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는 2015 프로야구 2차 신인 지명회의가 열렸다. 총 103명의 선수들이 지명된 가운데 SK 와이번스 역시 뽑을 수 있는 최대 숫자인 10명의 선수를 선택했다.

 

이날 SK 테이블은 거침없이 선수를 호명해 나갔다. 그만큼 원하는 선수들을 뽑았다는 뜻이고, 이는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SK의 신인 지명회의를 몇 가지 숫자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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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드래프트는 한화-KIA-NC-SK-롯데-넥센-LG-두산-삼성-kt 순으로 진행됐다. 1라운드에서 이 순서로 진행됐다면 2라운드에서는 앞에 언급한 역순으로 선수들을 지명했다.

 

드래프트 초반에는 모든 팀들이 선수들을 곧바로 지명했다. 하지만 라운드가 접어들 수록 선수 선택의 시간이 길어졌다. 이 때 각 팀들은 사회자에게 '타임'을 요청하고 2분 안팎의 시간동안 회의를 진행한다.

 

'타임'을 부른다는 것은 당초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대부분의 팀들이 타임을 요청했지만 SK만은 단 한 차례의 타임도 없이 10차례 지명을 마무리했다.

 

우연은 아니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만족스러운 드래프트였다. 처음부터 작전대로 진행됐다"며 "이번에 뽑은 10명의 선수 모두 드래프트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작전 안에 있었던 선수들이었다"고 밝혔다. 모든 라운드마다 뽑고 싶은 자원이 남아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어 송 스카우트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처하기 위해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준비 속에 계획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드래프트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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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에 뽑은 조한욱(충암고)의 경우 이미 많은 구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1라운드가 '당연한 선택'이었다면 2라운드는 '회심의 카드'였다. SK는 경북고 유니폼을 입고 있는 우완투수 허웅을 지명했다.

 

186cm 78kg의 체격을 가진 허웅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활동했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로 우익수로 뛴 허웅은 1학년 때인 2012년 21경기에 출장해 타율 .300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4경기에 뛰었으며 올해도 타자로 8경기에 나섰다. 반면 투수의 경우 공식 대회 기록은 올시즌 밖에 없다. 풀타임 투수는 첫 시즌이지만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5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15⅓이닝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송태일 스카우트는 "계속 투수를 하기는 했지만 타자쪽으로 주로 뛰었다"며 "어깨도 싱싱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도 높다. 체격 조건도 좋아지면서 더욱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고 허웅에 대해 평가했다. 1라운드 조한욱 못지 않게 허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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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래프트에는 총 789명이 참가했다. 그 중 조한욱은 1라운드 전체 4번째로 구단 선택을 받았다. 수많은 선수들을 뚫고 최상위권에 지명된 것이다. 조한욱을 지명한 SK도 만족스럽지만 조한욱 역시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았기에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더군다나 조한욱은 청룡기 도중 "롤모델은 김광현 선배님"이라고 밝힌 바 있어 어찌보면 SK와 조한욱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그렇다면 SK가 조한욱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성적으로 모든 설명이 가능하다. 조한욱은 올시즌 14경기에 등판, 6승 2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호투했다. 특히 주말리그 왕중왕전으로 펼쳐진 청룡기에서는 5경기 등판,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4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7cm 80kg의 체격을 갖춘 조한욱은 공을 놓는 타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에서도 SK 스카우트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조한욱이 SK 스카우트팀을 사로 잡은 것은 단순한 성적이나 하드웨어, 기술이 아니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최근에는 몸을 사리는 선수들도 꽤 있는 것이 사실인데 조한욱은 팀을 위해 등판을 이어가더라"고 그의 태도에 주목했다. 김상만 스카우트 역시 "목표의식이 강해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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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 SK 선택은 투수, 또 투수였다. 투수에 대한 가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높지만 이번 드래프트에서 SK의 투수 선택 비율은 단연 눈에 띄었다. SK는 넥센과 함께 투수를 가장 많이 지명했다. 아무런 배경 없이 이를 본다면 '무모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현재 SK 팀 상황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 지는 선택이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드래프트에 들어가기 전부터 최대한 많은 숫자의 투수를 뽑을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포수의 경우 이현석을 1차 지명했다. 외야수 자원은 풍부한 편이다. 투수 포지션에서도 경쟁 구도가 필요했다. 좌완 투수가 부족한 만큼 좌완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SK는 8명의 투수 중 3명을 좌완으로 선발했다.

 

그리고 8명의 투수들은 모두 대학생이 아닌 고등학생이다. 그만큼 더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체격조건도 눈에 띈다. 가장 작은 키가 박세웅(4라운드 180cm)일 정도로 모든 선수들의 신장이 크다. 조한욱 187cm를 비롯해 허웅 186cm, 박세웅 180cm, 유상화 188cm, 신동민 187cm, 이재관 193cm, 봉민호 184cm, 남지훈 186cm다. 이들 모두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가 아닌 오버핸드 투수들이다.

 

투수들의 경우 단순한 스피드 뿐만 아니라 공을 놓는 타점도 중요하다. 좋은 신장을 갖고 있는 이들이 프로 무대에서 더욱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한층 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고동현 마이데일리 기자 kodori@mydaily.co.kr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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