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새 사령탑으로 트레이 힐만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를 꾀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의 우승을 이끌고,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감독까지 역임한 힐만 감독에 거는 기대는 크다. 힐만 감독 체제를 새로 구축한 SK는 다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힐만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함과 동시에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SK에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올시즌 비룡군단을 어떻게 이끌어갈까.

 

 

 

약점은 냉철하게 판단, 장점은 극대화

 

SK는 지난 시즌 거포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다. 최정이 40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정의윤 27, 최승준 19, 박정권 18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팀 홈런 총 182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홈런을 생산했다. 1위 두산과는 단 1개 차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약점도 뚜렷했다. 지난 시즌 SK의 팀 출루

율은 0.356(9)에 그쳤다. 얻어낸 볼넷도 429개로 가장 적었다. 주루사는 71개로 가장 많았다. 세밀한 플레이도 떨어졌고, 내야 실책도 쏟아졌다. 힐만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은 스피드가 아닌 것 같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잘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냉철하게 판단했다.

 

SK의 부족한 점을 간파한 힐만 감독이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며 약점을 조금씩 보완해가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우리의 장점인 파워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삼진 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스트라이크 플랜(2 Strike Plan)을 통해 (약점인) 출루율을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린 상황을 설정하고 타자와 주자, 수비수 들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존에 들어오는 공을 강하게 타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컨텍트 위주로 툭 갖다 대기만 하는 스윙을 지양하기 위함이다. 힐만 감독이 캔자스시티 사령탑 시절에도 썼던 플랜이다. SK 정경배 타격코치도 2스트라이크 이후 우리 팀 타자들의 삼진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홈런도 가장 많이 쳤다. 장점인 파워를 잃지 않으면서 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물론 수비의 세밀함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대비도 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캠프에서 수비 훈련의 기본인 캐치볼을 많이 시켰다. 시프트도 준비 중이다. (내가 있었던) 뉴욕 양키스도, 휴스턴도 통계를 잘 활용하는 팀이었다. 통계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투수들의 제구만 뒷받침되면 (시프트를 통해) 수비수들이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루는 도루보다 한 베이스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를 주문하고 있다. 힐만 감독은 주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중심 운영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 줄 것

 

베테랑의 경험을 중시하는 힐만 감독은 박정권(36), 김강민(35) 등을 중용할 전망이다. 힐만 감독은 베테랑의 경험을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서 배우기도 한다.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을 어느 정도 존중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캠프를 통해 외야수 김동엽, 한동민, 정진기, 내야수 박승욱 등 젊은 선수들도 힐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동엽은 타고난 힘을 바탕으로 한 거포 유망주다.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해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캠프에서도 홈런을 펑펑 터뜨리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지난해 군 제대 후 팀에 합류한 한동민도 외야와 1루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정교함과 힘을 두루 갖췄다. 정진기는 힐만 감독 부임 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선수다. 박승욱 역시 경험만 쌓이면 공수주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성장할 재목이다. 힐만 감독은 정진기가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때보다 더 좋아졌더라. 힘이 좋고, 수비도 괜찮아지고 있다. 잠재력을 지닌 박승욱은 분명 크게 될 선수라고 칭찬했다.

 

힐만 감독의 시즌 운영의 큰 틀은 타이밍이다.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되 상황에 따라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며 베테랑의 체력안배까지 신경 쓸 계획이다. 힐만 감독은 베테랑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젊은 선수에게 기회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항상 감독으로서 중요한 점은 정확한 결정을 정확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운드 새얼굴 나올까?

 

SK2007년 입단 이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 없이 올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일단 김광현 대신 윤희상이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윤희상은 캠프를 통해 힐만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었다. 힐만 감독은 윤희상은 아주 훌륭하다. 어느 선수보다 구속 조절을 잘한다고 칭찬했다. 메릴 켈리와 스캇 다이아몬드, 윤희상 외 2명의 선발투수 자리는 김성민, 김주한, 문승원, 박종훈 등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힐만 감독은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고심 중이다. 일단 김성민, 김주한이 캠프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과시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21순위 지명을 받은 김성민은 140㎞ 초·중반대 묵직한 공에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김성민이 오키나와 캠프 실전경기 첫 등판에서 주춤하자, 힐만 감독은 김성민은 좀 더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던질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민은 보란 듯이 다음 등판에서 바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불펜에서 맹활약한 사이드암투수 김주한 역시 선발테스트를 치르고 있다. 불펜요원으로 활약한 터라 투구수가 많아지면 힘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고려대 시절 선발로도 활약했기 때문에 충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선발투수로 활약한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도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불펜 구성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김주한과 박종훈 중 선발경쟁에서 밀려난 투수는 불펜에 합류할 전망이다. 발자리를 꿰차지 못한 문광은, 문승원 등도 잠재적인 불펜자원이다. 노련한 채병용과 전유수 등은 롱릴리프, 셋업맨 후보군이다. 채병용은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든든한 마당쇠 역할을 해냈으며, 올해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시즌 몸상태가 좋지 않아 주춤했던 전유수는 건강함을 되찾으며 올해 필승조 경쟁에 뛰어 들었다. 마무리 박희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차출로 캠프에서 힐만 감독의 실질적인 평가를 받진 못했다. 그 사이 SK 미래의 마무리 서진용이 급부상했다. 서진용은 구속 150km대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포크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에 마무리로 제격이다. 특히 외국인 감독인 힐만 감독의 성향으로 볼 때 시원, 시원하게 던지는 서진용에게 마음이 갈 수도 있다. 힐만 감독이 SK 뒷문 구성을 재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힐만 감독은 기본적으로 투수들에게 공격적인 피칭을 요구한다. 힐만 감독은 "투수들에게 '타자들을 상대로 막는다고, 수비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타자들을 공격한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얘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도망가는 피칭을 하는 투수는 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투수진에 던진 일종의 메시지다. 올해 SK 투수진의 공격적인 피칭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웅희 스포츠서울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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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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