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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비룡군단 유망주 조성모, "SK는 내 은인, 빚 갚겠다!"

SSG 랜더스 2016. 5. 30. 10:16

육성선수 출신인 SK 내야수 조성모(24)가 퓨처스리그(2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9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400, 2홈런, 4도루, 출루율 0.509, 장타율 0.644로 상승세다. 2군 무대가 너무 좁아 보인다. 현재 SK 1군 내야에 빈자리가 없다지만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조성모를 그냥 둘 리 없다. 조성모 역시 한 때 좌절의 구렁텅이에 빠지려던 자신에게 손길을 내민 SK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SK에 갚을게 많다!


청구초교, 홍은중, 경동고를 거쳐 경희대를 나온 조성모는 대학 시절 손꼽히던 내야수 중 한명이지만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조성모는 “4학년 때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뛰지 못해 그런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지명은 될 줄 알았는데 지명도 안 돼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SK로부터 육성선수 제의를 받았다. 가장 먼저 연락을 해줘 너무 감사했다. 꼭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SK에 입단해 첫번째 치른 연습경기에서 조성모는 오른손 손목 골절 부상을 당하는 불운에 울었다. 그는 “경기 중에 계속 참고 하다가 점점 손목에 힘이 안 들어가고, 통증이 심해졌다. 정말 눈 앞이 캄캄했다.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이렇게 안 풀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부상과 재활로 2014년 시즌까지도 거의 날리며 상심에 빠져 있던 조성모는 방출까지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SK는 조성모에게 더 기회를 주기로 했고, 조성모는 올시즌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조성모는 “SK는 내 야구 인생의 은인이나 마찬가지다. 열심히 해서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모는 기본적으로 충분한 자질을 지닌 선수다. 준수한 수비력과 주력, 타격 센스를 지녔고 성실하다. 대학 말년과 프로 초년의 운이 따르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 처음으로 1군과 캠프를 함께하며 급성장했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와 미국 플로리다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도 중도 합류해 소화했다. 1군과 함께하며 조성모는 “1군 캠프에 합류했던 게 처음이었다. 훈련량도 많았지만 즐거웠다. 좌절보다도 희망을 봤다. 타격과 수비, 주루 모두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 나도 박진만 코치처럼!


조성모는 대학 시절 2루와 3루, 유격수 등 다양한 내야 포지션을 경험한게 큰 장점이다. 현실적으로 조성모가 1군의 비좁은 틈을 파고들기 위해선 백업 요원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조성모가 경기 상황에 맞게 맞춤형 퍼즐로 끼워넣을 수 있으니 유리할 수밖에 없다. 조성모도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고, 퓨처스리그에서는 주로 유격수와 3루수로 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도 좋지만 타격에 점점 눈을 뜨고 있는게 고무적이다. 조성모는 “여유가 좀 생겼다. 준비 동작이 급했는데 이동수 코치님께서 ‘타이밍을 좀 여유있게 잡아보라’고 하셨고, 김무관 코치님께서 ‘항상 윗손이 빠르면 안된다. 몸과 머리만 도망가지 않으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이제 공도 잘 보이고, 내 스윙도 할 수 있게 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육성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은 조성모는 팀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였다. 하지만 1990년대를 풍미한 가수 조성모와 이름이 같은 덕분에 동료들과도 빠르게 친해졌다. 그는 “초등학생 때 가수 조성모를 알았다. 유명하지 않았는가. 이름이 같다 보니 SK에 처음 왔을 때도 주변에서 노래를 잘하는 지 많이들 물어봤다. 노래는 잘하진 못하고 그냥 보통”이라며 웃었다. 야구를 잘해서 가수 조성모보다 야구선수 조성모가 더 유명해지는 것도 목표라면 목표다. 조성모는 “야구만 잘하면 가수 조성모와 이름이 같은게 도움될 것 같긴 하다”며 웃었다. 하지만 동명이인 가수보다 팀 선배이자 스승인 SK 박진만 수비 코치처럼 되고 싶은게 진심이다. 조성모는 “박진만 코치님이 수비하시는 것을 눈 앞에서 봤다. 굉장히 편하게 하시더라.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화려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수비를 하고싶다. 1군에 진입해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1군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게 될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


이웅희 스포츠서울 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