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 336

[공감(共感)W]전국방방곡곡, 하루 4경기, 스카우트팀의 하루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선수를 뽑는 일을 '달빛 속에서 미인 고르기'라고 표현한다. 전국 곳곳에 숨어 있는 최고의 재목들을 골라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 잘 고른 신인 한 명이 구단의 10년을 결정할 수도 있다. 스카우트들의 임무가 그래서 막중하다. '잘해도 본전, 못하면 역적'이라 더 힘든 직업이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 해부터 빛을 보는 사례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라 3∼4년 뒤의 장래성까지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히 보람도 있다. 고르고 골라 뽑은 선수가 1군에서 마침내 제 기량을 뽐내는 순간, 비로소 스카우트들은 두 발을 뻗고 잠을 청한다. SK 와이번스 스카우트 그룹도 그렇게 1년을 살고 있다. 수많은 유망주들 가운데 SK의 미래를 밝힐 선..

[공감(共感)W]SK, 타격의 언어를 바꾸다

SK 와이번스의 팀 타율은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순위로는 10구단 가운데 6위에 위치한다. 선수 개개인별로 봐도 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규정타석 기준 타율 10걸 가운데 SK 와이번스 소속인 선수는 없다. 오랜 기간 사람들은 타율을 공격력의 ‘언어’로 활용해왔다. 우선 타율의 계산은 안타 개수를 타수로 나누기만 하면 돼서 간편하다.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야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뻗는 짜릿한 안타는 공격력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제회의에서 영어가 공용어이듯 선수부터 코치와 감독, TV의 중계진, 언론, 그리고 팬들까지 이 공통의 언어 하나를 통해 소통해 왔다. 그러나 타율이라는 기존의 공용어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하나는 타율이라는 지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었고, 둘째는 팀의 ..

[공감(共感)W]이석모 불펜포수, 퓨처스팀 매니저되다

인천 강화 SK 퓨처스 파크에 만난 이석모(28) SK 퓨처스팀 매니저의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전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해요. 내가 편하다 싶으면 뭔가 꼭 펑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수첩은 필수고, 꼼꼼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니저가 부실하면 팀 전체 선수가 피해를 보게 돼요. 그래서 늘 긴장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 매니저는 SK 야구팬들에게 낯익은 인물이다. 이 매니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불펜 포수를 맡았다. 인천 출신인 이 매니저는 강원도 원주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일찍 가정을 꾸리면서 생계를 위해 수입이 필요했고, 2009년 SK 불펜 포수가 됐다. 사실 불펜 포수는 매년 계약을 맺는 계약직이다. 그래서 한 팀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하지..

[공감(共感) W] 시설은 알차게, 육성 기조는 치열하게, 인재 교육은 신선하게

프로야구에서 퓨처스팀과 루키팀은 승패의 현장 1군에서 뛸 주력 선수들을 키우는 훈련소이자 보급기지다.꼭 특정팀의 사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강한 팀이 되려면 보급기지가 튼튼해야 한다. 특정인의 입김과 특정 선수의 활약 여하에 팀 성적이 좌우되지 않고 외부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되려면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SK 와이번스가 이런 확고부동한 시스템을 인천 강화도에 있는 육성의 요람 SK 퓨처스 파크에 심고 있다. 시스템 구축의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시설 확충과 같은 하드웨어 보강이 첫 번째다. 육성 기조 전환과 같은 소프트웨어 강화가 두 번째다. 세 번째 지도자 인재 육성과 같은 ‘휴먼웨어’는 새로운 시도다. SK는 지난 5월 말 퓨처스 파..

[공감(共感)W]플라이볼 레볼루션, 어벤져스보다 재미있는 인천야구- (2)

2015년 후반 메이저리그는 10여년만의 ‘대 홈런 시대'를 열어젖힌다. 1년 반이 지난 2017시즌, 시즌 홈런 개수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홈런 홍수 현상은 극에 달했다. 그 배경에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과 수비 시프트 유행으로 인해 더이상 단타로는 많은 득점을 얻어내기 어렵다는 변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조용히 시작됐다. 스트라이크 존의 확장과 함께 탈삼진이 늘어나고, 볼넷이 줄어들면서 투수들의 역습을 위한 제반 환경이 조금씩 갖춰지게 된 것이다. 다시 SK로 시선을 옮겨보자. 사실 SK의 홈런 혁명은 미국의 상황과는 다른 지점에서 시작됐다. 한국의 야수들은 미국 선수들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갖고있지 않다. 한국의 투수들은 미국의 투수들처럼 구속이 빠..

[공감(共感)W]SK와이번스 혁신의 5가지 방향성

SK 와이번스는 ‘철학적’인 팀이다. 2014년 취임한 최창원 구단주 체제 이후 이런 지향성은 한층 강화됐다. 여느 야구단과 달리 SK는 ‘왜 야구단을 운영하는가?’와 같은 ‘가치’에 주목한다. 승리에 관해서도 ‘어떻게 이겨야 하는가’ 같은 과정과 방식에 집중한다. 성과(승리) 자체가 아니라 ‘왜’와 ‘어떻게’에 시선을 두는 것이다. 과거 SK는 그토록 이겼음에도(2007년, 2008년,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 정작 존경받는 팀의 반열에 서지 못했다. 오히려 이길수록 내부적 피로감과 외부의 적대감이 짙어지는 상황 속에서 ‘이렇게 팀을 운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회의에 빠졌다. 2011년 8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SK의 전방위적 시도는 큰 틀에서 ‘시스템의 재설정’이었다. 물론 시행착..

[공감(共感)W]플라이볼 레볼루션, 어벤져스보다 재미있는 인천야구

시계를 잠시 10년 전으로 돌려보자.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이 흐르기 전, SK 왕조의 불길이 거세게 리그에 휘몰아치던 시절. 와이번스의 10년 에이스, 김광현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던 그때. 많은 것이 바뀌기 전이었고, 많은 것이 지금과는 달랐다. 많은 추억이 떠오르겠지만, 초점을 작고 사소한 것 하나에 맞춰보자. 당신은 그때 전광판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 시절만 해도 전광판의 볼카운트는 지금과 다른 모양새로 표시되고 있었다. 스트라이크-볼-아웃 순서. S-B-O 순서는 오늘날 B-S-O로 표시되는 순서와는 달랐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풀카운트’라고 하면 ‘2스트라이크 3볼’이라고 풀어내지, ‘3볼 2스트라이크’라고 하지 않는다. 작지만 다소 거슬릴 수도 있는 이 변화는 몇 년 전 미국의 볼..

[공감(共感)W]2018 주장 이재원, "야구 잘하겠습니다"

SK 와이번스의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캠프를 취재했다. 3월 8일이었다. 한화와의 연습경기가 예정됐던 날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세차게 내렸다. 일찌감치 평가전은 취소됐다.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다른 KBO 팀들에 비해 SK의 형편이 나은 점이 있다. 구시카와 구장 바로 옆에 돔 연습장이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이곳으로 옮겨 실내훈련을 할 수 있다. 이날도 그랬다. 기자는 관찰하는 직업이다. 선수들의 실내 훈련을 지켜보던 중, 인상적 장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SK 박경완 배터리코치가 포수 두 명을 앉혀놓고, 긴 얘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 포수는 이재원(30)과 허도환(34)이었다. 순간 든 생각, ‘아, 이제 SK에도 포수가 몇 없구나.’ 박경완은 은퇴 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정상호는..

[공감(共感)W] ‘내일은 1군’ 퓨처스팀에 피어난 20가지 희망 -투수 편

희망은 누구나 품을 수 있어 공평하다는 말이 있다. 어쩌면, 기량 발전의 여지가 더 큰 퓨처스리그에서 피어나는 희망이 더 찬란하고 생명력 있을 수도 있다. SK 퓨처스팀(2군)의 겨울도 1군 못지않게 힘찼다.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10일까지 26일간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캠프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로 얻은 것이 많은 캠프였다. 비록 1군 캠프에 가지는 못했고, 아직은 1군 경험도 없거나 일천하지만 “내일은 1군”을 꿈꾸는 참가자 20명의 희망적인 리포트. 강지광 / 우완정통파 / 배번 25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혔다. LG와 넥센을 거치며 줄곧 야수로 뛰었지만, SK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투수로 대성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투수 전향..

[공감(共感)W] SK와이번스 유망주 '야탑고 3인방'

“쟤네 장난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 SK를 이끌어 갈 투수들입니다. 한번 보실래요?” 약 보름 전의 기억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SK 캠프를 취재하는 도중,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7)이 기자의 팔을 끌어당겨 그라운드를 나란히 걷고 있는 3명의 투수를 한번 보라고 했다. 그러고는 각종 칭찬을 늘어놓았다. “당장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박종훈의 주장이다. 박종훈뿐 아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서도 캠프 기간 내내 이들 3인방의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베테랑 투수들 역시 올해 캠프에서 이 3명이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 입을 모았다. 무슨 사연일까. SK 선수단에서 극찬을 받은 3명은 ‘야탑고 3총사’인 이승진(23), 정동윤(21), 이원준(20)이다. 이들은 1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