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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SK 미래의 희망, 루키팀 힘찬 시동을 걸다.

SSG 랜더스 2013. 5. 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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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야구에 육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구단들이 전력 보강의 최선책으로 유망주들의 육성을 꼽고 있는 것이다.


SK는 올시즌 체계적인 선수육성을 위하여 육성팀을 신설했다. 육성팀은 퓨처스팀(2군)과 루키팀(3군)을 관리하고 스카우트 업무를 담당한다. 학생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것부터 루키팀-퓨처스팀으로 이어지는 선수육성을 하나의 체계로 만드는 것. 1군 감독은 우승을 위해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필요한 선수는 육성팀에서 키운다는 뜻이다.


SK는 그동안 최정, 김광현 이후로 이렇다 할 신인을 키워내지 못하며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기존의 퓨처스팀은 1군급 선수육성과 1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곳으로 여겨져왔다. 이렇게 퓨처스팀이 운영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더욱이 실력이 부족한 1,2년차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할 기회조차 생기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루키팀 신설은 경험만 쌓이면 1군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신인급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선수는 경기를 통해 육성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SK는 루키팀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그냥 루키팀을 운영하는게 아니다. 시스템화 하고 매뉴얼도 만들어 확실한 체계를 만든다. 코치와 선수가 바뀌어도 선수육성이 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조치다.


이제껏 최고의 전력보강은 FA영입이었다. 검증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함으로써 선수단의 전력을 끌어올리고 팬들에게 기대감을 높였다. 좋은 FA를 많이 영입한 몇몇 구단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된 FA 영입은 한편으로는 유망주들을 키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다. 주전 선수의 기량이 떨어질 때쯤 그를 대체할 유망주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유망주의 성장이 예상보다 느리게 될 경우 쉽게 FA를 바라보게 되는 것. 그러다보면 유망주는 유망주에서 그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선수 수급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9, 10구단의 창단으로 인해 선수는 더 많이 필요하게 됐는데 여전히 저변은 취약하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김광현이나 류현진처럼 입단하자마자 곧바로 주전이 될 수 있는 슈퍼 루키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시즌도 입단하자마자 1군에서 뛰고 있는 신인은 손에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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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흙 속의 진주를 캐야하는 상황. SK는 지난해부터 3군 시스템을 준비했고, 올시즌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도 엔트리 제도가 도입돼 자연스럽게 3군이 만들어졌다. SK의 3군은 루키팀으로 불린다. 주로 신인급의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루키팀에는 재활군에서 올라와 2군 게임에 나가기 위해 몸을 만들고 실전 적응을 하기 위한 선수나 2군에서 게임을 하기엔 아직 실력이 부족한 선수, 1∼2년차의 체력을 키우고 기본기를 닦아야 하는 선수들로 구성된다. 김대진 코치가 루키팀을 총괄하며 타격을 가르치고 김원형 코치가 투수, 손지환 코치가 야수들의 수비, 주루를 맡고 있다.


김대진 코치는 "이제까지의 2군 시스템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2군도 이제는 경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기초를 배우기 쉽지 않았다. 따로 루키팀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루키팀은 4단계의 절차를 거친다고 했다. "기초 체력과 기본기를 배워야 하고 그 기본기를 반복 훈련을 통해 숙달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게임에 나가면서 배운 것을 게임에 적용시키게 된다. 경기를 통해서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을 파악하고 보완시키는 작업을 반복한다"고 했다.


또한 김코치는 루키팀에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인성이라고 말했다. “프로팀에 지목받은 선수들은 어느 정도 야구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예의, 배려 등 선수들의 인성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래서 선수단 내의 규율을 엄격히 준수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이 어릴 때부터 습관화 되지 않으면 나중에 1군 선수가 되서도 선수단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루키팀의 하루 일과는 4단계를 거친다. 루키팀은 보통 1군 선수들이 잠자고 있는 오전 8시에 시작한다. 얼리 워크(Early Work)를 통해 30분 정도 기본기를 다지고 송도 LNG구장으로 이동해 팀플레이 등의 훈련으로 기본기를 숙달한다. 이후 게임을 하고, 문학구장으로 돌아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자율 훈련을 한다.


3군도 경기를 한다. 다른 팀들도 2군 엔트리 때문에 자연스럽게 3군이 만들어져 서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됐다. SK의 경우 LG 3군, 한화 3군과 경기를 하고 고양 원더스와도 연습 경기를 갖는다.


김용희 감독은 "루키팀도 게임을 많이 해야한다"고 말했다. "훈련은 결국 게임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너무 훈련만 많이 하다보면 훈련만 잘하는 선수가 된다. 훈련한 것을 경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경기를 많이 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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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강화군에 조성되는 SK 전용 연습구장인 'SK 드림파크'의 완성은 루키팀에게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드림파크는 주 경기장인 드림 스타디움과 보조 경기장 등이 건설되고 실내연습장과 숙소 등이 갖춰진다. 루키팀이 지금보다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좀 더 체계적인 일정을 짤 수 있다. 루키팀 선수들이 숙소생활을 하면서 좀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김용희 감독은 루키팀에서 보내는 시간이 선수들이 프로생활을 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처음 프로에 오면 한 시즌을 뛸 체력도 되지 않고 기본기도 갖춰져있지 않다"면서 "루키팀에서 몸을 만들고 기본기를 잘 만드는 것이 오랫동안 프로생활을 하는 자양분이 된다"고 했다. 김광현 같은 특급 신인이 나와도 루키팀부터 단계를 밟아가며 올라가게 된다.


김 감독은 이러한 루키팀 운영이 한국 야구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시스템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몸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선수 생명도 길어질 수 있다. 체계적인 관리와 연습을 하고 시합을 통해서 기량을 끌어올리면 전체적인 기량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김 감독은 "앞으로 많은 구단이 이런 시스템으로 선수를 키우면 한국 프로야구의 기량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SK의 루키팀 운영시스템이 몇 년 후 SK는 물론 한국 프로야구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기대해본다. 


권인하 스포츠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