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 들썩거렸다. 에이스 김광현의 등판을 보러 온 팬들도 많았지만, 이날 야구장에서 예정된 SK와 포켓몬 코리아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피카츄의 공동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온 팬들도 적지 않았다. SK는 이날 공동 마케팅의 일환으로 '피카츄 와이번스 에디션' 특별 상품을 판매했고, 피카츄와 SK응원단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야구장에서 진행하며 현장을 찾은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SK와 피카츄의 ‘협업’은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번 이벤트를 진행한 조혜현 SK 마케팅 매니저는 “포켓몬 코리아에서 먼저 일회성 이벤트를 제안했으나, 우리가 생각하기에 '야구장을 많이 찾는 2~30대에게도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겠다' 싶어서 지속적인 공동 마케팅을 역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피카츄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주인공. 어린이뿐만 아니라 야구의 주 소비층인 2~30대 사이에서도 마니아층이 있는 캐릭터다. 조혜현 매니저는 “누구나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갖고 있는 게 피카츄”라며 “포켓몬의 역사가 오래되다보니까 넓은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불을 쏘는 용의 캐릭터(리자몽)도 있지만 상품 판매와의 연계를 생각했고, 생산라인도 참고했다”고 말했다.
포켓몬 코리아측에서도 SK는 니즈가 딱 맞아 떨어지는 대상이었다. 박지환 포켓몬 코리아 과장은 “일본 프로 야구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비롯해 일본에서는 매년 야구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딱히 피카츄를 이용한 마케팅이 없어서 여러 구단을 물색하고 있었다”며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SK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스토어를 오픈해야 하고 피카츄 인형탈 등을 데리고 가야하기 때문에 거리상으로 가까운 수도권 구단을 염두에 두고 이벤트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서로에게 좋은 '기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조혜현 매니저는 "포켓몬 코리아측에서 행사를 제안한 것이 5월경 이었는데 이 행사를 조금 더 확대하고 싶었다. 6월초부터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여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제휴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응원단으로 활동하는 스토리라인 등을 조율했다“고 귀띔했다. 6월부터 회의를 갖고 약 2달여 만에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공동 마케팅 행사가 열렸으니 그만큼 SK와 포켓몬 코리아가 이번 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첫 날 야구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와이번스 피카츄 인형 500개가 경기 중에 모두 매진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에도 관련 내용이 소개가 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mlb.com은 ‘비록 한 시즌 동안의 짧은 활동이지만 팀에 잊혀 지지 않을 큰 흔적을 남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다’며 협업이 갖는 임팩트를 강조하기도 했다.
놀랍기는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조혜현 매니저는 “사실 이 정도까지의 긍정적인 반응은 예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며 “나도 피카츄 세대는 아니어서 부서 내 인턴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좋아하더라. 다양한 연령대가 좋아하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으로 피카츄는 주말 경기 위주로 경기장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시즌 종료 때까지 SK 마스코트 윙고와 함께 특별 응원단으로 활동할 계획. 또한 피카츄 관련 상품 11종이 판매되며 인형 외에도 팬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스티커, 와펜, 부채 등을 인천SK행복드림구장 1층 와이번스숍 옆에 마련된 피카츄 팝업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숍에는 어린아이들은 물론이고 젊은 여성들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조혜현 매니저는 “야구장에 있는 팝업 스토어는 포켓몬 코리아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피카츄는 올해 말까지는 꾸준하게 토요일 경기에 응원단으로 활동 할 생각이다. 상품도 현재 11종의 제품을 판매중이며 계약도 올 시즌까지이지만 앞으로도 더 좋은 반응이 지속된다면 내년에도 함께 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잔여 시즌 동안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는 팬이라면 ‘피카츄’에 주목할 이유가 생겼다.
배중현 일간스포츠 기자 bae.junghyu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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