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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군제대 오수호 SK에서 꽃 피울까.

SSG 랜더스 2013. 9. 9. 09:48



지난 9월 2일 인천 문학구장. SK의 재활군이 훈련을 할 때 미국 진출 후 유턴해 SK에 지명을 받아 관심을 모았던 정영일이 첫 훈련에 참가했다. 당연히 정영일에게 모든 관심이 모아졌지만 이날 SK 훈련복을 입고 첫 훈련을 한 선수가 1명 더 있었다. 지난 8월 28일 군제대를 한 오수호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9년 오병일이란 이름으로 롯데에 입단했던 오수호는 개명 후 지난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 선수가 됐다. SK 유니폼을 입자마자 바로 군입대를 한 뒤 돌아와 지난 2일 SK 선수로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오수호는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뿌리는 선수로 계약금 1억8000만원을 받고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부산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롯데에 가고 싶었던 그는 롯데에서 본인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워했다. 첫 해인 2009년 1군에 올랐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9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1패에 평균자책점 9.69를 기록했다. 이후 2년간 1군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때 2차 드래프트라는 새로운 제도가 그에게 빛이 됐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에 지명된 것은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SK로 온 게 개명의 효과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수호는 2009시즌이 끝난 뒤 이름을 바꿨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어깨를 다친 것도 있었고, 좀 더 야구를 잘하고 싶어 개명을 선택했었다. 이후 2년간 2군에만 있었으니 개명의 효과가 없나 생각할 때 SK로 이적하게 됐다. "이름을 바꿔서 이렇게 새로운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웃었다.



오수호는 일반병으로 군입대를 했으며 강원도 인제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야구공을 놓지는 않았다. 다행히 계속 운동은 할 수 있었다. "부대장님이 내가 야구선수라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움을 주셨다"는 오수호는 "선수 출신의 후임이 들어와 함께 캐치볼을 하면서 공 던지는 감각은 계속 살렸다"고 했다. “요즘 군대는 시설이 좋아져 TV로 지난 프로그램을 다시 보기도 가능해서 SK 경기를 많이 보며 공부했다”고 했다.


숙소에서 정영일과 룸메이트가 됐다는 오수호는 함께 다이어트를 약속했다. "군생활을 하는 동안 6㎏정도 쪘다. 원래 몸무게인 89㎏으로 뺄 계획"이라는 오수호는 "영일이 형과 앞으로 야식도 끊고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오수호는 자신있게 마음껏 던졌던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어깨를 다친 후 재활을 통해 공은 던질 수 있게 됐지만 항상 어깨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시합 때 또 다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무의식적으로 든다"는 오수호는 "어깨 주위 보강을 잘해서 멋지게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SK의 재활 시스템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는 오수호는 "많이 배우고 지도를 받고 싶다. 아버지께서도 SK로 간 것에 대해 잘됐다고 하셨다"고 했다.


제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예전에 몸쪽 공을 잘 못 던졌다. 구속을 조금 줄이더라도 제구력을 잡고 싶다"는 오수호는 "여긴 좋은 투수들이 너무나 많아 경쟁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이겨내야 더 의미가 크지 않겠나"라며 내년시즌을 위해 힘차게 뛰었다.


권인하 스포츠조선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