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랜더스人

[공감(共感) W] SK의 ‘핫’한 드래프트 현장을 가다

SSG 랜더스 2016. 8. 23. 12:56

 

지난해 8월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SK의 미래를 밝힐 10명이 호명됐다. 최근 프로 유니폼을 입은 신인들은 아마와 프로의 큰 격차 탓에 오늘보다 내일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올해 ‘핫’한 얼굴이 2명이나 등장했다. 2016 신인 2차 지명회의 2라운드로 부름을 받은 투수 김주한(23)과 9라운드로 선택 받은 외야수 김동엽(26)이다.

 

올해 8월22일 같은 장소에서 2017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전체 938명(고교 692명ㆍ대학 233명ㆍ기타 13명)이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5위로 6번째 지명 순번을 가진 SK는 신중하게 옥석을 가렸다. 1시간에 걸쳐 진행된 드래프트, 어김없이 10명의 새 얼굴이 비룡 군단의 일원이 됐다.

 

신인 지명을 마친 SK의 자체 평가는 ‘만족’이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계획한 대로 만족스러운 지명이 이뤄졌다”며 “포지션 별로 필요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넣기 위해 많이 고민했는데 우리 순번에서 계획했던 대로 진행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이어 “올해 김주한과 김동엽이 운 좋게 즉시 전력감이 됐다”면서 “모든 선수가 이들처럼은 안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송태일 스카우트의 말을 빌려 10명의 지명 선수를 파헤쳐봤다.

 

◇1라운드 투수 김성민(일본경제대)
드래프트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조사를 많이 했다. 일본 대학에 있었지만 정보력을 통해 조사했고, 선수의 의지도 파악했다. 4월에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훈련을 많이 못했지만 예전에 던졌던 모습들과 일본에 있었던 모습들로 정보를 모았는데 1군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했다. 트라이아웃 당시에는 캐치볼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빠르게 던지는 공이 시속 137㎞로 생각보다 잘 나왔다. 선수 본인 말도 그렇고, 우리의 정보로 볼 때 건강해지면 구속은 147㎞까지 나온다고 판단했다. 또 커브도 좋다는 평가다.

 

◇2라운드 내야수 박성한(순천효천고)
유격수 자원이 필요했다. 박성한은 수비 하나만 놓고 볼 때 고교 유격수 중 1등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9월초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 청소년 대표도 됐다. 아직 공격력이 아쉽기는 하지만 송구 능력은 톱 클래스 수준으로 본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좋은 유격수 감을 찾았다.

 

◇3라운드 포수 권기영(제물포고)
포수로서 송구력이 깔끔하고, 주력도 좋다. 몸에 스피드가 붙어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타격에 파워도 있다. 우리 팀에 포수 자원은 이재원, 김민식, 이현석이 있는데 이현석은 군대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 다음 자원으로 권기영을 생각했다. 공수 모두 양호한 포수다.

 

◇4라운드 투수 김표승(경주고)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2학년으로 맹활약했던 사이드암 투수다. 올해 팔꿈치 부상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잠재력과 좋은 커브, 투구 메커닉을 갖고 있다. 회복만 잘 시키면 좋은 자원이 될 것이다. 김주한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빠른 볼은 김주한이 더 좋다. 볼이 빠르지는 않지만 낙차 큰 커브와 변화구로 승부를 할 줄 아는 투수다.

 

◇5라운드 외야수 이정범(인천고)
방망이 하나만큼은 최고로 잘 친다. 이정범도 이번 청소년 대표팀 멤버다. 외야 수비나 어깨가 좋은 건 아니지만 타격은 제일 좋다. 찬스에 잘 칠 수 있는 선수, 그리고 안정감 있는 타자를 선택했다.

 

 

◇6라운드 투수 남윤성(전 텍사스)
29세의 나이와 구속 때문에 걱정했는데 회의한 결과, 팀에 필요한 왼손 자원이고 신체 조건도 좋다는 판단이었다. 제구력이 뛰어난 중간 투수를 찾다 보니까 남윤성이 적합했다. 나이가 있다고 해도 앞으로 5~6년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봤다. 나이는 문제 되지 않는다.

 

◇7라운드 외야수 이재륙(연세대)
테이블 세터 자원이다. 수비와 송구, 주력을 갖췄다. 타격도 연세대에서 3~4번을 칠 정도로 해서 기대가 크다. 당장 내년보다 좀 더 경험을 쌓는다면 향후 팀에 보탬이 될 것이다.

 

◇8라운드 내야수 김두환(인하대)
송구력은 대학 선수 중 톱 클래스 수준이다. 몸이 좀 왜소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유격수 수비 쪽에서는 도움이 될 자원이다. 경기 막판 수비가 중요할 때인 8, 9회에 대수비로도 쓸 수 있는 선수다.

 

◇9라운드 투수 정영광(휘문고)
중학교 시절에는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투수였던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부상 때문에 작년하고 올해 많이 못 던졌다. 미래 자원으로 ‘야구를 잘했던 사람이 결국 잘한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은 올해 시속 130㎞ 중반에 그쳤지만 140㎞ 중반까지 나올 수 있는 선수다.

 

◇10라운드 투수 도윤(개성고)
왼손 투수인데 팀에서 1번 타자도 치고 있다. 올해 투수로는 많이 안 나오고 있는 상태이지만 일단 왼손 투수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구속이 140㎞ 초반까지 나와야 하는데 올해 그렇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지섭 한국스포츠경제 기자 onio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