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

[공감(共感) W] ‘꿈을 만들어가는 곳’ 드림파크, 세상과 만나다

SSG 랜더스 2013. 4. 12. 16:22

팬들은 스타 선수들에 열광한다. 스타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수고와 금전적인 지불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스타 선수들은 구단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하나의 스타 선수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팬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음지에서 수많은 좌절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 이어진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할 때 비로소 팬들의 눈앞에 한 명의 스타 선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런 스타 선수들을 키워내는 새로운 산실이 될 SK2군 전용 연습장이 드디어 첫 삽을 떴다. SK와 강화군은 지난 8일 강화군 길상면 공설운동장에서 유천호 강화군수를 비롯한 인천광역시 관계자들, 임원일 SK 와이번스 대표이사와 이만수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SK 드림파크·강화군 생활체육시설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스포츠타운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SK의 육성사업,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다

강화군 길상면 장흥리 산34-1번지 일대에 조성되는 이 시설은 오는 2014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5386(SK 83749, 강화군 31637)의 부지에 강화군과 SK가 공동으로 시설 조성에 나선다. 이 중 SK는 정규야구장 2면과 실내연습장, 그리고 전용 숙소를 건설한다. 20145월 실내연습장 및 기숙사가 완공되면 최종적으로 그 위용이 드러나게 된다.

 

기공식에 참여한 SK 관계자들의 얼굴은 감개무량했다. 팀의 숙원사업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자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SK는 그간 2군 전용연습장이 없어 2군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래서 지난 2010년부터 전용연습장 및 숙소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여러 제반 여건의 어려움을 겪다 비로소 기공식을 갖게 된 것이다.


전용연습장의 유무가 그렇게 큰 차이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여러모로 차이가 난다. 일단 이동시간 자체가 길다. SK는 그간 송도 LNG구장을 빌려 퓨처스리그 경기를 치렀다. 숙소 및 문학구장과의 거리가 멀어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이동에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그만큼 손해였다.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도 적지 않았다.

 

개인운동 측면에서도 불리한 점이 있었다. 타 구단의 경우 전용연습장 및 실내체육관이 숙소가 붙어있다. 늦은 밤에라도 모자란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SK는 지금껏 그러지 못했다. 숙소에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 보니 선수들과 코치들이 위축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드림파크가 완공되면 이런 어려움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드림파크 건설은 육성이라는 모토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SK의 구단 전략에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10개 구단 체제로 인한 선수 수급의 어려움, 치솟는 FA 선수들의 몸값 등으로 각 구단은 자체적으로 선수를 키우는 육성 시스템 구축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SK도 육성 사업을 팀의 장기적인 사활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드림파크 기공식은 그 사업의 시작이자 가장 큰 발걸음이라고 할 만하다.

 

용현동 숙소의 추억 

SK가 드림파크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있다. 바로 이른바 용현동 숙소를 통해 전용연습장이 팀에 가져다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SK2군을 위한 전용 시설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SK2000년대 초반 인천광역시 남구 용현동 일대에 2군 전용연습장과 숙소를 갖추고 있었다.

 

비록 몇몇 이유로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그곳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며 꿈을 키운 선수들의 상당수가 SK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정근우 조동화 박정권 박재상 김강민 정상호 등이다. 이들은 입단 당시까지만 해도 팀 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거나 아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용현동 숙소에서 기량 향상에 매진했고 그 결과 SK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역군으로 성장했다.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용연습장 및 숙소의 유무가 선수들의 훈련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선수들은 외부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오히려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했다. 밤이면 밤마다 나와 배트를 휘둘렀고 서로를 격려하며 미래의 성공을 다짐했다.

 

당시 용현동 숙소 멤버들은 그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지금도 힘들 때면 용현동 숙소를 생각하곤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생생한 체험의 목소리다.

 

드림파크가 완공되면 용현동 숙소에서 그랬던 것처럼 SK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구단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메인 연습장은 천연잔디로 조성하고 문학구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2군 선수들의 적응을 돕는다. 보조 연습장은 그보다 조금 작게 만들어지지만 역시 야구 경기를 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규격이다. 그 외 태양광 시스템을 도입한 실내체육관과 숙소 역시 그 어떤 프로팀보다 훌륭한 시설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기공식에 참여한 이만수 SK 감독도 전용연습장 확보 소식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1군 감독 부임 이전 퓨처스팀(2)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이 감독은 누구보다도 전용연습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퓨처스 감독 시절을 회상하며 전용 연습장이 없어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선수들의 어려움이 말할 수 없었을 정도라고 떠올렸다.

 

이어 이 감독은 사실 진작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지금이라도 됐으니 다행이고 구단에 감사할 일이다라면서 “SK가 명문구단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출 드림파크에서 자라날 선수들은 SK의 한 세대를 이끌 또 하나의 미래가 될 것이다. 팬들의 따뜻한 관심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김태우 OSE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