽑아줘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스카우트도 그렇고 아마추어 지도자들도 그렇고, 그런 보람을 원동력으로 삼아 일한다.

 

일간스포츠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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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의 팀 타율은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순위로는 10구단 가운데 6위에 위치한다. 선수 개개인별로 봐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규정타석 기준 타율 10걸 가운데 SK 와이번스 소속인 선수는 없다.

오랜 기간 사람들은 타율을 공격력의 ‘언어’로 활용해왔다. 우선 타율의 계산은 안타 개수를 타수로 나누기만 하면 돼서 간편하다.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야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뻗는 짜릿한 안타는 공격력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제회의에서 영어가 공용어이듯 선수부터 코치와 감독, TV의 중계진, 언론, 그리고 팬들까지 이 공통의 언어 하나를 통해 소통해 왔다.

 

<기존 언어의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언어의 필요성>

 

그러나 타율이라는 기존의 공용어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하나는 타율이라는 지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팀의 목표인 득점과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점이었다. 공격력을 보다 잘 설명할 새로운 공용어를 찾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장타율과 OPS다.

 

2011년 <비욘드 더 박스 스코어>라는 미국의 세이버메트릭스 사이트에 기재된 글에 따르면, 타율의 연도별 상관관계는 0.41에 불과하다. 직전 시즌의 타율이 다음 시즌의 타율을 41%밖에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직전 시즌에 높은/낮은 타율을 기록했다고 해서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반면 장타율과 OPS는 각각 0.63씩을 기록하며 63%라는 유의미한 설명력을 보였다. 바로 이 두 지표가 SK와 힐만 감독이 주로 강조하고 지향하는 바다.

 

SK의 제이미 로맥이 대표적인 사례다. 재계약을 앞두고 낮은 타율을 들어 “정교함이 떨어진다”라는 약점을 지적받았지만, SK 프런트는 별 고민 없이 그와 재계약했다. 그리고 올 시즌 로맥은 현재 0.330의 높은 타율과 동시에 힘까지 갖춘 완벽한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SK 프런트가 일찍이 주목한 그의 파괴력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이 없다.

 

두 번째 문제점은 더 근본적인 문제였다. 야구 경기에서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많은 득점을 해야 한다. 물론 안타를 칠수록 득점할 확률은 높아지므로, 팀 타율과 득점의 상관관계는 0.89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타율보다 설명력이 더 높은 지표들이 있다는 것이다. 장타율과 OPS는 각각 0.93과 0.96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력을 훨씬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시 SK의 예시로 돌아와 보자. 타율로만 봤을 때 평균 이하였던 SK 와이번스의 공격력은 정말로 평균 이하일까? 그렇지 않다. 장타율, 그리고 OPS에 있어 SK 와이번스는 2위에 위치한다. 단순한 안타가 아니라 강하게 때린 장타를 강조한 팀의 전략은 들어맞았고, 그 결과 SK 와이번스는 (타율과 달리) 리그 평균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언어의 고급화>

 

장타를 노린 SK 와이번스의 전략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리고 비룡의 비상과 더불어 우리는 야구의 공격에서 타율만을 논하지 않는다. 가벼운 팬들 또한 장타율과 OPS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안타’와 ‘아웃’만 있었던 흑백사진에서 벗어났고, 잘 맞은 타구와 장타라는 스펙트럼이 추가된 컬러사진을 얻게 되었다. 야구라는 이름의 사전이 있다면, SK는 그 페이지를 한층 더 두텁고 세련되게 만들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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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 SK 퓨처스 파크에 만난 이석모(28) SK 퓨처스팀 매니저의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전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해요. 내가 편하다 싶으면 뭔가 꼭 펑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수첩은 필수고, 꼼꼼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니저가 부실하면 팀 전체 선수가 피해를 보게 돼요. 그래서 늘 긴장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 매니저는 SK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인물이다. 이 매니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불펜 포수를 맡았다. 인천 출신인 이 매니저는 강원도 원주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일찍 가정을 꾸리면서 생계를 위해 수입이 필요했고, 2009 SK 불펜 포수가 됐다. 사실 불펜 포수는 매년 계약을 맺는 계약직이다. 그래서 한 팀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하지만 이 매니저는 지난해까지 9년간 불펜 포수를 맡았다. 이 매니저가  내 투수들이 가장 신뢰하는 불펜 포수였기 때문이다. “석모야 혹은 석모형이라는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한 이 매니저는 2016년 구단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그해 9월 후반기 모그룹 광고에 깜짝 출연했다. ‘이석모 불펜포수 ‘SK 선수간의 연결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광고였다. 당시 광고는 야구계에 큰 화제를 모았다. 프로야구 음지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위한 광고는 이 매니저가 처음이었다. 이뿐만 아니었다. SK는 그해 10월 깜짝 행사를 열었다. ‘1000경기 출장 기념식이었다. 구단은 이 매니저에게 골든글러브를 선물했다.


이 매니저는 당시를 떠올렸다. “엊그제 일 같은 데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지난 10년 동안 별 탈 없이 선수들과 잘 지낸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성실하게 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구단에서 좋게 봐주셨어요. 참 고마웠죠. 시상식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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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니저는 올해 1월부터 보직이 프런트로 바뀌었다. SK는 지난 10년간 팀을 위해 묵묵히 희생한 이 매니저를 높이 평가했고, 공석이 생긴 퓨처스팀(2) 매니저 역할을 맡겼다. “그 동안 불펜 포수를 하면서 전력 분석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프런트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해왔습니다. 사실 제가 매니저를 맡게 될 지는 몰랐고, 구단의 제의가 왔을 때 정말 놀랐어요. 제가 그 자리를 가도 될까. 하지만 욕심이 났어요. 선수들을 위한 일이라, 더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시간이 참 빠르다고 했다. 퓨처스팀 매니저를 맡은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해까지는 시쳇말로 몸으로 때웠다. 그러나 매니저 일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지난해까지는 선수와 같이 움직였죠. 구단이 짜놓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면 됐습니다.

그런데 매니저로 오면서 제가 그런 스케줄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처음에는 와 이런 것도 신경을 써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밖에서 볼 때보다, 실제로 해보니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말 한 마디에 40~50명의 선수가 움직이니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습니다.”


이 매니저는 인터뷰 경험이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인터뷰 횟수는 10번 남짓이었다. 인터뷰 중에도 이 매니저의 핸드폰은 쉴새 없이 울려댔다. “이따가 전화드릴게요. 지금 인터뷰 중이라서요.” 오랜만에 기자를 만났고, 인터뷰 자리가 낯선지 이 매니저의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 그러면서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습니다라며 웃었다.


실제 일과는 빡빡하다. 인천 강화에 있는 퓨처스파크에 8시까지 도착한다. 지난해까지 1군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 근처에 살았지만, 새로운 일을 위해 퓨처스파크와 가까운 인천 서구로 이사했다. 그래도 1시간이 넘는 거리다. 집에서 적어도 아침 7시에는 나서야 한다. 야구장에 도착하면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오전 830분 코칭스태프 회의를 시작으로 9시 선수단 미팅이 차례로 열린다. 선수단 미팅이 끝난 뒤에는 구단 공지 사항을 선수들에게 일일이 전달해야 한다. , 엔트리를 정리해 KBO에 전달해야 한다. 오전 사무적인 일이 끝나면 그라운드로 향한다. 혹서기에는 퓨처스 경기 시작 시각이 오전 11시다. 웬만하면, 더그아웃에서 시간을 보낸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일정은 빡빡하다. 정리할 게 한둘이 아니다. 대충 업무가 마무리되는 시간은 오후 6시 전후다.


“큰 아이가 11살입니다. 지난해까지는 야구장에서 석모야 혹은 석모형으로 불리는 모습을 봤는데, 지금은 선수들이 절 매니저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이제는 아빠가 선수가 아닌 직장인이 됐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이 매니저는 인터뷰하는 동안 몇 번이나 어깨를 휘젓는 동작을 반복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여기 불펜 포수 미트도 몇 번 뺏어 낀 적도 있어요. 몇몇 선수들은 공을 받아달라라고 요청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제춘모 투수코치님이 미트를 뺏어요. 그러곤 한마디를 하죠. ‘매니저는 핸드폰과 수첩만 챙겨야 라구요.”


이 매니저에게 어떤 매니저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이 매니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가족과 같은 프런트가 되고 싶어요. 선이 없고 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편안한 매니저가 되고 싶습니다.”


스포츠월드 정세영기자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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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퓨처스팀과 루키팀은 승패의 현장 1군에서 뛸 주력 선수들을 키우는 훈련소이자 보급기지다.

꼭 특정팀의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강한 팀이 되려면 보급기지가 튼튼해야 한다.
특정인의 입김과 특정 선수의 활약 여하에 팀 성적이 좌우되지 않고 외부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되려면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SK 와이번스가 이런 확고부동한 시스템을 인천 강화도에 있는 육성의 요람 SK 퓨처스 파크에 심고 있다.
시스템 구축의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시설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 보강이 첫 번째다. 육성 기조 전환과 같은 소프트웨어 강화가 두 번째다.
세 번째 지도자 인재 육성과 같은 ‘휴먼웨어’는 새로운 시도다.
SK는 지난 5월 말 퓨처스 파크 시설 개선 공사를 마쳤다. 퓨처스 파크는 2015년 4월 개관했다.
루키필드에는 1군 선수들이 뛰는 프로야구 경기장과 해외 야구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55mm 인조잔디를 깔아 미끄러짐에 따른 부상을 방지했다.
또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내야와 동일한 크기의 베이직 필드를 새로 조성했다.
2군과 3군에서 훈련하던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갔을 때 최대한 빨리 적응하도록 한 조처다.
거액을 투자한 다른 구단보다 내실 있게 시설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조잔디를 깐 루키필드와 주경기장에서 2군과 3군 선수들이 동시에 경기를 하게 돼 훈련 집약도가 높아졌다.
육성 기조의 변화는 가장 주목할 부분이다.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출신 염경엽 단장이 지난해 부임한 이래 육성 기조는 ‘두루두루 육성’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확 바뀌었다.
그간 2군 지도자들이 온정적인 태도로 여러 선수에게 다가갔다면, 이젠 1군 무대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선수들을 추려 집중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2군과 3군 코치진과 구단 고위층은 매달 회의를 열어 유망주를 집중 육성 선수, 미래 육성 선수, 운영 선수 등으로 분류한다.
집중 육성 선수는 말 그대로 구단이 꼭 키우려는 선수, 미래 육성 선수는 성장에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선수다.
운영 선수는 이도저도 아닌 2군 선수다.
퓨처스 파크 숙소인 패기관의 입소 자격도 높였다. 신인 선수들은 의무 입소하고, 집중 육성 선수 위주로 구성원들을 물갈이했다.
이는 염 단장이 넥센 감독 시절 성공을 거둔 육성 방법에 바탕을 둔다.
염 단장은 사령탑 시절 올해는 A, 내년엔 B란 식으로 1군에 차례로 불러올릴 유망주들을 점찍고 이들에게 기회를 줬다.
김하성과 임병욱 등은 이런 절차를 밟고 체계적으로 1군에서 제 자리를 찾아갔다.
프로란 어쩔 수 없는 적자생존의 전쟁터다. 집중 육성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가혹하지만 팀을 떠날 수밖에 없게 기조가 바뀌었다.
팀 분위기가 냉정해진 만큼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SK가 새로 시도하는 일명 휴먼웨어의 시도는 신선하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기본 철학에 바탕을 두고 지도자와 선수를 모두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컬링 국가대표팀 멘탈 코치(멘탈 코칭 연구소 소속)들이 직접 한 달에 한 번씩 퓨처스 파크로 와 2군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4시간 이상 세미나를 한다.
멘탈 코치들은 프로야구 지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주입하는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선수들이 스스로 깨우치도록 지도하는 코칭(coaching) 방법을 전수한다.
야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거친 언어를 지양하고 선수들과 더 원활하게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도 알려준다.
‘알부남’(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으로 변신한 코치들 덕분에 SK 2군에선 현재 서로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넘친다고 한다.
코치들은 현재 가르치는 선수들의 성장 속도와 기량 등을 면밀하게 추적하는 보고서도 작성한다.
선수들은 SK그룹에서 오랜 기간 직원들의 정신수양을 위해 활용해온 명상을 하기도 한다.
역시 명상전문가들이 한 달에 2~3번 퓨처스 파크를 방문해 휴식 명상, 집중 명상을 지도한다.
인터벌이 있는 야구 경기의 특성상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이다.
생각을 많이 하는 선수들이 쉴 때라도 잘 쉬도록 도와주는 게 휴식 명상이다. 10명 정도가 단체로 누워서 잘 쉬는 법을 배운다.
집중 명상은 말 그대로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으로 소수의 인원만 참여한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결합된 SK의 육성 시스템은 이제 첫 발을 내디뎠다.
시스템이 정착하고, 이 시스템을 거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며, 팀도 성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SK만의 독특한 팀 문화로 굳어지길 기대해 본다.

 

연합뉴스 스포츠부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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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후반 메이저리그는 10여년만의 ‘대 홈런 시대'를 열어젖힌다. 1년 반이 지난 2017시즌, 시즌 홈런 개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홈런 홍수 현상은 극에 달했다. 그 배경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과 수비 시프트 유행으로 인해 더이상 단타로는 많은 득점을 얻어내기 어렵다는 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조용히 시작됐다. 스트라이크 존의 확장과 함께 탈삼진이 늘어나고, 볼넷이 줄어들면서 투수들의 역습을 위한 제반 환경이 조금씩 갖춰지게 된 것이다.

 

다시 SK로 시선을 옮겨보자. 사실 SK의 홈런 혁명은 미국의 상황과는 다른 지점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야수들은 미국 선수들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있지 않다. 한국의 투수들은 미국의 투수들처럼 구속이 빠르지 않다. 따라서 삼진을 당할 확률도 낮고, 땅볼을 쳐도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미국처럼 ‘강렬한 한방’을 노려야 할 동기가 많지 않은 것이 KBO리그의 토양이었다. 다만 SK에게는 한국에서 홈런을 치기에 최적격인 홈구장이 있었다.

 

홈런을 생산하기에 어느 팀보다 유리한 환경. 게임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단 하나의 플레이를 만들기 최적의 환경. 그것이 SK를 홈런 공장의 길로 이끌었다. 2016년 정의윤 트레이드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SK의 계획은 2017년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2017년, 상황이 또다시 달라진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득점 환경이 다시 달라진 것이다.

 

늘어난 삼진, 줄어든 볼넷. 이것이 지난해 KBO리그 뒤편의 보이지 않는 변화였다. 간단하게 요약해, 투수들에게 좀더 유리한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KBO리그의 최근 추세는 ‘늘어나는 탈삼진과 줄어드는 볼넷’이다.

 

사실 이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경기당 5점이 넘는 득점 잔치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에도 타자들은 ‘스트라이크 존이 넓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규칙에 맞게 판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심판진의 공식적인 견해지만, 결과만 봤을 때는 투수가 좀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실제로 리그 전체의 평균자책점은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4.87을 가리키고 있다.

 

늘어난 삼진, 줄어든 볼넷.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기시감이 느껴질 법도 하다. ‘플라이볼 레볼루션’이 대두되기 전, 메이저리그의 추세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들을 중심으로 투수의 빠른 공 평균 구속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한가지 차이점은 내야 시프트 전략이 아직까지는 KBO리그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시프트 시행 횟수는 2012년 6천여 타석에서 2017년 3만여 타석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KBO리그에서는 시프트 횟수가 정확하게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현재 SK를 제외하면 내야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팀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뒤집어서 생각해보자. 여기서 내야 시프트 전략이 성공적으로 리그 전반에 퍼진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까. 득점 감소 추세가 이어졌던, 2012~2014년 메이저리그의 환경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 삼진을 감수하는 대신, 강한 타구와 장타를 추구해 ‘한 방'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실패한 사례도 있지만 이제 ‘강한 타구'와 ‘땅볼 대신 잘 맞은 뜬공과 라인드라이브'는 타자들이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선택지가 됐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서, SK 역시 비슷한 처방을 실천하고 있다.

 

3년째 SK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는 이 전략은 3년차를 맞이해 좀더 강력하게 변모했다. 지난 2년간 SK 타선의 약점은 부족한 다소 부족했던 출루율과 득점권의 집중력이었다. 한 방이 터지는 것은 좋았지만 볼넷을 적게 얻어내며 누상에 주자를 자주 올려놓지 못했다. ‘득점권에 특별하게 강한 타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 현대 야구의 컨센서스라지만, 결과적으로 낮게 나온 득점권 타율은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 SK 타선은 리그에서 가장 자주 볼넷을 얻어내고 있고, 득점권에서도 3할 가까운 타율을 유지하며 끈적끈적한 집중력을 선보이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런 발전 속에서 3년 연속으로 타석당 홈런 생산률 단독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대로 팀 1위를 수성한다면 KBO리그 37년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팀 타석당 홈런율 1위'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3년이란 시간 동안 장타력의 메리트를 잃지 않고 약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것. SK가 장기적인 로드맵 수립과 실천에 성공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10년 전 SK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 강력해진 것처럼, 오늘의 SK 타선도 한 해가 거듭될수록 더 강하게 변모하고 있다. 10년 전 SK는 도루와 불펜을 앞세운 ‘토탈야구’로 트렌드 세터가 됐다.

 

 우연의 일치일 지도 모르지만, 홈런을 앞세운 현재 SK의 공격 전략도 다시 KBO리그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면 과장일까. 아니면 반대로 시대의 흐름이 SK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선후 관계를 뒤집어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어느 쪽이 맞든 간에 중요한 것은 하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SK 타선의 지향점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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