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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SK 신인 김주한, 제 2의 조웅천을 꿈꾼다!

SSG 랜더스 2015. 9. 4. 13:28

SK 마운드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성남고, 고려대 출신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주한(23)이었다. SK는 지난달 열린 2016년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에서 대졸 최대어 김주한을 택했다. 고려대 1학년 때부터 에이스 역할을 해온 김주한은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며 ‘정기전의 사나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무대에도 강하다. 마운드 위에서 넘치는 자신감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무엇보다 김주한의 야구인생 롤모델은 SK 조웅천(44) 코치, SK의 지명을 받은 덕에 인연의 고리가 연결됐다. 김주한은 조 코치와 만날 날을,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마운드 위에 설 그 날을 고대하고 있다. 


◇자신감, 가장 큰 재산


김주한은 경북 경주 출신이지만 경주중학교 시절 경주고교의 야구부 해체로 서울에 야구 유학을 왔다. 중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주한은 성남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했다. 입학과 동시에 팀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했고, 대학 무대 손꼽히는 옆구리 투수로 주목받았다. 김주한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4년 내내 팀의 1선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김주한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제구력도 좋다. 연투와 완투능력도 갖춰 프로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쓸 수 있다는 평가다. 


김주한의 스카우트 리포트를 보면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운용하는 것이 강점’이라고 나와있다. 김주한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있게 던지는 게 내 스타일이다. 홈런을 맞더라도 의미를 두지 않고, 경기의 일부라 생각한다”면서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야구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마운드에서 그 스타일대로 던지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속 140km 초반대의 직구로도 ‘쳐볼테면 쳐보라’는 식의 배짱넘치는 투구를 하는 것이 야구선수 김주한이다. 



◇김현수 선배와의 대결 기대


김주한은 SK의 지명을 받고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높은 지명이었기 때문이다. 1차 지명된 정동윤을 제외하면 SK가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지명한 첫 번째 투수다. 김주한은 “명문팀이자 강팀인 SK에 지명돼 기쁘다. 설레는 마음은 더 크다. 기대도 되고, 새로운 곳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이 걱정도 된다”며 “3, 4라운드에 지명되지 않을까 했는데 2라운드에서 내 이름을 부르길래 놀랐다. 부모님은 부산에 계시는데 지명된 뒤 전화를 드렸다. 수화기 너머로도 기뻐하시는 게 느껴졌다”며 행복해했다. 


SK는 당장 내년부터 김주한을 중간계투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주한은 “사이드암 투수는 프로에서 선발투수보다 불펜에서 더 많이 활약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난 상관 없다. 1군에서 던질 수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던질 수 있다. 몸도 빨리 풀리는 편이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아직 인천에서 공을 던져본 적이 없어 더 설렌다. 김주한은 “인천에도, SK행복드림구장에도 아직 가본 적이 없다. 강화(퓨처스구장)에도 가본 적이 없다. 내년 2월 졸업하는데 언제 갈지 아직 모르겠지만 빨리 가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주한이 그리는 프로무대에서의 기분좋은 상상은 두산 김현수(27)를 상대하는 것이다. 그는 “1군에 있는 타자들은 다 만나보고 싶다. TV로 경기를 보다 보면 다들 너무 잘 치는 것 같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면서도 “특히 김현수 선배님과 상대해보고 싶다. 좌타자 중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 아닌가. 사이드암 투수들은 좌타자에 약하다고들 한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며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다면 좌타자에게 자신있는 것일까? 김주한은 “투수는 점수를 안주고 싶어도 줄 때가 많다. 점수를 덜 주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는 것이다. 대학 때도 좌타자한테 강하기보다 좌타자한테도 편하게 던졌던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내 스타일은 언제나 자신있게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웅천 아바타, 조웅천을 만난다


김주한에게 조 코치의 존재는 남다르다. 김주한은 “고등학교 때부터 동영상으로 조웅천 코치님의 영상을 보고 많이 배웠다. 영상을 보면서 어떤 폼으로, 어떤 변화구를 던지는지, 어떤 볼배합을 하는지 자세히 봤다. 특히 서클체인지업이 좋다고 생각했고, 동영상을 많이 보며 배웠다”면서 “이제 SK에 가면 만날텐데... 신기할 것 같다. 이제 영상이 아니라 직접 배울 수 있다니 기대된다”며 잔뜩 들뜬 모습을 보였다. 조 코치도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프로에서 19시즌을 뛰며 64승 54패, 89홀드, 98세이브, 통산 방어율 3.21을 기록했다. 


프로 입성을 앞두고 있는 김주한의 눈은 여전히 조 코치를 향한다. 김주한은 “다치지 않고 1군에서 오래,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 조 코치님도 19년을 하셨다. 나도 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웅천 아바타를 자처하는 김주한은 자신의 우상을 뛰어 넘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밝혔다. 조 코치를 쫓아가다보면 프로야구와 SK 구단 역사에도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남길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웅희 스포츠서울 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