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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W] 끈끈한 케미스트리…비룡군단 ‘복덩이’ 外人 삼총사

SSG 랜더스 2018. 3. 12. 17:40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비중은 여전히 높다. 2014년부터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제도를 바꿨다. 3명을 모두 같은 포지션으로 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대다수의 구단이 투수 2, 타자 1명의 외국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아무래도 투수 2명은 모두 선발로 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 일컬어지기에 외국인선수 농사에 한 팀의 가을 성과가 나온다.

 

SK와이번스는 2018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에 변화를 줬다. 물론 큰 변화는 아니다. 이제 한국 4년 차를 맞게 되는 에이스 메릴 켈리(30)와 홈런군단 SK에서도 많은 홈런 지분을 자랑하는 제이미 로맥(33)은 그대로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29)가 가세했다.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탔던 SK는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SK는 외국인총사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이들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부터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담금질이 한창인 이들을 만나 올 시즌에 대한 각오와 외국인 선수로서 느끼는 KBO리그 이야기, 한국 생활과 서로의 팀워크에 대해 들어봤다.

 

 

◆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홈런왕 후보 로맥

 

로맥은 외국인 3총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맏형이자 케미스트리의 중심이다. 외국인들이 나이를 많이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의젓하고, 켈리와 산체스는 물론 국내 선수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한다. 로맥보다 한국 생활을 더 오래한 켈리는 로맥에 대해서 “타석에서 큰 힘이 느껴지는 좋은 선수지만, 야구선수 이전에 남을 이끌어 줄 수 있고, SK의 어린 선수들에게 멘토가 돼 줄 수 있는 또 다른 코치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칭찬했다.

 

켈리가 언급한 것처럼 지난해 로맥은 무시무시한 괴력을 KBO리그에 선보였다. 지난해 5 7일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SK에 입단한 로맥은 102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42 31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31홈런은 역대 대체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종전 2005년 롯데 킷 펠로우 23)이다. 로맥은 이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한국 생활이기에코칭스태프도 이제 잘 알고, 연습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잘 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키나와를 찾은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 중 다수가 올 시즌 로맥을 홈런왕으로 꼽을 정도로 그의 장타 생산력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로맥은팀에서 홈런을 바라는 걸 잘 안다. 그러나 올해는 SK 승리가 더 중요하다. 홈런은 경기의 일부다라며물론 칠 수 있으면 친다. 그렇지만 우선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지난 시즌에 우리팀이 5위에 그쳤다. 올해는 상위권에 도달해야 한다. 내가 활약할 때도 있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활약하는 날도 있을 것이다. 나보다는 팀이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 어느덧 4년차 켈리올해도 마운드를 부탁해

 

켈리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2015 11(10)을 거두며 효자 외국인 선수로 등극했다. 2016년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9(8)에 그쳤지만 200⅓이닝을 소화하는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켈리는 190이닝을 던져 16 7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SK의 에이스가 됐다.

 

오키나와 캠프가 열리고 있는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켈리는 “SK 유니폼을 입고 오키나와에 처음 왔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이렇게 익숙해지고 편안하게 만들어 준 SK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는나도 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지만, 작년 시점과 비교했을 때 우리 팀 수준이 더 올라갔다. 다른 동료들도 준비들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새로 팀에 합류한 산체스는 켈리에 대해제구력이 좋은 투수인데, 어떨 때는 빠른 공을 뿌리는 파워피처다라며구종도 다양하고, 제구와 빠른 공이 섞여 더 강하게 보인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산체스가 본 것처럼 켈리의 장점은 완벽함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켈리는 올 시즌 개인 목표보다는 팀 성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매 이닝을 더 잘 하고 싶다. 내게 기대하는 건 작년보다 더 잘 하는 것이다. 그러면 팀 성적도 좋아지지 않을까.”

 

◆ 인천에 나타난 ‘NEW 파이어볼러산체스

 

산체스는 오키나와 연습경기 등판을 통해 각 방송사 해설위원들로부터 올 시즌 가장 기대가 되는 외국인 투수로 꼽히고 있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에 다른 팀에서 벌써산체스 경계령이 내려질 정도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쌓고 있는 산체스는아픈 곳도 없고, 속도도 속도지만, 타켓에 근사치로 가는 제구력도 만족스럽다며 씨익 웃었다. 켈리나 로맥은산체스의 스피드가 장점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산체스는개인적으로 어떤 수치를 목표로 정하진 않다. 물론 최고가 되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다면서나 혼자 최고가 되겠다기보다 팀이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다. 내 뒤에 8이 수비를 해주고, 응원을 해주고, 힘을 내주지 않는 이상, 나는 그냥 한명의 선수일 뿐이다. 한 명이 잘해서는 이길 수 없다. 팀 동료들과 함께 잘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로맥&켈리 "산체스 한국적응, 우리에게 맡겨라"

 

로맥과 켈리는 "새로 온 산체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겠다며 의욕적이다. 지난해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있어켈리가 많이 도와줬던게 큰 힘이 됐다는 로맥은 본인 역시 산체스의 한국 적응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플로리다에서 오키나와로 이동하기 전 인천에서 하루 쉬는 날이 있었다. 이날 산체스와 함께 송도에 있는 단골 고깃집에 갔다나도 켈리에게 소개 받은 곳이지만, 맛이 훌륭하다. 앞으로도 산체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켈리 또한 산체스의 적응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마 처음에는이걸 왜 해야 하나?’, ‘이건 왜 이렇게 하나?’라고 느끼는 게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문화적 차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게 빠른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조언을 많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제일 돕고 싶은 부분은 주변 환경을 편안히 해주는 것이다 새로 온 선수들이 주변환경을 궁금해 한다. 궁금증도 해결해주면서 주변을 편안하게 해줘야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산체스는켈리와 로맥이 좋은 음식점을 많이 알려줬는데, 한국에 들어가서 빨리 가보고 싶다두 선수 뿐만 아니라 감독님, 코칭스태프, 통역 등 스태프 들이 많이 환영해주셔서 이제 내 집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짧은 인터뷰만으로도 서로를 위한 끈끈한 케미스트리가 느껴지는 세 선수들. 올 시즌 외국인총사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