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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베이스볼] 내조의 여왕, 조동화와 아내 김경미 씨

SSG 랜더스 2014. 9. 1. 17:22

SK 조동화(33)는 “야구를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가 더 생겼다”고 말한 적 있다아내 김경미(30) 씨와 결혼한 뒤의 일이다오랜 연애 기간 동안 한결같이 야구선수인 남자친구의 곁을 지켜온 미모의 아내 경미 씨는 언제나 조동화에게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는 사람이다결혼과 함께 더욱 성실하고 독하게 야구하고 있는 조동화와 아내 경미 씨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재활마저 견디게 해준 사랑

두 사람은 2011 12월 결혼했다. 무려 8년 동안 교제했는데도 두 사람의 결혼식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경미 씨가 “가장 힘들었다”고 떠올리는 순간이 바로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그 시기였다. 결혼식을 앞두고 신랑 조동화가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조동화는 결혼 날짜를 다 잡아놓고 신혼집까지 모두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9월 경기 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야구선수들은 보통 결혼 전과 후로 많은 것이 달라진다. 결혼 뒤 더 잘 하는 선수는 ‘결혼을 잘 했다’는 말을 듣고, 결혼 뒤 부진한 선수는 괜히 아내가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미 씨도 같은 생각을 해야 했다.


“나 때문에 다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많이 속상했고 울기도 많이 했어요. 결혼 준비는 다 해놨지만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기 때문에 이 상태로 결혼을 할 수 있겠나 하는 얘기 많이 했죠. 하지만 8년을 만난 사람이고 정도 많이 들어 결혼을 안 하는 건 생각할 수 없었어요. 야구 안 해도 괜찮다 하고 결혼하기로 했죠. 그런데 결혼하자마자 바로 임신을 하게 됐어요. 아이가 생겼다고 하니 오빠가 정말 더 열심히 재활을 하더라고요.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까지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야구장 나가 치료받고 훈련하고, 피곤한 날도 있을 텐데 대견스러웠죠. 그렇게 생각보다 빨리 수술하지 않고 재활로 회복을 했어요. 저로서는 더욱 고마웠고요.


딸 예원이(2)가 태어나면서 힘들었던 마음을 이겨낼 수 있었던 조동화·김경미 부부는 이제 둘째 아기를 맞을 준비 중이다. 경미 씨가 임신 중인 둘째 아이의 태명은 ‘한방이’다. 12월에 태어날 한방이의 탄생을 기다리며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아빠 조동화는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친정 어머니의 뜨거운 사위 사랑

경미 씨가 조동화를 처음 만난 것은 2004. 조동화가 상무 소속으로 뛰고 있을 때였다. 소개팅으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을 당시 스포츠에는 전혀 관심 없던 21살 아가씨에게 조동화는 그리 멋져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군인이다 보니 머리도 짧고 얼굴도 새까맣고 제가 키가 작은데 오빠도 크지 않아서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그런데 워낙 착하고 잘 챙겨줘서 자상함에 끌려서 만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정말 좋아진 건 친정 엄마 때문이었어요.


조동화는 당시 경미 씨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상하고 섬세하게 구애 작전을 펼쳤다. 선물을 자주 안기며 경미 씨뿐 아니라 가족까지 자주 챙겨 가족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만나서 헤어질 때 가족들하고 같이 먹으라면서 피자나 딸기 한 박스씩 사주곤 했거든요. 너무 잘 해주니까 하루는 엄마가 한 번 직접 만나봐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혹시 나쁜 사람일까봐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번 만났는데 오히려 엄마가 오빠한테 반하셨어요. 워낙 예의가 바르고 말도 듬직하게 해서 정말 좋은 사람 같다고요. 엄마가 그렇게 얘기하시니 그때부터 저도 콩깍지가 씌였어요. 잘 생겨보이고 멋져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당당히 허락을 받고 8년 동안 사랑을 키운 끝에 사위가 된 조동화는 지금 장모의 사랑을 듬뿍듬뿍 받고 있다. 먹는 것을 그다지 즐겨하지 않고 입이 짧은 사위를 위해 장모는 보약은 물론 각종 보양식까지 전부 챙겨 경미 씨 대신 특급 내조를 하고 있다.


“지금도 엄마는 오빠를 그렇게 좋아하세요
. 제 자랑은 안 하면서 매일 사위 자랑만 그렇게 하시거든요. 오빠 건강 챙기는 것도 제가 해야 하는데 친정 엄마가 전부 알아서 해주시거든요. 시부모님들도 뒷바라지를 오래 해오셔서 또 많이 챙겨주시고요. 제가 할 게 별로 없을 정도로 부모님들이 잘 챙겨주십니다.

 


경미 씨의 진짜 최고 내조는

그래도 가장 중요한 내조는 역시 경미 씨의 몫이다. 곁에서 항상 힘을 낼 수 있도록, 마음 편히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 아내 분들처럼 저도 마음 편하게 해주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요. 항상 승부의 세계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매번 정신적·육체적으로 굉장히 예민한 상태로 집에 들어오거든요. 제가 힘든 일이 있어도 오빠 앞에서는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올해는 시즌 마치면 FA가 돼서 그러는지 오빠가 집에 와서 야구 얘기를 많이 해요. FA 얘기도 하고, 타격 폼 얘기도 하고요. 저한테 야구 얘기하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야구선수와 10년 넘게 같이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거든요. 편하게 해줘야 하니까 잘 몰라도 최대한 잘 들어주려고 하고 있어요. 야구장에는 거의 안 가는 편이에요. 오빠한테 이런 얘기 한 적은 없는데, 가면 제가 더 떨리더라고요. 1년에 한두번 정도 가는데 가면 꼭 그날 오빠가 못하거나 경기에 나오지 않거나 하거든요. 내가 가면 잘 안 되나보다 하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들어서 안 가려고 하는데, 오빠는 제가 무관심 하다고 생각해서 속상한가 봐요.


이렇게 조용히 곁에서 응원하고 있는 경미 씨는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남편이 주는 사랑을 느끼고 있다“참 섬세하고 자상한 사람이거든요. 전 항상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큰 부상을 당하고도 이겨내서 지금까지 잘 하고 있으니까요. 항상 자식들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된다고 얘기하고, ‘돈 많이 벌어서 우리 마누라 호강시켜줄 테니 아무 걱정 말라’고 말할 때마다 든든하고 정말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앞으로는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야구하고, 우리 행복하게 살기로 해요. 사랑해요.

 

김은진 스포츠경향 기자 사진 김경미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