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식(27), 이상백(27), 박민호(22), 이현석(22).
SK 팬들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다. 2015년을 밝힐 ‘비룡 사총사’는 지난 3일부터 20일까지 일본 시코무 마츠야마 봇짱야구장에서 진행된 야쿠르트 마무리훈련에 참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야쿠르트 관계자들이 한눈에 반할 정도의 기량과 훈련 자세, 생활 태도 등이 돋보였다.
김용희 SK 감독은 “야쿠르트에 사이드암 계열 투수들을 잘 가르치는 코치들이 많아 보냈다”며 “백인식, 이상백, 박민호 투수뿐 아니라 신인 포수 이현석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자신감도 쌓았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한 김경태 루키팀 투수코치는 “각자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지도를 받았다”며 “일본 야구 레전드 다카쓰 신고 1군 메인 투수코치로부터 백인식과 박민호는 커브를 던지는 방법을 배웠고, 중심 이동하는 것은 이시이 2군 투수코치에게 전수 받았다. 또 박민호는 이토 1군 투수 보조코치에게 파워포지션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백인식, 야쿠르트 훈련 MVP “즉시 전력감” 찬사
백인식이 야쿠르트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사이드암인데도 시속 140㎞ 중반까지 나오는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 포크볼 더구나 다카쓰 코치에게 배운 커브까지 스폰지처럼 흡수했다. 투구 시 하체 쓰는 방법 또한 터득해 제구도 안정됐다. 야쿠르트 관계자들은 백인식을 보며 “기회가 된다면 1군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하고 싶다”는 찬사를 보냈다.
백인식은 “올해 부진했는데 구단에서 신경 써 훈련을 보내준 만큼 ‘하나라도 더 배우자’라는 마음으로 갔다”면서 “내가 던지던 커브를 보여주니 다카쓰 코치님이 슬라이더도 아니고 커브도 아니다라고 했다. 속도를 좀 더 늦추고 낙차 폭을 크게 하라는 주문을 받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또 하체를 이용해 던지도록 낮게 던져주는 공을 방망이로 휘두르는 티배팅을 꾸준히 한 결과, 제구력이 향상됐다.
한편 백인식은 야쿠르트 훈련 도중 생일을 맞았다. 예상치 못한 야쿠르트 선수단의 깜짝 생일 파티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선수들이 가족같이 정말 잘해줬다”면서 “생일날 투수들하고 불펜 포수들이 케이크를 들고 와서 생일을 축하해줬다. 앞으로도 절대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박민호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자극”
박민호는 야쿠르트 훈련이 마냥 신기하면서도 선수들의 훈련 태도에 큰 자극을 받았다. 본인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훈련 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 했다.
박민호는 “일본 야구는 처음 경험했는데 선수들 모두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며 “내가 과연 이들처럼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는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민호 역시 백인식처럼 커브 속도를 낮추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또한 공을 하나 하나 던지면서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잘 되고 있는지를 깨우쳤다. 생각을 하고 공을 던지니 집중력은 배가됐고, 매일 하루 동안 300개의 공을 던지게 됐다.
박민호는 “일관성 있게 투구를 하기 위해 하체를 중심으로 하는 밸런스 잡기에 집중했다”면서 “올해 신인으로서 1군 경험을 쌓았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돼 1군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상백, 수동 아닌 능동을 배우다
이상백은 쓰리쿼터형 투수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투구폼을 연상 시킬 만큼 역동적이다. 야쿠르트 코칭스태프와 불펜 포수들은 이상백의 포크볼을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폼이 독특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조언보다 공을 잡는 그립 등 세부적인 부분을 새로 배웠다.
이상백은 무엇보다 일본 선수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승부욕이 발동했다. 처음 1,000m 달리기를 할 때 하위권에 처져 자존심이 상했지만 이후 20명 가운데 3위를 했고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훈련 때도 더 많은 공을 던졌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코치들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했다.
이상백은 “일본 선수들을 보니 끊임없이 코치님들에게 물어보고 가르침을 받는다”며 “우리 문화는 코치님이 먼저 다가와 수동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새롭게 깨달았다. 그래서 나도 먼저 다가가고 적극성을 보이며 훈련했다. 이런 자세는 우리나라 어린 선수들이 와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포수 이현석 “디테일에 신경 썼다”
야쿠르트 훈련에 참가한 네 명 중 이현석 만이 유일한 포수였다. 동국대 졸업 예정인 루키 이현석은 프로 데뷔를 앞두고 선진 야구를 배울 수 있었던 것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경태 코치도 “많은 기량 향상이 이뤄졌다”고 칭찬했다.
이현석은 야쿠르트 훈련을 통해 수비와 송구 동작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송구를 할 때 주로 오버스로우를 했지만 1, 3루로 원활히 공을 던지도록 사이드스로우를 배웠다. 사이드스로우는 기습 번트 타구를 처리하는데도 용이하다. 또한 블로킹 동작 역시 힘 들어가는 것을 빼고 바로 앞에 공을 떨구는 훈련에 집중했다. 약점으로 꼽힌 타격은 인앤아웃 스윙으로 바로 잡아 우중간으로 많은 타구를 날렸다.
이현석은 “노무라 배터리코치님이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기술들의 큰 틀은 깨지 않고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써줬다”며 “포수도 야수 중 한 명이라며 내야에서 많은 펑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일본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흥미로웠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자유롭게 즐기면서 훈련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돌이켜봤다.
김지섭 한국스포츠 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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