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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INTERVIEW' 김용희 육성 총괄

SSG 랜더스 2014. 2. 25. 11:44

프로야구단은 한 해의 성적으로 팀의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래서 현재의 성적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오늘에 집착한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자칫하면 소(小)를 위해 대(大)를 잃는 꼴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은 구단 운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다. SK 와이번스가 이러한 혜안을 현실로 돌려놓기 시작했다. 육성팀과 스카우트팀이 결합한 육성 총괄 부서를 신설하며 팀의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다. 아직 한국프로야구에는 생소한 육성 총괄 시스템이다. 이 자리는 현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용희 전 퓨처스팀 감독이 맡았다. 김용희 육성 총괄이 바라보는 SK 와이번스의 미래는 어떤지 들어봤다.

Photographer Lee Yong Han Editor Seonghoon Jeong Location Munhak Baseball Stadium



반갑습니다. 김용희 육성 총괄님(이하 총괄님)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2013년 시무식을 시작으로 구단의 운영이 시작됐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셨나요?

(반갑게 웃으며) 유니폼을 벗고 나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상당히 바빠요. 보기보다 육성 총괄을 한다는 것이 선수 수급부터 육성과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상당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팀장님을 생각하면 선수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지도자로 정평이 난 것이 떠올라요. 그만큼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는 뜻이겠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해준다는 것에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기술적인 부분 이외에 더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연합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일단 교육자이기에 인내와 격려는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죠. 어떨 때는 다그치기도 하고 기다려 주면서 또 격려하는 과정이 선수들에게 이해가 됐던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SK 와이번스는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조직 개편이 있었어요. 총괄님은 육성 총괄 역할을 맡게 됐고요.

그야말로 1군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관리한다고 보면 됩니다. 선수 스카우트부터 육성, 관리, 공급까지 하는 팀의 미래에 대한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하는 일이 많은 자리죠.


육성 총괄 자리는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자리임이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어려움이 더 크실 것 같다는 생각이 있는데요.

육성과 관리를 하는 과정은 상당히 힘든 과정이죠. 아무렇게나 던져놔도 선수가 스스로 성장하는 것은 상당히 힘듭니다. 최근에는 더욱 그렇죠. 저는 좋은 선수만을 키우는 것이 육성이 아니라, 좋은 경기력을 기반으로 하고 교육적인 면을 강화해 인성도 뛰어난 선수를 만드는 것이 육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야 하는 것 역시도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인성까지 결합한 선수를 만드는 것이죠.


인성은 팬을 대하는 태도를 의미할까요?

그렇습니다. 또한 팬들을 대하는 태도를 비롯해 동료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전체적인 좋은 사회성이 결합한 인성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바라본다는 입장에서 앞으로 SK 와이번스의 신인 선수를 지명하고 육성하는 부분에 지금 말씀해주신 부분이 반영되나요?

당연히 반영됩니다. 선수는 그냥 알아서 크는 것이 아니거든요. 물론 선수는 자신 스스로 성장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아직은 미흡하고 시스템 자체가 갖춰야 할 게 많지만, 선수들을 키우는 과정을 뚜렷하게 정착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선수들이 SK에 오면 자신들도 모르게 기량 발전은 물론이고,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인성과 다른 팀 선수들도 부러워할 환경이 결합되는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이 모든 것은 농사를 짓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비유가 잘 된 건지 모르겠지만, 씨를 뿌리는 과정이 선수들을 수급하는 것이라 비유할 때 어떤 선수를 수급할지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선수를 뽑는 기준은 그렇습니다. 1차 지명이나 상위 지명 선수는 당연히 좋은 경기력을 갖고 가능하면 즉시 전력감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하고, 하위 지명 선수들은 미래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여러 가지 선택을 합니다. 또한, 우리 팀이 설정한 방향에 필요한 선수들을 수급하고 향후 몇 년 뒤 우리 전력에서 빠질 자원까지 계산해서 움직여야죠. 하지만 이건 기본적인 기준일 뿐이지요.


그렇다면 또 다른 기준이 있다는 것인가요?

선수의 가치는 실력이 다가 아닙니다. 신체, 인성, 성향, 감정 기복, 그리고 뛰고 걷는 모습부터 음주, 흡연 등의 환경까지 모든 부분을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야구는 선수 본인이 하는 것이기에 스스로의 싸움에서 이길 능력도 중요합니다. 선수들을 관찰하면 상황이 좋았을 때의 움직임과 힘들 때의 움직임이 달라요. 그 부분은 프로에 와서 적응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죠. 그리고 아직은 몸이 작지만 걷는 동작이 바르고 예쁜 선수도 있어요. 이런 선수는 부상이 별로 없거든요. 반면 지금은 빨라도 다리가 ‘O’자 형이거나 걷는 동작이 부정확한 선수들은 무릎이나 허리에 부담이 올 수밖에 없어서 부상의 위험이 크죠. 어릴 때부터 그런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런 걸 안목이라 하나 봅니다. 예전에 한 스카우트와의 이야기에서 중학교 때부터 지켜봐 온 친구를 지명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안목이란 게 존재하나요?

100% 안목이 있다면야 정말 좋겠지만, 가능성을 보고 계속 관찰하는 것이죠. 모든 부분에는 전문가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조경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은 나무만 보고 수령이 얼마고 앞으로 어떻게 클 것인지 볼 수가 있죠. 마찬가지로 야구만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이 남들보다는 조금 특화된 것 같긴 합니다. 스카우트라는 것이 적중할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만, 감이라는 것이 있죠.


감으로 설명하기엔 대단한 능력이 아닐까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릴 때부터 신체가 작아도 클 수 있는 부분이나 작아도 힘이 센 선수, 그리고 크면서 발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선수들은 눈에 띄어요. 그런 부분을 관찰하는 것이죠. 그리고 사실 중학교 졸업할 정도가 되면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어느 정도 관찰 대상에 들어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있어서 해당 연도 기록으로만 그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에요.


총괄님의 스카우트 지론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대부분 현역 감독으로서 현장에 있었다는 부분일 텐데요.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요. 앞으로 야구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이런 부분에서 중요성이 있을 것이란 판단에 예전부터 준비를 해왔습니다.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공부를 지속했죠. 관심을 두고 준비하니 나름의 기준을 갖게 된 것도 있고요.


그렇게 수급한 선수들을 관리하는 일도 총괄님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성인이 된 선수들은 음주나 흡연이란 새로운 장애물을 만나기도 합니다.

(단호하게) 그건 선수에게 무조건 좋지 않습니다. 술이야 자신의 상황이 정말 좋지 못할 때 적당히 한 번 씩 하는 것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문제는 매일 마신다거나 양이 많아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본인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혼자 괴로워하는 것보다는 좋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흡연은 독입니다. 반드시 좋지 않고 해만 될 뿐입니다. 사실 프로야구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감독님들은 더그아웃에서 담배를 피웠어요. 그리고 초창기 일본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안 좋은 문화가 퍼졌죠. 그들은 이닝이 끝나면 담배를 피우는 걸 당연시했거든요. 그런 좋지 않은 부분들이 보이고 후배들이 따라 배우면서 야구선수는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생각이 생긴 것 같아요. 요즘도 담배를 태우는 선수들이 있는데, 운동선수들에게는 절대 좋은 것이 못 됩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금연은 계속 강조하겠습니다. 물론 따라다니면서 말리지 않는 이상 철저한 감시를 할 순 없어도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는 선수라면 스스로 절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이 정말 꿈을 향한 목표가 확실하다면 절제와 동시에 좋은 선수가 될 것입니다.


그럼 그 선수들을 관리하고 육성해 SK만의 팀 컬러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야구단은 욕심이 많아야 합니다. 욕심은 곧 성적이 될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항상 좋은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팀으로 색깔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단에서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고요. SK 와이번스는 비록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세 번의 우승을 한 팀입니다. 지금도 그 주역들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요. 그런 부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래 지향적인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들이라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기 때문이죠. 시간의 흐름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는 전력을 가능한 한 빨리 메우면서 팀의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제가 할 역할입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런 현상이 우리 팀은 한꺼번에 몰려 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좋은 선수들의 연령대가 비슷하고 몰려있죠. 그래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기 때문에 확실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총괄님의 육성론이 궁금해집니다.

어려운 과정이죠. 한 그루의 나무를 숲으로 만드는 어려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어렵지만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큰 보람도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생각할 때는 드래프트를 통해 온 선수가 능력이 좋아 스스로 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절대 그럴 수가 없습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느냐와 갖지 못했느냐의 차이는 팀 전력에 영향을 크게 줄 것입니다.


시스템뿐 아니라 인프라도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 연말이 되면 강화도에 드림파크가 완공되는데 좋은 선수들이 들어왔다 해도 그런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키울 수가 없잖아요. 인프라는 선수를 만들어내는 시간을 단축하는 환경적 요소라 생각합니다. 드림파크는 구단에서 오랜 과정 준비를 하고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완공되면 철저한 관리 속에서 생활 습관, 영양, 기술 훈련, 그리고 단체 생활을 통한 사회성 등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선수가 탄생할 것입니다. 거기다 교육적인 목적에 의한 프로그램까지 구축하게 됩니다. 명품 선수를 만드는 청사진이라고 볼 수 있죠.


총괄님의 역할이 현장의 감독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장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죠. 결국 경기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좋은 내용과 결과를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뛰어서 팬들을 모시는 것입니다. 그런 선수들이 뭉친 끈기 있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팀, 일등이 아닌 일류의 팀으로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성적이 뒷받침돼야겠죠?

성적은 항상 가변적입니다. 불변일 수가 없죠. 정말 좋은 팀은 항상 상위권에 랭크된 팀이어야 하겠죠. 좋은 팀은 좋은 시스템이 있는 구단일 것입니다. 그것의 시초는 스카우트가 될 수 있겠고요. 또한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다면 가능할 수가 없는 것인데, 우리 구단의 모든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단과 현장이 목표에 대한 움직임을 같이 하고 있어 강한 팀이 될 기반을 다진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총괄님 역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총괄님의 보직 변경에 대한 말이 많았는데요.

이야기들이 많을 수 있는 사안이고 실제로 많이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고 현장을 떠난 것은 아닙니다. 유니폼만 입지 않았을 뿐이지 저는 항상 현장에 있을 것입니다. 육성은 선수들과 부대끼며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죠. 전체적으로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선수의 육성도 있지만 지도자의 육성도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저는 언제든 현장과 가까이 있는 야구인입니다.  


야구를 생각하는 깊이가 다르기에 총괄님이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야구 발전을 위해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야구선수가 더 큰 인물로 성장해야 한다는 지론이 있으시더라고요.

그 점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훌륭한 선수들이 야구 발전을 위해서 좋은 능력을 갖추고 현장이 아닌 다른 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비단 야구뿐만 아니라 체육계 출신의 역량은 체육 전체 발전을 위해 충분히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찬호 선수가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처럼요. 아직도 바라는 게 있다면 훌륭한 선수들이 더 큰 야구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일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총괄님께서 야구선수 출신의 행정가를 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스스로 내 능력을 생각할 때 많이 부족하고 모자람이 끝없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총괄님을 보면 대단한 생각이 절로 납니다. 1군 감독을 비롯해 해설, 퓨처스 감독, 육성 총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셨습니다.

각 역할에 분명 다른 매력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분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일일학 일일신이라고 배우면서 내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은 분명 두려움보다 더 큰 매력이었죠. 물론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무식하기도 해야 하고요. (웃음) 제가 일을 할 때 결정을 빨리 하는 편이거든요. 결정을 하고 나서 신중하게 하는 편이죠.


그중 해설이 가장 어려우셨다고요?

제가 해설을 한다는 것에는 상당한 핸디캡이 있죠. (웃음) 지금도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지만, 사투리로 해설을 하는 것은 팬들에게도 거북한 부분이거든요. 그렇게 어려움 속에서 진행한 도전이었지만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줘서 할 수 있었어요. 물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만할 때 이쪽으로 오게 되긴 했지만요. 하하하. 잠자는 거인보다 움직이는 난쟁이가 낫다는 말처럼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총괄님의 선수 시절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시아의 3루수, 미스터 올스타, 다양한 수식어가 많았습니다. 본인을 어떤 선수였다고 평가하시나요?

아마추어 때는 어느 정도 했던 선수인데, 프로에서는 빵점이었습니다. 당시 아주 심각한 허리 부상이 있어서 운동을 못 하게 됐던 상황이었죠. 프로에 입단하기 전 포항제철에 있을 때부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때 아침에 링거 맞고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데 누가 오더니 수술을 말리더라고요. 알고 보니 고등학교 선배였는데 야구선수가 수술을 하면 안 된다고 말렸죠. 당시엔 허리에 칼을 대면 다시는 운동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재활을 선택했죠. 그때 재활은 그냥 목욕하고 누워있는 거였어요. (웃음) 3달을 쉬고 다시 야구를 했죠. 허리가 엉망이었는데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가 없었어요. 프로에서 전 아주 나쁜 선수였습니다. 그런 저를 아직 아껴주신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아쉬움이 많이 남으시겠네요.

네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수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선수의 가치는 파울라인 안쪽에 들어가 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요. 아무리 좋은 선수, 가능성이 있는 선수여도 더그아웃에 앉아있으면 가치가 없어요. 앉아 있으면 누구나 20승하고 홈런 40개씩 치죠. 1패를 해도 경기를 뛰어야 좋은 선수입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출장을 많이 하는 선수가 상당히 대단한 겁니다. 그건 자기 관리가 아주 강한 선수가 이뤄낼 수 있는 업적이죠. 정말 박수 받아야 하는 선수고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하는 선수입니다.  


총괄님은 다시 태어나면 야구를 하실 겁니까?

야구를 정말 하고 싶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저는 야구를 할 겁니다. 하고 싶고, 아프지 않은 몸으로 하고 싶습니다.


총괄님의 목표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육성 총괄로 유니폼은 입지 않지만, 현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우선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은 바뀌어도 그 시스템에 의해서 좋은 선수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SK WAY’에 맞는 명문이 아닌 명품 일류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목표라기보다 제 인생의 대부분이 야구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야구를 놓고 싶지 않아요. 내가 그동안 과정이 안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그 역시 흘러온 과정이고 이 부분이 인생에 어떤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이 있어서 끝까지 야구에 대한 부분은 놓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을 놓지 않고 싶네요. 그리고 나중에 은퇴하면 하고 싶은 게 딱 하나 있습니다. 모교 중학교 감독을 하는 것인데요. 그러려면 경제적 여건도 돼야 하니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하하하.



“곁에 있는 동반자죠. 제가 철이 들기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제 곁에 있었는데 산길을 같이 걷고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야구만 생각하는 야구장이 김용희 육성 총괄이 밝힌 야구의 의미이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야구의 동반자는 김용희 육성 총괄이다. 야구는 좋겠다. 좋은 동반자가 있기에 앞으로 발전을 거듭할 것이니 말이다. 


출처 : 'DUGOUT'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