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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SK 배수현 치어리더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SSG 랜더스 2015. 10. 6. 11:22

SK 와이번스 프랜차이즈 치어리더 배수현은 몸이 열 개 라도 바쁘다. 그라운드 응원단상 위에 설 준비를 하는 것도 바쁜데 하루에 꼬박 1시간 반 이상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치어리더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선수로도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직업 특성상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싶은 마음은 사치다. 채식 위주 식단에 닭 가슴살 섭취는 필수. 여러 힘든 조건에도 SK의 대표 치어리더 그리고 여러 피트니스 대회에서 수 차례 입상한 배수현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를 들어봤다.

 

◇국제보디빌딩연맹 주최 코리아 그랑프리 우승

배수현은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코리아 그랑프리 비키니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올림피아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앞서 2015 머슬 매니아대회 모델 톱 2, WBC 피트니스 써머 챔피언십 모델 부문 1위 수상에 이은 쾌거다.


이 중 가장 권위 있는 IFBB 대회 우승에 큰 의미를 둔 배수현은 내년 미국 대회에 출전하게 됐는데 전 세계 보디빌더가 선망하는 대회라며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를 인터넷 기사로 찾아보다가 포스터를 봤는데 좋아하는 선수도 있고, 접수 기간 중이라 바로 했다. 사실 출전을 안 하려고 했는데 피트니스 선수로 입지를 다지고 싶었고, 치어리더가 아닌 다른 경험을 통해 목적을 이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피트니스 선수로 도전한 계기는 무엇일까. 배수현은 그 전에는 생각만 했다가 올해 초에 도전해보자고 결심했다. 치어리더로서 나름대로 목표를 이루고, 결혼도 했다. 새 활력소, 인생의 또 다른 동기부여가 필요해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출처 : solartan


배수현은 후배 치어리더들이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치어리더는 직업 특성상 오랜 시간 활동하기 힘든 제약이 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피트니스 선수로의 도전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하다배수현은 “‘언니가 해줄게라며 같이 하자고 하는데 따라올 생각은 있지만 식단을 보면 다시 망설인다. 매일 방울 토마토, 닭 가슴살만 먹으니까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먹고 싶은 게 많은데라는 생각을 하더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치어리딩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그는 운동을 하면 응원 동작을 할 때 물렁물렁이 아니라 탄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몸매가 된다고 장점을 밝혔다. 배수현은 이달 15일 인천 간석역 인근에 오픈하는 한 트레이닝센터에서 마스터 트레이너로도 활동할 계획이다.

 


◇몸짱 치어리더가 전하는 몸매 관리 비법은

배수현은 몸매 관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걸로 식단을 꼽았다. 그는 먼저 내가 치어리더 일을 하기 때문에 관리를 하는 것일 뿐 일반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까지 안 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피트니스 선수도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식단을 4~5끼 먹는데 많이 먹지 않는다. 조금씩 자주 먹는다.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골고루 먹는 편이다. 단백질, 저지방, 탄수화물에 견과류, 포도즙, 과일, 채소 등 몸에 좋은 것들만 먹는다. 고기나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한다. 술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식단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40%는 운동하는 습관이 배어있어야 한다. 한번에 몰아서 몇 시간씩 하는 것이 아닌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 자기 전에 10분씩 맨몸 운동이라도 하면 잠도 잘 온다.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운동을 할 때 주위에서 해 봤자 얼마나 하겠나라는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는데 오히려 자극이 돼 더 독기를 품고 했다. 운동을 가르쳐준 선생님이 멘탈 교육도 많이 시켰다. 하루에 한 시간 반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유산소 운동은 따로 하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응원단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유산소 운동은 충분히 된다고 했다.

 


3년 만의 가을 야구, 영화 ‘300’처럼

SK는 올 시즌 5위를 차지하며 가을 야구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가을에 강한 팀답게 무서운 뒷심과 팬들의 열띤 응원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SK의 포스트시즌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2003년부터 SK 치어리더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동한 배수현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회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다. 2012년 한국시리즈 종료 후 결혼을 하고 1년간 단상을 떠났다가 지난해 다시 돌아온 그녀는 선수들도 많이 바뀌고 했는데 나는 그대로라서 할머니라는 얘기도 듣는다. 참 오래 있었고 열심히 하긴 했구나라는 생각도 한다. SK 치어리더라는 호칭이 따라 붙어 기분 좋고 소속감도 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배수현은 지금 우리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 후반기 시작했을 때 조금 침체됐는데 가을이 되니까 확 달라졌다. 내가 치어리더로써 응원을 한 9월 홈 경기 승률이 100%(웃음). 상승 분위기니까 우리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어떻게 하면 앉아있는 팬들을 일으켜 세울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영화 ‘300’처럼 숫자가 적더라도 전투적으로 응원 분위기를 띄우겠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가을에 항상 잘했으니까라고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했다.

 

김지섭 한국스포츠경제 기자 onio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