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숨은 주역 - (1) 전광판실을 찾아가다.

[야구장의 숨은 주역 - (1) 전광판실]

야구장에는 선수단 이외에도 팀과 경기 진행을 위해 자신의 업무에 힘쓰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팬 여러분과 함께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전광판실을 찾아  전광판에 송출되는 영상을 제작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계신 신원근씨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는 SNS서포터즈인 필자가 팬의 입장에서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Q..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A. 전광판에 송출되는 영상을 제작하고, 스케쥴에 따라 영상을 송출하고 관리합니다. 구장 내 모든 영상 전광판(가로 전광판 포함)을 통제합니다. 이외에도 경기 중 응원단상에서 틀어주는 응원가 반주에 맞춰 전광판에 응원가 가사를 노출합니다.

 

Q.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영상물을 제작하여 최종적으로 전광판에 띄웠을 때 성취감을 느낍니다. 특히, 전광판을 본 팬들이나 선수들의 호응이 좋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주 업무인 경기 관련 영상을 송출하면서 항상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외에도 팀이 경기에 승리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 얼마 전, 시범 경기 기간에 있었던 팬 페스트 때 미아가 발생했습니다. 보통, 미아가 발생하면 근처 현장 카메라에 잡힌 모습을 전광판실 모니터를 통해 확인하고, 전광판에 영상을 띄워줍니다. 그 날, 응원단상 쪽 카메라에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잡혀 3이닝 동안 전광판에 모습을 띄워 부모를 호출했는데, 아이를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이가 전광판실에서 울지도 않고 잘 적응하며 있었다는 것입니다.

 

Q. 문자는 정말 실시간으로 입력되나요? 예약 문자는 가능한가요?

A. 예, 실시간으로 입력됩니다. 보통, 경기가 시작되면 전광판실 컴퓨터에서 문자 전송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문자가 전광판실에 들어옵니다. 따라서, 경기 시작 전에 보낸 문자는 프로그램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예약 문자 기능도 아직은 없습니다.

 

Q. 가로 전광판에 뜨는 선수 수식어를 바꿀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없습니다. 우리 구단은 오래 전부터 모든 선수에게 별명을 만들어줬습니다. 이전부터 유지 되어온 별명이 많이 때문에 쉽게 변경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선수의 요청이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또, 별명 제작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 선수의 경우 시즌마다 선수가 다를 때가 많은데, 선수에 어울리는 별명을 찾아야 하고, 타 팀 선수와 겹치는 별명을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Q. 업무를 보면서 힘든 점이 있으신가요?

A. 아무래도 생방송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실수에 대한 부담감이 큽니다. 물론, 현장 방송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간 순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음 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광판실 보다는 야외에서 업무를 보는 카메라팀의 고충이 더 많을 것입니다. 비가 오는 날 우의를 입고, 장비를 젖지 않게 들고 다니는 것이 수고스럽습니다. 봄·가을로 날씨가 추울 때도 고생이 많습니다.

 

Q. 전광판에 띄우는 문자 선정 기준이 있나요?

A. 문자 서비스는 유료이기 때문에 전송받는 거의 대부분의 문자를 전광판에 띄웁니다. 그러나, 욕설·비방 등이 포함된 문자는 자체 심의를 통해 걸러냅니다.

 

Q. 팬들에게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A. 매 시즌마다 전광판에 송출되는 영상을 새롭게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항상 고민합니다. 경기 전 전광판에 뜨는 환영 문구 등도 매년 디자인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고민이 있다면, 구단의 색이 빨간색이라 붉은 계통의 색으로 디자인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Q. 투구 속도, 카운트 등은 어떻게 실시간으로 입력 되나요?

A. 기록 전광판을 운영하는 분의 업무입니다. 주로, 기록원실에 계시는 직원이나 장내 아나운서 분이 실시간으로 입력합니다.

 

Q. 전광판이 정전된 사례가 있나요?

A. 인천SK 행복드림구장의 경우에는 없습니다. 만약, 정전이 되어 주 전력이 차단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예비 전력을 사용하면 됩니다. 이를 통해 전광판이 꺼지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