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즌 결산

[2013 시즌리뷰] ‘The Closer’ 박희수

SSG 랜더스 2013. 12. 9. 12:46


경기 후반 강렬한 락 음악이 문학구장에 흐른다. 전광판에는 'The Closer'라는 문구와 함께 경기가 종료되는 영상이 나온다. 경기를 끝내기 위해 마운드로 올라가는 한 명의 투수, SK와이번스의 클로저 박희수다. 마무리 투수는 위급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다는 뜻으로 소방수, 혹은 경기의 마지막을 잠궈낸다는 뜻으로 클로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24번 팀의 승리를 지켜내다

박희수는 올시즌 마무리 투수로 전향했다. 전향 첫 해 24세이브를 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재활 때문에 뒤늦게 5 4 1군에 등록 된 것. 하지만 박희수는 세이브 부분 5위에 올랐다. 시즌 개막부터 함께했다면 더 많은 세이브를 올렸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24번의 세이브를 자세하게 보면 43경기 동안 47 2/3이닝을 던져 2.27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85에 불과했고 단 하나만의 피홈런을 허용했다. 또한 4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삼진을 잡아 냈다. 마무리 투수로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어내는 투구를 한 것이다.

 

박희수는 다른 여느 마무리 투수들처럼 150km에 가까운 직구 스피드로 타자를 이겨내는 스타일의 투수가 아니다. 평균 143km의 직구 구속과 주무기인 투심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다른 선수들도 투심을 던지지만 변화의 폭이 크지 않고 직구와 스피드 차이가 많이 난다. 박희수의 투심은 직구와의 구속차도 적고 변화의 폭이 커서 타자들이 때려내기가 더 어렵다. 팬들이 박희수의 이름을 따서 바키투심이라 이름 붙인 이 구종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철벽 마무리

올시즌 박희수는 4개의 팀(롯데, LG, KIA, NC)에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무려 17경기에서 17.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다. 4팀과의 대결에서 68타자를 상대하여 12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내주었을 뿐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또한 10세이브(1구원승)를 올리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8개 상대팀 중 4팀에게 무실점 경기를 한 투수는 LG 봉중근과 박희수가 유이하다. 박희수는 두산(9.53), 넥센(3.00)을 제외한 6개 팀에게 2.0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삼성 1.80, 한화 1.69)

 



4번의 블론세이브

9 12일 두산전. 박희수는 올시즌 가장 힘든 경기를 치뤘다. 9회 등판하여 6타자에게 3피안타 1볼넷 4실점을 한 것. 팀의 주전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는 것은 팀에게 1패 이상으로 큰 데미지를 입힌다. 또한 투수의 멘탈에도 영향을 미친다. 박희수는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하나씩 쌓이다 보니 충격이 크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 박희수는 블론세이브 이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뒷문을 확실하게 잠궈냈다. 오히려 더 강해진 모습으로 다음 경기에 등판해 세이브했다. 마운드 위에서 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공을 던지는 박희수에게 더 이상의 불안함은 보이지 않았다.

 

올시즌 부상으로 조금은 아쉬운 시즌을 보낸 박희수. 돌아오는 시즌에는 부상 없는 건강한 몸으로 올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과 함께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Closer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