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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W]제주에서 새 사령탑과!…달라진 신세계 스프링캠프 풍경

SSG 랜더스 2021. 3. 2. 15:42

신세계 일렉트로스(가칭)가 재도약을 외치며 2021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스프링캠프가 어려워진 가운데 신세계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생소한 경험이다. 신세계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른 뒤 일본 오키나와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다른 구단과 연습경기를 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베로비치와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각각 1, 2차 캠프를 진행했다.

제주도에서 진행된 올해 스프링캠프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미국만큼의 인프라를 갖춘 것은 아니기에 구단 직원들이 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그라운드 정비에 한층 신경을 쓰고 있다.

사령탑이 바뀌면서 달라진 부분도 있다. 투수 출신인 김원형 감독은 투수진에 '기본'을 강조하면서 예년과 비교해 강도 높은 러닝을 주문했다. 또 타자들에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며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삽질에 눈 치우기그라운드 상태 유지에 총력

국내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에 걱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신세계 선수단은 "훈련에 큰 지장이 없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창학야구장의 시설은 훈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강창학야구장은 메인 구장과 리틀야구용 구장, 인조잔디가 깔린 내야연습구장이 있다. 실내 훈련장도 갖추고 있어 비가 올 때도 큰 문제없이 훈련을 소화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첫날인 1일 비가 내리자 신세계 선수단은 실내에서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

또 바로 옆에 위치한 주경기장에 육상 트랙이 있어 러닝 훈련을 하기도 좋다. 강창학야구장과 숙소에서 멀지 않은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는 수준급의 시설을 갖춘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마련돼 있다.

지난해 8월 강창학야구장을 스프링캠프지로 점 찍은 신세계는 프로 선수들의 훈련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설을 재정비했다. 서귀포시의 도움을 받아 마운드 흙을 교체하고, 불펜 시설을 보수했다.

 다만 프로 선수들의 훈련이 가능한 그라운드 상태를 유지하느라 구단 프런트가 강도 높은(?)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만큼 배수가 잘 되지 않아 눈이나 비가 오면 비상이 걸린다. 홈구장에서 사용해온 방수포를 힘겹게 구단 버스에 실어 공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 제주도에 내린 눈과 비로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었다. 새벽에는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면서 땅이 얼었다 녹아 그라운드는 밑이 젖어 진흙인 상태였다.

이 때문에 신세계 운영팀 직원들과 그라운드 키퍼는 1월말 제주도로 내려가 젖은 흙을 말리기 위해 하루종일 삽질을 했다.

강창학야구장이 위치한 서귀포시의 날씨는 대체로 따뜻하다. 주장 이재원이 "반팔을 입고 훈련해도 될 정도"라고 말할 정도. 지난 20일 서귀포시의 최고 기온은 섭씨 18도까지 올랐다.

하지만 '겨울'인지라 눈이 내리기도 한다. 지난 18일 서귀포시에는 적잖은 눈이 쏟아졌다. 방수포를 덮어놨지만 눈이 녹아내리면 그라운드가 젖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면 진흙탕이 된 그라운드가 마를 때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다.

다시 한 번 구단 직원들이 나섰다. 직원들이 모두 투입돼 방수포 위와 그라운드에 쌓인 눈을 치우고, 그라운드 정비에 나섰다. 김 감독도 솔선수범해 제설 작업을 도왔다.

다음 날 강창학야구장은 마치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시 푸근해진 날씨 속에 햇살이 내리쬐는 그라운드는 새파랬다. 평탄화 작업도 모두 마친 상태였다. 눈 때문에 이틀간 쉬어갔던 신세계 선수단은 말끔한 구장에서 한층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뛰고 또 뛰는 투수들감독 배팅볼 받는 타자들 

신세계 선수단은 3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스프링캠프 때와 마찬가지다. 훈련 내용에도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생긴 변화가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수조 훈련에서 러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육상부를 방불케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김 감독의 철학 때문이다.

김 감독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연성 훈련 등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한 기본이 러닝"이라며 "캠프에서 체력을 키워야 풀타임 시즌을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 투수들의 러닝 강도를 높이라고 주문했고, 신세계 투수진은 그라운드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주경기장의 육상 트랙으로 향한다. 신세계 투수진은 스프링캠프 이틀째인 2 400m 트랙을 10바퀴 뛰었다. 이후에도 매일 7~8바퀴씩을 달리고 있다.

러닝 훈련의 강도는 높아졌지만, 투구 훈련에 대해서는 다소 느긋하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일정이 길어진 만큼 투수들에게 투구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올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하기 때문에 이동과 시차 적응 등으로 버리는 날이 적어졌다. 훈련 일정이 길어져 캠프 초반 오버 페이스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명 투수' 출신 지도자인 김 감독은 배팅볼 투수로 나서기도 한다. 타격 훈련을 할 때 야수진이 조를 나눠서 하는데 김 감독은 매일 다른 조를 상대로 배팅볼을 던진다.

타자들의 컨디션을 직접 보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인데, 감독이 직접 배팅볼을 던지니 타자들의 훈련 집중도는 한층 높아진다.

선수들 사이에서 '나는 감독님이 던지는 배팅볼을 언제 쳐 볼까'하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한승진 운영팀 매니저의 귀띔이다.

 

뉴시스 김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