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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박승욱 '미래 팀 내야 주인공은 나'

SSG 랜더스 2016. 7. 19. 14:13

SK 와이번스가 지난 2000년 KBO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후 올 시즌까지 많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내야수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많다.

 

핫코너로 꼽히는 3루수는 '터줏대감' 최정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김태균(현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에 이어 2007시즌 부터 지금까지 그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최정과 함께 또 다른 터줏대감은 2루수 정근우(현 한화 이글스)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2013시즌 종료 후 이적할 때까지 SK 내야진에서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포스트 정근우를 찾는 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근우가 팀을 떠난 뒤 나주환에 이어 김성현이 2루수를 주로 맡았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지난 2012년 SK 유니폼을 입은 박승욱이다.


 

그는 대구 토박이다. 연고지팀을 따랐다면 SK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을런지 모른다. 박승욱은 "아쉬운 마음은 없다"며 "SK에 입단했고 여기에서 꼭 자리를 잡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1군 출장 경험은 적은 편이다. 입단 첫 해인 2012시즌 1경기에 나왔다. 공교롭게도 초중고 시절 늘 지켜봤던 삼성과 맞대결이다. 그는 2012년 6월 2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박승욱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웃었다.

 

그는 2013시즌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정근우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군 출장 횟수도 데뷔시즌과 견줘 조금 늘었다. 박승욱은 2013년 15경기에 나왔다. 첫 안타와 타점도 기록했다. 그러나 1군 진입 장벽은 높았다.

 

프로 2년 차 시즌을 마친 뒤 군 입대를 결정했다. 이유는 있었다. 그는 "왼쪽 어깨를 다쳤다"며 "수술까지 받았다. 그러는 가운데 병역 문제도 먼저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역 판정을 받지 못해 상무(국군체육부대)나 경찰청에 지원할 수 없었다. 팀에 남아 더 운동을 할까도 고민했으나 부상에 따른 재활과 치료가 우선했다. 박승욱은 공익근무요원으로 24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첫 1년은 집과 가까운 대구에서 근무를 했고 마지막 1년은 SK 퓨처스 선수단이 있는 강화 인근에서 보냈다. 박정욱은 "매일 근무를 마친 뒤 퓨처스파크로 가 운동을 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8일 소집해제돼 병역 의무를 마쳤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9일) 퓨처스 선수단이 있는 강화로 왔다. 박승욱은 "하루라도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며 "야구가 너무 하고 싶어서 집에 가지 않고 SK퓨처스파크로 곧바로 왔다"고 말했다.


 

SK 소속 선수로 다시 등록을 하고 퓨처스리그 경기에 뛴 건 지난 2일 열린 두산 베어스전부터다. 그런데 전반기 일정이 끝났다. 박승욱은 지난 13일 열린 LG 트윈스전까지 7경기에 나왔다. 그는 "아쉽다"고 했다. 그 7경기까지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4도루를 기록했다.

 

적은 출장 횟수지만 잘 치고 잘 달렸다. 박승욱은 "야구를 하고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즐겁다"고 싱글벙글이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기 때문에 체력 보강은 필수다.

 

1군과 달리 낮경기를 주로 하는 퓨처스리그 특성상 체력은 중요하다. 1군에 콜업된 뒤 그곳에서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체력을 키우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

 

박승욱도 "솔직히 경기가 있는 날이던 없는 날이던 팀과 개인 운동을 한 뒤 웨이트트레이닝은 정말 힘들다"며 "지겹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지만 참고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힘이 든 부분들이 앞으로 1군에 올라간 뒤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보강 방법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말고 하나가 더 있다. 박승욱은 "잘 먹고 쉴 때 푹 쉬는게 제일인 것 같다"고 웃었다.

 

수비에서는 송구, 타격에서는 자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체를 이용한 스윙이다. 그는 "자나깨나 두 가지는 늘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퓨처스리그에서 2루수 뿐 아니라 유격수로도 나왔다. 그는 "그래도 2루수보다는 유격수가 좀 더 수월한 것 같다"고 했다. 내야수 중 가장 수비 범위가 넓고 힘들다는 자리다.

 

박승욱은 "초중고 시절 유격수 자리에서 많이 뛰었다"며 "그자리(유격수)에 서서 보이는 시야와 각도가 내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자리 외에도 나머지 내야 포지션도 소화가 가능하다.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셈이다. 박승욱은 "1군에서 성공하려면 확실한 한 자리를 찾아야하는데 걱정이 조금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멀티포지션 소화도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1군 콜업을 위해 퓨처스 동료들과 열심히 운동하고 있겠다"며 "준비를 잘해 1군에 올라가게 되면 꼭 버텨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