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랜더스人

[ 공감(共感)W ]올 시즌에도 SK가 희망을 노래한다

SSG 랜더스 2017. 6. 28. 11:37

SK는 지난 22일 인천 두산전에서 ‘희망더하기 2017’ 캠페인의 일환으로 '입양대기 아동 새가족 찾기'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열었던 SK는 홈 유니폼에 실종아동의 이름을 새기고 세 경기를 치렀다. 올시즌엔 '입양'이라는 새로운 주제를 추가해 캠페인에 들어갔고, 이제 갓 의미 있는 첫 발을 뗐다. 
 
꽤 긴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김성용 고객가치혁신그룹 매니저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5개월 정도가 걸렸다”며 “프로야구가 출범했을 당시의 캐치프레이즈가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다. 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을 위해 KBO나 구단이 하고 있는 게 많지 않다. 지난해 실종아동과 관련한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니 어린이들과 관련된 문제가 생각보다 꽤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대와 실종, 입양, 환우등이 모두 관련됐다. 생각보다 아동 문제가 심각했다”고 기획 단계를 회상했다. 
 
 
아동 문제 중 입양은 실종만큼이나 야구단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갖고 있었다. SK는 지난해 ‘희망더하기’ 캠페인이 열릴 때 선수단 전원이 실종아동의 이름을 등에 새기고 경기를 뛰었다. 김성용 매니저는 “이전에는 어린이 야구교실이나 야구 물품 지원 등 할 수 있는 게 한정 돼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아동 이슈들의 핵심 문제가 무엇인가에 주목했고 야구로 아동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실종아동이 떠올랐다. 실종아동은 아동들의 이름을 우선 알려야 하는데, 선수들의 유니폼에 실종아동의 이름을 새긴다면 가족들에게는 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 입양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성용 매니저는 “입양이라는 주제에 대해 ‘억지스러운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실종아동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지만 비슷한 패턴으로 비슷한 행사를 진행했을 땐 효과가 더 적을 수 있었다”며 “프로야구 팬들이나 관계자들이 이번 행사를 어떻게 바라볼까하는 시선이 의식되기도 했다. 입양대기 아동이라는 주제 자체가 쉽지도 않더라. 혹시나 ‘마케팅으로 일회성으로 활용하는 것 아닌가’라는 평가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실종아동은 부모님이 요청을 하는 부분이 있지만 입양대기 아동은 그 친구들이 원한 게 아닌 상황에서 진행을 해야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러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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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프로야구와 입양의 연관성이었다. 야구팬들에게 입양대기 아동들의 이슈를 어떻게 하면 거부감 없이 잘 공감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긴 고민 끝에 나왔던 전략이 바로 ‘홈인 세레모니’였다. 야구의 '홈인'을 입양대기 아동의 '홈인'과 연관시킨 행사였다. 입양이 어둡고 우울한 단어가 아닌 따뜻하고 밝은 느낌을 전달하고자 공개 입양 가족의 행복한 일상을 영상으로 소개해 야구팬들에게 입양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주변의 많은 도움과 구단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캠페인을 이끈 동력이 됐다.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캠페인의 취지를 이해하고 입양대기 아동 선정부터 행사 준비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큰 도움을 줬다. 구단내부에선 마케팅,홍보, 고객가치혁신그룹 등 다양한 부서에서 힘을 합쳤다. 김성용매니저는 “사장님께서 지난해 캠페인의 울림을 보시고, 프로구단이 가야하는 지향점이라고 생각하셨더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 누구인지, 구단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 계층이 어디인지 알아보라고 하셨다”며 “다양한 계층과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아동들의 복지가 가장 열악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구단이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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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22일 두산전에서 각기 다른 입양대기 아동의 이름을 표시하고 경기를 뛰었다. 트레이 힐만 감독·데이브 존 코치·선발투수(5명)는 하진 아동의 이름을 유니폼에 부착했다. 하진 아동은 팔, 다리 강직소견으로 인해 국내에서 입양을 거절당해 도움이 필요하다. 김성갑수석코치·최상덕코치·불펜투수(8명)는 윤희 아동의 이름을 유니폼에 새겼다. 윤희 아동은 건강상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성장속도가 동년배보다 한 두 달 정도 느리고 양쪽 다리에 강직 소견이 있어 입양 가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경완 코치·박계원 코치 그리고 포수(2명)과 1루수(2명)는 현우 아동의 이름을 유니폼에 달았다. 출생 당시 미숙, 저체중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병력 때문에 입양이 지연되고 있는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이다. 라일 예이츠 코치·정수성코치·내야수(5명)는 성준 아동의 이름을 유니폼에 달고 경기에 출전했다. 성준 아동은 화장실에서 출산된 후 병원에 입원한 이력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입양 가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경배 코치·김인호 코치·외야수(5명)는 다원 아동의 이름을 새기고 경기에 임했다. 다원 아동은 출생 당시 건강 상태가 양호했고 현재까지 위탁가정에서 양육되고 있으나 여아를 선호하는 최근 입양 추세로 인해 입양에 난항을 겪고 있다. 5명 모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SK가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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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행사 외 이벤트가 진행됐다. SK는 입양대기 아동들이 따뜻한 새 가정에 들어가길 기원하는 의미로 A4 크기의 캠페인 카드 4000장을 제작했다. 이 카드는 선수단과 관람객들에게배포됐다. 이름은 '홈인'카드다. 야구용어인 '홈인'과 '입양'의 중의어인 셈이다. 야구장 1층 1루복도에선 아동을 홀로 양육하는 미혼 한부모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일자리 공간을 제공하는 '캥거루스토어' 판매 부스를 오픈했다. 1루 1층에 위치한 '스포츠아트갤러리' 앞에선 입양 가족 사진전도 열었다. 일본과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힐만 감독은 "(계약 후) 짧은 기간 동안 SK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어제 같은 행사는 정말 인간미가 넘치는 좋은 행사였다"며 "구장을 찾은 아내도 '좋았다'고 말했다. 집이 필요하고,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은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힐만부부는 슬하에 아들 T.J.와 딸 브리안나를 두고 있다.  
 
SK의 희망더하기는 아직 끝이 아니다. '실종아동 찾기' '입양인 친부모 찾기' 순으로 '희망더하기 2017'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SK관계자는 “야구단뿐만 아니라 KBO 올스타전에서라도 다 함께 한 번 캠페인을 했으면 좋겠다. 농구나 축구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실종아동 가족들이나 입양을 기다리는 친구들에게도 큰 희망이 생길 것이다”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배중현 일간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