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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시련을 이겨낸 이원준, 큰 꿈을 꾼다

SSG 랜더스 2016. 6. 28. 10:51


2016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 SK 와이번스의 선택은 이원준(18)이었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했다. SK는 부족한 내야 자원을 보강해야 했다. 그러나 현장과 실무진은 잠재력이 뛰어난 이원준을 외면할 수 없었다. 190cm, 95kg의 우수한 체격조건을 가진 이원준을 꾸준하게 지켜본 송태일 스카우트는 그의 모습에서 '윤희상'을 떠올렸다. 송 스카우트는 "윤희상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인데 폼은 더 와일드하다. 140km/h 후반의 강속구와 각 큰 커브. 윤희상에게 체인지업을 배우면 더 큰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최고 유망주로 비룡 군단에 합류하게 된 이원준은 "최선을 다했고,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며 "프로에 가서도 좋은 선수가 돼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1차 지명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열심히 준비해 1군 무대에서 팬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신체 조건이 좋아서 프로에 가서도 유연성 운동을 꾸준히 하면 구속도 많이 늘 것 같다. 좋은 투수가 될 것 같다. 주무기 커브는 주로 카운트를 잡을 때 사용하고 결정구로는 슬라이더와 포심패스트볼을 던진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원준에게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중학교 시절 사이드암으로 던졌던 그는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오버핸드로 투구폼을 바꿨다. 체격조건이 좋은 이원준을 눈여겨 본 야탑고 김성용 감독의 한 수였다. 투구 동작을 바꾼 것은 대성공이었다.


평소 습득력이 좋고, 긍정적이며 쾌활한 이원준의 성격도 한 몫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129km/h 대에 머물던 이원준의 속구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 15km/h 가량 빨라졌다. 또한 손재주가 좋은 이원준은 주무기 커브 외에도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추가했다.



하지만 그에게 탄탄대로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원준은 고등학교 2학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일 년을 통째로 쉬었다. 팔꿈치 쪽 뼈가 신경을 눌렀고, 미세 통증을 느낀 이원준은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야구 선수로서 나약해 질 수 있었던 시기, 이원준은 꿋꿋이 이겨냈다. 오히려 그 시기가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한 이원준이었다.


그는 "수술을 했고, 재활을 진행해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 오히려 3학년 때 힘이 붙어 공을 더 세게 던질 수 있게 됐다. 물론 재활 과정은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러나 몸이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고 했다.


SK는 이원준이 안정된 구속의 속구를 던져준다면 선발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원준 역시 SK의 선발 투수를 꿈꾸고 있다. 이원준의 롤모델도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그는 "김광현 선수의 다이나믹한 폼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팀의 주축 선발 투수로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이원준은 한 번 승부해보고 싶은 타자로 '강타자' 에릭 테임즈를 꼽았다. 그는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가 테임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딪혀보고 싶다.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은 있다. 초구는 당연히 직구다"라고 말했다. 


이원준이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도 많다. 수술과 재활에 1년을 소요한 이원준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경기 감각과 마운드에서의 운영 능력은 이원준이 보완해야할 점이다. 그럼에도 SK는 그의 미래를 봤다. 구속 향상의 가능성과 함께 수술 이후 그가 마운드에서 보여준 단단함은 SK의 마음을 잡기 충분했다.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