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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10년을 바라본 SK의 미래 유격수, 박성한

SSG 랜더스 2016. 8. 25. 11:45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목표는 명확했다.


미래 주전 유격수 자원을 발굴하는 게 1차 목표였다. SK 송태일 스카우트는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유격수였다. 팀내 사정을 고려한 최우선 순위였다"고 했다.


실제 그렇다. 현재 SK 유격수는 외국인 선수 헥터 고메즈다. 박승욱과 최정용 등 좋은 유격수 자원이 있다. 하지만, 그 뒤를 잇는, 그리고 좋은 경쟁구도를 그릴 만한 유격수 요원은 부족한 것이 팀의 현실이다.

때문에 팀의 10년을 바라보는 유격수 자원 확보가 올해 SK의 신인드래프트 1차 목표 중 하나였다.


 주인공은 박성한이다. 2라운드 6순위로 비룡 유니폼을 입었다.


천 효천고 출신이다. 1m 79cm, 74㎏의 체격 조건을 지니고 있다.


최대 강점은 수비다. 유격수로서 수비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평가가 더 정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공을 쫓아가는 스텝, 받는 핸들링, 그리고 던지는 송구가 모두 대단하다. 여기에 상황에 맞는 수비 센스를 갖추고 있다. 유격수 수비로는 흠잡을 데가 없다.


올해 고교 유격수 '빅3'가 있다. 박성한은 '빅3' 중 최고의 수비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한다.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부분이다.


송 스카우트는 "사실 유격수 수비에서 스텝, 핸들링, 송구를 모두 갖춘 선수는 찾기 어렵다. 박성한은 이 모든 것을 갖춘 선수"라며 "청소년 대표 중에서도 수비만큼은 최고"라고 했다.


순천 효천고 장근태 수석코치 역시 박성한의 최대 강점을 "기본적으로 좋은 스텝과 핸들링은 고교 최고"라고 평가했다.


타고난 자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는 순천 효천고에 들어올 때만 해도 깡마른 체형이었다. 장 수석코치는 "당시 몸무게가 60㎏ 정도였다"고 했다.


순천 효천고는 훈련이 많은 팀으로 유명하다. 하루에 네 차례씩 훈련을 시킨다.



박성한은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수비에는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격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원인은 파워 부족이었다. 박성한은 "파워가 떨어지다 보니 빠른 공을 대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공이 밀리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다. 3학년 때 극적 반전이 있었다.


박성한은 각성했다. 그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파워가 조금씩 붙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얻었고, 타석에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1, 2학년 때는 시키면 하는 수동적 자세였다면, 3학년 때부터는 능동적으로 웨이트 훈련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집안 형편도 그렇게 좋지 않다. 3학년 올라오면서 뭔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야구에 더욱 집중했다"고 했다.


결국 3학년 때 타격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수비는 더욱 좋아졌고, 타격 역시 3학년 들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계속 발전하는 매력적인 선수"라고 했다.


이 평가에는 장근태 수석코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비는 고교 최고 수준이었지만, 타격에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3학년에 올라오면서 기량이 늘고 있다"고 했다.


박성한은 자신이 2순위로 지명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그는 "유격수로서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장근태 수석코치는 애제자에 대해 "인성이나 근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강훈련을 스스로 알아서 할 만큼 성실하다. 다만 걱정은 워낙 착한 선수이기 때문에 약간씩 주눅드는 모습이 있다. SK에서 잘 배려해 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박성한은 "프로에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파워를 계속 보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주눅이 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항상 배우는 자세를 가지려고 한다. 선배님들의 장점을 흡수해서 꼭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SK는 고메즈가 주전 유격수다. 그 뒤를 박승욱이 뒷받침하고 있다. 최정용은 내년 군입대가 예상된다. 박승욱이 2~3년 안의 SK 미래라면, 박성한은 10년을 내다본 선택이다. 파워만 장착한다면, 제 2의 손시헌, 제 2의 김재호가 탄생할 수도 있다. 


류동혁 스포츠조선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