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

[공감(共感) W] 2014 SK 퓨처스팀을 돌아보며

SSG 랜더스 2014. 9. 22. 09:22

SK는 올해 퓨처스리그(2군 리그)에서 37승13무39패를 기록해 북부리그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 SK 퓨처스팀의 행보가 유독 관심을 끈 것은 박경완 퓨처스 감독 때문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현역 은퇴 후 곧바로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 동안 현역 은퇴 후 사령탑이 된 것은 박 감독이 처음이다.


때문에 퓨처스리그 소속이지만 구단과 언론 등 주변의 기대는 대단했다. 부임 첫해 시즌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선수 육성과 선수단 운영은 구단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이명기와 임훈 등 꾸준히 1군 무대에 선수를 내보면서 구단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박 감독은 “시즌 초보다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을 교육리그와 마무리 훈련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이 꼽은 투수 MVP 이상백


박 감독은 올해 퓨처스팀을 돌아보면서 팀 내 투수 MVP로 이상백을 꼽았다. 2010년 1차 6라운드 전체 41순위로 지명받은 우완 스리쿼터 이상백은 사파초-창원신월중-마산고-경성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다. 이상백의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32경기에 나와 1승2패 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13이다. 3.13의 평균자책점은 팀내 퓨처스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박 감독은 “이상백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피해가지 않고 맹수처럼 달려드는 모습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시즌 시작 후 좋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2군 성적도 괜찮았고, 1군 무대에서도 잘 버티는 모습을 보며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상백 선수가 이번 시즌 2군 투수들 중에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을 것이다. 선수 본인이 슬로우 커브와 같이 구질 계발에도 힘쓰는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설명대로, 이상백은 올해 1군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난해까지 1군 출전경험이 없었지만 지난 6월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고,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14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특히, 9월9월 사직 롯데전에서는 10-8로 앞선 9회말 무사 1,3루에서 등판해 상대한 첫 타자 용덕한을 내야땅볼을 유도, 홈에서 3루 주자를 잡아내 1사 1,2루를 만들었고, 이어 나온 대타 박준서를 삼진 처리했다. 계속된 위기에서 김문호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순간이었다.


이상백은 “예전에는 피해 가는 피칭을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게 해서는 내게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올해는 피해가지 않고 승부를 했던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포크볼의 구위가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그는 “올해 목표는 1군 데뷔였다. 승리와 세이브, 홀드 중 하나라도 기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목표를 달성해서 뿌듯하다”고 활짝 웃었다.



■18홈런으로 가능성 확인 시킨 야수 MVP 김도현


박 감독이 꼽은 퓨처스팀 야수 MVP는 김도현이다. 박 감독은 “처음으로 올해 퓨처스 리그에서 3할 타율에 진입을 했고. 눈에 띄는 장점들이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의 칭찬처럼, 김도현은 2군에서 알토란같은 성적을 냈다. 70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3할1푼2리, 18홈런 72타점을 올렸다. 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에 팀 내 타점 1위의 독보적인 기록이다. 박 감독은 “이번 시즌 성적을 보면 잘했다는 느낌을 받지만, 이 선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타석에서 성격이 급하다는 것. 박 감독은 “김도현 선수는 타석에서의 성격만 고친다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김도현은 “올해 목표로 세웠던 것인 20홈런과 리그 타점 5위안에 드는 게 목표였다.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게 약간 아쉽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찬스가 왔는데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면서도 “그래도 올해 장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나아졌다. 또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선구안을 꼽았다. 김도현은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구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겨울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준비를 하겠다. 올해 많은 지도와 격려를 해주신 박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P.S. 박경완 퓨처스 감독의 시즌2, 어떤 구상일까.


박 감독은 내년 시즌에 대해 “감독 생활을 하면서 세운 목표는 맞춤형 지도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를 모아놓고 자신의 선수 생활을 생각하지 말고 이 선수의 장단점, 성향을 파악하고 그 다음에 기본기를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의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선수를 3가지 기준을 가지고 분리하고 있다. 1군 백업, 단기 육성, 장기 육성 선수로 나눠서 지도하려 했다. 모든 선수에게 같은 코칭 방법으로 지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1군 백업 선수는 1~2군을 왔다 갔다 하는 선수들이고 단기 육성 선수는 이러한 선수들로 발전해야 되는 선수들이다. 마지막으로 장기 육성은 기본기가 떨어지는 선수들이다. 선수별로 차별화된 코칭을 하면 선수 본인만의 목표점이 생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 개개인이 본인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내년 시즌 SK 퓨처스팀을 기대해본다.


정세영 스포츠월드 기자 niners@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