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한 SK의 2013시즌은 어느 해보다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팀 성적과 별도로 비룡군단의 향후 10년을 이끌어 갈 새 얼굴들이 속속 1군에 자리를 잡았다. 작지 않은 성과였다. 특히 이명기(26)와 한동민(24)이 두각을 나타낸 외야진의 성과가 컸다. 이 흐름은 2014시즌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단연 선두주자는 우투좌타 외야수 정진기(21)다.
정진기는 올해 퓨처스(2군)팀에서 타율 0.299(리그 10위)•1홈런•31타점을 기록하며 박윤(25)과 함께 팀을 북부리그 2위로 견인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줄곧 따라다녔던 '미완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뗄 준비를 마쳤다. 그는 2011년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에서 3라운드 지명을 받은 후 빼어난 신체조건(185cm•84kg)과 부드러운 스윙을 앞세워 차세대 외야수로 각광 받았다. 신인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로부터 "이병규나 박용택(이상 LG)과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극찬을 받았고, 2011년 데뷔 후 올해까지 3년 연속 1군 무대(총 24경기)에 꾸준히 모습을 비췄다.
올 시즌에도 지난 5월 9일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된 이명기를 대신해 1군에 올라왔고,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5(8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경험을 쌓은 셈이었다. 이미 화순고 3학년 때 청소년대표를 거친 아마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이었던 정진기는 지난 7월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선발 3번 타자(4타수 1안타)로 출전해 1군에서의 아쉬움을 날려버렸다.
사실상 1군 콜업을 기다리는 퓨처스팀내 외야수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정진기다. 최근 사인한 2014시즌 연봉 계약에서도 퓨처스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500만원 오른 2900만에 재계약했다. 구단의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계약'이었다. 그는 "구단에서 퓨처스 선수들에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다"며 "퓨처스팀에 있으면 긴장이 풀어지기 마련인데 그런 게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진기와의 Q&A
-2013시즌을 돌이켜 보면.
"1군 경기에는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퓨처스 성적은 전체적으로 좋아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타격이 향상됐다. 맞추는 능력은 물론이고 찬스에서도 좋은 기록을 냈다."
-3년 연속 1군에도 나섰는데.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나아진 느낌이다. 막상 경기에 출전하면 긴장되지만 전보다는 나아졌다.(웃음)"
-최근 상무를 지원해 떨어졌다.
"기회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더 배워서 가면 되지 않겠나. 군대를 생각하면 마치 내 앞에 벽이 있는 것 같아서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본인의 장점은.
"대주자, 대수비는 물론이고 대타로도 나갈 수 있다. 쓸 수 있는 방면이 다양하다. 체격조건에 비해서 발이 빠르다. 때문에 2014시즌부터는 도루 개수를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롤모델을 꼽자면.
"추신수(텍사스) 선수나 팀 선배인 김강민 선수다. 5툴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힘이 부족해서 경기 때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는 점이 아쉽다. 그래서 그 부분에 신경을 쓰려고 한다. 이번 겨울에 웨이트와 함께 타격 매커니즘을 약간 수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타격폼을 바꾸는 건가.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이전에는 타율에 신경을 써서 일단 배트에 맞추자는 생각으로 타격에 임했다. 이제는 장타를 노리기 위한 타격을 하려고 생각 중이다."
-2014시즌 목표는.
"매년 1군에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었지만 2013시즌에는 그러지 못했다. 타석에서 많은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약간 쫓기는 것도 있었다. 오히려 입단 직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하는 게 잘 됐던 거 같다. 지금은 생각이 많아졌다. 친구들이 1군에 나오는 것을 보면 '왜 안될까'라는 생각도 들고 자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부딪혀 이겨보려고 한다. 자신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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