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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SK 올스타, 한 여름 밤의 꿈 같았던 축제

SSG 랜더스 2014. 7. 21. 09:43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지난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막을 내렸다. 최고의 별들이 모인 무대에 초대 받은 SK 와이번스 5명의 선수들은 승패에 대한 부담감은 접어둔 채 달콤했던 한 여름 밤의 잔치를 즐겼다. 김광현과 이재원은 이스턴리그 베스트 11으로 배터리 호흡을 맞췄고 감독 추천 선수로 나선 채병용, 박정배, 김강민은 중간 계투 또는 대타로 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올스타전은 팬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인 만큼 팬들과 함께 궁굼해 하는 것을 물었다.

 

 

●설렘 가득한 이재원의 첫 올스타전 (페이스북 양지훈님 외)
꿈의 4할 타율에 도전 중인 이재원은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올스타에 뽑혔다. 그것도 포수 부문 최다 득표로 선발 마스크를 썼다. 올스타전을 앞둔 이재원은 설렘이 가득했다. 올스타 유니폼을 보더니 “예쁘게 잘 나온 것 같아 마음에 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재원은 올스타전 출전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긴장도 좀 된다”며 “시즌 초에는 그저 막연히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올해는 참 뜻 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잘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이재원은 5회까지 김광현-채병용-장원준(롯데)-박정배의 공을 받았다.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안방을 지키는 동안 팀 동료 투수들과 꿈의 무대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 가장 뜻 깊었다.

 

 

●이재원의 홈런 레이스 뒷얘기 (페이스북 이민정님 외)
이재원은 홈런 레이스에서 무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홈런포를 펑펑 쏘아 올렸다. 예선에서 6개를 때려 김현수(두산)와 공동 1위로 결승에 오른 이재원은 예선보다 많은 8개를 담장 밖으로 넘기는 괴력을 뽐냈다. 비록 김현수가 무서운 기세로 14개의 홈런을 터트려 준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이재원의 펀치력 또한 상당했다.

 

이재원은 홈런 레이스를 앞두고 “오늘따라 담장이 유난히 멀어 보인다”고 엄살(?)을 피웠다. 그러면서 “다저스의 푸이그처럼만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이색적인 각오를 전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홈런 레이스에서 0개의 굴욕을 맛봤다.

 

이재원은 마음을 완전히 내려 놓은 덕분인지 부담 없이 방망이를 마음껏 휘둘렀다. 그리고 ‘스윗 스팟’에 정확히 맞은 공은 쭉쭉 뻗어 하늘을 수놓았다. 이재원의 홈런에는 공을 던져준 채병용의 덕도 컸다. 이재원은 채병용에게 “가운데에서 조금 높은 공을 잘 친다”고 했고, 이 말을 들은 채병용은 이재원의 입맛에 맞게 던져줬다. “유니폼이 조금 작게 나와 불편하다”고 호소했던 채병용이었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동료를 위해 ‘칼날 제구력’을 선보였다. 이재원은 우승을 차지하면 상금 300만원을 채병용과 나누겠다고 약속했으나 준우승에 그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유가 느껴진 김강민-김광현 (페이스북 변소연님 외)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는 김강민과 김광현은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느껴졌다. 김강민과 김광현은 각각 세 번째(2010ㆍ2012ㆍ2014), 네 번째(2008ㆍ2009ㆍ2010ㆍ2014) 올스타전 무대였다.

 

김강민은 먼저 번트왕에 출격했다. 번트왕 도전을 앞둔 그는 “올해 번트를 한번 밖에 안 댔는데 도전하게 됐다”며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갖고 다니기 편한(끈끈이 등이 묻어있지 않은) 새 배트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김강민은 김상수(삼성)가 던져주는 공에 네 차례 번트를 시도했지만 총 9점에 그쳐 우승권과 거리가 멀었다. 도전을 마친 김강민은 “5점짜리 과녁에 한번 넣어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는데”라며 멋쩍어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은 2010년 당시 6실점 했던 것을 만회하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 전에도 “이번에는 열심히 던지겠다”고 공언했다. 김광현은 1회를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무난한 출발을 하는 듯 했지만 2회에 홈런 2방으로 3실점했다. 머리를 긁적인 김광현은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열심히 던지겠다고 하자 상대팀 타자들이 ‘살살 던져라’라고 죽는 소리를 하더라. 그런데 막상 치는 것 보니 진짜 세게 쳤다”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보였다.

 

 

김지섭 한국스포츠 기자 oni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