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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캠프에서 캥거루 코트를 열다

SSG 랜더스 2013. 2. 8. 10:37

2월 7일(현지시간) 오전 8시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스포츠빌리지에서는 SK와이번스 선수들이 모여 '코믹 인민재판'인 캥거루 코트를 열었다.


캥거루 코트는 코믹 인민재판을 일컫는 말.

일방적으로 행해지는 인민재판의 특성을 비유한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단 자체 상벌위원회로 인식되고 있다.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가 무기명으로 서로의 잘못된 점이나 실수를 적어 투표함에 적어넣으면 선수로 구성된 재판부가 잘못을 가려 벌금을 부여하는 자체 규율 법정이다.

만약 이의제기를 해 인정이 되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실패하면 2배를 내야 한다.

SK는 이만수 감독의 제안 속에 2011년 마무리 훈련 때 처음 실시해 고된 훈련 속에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캥거루 코트를 시작하기에 앞서, "피곤하고 힘든 훈련 일정 중에 잠시나마 박장대소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행사 중 하나이다.

배려 속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룰이 있다. 그것을 깨뜨리면 동료간 우애도 약해지며 팀워크도 저해된다. 법정에 서는 피고들은 위트있는 지적에도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하고 배려를 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재미있는 사례를 공개하면 이렇다.



 




• 판사: 박정권

• 검사: 정근우

• 변호사: 최정, 최윤석

 

이광근 수석코치는 모 선수에게 치약 사오라고 시키고 치약값을 아직 주지 않았다. 재판 결과는 벌금 10달러. 치약값 3달러를 안주다가 벌금을 10달러를 맞은 것이다.


 

전날 연습경기 야수 MVP를 수상한 안정광(내야수)은 야구선수로서 너무 말랐다. 걸그룹을 보는 기분이라는 고소를 당했다. 고소는 같은 내야수 김성현. 박정권 판사는 "너도 만만치 않으니 둘다 윗옷을 벗고 비교하라"고 지시하고 안정광이 더 말랐다고 판결. 안정광은 벌금 10달러.

 

캥거루 코트 단골 손님인 안치용(외야수).

일과 시작인 전체 워밍업 중에 매번 화장실을 간다고 고발당했다. 본인이 급히 인정하여 5달러 벌금으로 감형.

 

이제 곧 WBC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플로리다를 떠날 예정인 정근우(내야수).

라커룸에서 노래를 자주 불러 시끄럽다. 노래는 노래방에 가서 하라고 고발당했다.

정근우는 인정할 수 없다며 누구냐고 따지자, 한참 후배인 3년차 정진기(외야수)가 고발한 것으로 밝혀져 모두들 박장대소.

정근우 역시 벌금 10달러. 



 

이번엔 이만수 감독.

베로비치 스포츠빌리지에서 (골프)카트를 타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해서 선수들이 불안하다. 카트를 고장내는 방법을 연구중이라며 고발.

이 감독은 바로 인정하며 앞으로 걷겠다고 다짐. 정근우 검사는 지켜보겠다며 조심하시라고 일갈. 5달러 벌금으로 감형.   


윤길현(투수)은 정경배 수비코치가 번트 사인을 내고 펑고를 강하게 쳐서 손가락 다칠 뻔했다고 고발했다.

정 코치는 실전에서는 돌발 상황이 발생되니 잘 대처하라고 변명하자 선수들 전원이 야유를 퍼부었다.

박정권 판사는 "자꾸 그러시면 배팅 연습 20분 동안 번트만 대면 좋겠냐"고 근엄하게 꾸짖고 10달러 벌금형 처리.

 

8일(현지시간)은 세번째 홍백전이 실시되고, WBC 대표팀에 합류하는 정근우,최정,윤희상은 9일 오전 플로리다 캠프를 떠나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