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 땅에서 선수단과 함께 식사 및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1년에 딱 한 번뿐인 기회. SK 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에 27의 팬들이 떴다.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발한 팬 투어 참관단은 오후 간단한 여행 코스를 마친 뒤 그토록 고대했던 선수단 숙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튿날부터는 현지 관광과 연습경기 참관 등을 한 뒤 25 34일 일정을 마쳤다.

 

●김용희 감독선수단 격려 위해 방문 감사합니다

선수단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김용희 SK 감독은 먼 길을 찾아온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선수단을 격려해주기 위해 오키나와까지 찾아줘 감사하다 “115일부터 진행된 플로리다 1차 캠프를 마치고 지금 2차 캠프를 진행 중이다. 여러분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드리기 위해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보다 10배 더 노력하고 있는 주장 조동화, 최고참 박진만, 막내 이현석, 그리고 코칭스태프, 운동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프런트가 있다. 여러분 가슴 속에 의문 부호가 있을 수 있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장 조동화는멀리까지 찾아와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올해는 꼭 좋은 성적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소중한 시간, 추억을 만들고 오늘만큼은 선수들도 합심해 잘 놀아보겠다고 밝혔다. 선수단의 환영사에 팬 대표 김상관씨는선수들 모두 프로 아닙니까라면서건강하고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어인천 사랑, 야구 사랑’, ‘인천, SK’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팬들과 하나된 시간

선수단과 팬들이 하나로 어우러졌다. 선수들은 식사 전부터 팬들과 일일이 사진 촬영, 사인 등 팬서비스에 여념이 없었다. 처음의 다소 서먹서먹했던 분위기를 180도 바꾼 것은 레크리에이션이었다. 순식간에 2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유쾌했던 시간이었다.

 

이날의 메인 게임은 빙고 게임이었다. 빙고를 진행하는 과정에 텔레파시 게임, 가요 및 CF 제목 맞히기, 제기차기 등을 진행했다. 특히 제기차기가 흥미로웠다. 제기에 익숙하지 않은 트래비스 밴와트가 3개로 포문을 열었고 뒤를 이어 등장한 선수들이 개수를 늘려나갔다. 채병용은 10개 이상을 차며 당당히 1위를 차지하나싶었지만 복병이 있었다. 마지막 순서로 나선 나주환이 무려 20개를 차며 채병용을 상석에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엄마 같은 팬, 아들 같은 선수

조동화와 그의 열혈 팬 이점순(58)씨는 행사 내내 눈길을 끌었다. 조동화와 나란히 테이블에 앉은 이씨는 행복한 미소를 짓고사랑해요, 조동화를 크게 외치기도 했다. 이씨는조동화 선수를 응원한지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아들처럼 느껴진다. 좋아하는 선수들을 직접 만나니 좋고 신기하다고 기뻐했다. 조동화는캠프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쌓이는데 덕분에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평소 야구장에서도 많이 뵐 수 있었고, 어머니 얼굴과도 많이 닮아 또 한 명의 어머니 같다고 웃었다.

 

김광현 마킹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 팬 최성원(13)군은 실제 우상과 한 자리에 앉았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용기 내어 김광현에게 쏟아냈다. 어린이 팬의 질문 공세에 김광현은 당황하지 않고 친절하게 답했다. 최군은처음 야구를 봤던 시기가 2010년 한국시리즈 1차전인데 김광현 선수가 엄청 잘 던졌다. 그 때부터 팬이 됐다. ‘야구를 언제 시작했는지’, ‘가장 재미있을 때가 언제인지등을 물어봤다. 평소 좋아했던 선수와 시간을 보내니까 정말 좋았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처음 캠프에 참가해 리듬감 넘치는 춤 사위를 뽐낸 신인 포수 이현석은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까워지고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사이처럼 편해졌다. 팬들의 좋은 기운을 받아 올해 야구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비가 선사한 선수들의 연습현장

둘째 날 아침 팬들의 숙소에서는 여기 저기서 아쉬움의 탄성이 들려왔다. 넥센과의 연습경기를 볼 생각에 들떠 있던 팬들에게 우천취소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정규시즌이 끝난 후 오랜만에 눈 앞에서 펼쳐질 선수들의 플레이를 기대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실망은 잠시, 팬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제공됐다. 바로 선수들의 실내 훈련 현장 체험이었다. 연습경기가 펼쳐지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구시가와 야구장의 실내 연습장은 한국 팬들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현지 팬들과 많은 언론사들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팬들은 각자 좋아하는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눈 앞에서 숨죽여 지켜보며 내년 시즌 그들의 활발한 플레이를 응원했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며, 그들은 오키나와의 단비가 선사한 선물을 받았다며 함박 웃음꽃을 띄웠다.

 


●요미우리 팬들을 사로잡은 응원소리

모든 팬들이 기다리던 SK와이번스의 연습경기가 성사됐다. 오락가락하던 오키나와의 날씨 때문에 마음 졸임도 잠시, 경기가 시작되고 비를 맞으면서도 팬들의 응원소리는 줄어들 줄 몰랐다. 이 날은 특히 일본 프로야구 명문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여서 많은 현지인들이 관중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단 27, 선수들의 응원가를 열창하는 한국 팬들은 오랜만에 신명난 모습이었다. 적은 인원임에도 불구하고 와이번스 팬들의 응원소리는 야구장을 꽉 채웠다. 처음에는 SK와이번스의 응원 문화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사진을 찍던 요미우리 팬들은, 금세 적응하여 함께 박수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응원소리에 호응했다. 비록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는 7 13으로 패했지만, 선수들의 적극적인 플레이를 볼 수 있었던 팬들에게 새로운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SK와이번스의 공통점이 만들어낸 또 다른 가족

일본 오키나와의 한 식당에서는 한국어를 쓰는 27명의 대화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팬 투어의 마지막 밤이 저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참가한 대학생부터 아들딸과 함께 방문한 아빠까지 유난히 이번 팬 투어는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가진 팬들이 모였다. 그들의 어색했던 첫 만남은 ‘SK와이번스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공통분모에 눈 녹듯 사라졌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응원하고 관광하면서 또 다른 가족이 된 팬들은 오키나와에서의 추억을 마음에 담은 채 올시즌 문학야구장에서 다시 만나자며 다음을 약속했다.


김지섭 한국스포츠 기자 onion@hk.co.kr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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