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하게 야구만 보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문화’ 생활과 결합된 멀티형 스타디움으로 진화 중이다. 연인과 가족은 물론이고 이외에도 함께 야구장을 찾는 대상이 점점 다양화 됨에 따라 팬들의 다채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 야구장도 부단히 발전하는 중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홈구장인 체이스필드와 마이애미 홈구장인 말린스 파크는 외야에 있는 수영장이 구단의 ‘명물’이다. 올해 새단장을 끝낸 SK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도 눈길을 끄는 문화 공간이 외야에 만들어졌다. 바로 하이트(Hite) 클럽이다.
SK는 올해 구장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포수 후면석에는 메이저리그가 부럽지 않은 '라이브존'을 신설했다. 스페인에서 수입한 쿠션감 좋은 특별좌석으로 야구팬들에게 안락함과 야구의 생동감을 동시에 전달한다. 또한 1만5000석의 일반석 의자를 좌석 간격을 늘려 새롭게 설치, 편안한 관람 환경을 조성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음향 시스템을 설치해 ‘귀’도 즐겁게 한다. 하이트 클럽은 이 많은 변화 속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다.
하이트 클럽은 맥주와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먹으면서 야구를 관람하는 이른바 ‘스포츠바’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우측 외야에 있는 '이마트 바비큐존'이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야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라면, 하이트 클럽은 야구장의 로망인 야구 관람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유니크한 장소다.
올해부터는 야구장 내 음식 반입이 쉽지 않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개막 전 올해부터 경기장의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캔이나 병을 비롯해 1리터가 초과하는 페트병 음료와 주류, 국물음식 등의 경기장 내 반입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관중들이 경기장에 들고 들어갈 수 있는 소지품도 가방 1개와 쇼핑백류 1개로 제한된다. 주류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야구장 내 매점에서 판매되는 주류는 구매하여 500ml 종이컵에 옮겨 담아야 관람석 반입이 가능하다. 이 상황에서 하이트 클럽의 특징은 빛을 발한다. 마음 편안하게 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한다.
이밖에도 장점은 많다. 무엇보다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음식도 평균 이상이다. 엄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도시락은 물론이고 김치볶음밥, 그리고 원형으로 된 몽고리안 그릴을 설치해 소시지와 바비큐, 스테이크를 숯불로 직접 구워 제공한다. 야구장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치킨이나 피자가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셈이다. 쉽게 말해 미니 패밀리 레스토랑의 형태의 라운지에서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가능하다. 바비큐와 소시지 등은 오픈된 공간에서 조리를 해 음식을 먹는 것과 동시에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다. 야구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공간이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마련됐다.
하이트 클럽을 운영하는 최종인 팀장은 “아직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지만 오시는 분들마다 깔끔하다고 말씀하시더라. 일반석을 구매해도 들어오실 수 있는데 안주를 저렴한 단가에 판매하고 요즘에 인기가 많은 크림생맥주 등 다양한 맥주를 판매하고 있어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트 클럽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총 12종류다. 식사로 먹을 수 있는 2종류(추억의 도시락, 김치볶음밥)와 안주가 될 수 있는 10가지 음식이 주문 가능하기 때문에 골라먹는 재미까지 있다.
최 팀장은 “앞으로 하이트 클럽을 찾는 야구팬들의 선호도에 따라서 메뉴의 수도 점차 늘려갈 예정”이라며 “국내에 있는 다른 야구장에서는 보통 후라이드 치킨 밖에 판매하지 않지만 여기에는 전기구이 통닭도 있다. 뿐만 아니라 야구장에서는 보기 힘든 스파게티와 피자 등의 음식을 적절한 단가로 책정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팬들이 이용하는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메뉴의 다양성과 특징을 설명했다.
하이트 클럽은 내부 전면이 창으로 구성돼 있어 야구장 전체를 볼 수 있는 뷰도 탁월하다. 자리에 앉아 야구장을 바라보면 외야부터 홈플레이트까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낮 경기가 아니고 야간 경기라면 외야 조명과 어우러지는 뷰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아늑한 공간에서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상태로 야구 관람이 가능하다. 비바람은 물론이고 황사에도 끄떡없다. 여름에는 에어콘이, 겨울에는 히터가 야구팬들을 반긴다.
공간도 넓다. 내부 60평과 외부 테라스 50평 등 총 110평으로 구성돼 있어 답답함을 전혀 주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포수후면석에서 바라 봤을 때 우측 외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기가 크다. 최 팀장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라며 “하이트 클럽 내부에 앉아서 봤을 때 전체 야구장의 전망이 다 보이고 내부에 TV가 10여대 이상 설치돼 있어서 편안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밥과 술을 먹더라도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놓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무래도 깔끔한 인테리어와 수준급 음식이 갖춰 있으니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선호도가 높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는 이유다.
하이트 클럽은 시각(디자인, 구장 전경, 다양한 음식 구성), 청각(음악, 음식 조리 소리), 후각(음식 향), 미각(다양한 맛), 촉각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은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들려서 야구를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 운영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까지이다.
배중현 일간스포츠 기자 bae.junghyun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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