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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신인왕 꿈꾸는 SK의 미래, 이건욱

SSG 랜더스 2014. 1. 7. 20:00



SK는 2014년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에서 인천 동산고 출신의 우완 에이스 이건욱(19)을 지명했다. 183cm, 82kg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이건욱은 201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방어율 0.48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구속 140km 중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구단 관계자는 “대담하고 볼끝이 좋다. 제구력만 보완하면 대형 투수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SK의 지명을 받은 이건욱도 기쁘긴 마찬가지다. 그는 “인천 연고 팀의 지명을 받아 기분 좋다. SK 같은 명문구단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라면서 “선배님들이 하나하나 다 얘기해주며 알려주신다. 프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신경써주신다”며 즐거워했다.


SK는 유망주 이건욱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8월 계약 후 이건욱을 바로 9월 17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츠데일에서 열린 교육리그와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마무리 캠프까지 보냈다. 그 만큼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이건욱은 “교육리그에서 미국 타자들과도 상대해보고 좋은 경험을 했다”며 웃었다.


이건욱은 SK의 기대 아래 쑥쑥 성장하고 있다. 교육리그와 마무리 캠프에서 변화구 습득에 열중했다. 그는 “고교 시절에는 힘으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맞혀 잡는 요령을 익히려 한다. 교육리그에서 변화구를 익히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건욱은 고교 시절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구사했다. 하지만 교육리그에서 가이 컨티 인스트럭터에게 체인지업을 배웠다. SK 김원형 코치로부터 커브도 전수받았다. 이건욱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마무리캠프를 통해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시즌 시작 전까지 남은 기간 실전 무대에 쓸 수 있도록 가다듬을 계획이다.


이건욱은 고교 2학년 때부터 청소년 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유망주다. 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 과감히 변화를 택했다. 쉽지 않지만, 젊은 패기로 도전하고 있다. 이건욱은 “프로는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도 프로 타자들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프로에선 체인지업과 커브를 장착해야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주위에서 얘기를 많이 하신다. 열심히 해서 내 것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SK에서 도약을 꿈꾸는 이건욱은 팀 선배 윤희상(29)을 롤모델로 삼았다. 노련하게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에 매료됐다. 그는 “윤희상 선배를 닮고 싶다. 꾸준히 선발로 팀을 지키는 모습이 든든하다. 윤희상 선배처럼 선발로서 자리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희상 역시 뛰어넘고 싶은 게 그의 속내다. 그는 “끝까지 팬들의 기억에 남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목표를 밝혔다.


프로에서 내로라하는 선배 타자들과의 승부도 기대하고 있다.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국내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한 넥센 박병호와의 승부 역시 짜릿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욱의 목표는 박병호보다 이용규다. 거포보다 기교파를 잡을 때 더 큰 희열을 느낀다는 이건욱이다. 그는 “힘 있는 타자보다 잘 맞추는 타자들을 잡을 때 더 기분이 좋다. 잘 맞추는 타자들이 투수들에게 더 힘들다. 그런 타자를 꼭 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로 데뷔를 앞두고 있지만 이건욱은 공식적으로 아직 고등학생이다. 2월 고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래도 이미 프로선수나 마찬가지다. 내년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몸 상태도 최상이다. 이건욱은 “아픈 곳도 없다. 몸 상태가 좋다. 보통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오면 부상으로 재활군에 간다고 한다. 난 아프지 않고 살아남고 싶다. 1군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이건욱의 1차 목표는 건강하게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1군 무대 프로 첫 승 달성 시기도 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건욱은 “아프지 않는 게 먼저다. 아프지 않고 열심히 하면 1군에 남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심 그는 신인왕을 바라보고 있다. SK는 2000년 투수 이승호(현 NC)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건욱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이건욱은 “신인왕 타이틀이 욕심난다. 하지만 목표를 크게 가지면 실망감도 클 수 있다. 다치지 않고 1군에서 뛰게 돼 기회를 잡는다면 도전해보겠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웅희 스포츠서울 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