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더스 스토리/랜더스人

[DUGOUT Team] SK 와이번스 치어리더

SSG 랜더스 2015. 9. 30. 15:00

Editor Ik Rae Choi Photographer Ikjo Choi

더그아웃 매거진은 지난 51호,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 팀을 만나 무대 위 화려한 일상에 대해 들어봤다. 반응은 좋았고 결과적으로 더그아웃 매거진 51호가 ‘완판’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궁금했다. 단상 아래에서 느끼는 그들의 삶은 어떨까?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과연 남들의 시선처럼 화려하기만 한 직업일까? 그러던 차, 더그아웃 매거진은 또 한 번 여신들을 영접할 기회를 얻었다. ‘SK부심’으로 가득찬 SK 와이번스 치어리더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단상에서 내려온 그녀들의 유쾌한 수다를 더그아웃 매거진이 몰래 엿들었다.



더그아웃 매거진(이하 D)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렇게 미녀들 사이에 둘러싸여 인터뷰 한 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텐데요. 우선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배수현 : 반갑습니다. ‘유부녀 치어리더’ 배수현입니다!

강윤이 : 안녕하세요! SK에 새로 합류하게 된 강윤이입니다.

오지연 : 치어리더 팀장 오지연입니다! 반가워요!

이소연 : SK 응원팀의 분위기 메이커! 이소연입니다.

변형경 : 응원석에 팬분들이 한 분씩 늘어갈 때 가장 행복한 변형경입니다.

차영현 : 응원가 얘기 하는 시간이야? 저는 브라운 응원가를 좋아하는 차영현입니다.

김다희 : 저는 불티 응원할 때 제일 신나는 김다희입니다.

김현지 : 박정권 선수 응원가를 가장 좋아하는 김현지입니다.



희(喜) : 단상이 주는 기쁨

D : 이번 인터뷰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할까 합니다. ‘치어리더의 희·로·애·락’이라는 컨셉인데요. 여러분들께서 각각의 키워드에 맞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제가 질문하는 것보다 조금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먼저 치어리더의 희(熙)입니다.

배수현 : 기쁜 순간? 뭐가 있을까.

오지연 : 언니 어제 드림팀 나갔었잖아요! (인터뷰 일자는 7월 27일. 바로 전날인 26일, KBS2 TV 예능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에 배수현 치어리더가 출연했었다.)

배수현 : 일찍 탈락했으니까 그건 기쁜 게 아닌 것 같은데? (웃음)

이소연 : 에이~ 아니에요! 그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같은 후배들에게 하나의 길을 보여주신 거니까요.

김다희 : 인터뷰 시작부터 오글거려. (웃음) 각자 치어리더가 되면서 처음 단상에 올랐을 때 기쁘지 않았어? 어떻게 치어리더가 됐는지부터 얘기하면 될 것 같은데?

이소연 : 나는 친구가 같이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어. 친구 따라 단상에 온 것 같아. 뭐 대단히 준비를 많이 하거나 그러진 않았으니까. 무대에 선 저를 상상한 적은 한 번도 없고. 끼가 전혀, 정말 전~~혀 없었으니까.

오지연 : 사실 나도 딱히 끼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어. 학교 다닐 때 조용조용하고, 정말 평범했으니까. 그런데 나도 소연이처럼 친구 추천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거야. 끼가 없어서 처음에 정말 힘들었지. 독기가 있어서 될 때까지 오기로 버틴 편인 것 같아.



D : 치어리더라는 게 끼 없는 사람은 정말 힘들 것 같은 직업이에요. 그럼 반대로 치어리더 팀 중에 가장 끼가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치어리더 전원 : 오.지.연. 치어리더입니다! (전원 웃음)

오지연 :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돼. (웃음) 노력한 거죠. 말씀드린 것처럼 오기 하나로!

김다희 : 그런데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은 분명히 있어. 그렇게 보면 지연이는 타고난 거지. 표정부터 몸짓 하나하나가…, 어휴. 예술이야 진짜.

강윤이 : 수현 언니는 얼마 전에 머슬매니아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기도 했는데, 그 때도 기쁘지 않았어요?

배수현 : 사실 내가 결혼하면서 은퇴 했었잖아. 그러다 다시 단상에 서게 된 건데. 나이 많은 내가 후배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으려면 결국 철저한 자기관리 밖에 없을 것 같더라고. 은퇴 전에도 운동은 많이 했지만, 복귀 후에 더 신경 썼어. 나 하나 때문에 SK 치어리더 팀이 욕먹으면 안 되잖아. 그래서 ‘치어리더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머슬매니아 대회에 나간 거야. 아쉽게 2위 했지만 준비기간에 비해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아서 뿌듯했어.

변형경 : 확실히 언니가 이렇게 결혼 후에도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후배 입장에선 다행스러워요. 치어리더는 일찍 은퇴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걸 다 깨주고 있으니까요.

차영현 : WBC 피트니스 대회에서도 3관왕! 확실히 치어리더가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 같아서 언니한테 되게 고마워요.

배수현 : 내가 너희에게 매번 운동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야. 사실 팬들도 경기장에서 쉽게 운동할 수 있거든. 야구장에서 서서 응원하는 경우가 많잖아? 그때 까치발만 해도 운동효과가 커. 막대풍선 들었다 내렸다 이런 것도 그렇고. 그렇게 생활에서 조금씩 바뀌어도 건강을 찾을 수 있으니까.



노(怒) : 단상이 주는 아쉬움

키워드 – 치어리더란?

이소연 : 치어리더란? 극.한.직.업. (웃음)

차영현 : 진짜 맞는 말이네. 연습량이 많기 때문에 보이는 거랑 달리 몸이 많이 힘들어. 파스 붙이는 거야 일상이지.

변형경 : 나는 쉴 때마다 책을 읽잖아. 취미가 독서니까. 그런ㄷ…,

오지연 : 너 책 읽는 거 한 번도 못 본 것 같은데? (웃음)

변형경 : 무슨 소리야. 책을 달고 사는데. (웃음) 아무튼 ‘수면 위를 여유롭게 떠다니는 백조가 유난히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는 까닭은, 물 아래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두 갈퀴의 쉼 없는 노력 때문이다’라는 말을 책에서 읽었어. 이게 치어리더와도 어울리는 것 같아.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남모르는 고통이 정말 많으니까.

배수현 : 우리는 특성 상 몸매 관리를 해야 하잖아? 경기 전에 복싱장에서 운동 하고, 관객 입장 1시간 전에 경기장 도착해서 대기실에서 연습하고. 그 루틴의 반복이 참 쉽지 않은 것 같아. 경기하는 세 시간은 빙산의 일각이지 일이 참 많은 것 같긴 해.

차영현 : 서울 사는 사람은 왔다갔다만 하면 하루가 끝나. 출근만 두 시간 걸리니까. 연장 가면 막차 끊길 때도 많고.

오지연 : 운동량이 많으니까 그만큼 다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보이는 것과 달리 많이 뛰기도 하고.

김현지 : 보이는 것도 많이 뛰는 것 같아요. (웃음)

오지연 : 윤이는 발목 수술 후 재활 중이잖아. 많이 나아져서 공연은 하지만 아직 조심해야 돼. 사람들이 야구장 체력 소모 1위가 매점 아줌마, 2위가 치어리더라고 매겨놨더라고.

배수현 : 매점 이모는 범접할 수 없어. 우리는 수비 때라도 쉬고 있는데 매점 이모는 계속 서있으니까.

강윤이 : 재활 얘기가 나왔는데, 이제 100%는 아닌데 엄청 많이 좋아졌어. 조금만 더 재활마저 하면 일상생활 무리 없을 정도? 그래서 지금은 마음이 되게 편해. 재활도 프로 선수들보다 더 좋게 받고 있어서 이래도 되나 싶고. 너희도 대부분 내가 언니인데도 도와주려고 하잖아.

김다희 : 맞아. 결국 심리적인 부분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힘든 것도 마찬가지야. 아무래도 웃어야 되는 직업이잖아. 단상에서는 무조건 웃어야 하니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나 기분 안 좋은 일 있을 때 억지로 웃어야 하는 게 힘든 것 같아.

이소연 :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으면 확실히 힘들어. 분명히 힘든데, 관중들이 함께 안 해주시는 게 더 힘들어. 관중들이 같이 해주시면 0-20으로 지고 있어도 힘이 날거야. 그런데 관중분들이 안 해주시니까 우리는 오히려 배로 힘들지. 벽보고 하는 것 같고. 아무리 일어나라고 독려해도 아무도 안 일어나시니까.

배수현 : 또 야외스포츠는 해가 강한 날에 몇 배는 힘들지. 아무래도 날씨에 영향을 받으니까. 땀도 많이 나고.

김다희 : 맞아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속옷을 두 벌 가지고 다니잖아요.

김현지 : 또 원정경기 땐 대기실이 없어서 일반 팬들 다니시는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잖아요.

김다희 : 아까 형경이가 말한 백조처럼 겉으론 화려한데 그런 고충이 있으니까 열악하지. 오지연 : 만약 홈팀 치어리더 중 친분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기실 놀러가서 갈아입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특별한 경우지.



키워드 – 체력관리 비결

배수현 : 체력관리? 다른 거 있나. 먹는 거지. (웃음) 근데 우리 진짜 다 잘 먹는 것 같아.

D : 이해가 안 돼요. 사실 저처럼 뚱뚱한 사람이 어디 가서 많이 먹는다면 다들 믿거든요. (에디터의 별명은 ‘파오후(많이 뚱뚱한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그런데 이렇게 마른 사람들이 많이 먹어봤자 저한텐 안 될 것 같은데….

차영현 : 보면 진짜 깜짝 놀랄걸요? 역시 처음엔 다들 이런 반응이지. (웃음) 일반인들보다 세 배는 먹는 것 같아. 정말, 엄청, 많이, 매우, 몹시, 무지, 되게, 진짜, 대단히 많이 먹는 것 같아.

오지연 : 케이크 큰 거 한 판 사놓고 혼자 먹고. 피자 두 세 조각씩 겹쳐서 먹고. 경기 때 밥 안 챙겨주면 표정도 변하고. (웃음)

배수현 : 우리가 거기에 유독 민감해서. (웃음)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어도 밥만 먹을 수 있으면 괜찮아.

김다희 : 화장실에서 밥도 먹을 수 있어요. (웃음)



애(哀) : 단상이 주는 슬픔

키워드 – 치어리더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있다?

김다희 : 우리가 야구 경기 말고 일반 행사도 종종 가잖아. 아무래도 치어리더가 노출된 의상 입는 경우가 많은데, 짓궂은 분들이 기분 나쁜 행동 하실 때가 있어. 되게 수치스럽지. 면전에 대놓고 신체접촉까지 하시니까요. 실망스럽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배수현 : 그래도 지금 응원문화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 내가 2003년부터 단상에 올랐는데 지금은 팬문화가 정말 성숙해졌어. 치어리더에 대한 이미지 자체도 그때에 비해 업그레이드 됐고. 그땐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남자들의 성적인 부분에 치우쳤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며 치어리더가 방송도 출연하고, CF도 찍잖아.

차영현 : 언니, 저는 육체적으로 되게 힘들게 일하고 돌아왔는데 아무도 몰라줄 때가 힘들었어요.

치어리더 전원 : 왜 울려고 해? 울어라! 울어라! (웃음)

김현지 : 지연 언니가 가진 재능이 저에게는 없는 것 같아요. 부족함이 보일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슬프죠.

오지연 : 나도 처음엔 끼가 정말 없었다니까. 독기 품고 노력하면 실수도 줄여나갈 수 있을 거야.

변형경 : 처음엔 악플도 되게 상처였어. 뭐 응원동작 실수나 그런 건 얼마든지 비판받아 마땅한데. 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건 진짜 상처였지.

이소연 : 난 이제 그러려니 해. ‘엽사’라고 하잖아? 이상한 표정으로 캡쳐된 사진들. 그런 것도 상처였는데 이젠 익숙해진 것 같아.

오지연 : 난 요즘 그런 사진 모으는 취미가 생겼어. 우리끼리 모이면 그거 보내면서 서로 디스하잖아. (웃음) 얼굴 확대해서 짤 보내주고. 이제는 ‘신박한 거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악플도 즐기고.



D : 최근 사진기자 이외의 일반 팬들까지 고가의 장비를 동원해 근접 사진을 찍잖아요. 아무래도 여러 가지가 신경 쓰일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이소연 : 앵글이 살짝 애매하신 분들이 있어요. 어차피 단상 아래에서 찍으실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가끔 유독 앵글이 애매하게 찍으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게 가끔 느껴지거든요.

차영현 : 저는 예쁘게 찍어주신다면 뭐 상관없던데요? (웃음)

김현지 : 맞아. 또 사진 찍을 때 무조건 팔짱 끼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사실 팔이 노출된 부분이니까 그냥 맨살이잖아. 오히려 우리가 경기 도중 땀 흘려서 팬들이 찝찝하실까봐 완곡히 거절해도 고집하시더라고. 여자로서 조금은 기분 나쁜 것 같아.

변형경 : 이제는 감흥이 없어. 처음에는 되게 싫고, 단상 내려가고 싶고 그랬는데. 지금은 ‘찍으세요~ 마음껏 찍으세요~’ 이런 느낌이야.


키워드 – 치어리더가 여자친구라면?

오지연 : 연애문제. 이것도 신경 안 쓸 수 없지. 처음에 만나면 우리 직업을 보고 되게 좋아하더라고. 그런데 만나다 보면 그게 싫은 거죠. ‘내가 좋아했던 그 모습이 싫어지는 거’는 되게 슬픈 거잖아.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이 내 여자친구한테 뭐라 하고, 사진 찍고. 그런 것들이 견디기 힘들겠지?

김다희 : 생활 패턴이 안 맞는 것도 되게 큰 부분 같아. 대부분 주말에 쉬는데 우린 주말에 일하니까. 그런 것 땜에 싸우고, 트러블이 생기면 오래 만나기 힘들지. 그래서 연애를 안 합니다! (웃음)

배수현 : 난 정말 다행인 게, 오히려 시댁에선 하고 싶으면 하라고 응원해주셨어. 남편도 나를 배려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이고. 만약 남편이나 시부모님이 반대했다면 복귀 결정이 쉽진 않았을 거야.

이소연 : 이야! 역시 언니 사랑꾼. (웃음) 여러 모로 닮고 싶은 게 많아요.



낙(樂) : 단상이 주는 즐거움

키워드 - SK 응원단만이 가진 특색

오지연 : 특색? 아무래도 팬들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게 아닐까? 단상이랑 응원석의 물리적 거리도 그렇고.

김다희 : 그렇지. 팬들 나갈 때마다 일일이 하이파이브 하고, 경기 졌을 땐 서로 독려도 하고.

변형경 : 가로 전광판에 가사가 나오는 것도 좋은 것 같아. 팬들이 따라 하기 쉬우니까. 가로 전광판을 도입한 건 SK가 국내 최초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강윤이 : 그럼 다들 치어리더 하면서 언제가 가장 기뻤어? 기억에 남는 한 순간.

오지연 : 우승했을 때. 진짜 치어리더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 2010년엔 막내여서 대구엔 안 갔는데 집에서 봐도 울컥울컥 하더라고.

차영현 : 우승은 못해봤는데. 관중들이 응원 엄청 열심히 해주시고, 메시지로 응원해주실 때 힘이 굉장히 솟아나는 것 같아.

이소연 : 난 내가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 보인다’고 칭찬해주실 때? 진심이 우러나는 거 있잖아. 그런 한마디 한마디가 참 힘이 되는 것 같아.

김다희 : 나는 내가 치어리더를 하면서 성격이 변한 걸 느꼈을 때 ‘치어리더 하길 잘했구나’싶었어. 전에는 소심하고, 남들 앞에 서면 위축되는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지금은 자신감도 붙고 사람들이랑 잘 어울리게 됐어. 만약 단상에 서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런 성격으로 살았겠구나 싶으니까 다행이지.


D : 긴 시간 수다 나누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SK 팬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한마디씩 부탁드릴게요!

변형경 : 저희 응원할 때 다같이 일어나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희도 응원할 맛이 나고, 신날 텐데요. 연안부두 같은 노래 떼창할 때 일어나면 멋있는데 소심하고 눈치 보는 분들이 많은 게 아쉬워요.

강윤이 : 처음인데 이렇게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습니다. 이 친구들이랑 같이 화합하고, 단상에서 웃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지금은 정말 이 말씀만 드리고 싶어요.

김다희 : 이길 땐 열심히 하지만, 지고 있으면 먼저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기든 지든 같이 기복 없이 했으면 좋겠어요.

이소연 : 형경이랑 비슷한데, 외야 쪽에도 개인단상이 있어요. 외야는 응원 안 하려고 오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도 선수들이 기운 얻으려면 응원은 필수예요. 그게 승리로 이어지고요. 덥고 힘들어도 같이 힘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현지 : 치어리더들에게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술 드신 분들이 주로 그러시거든요.

차영현 : 새벽에 페이스북을 통해 전화를 하셔요. 그런데 그게 일반 전화와 달리 거절이 안돼요. 번호를 몰라도 걸 수 있고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랑 이름만 떠요. 그럴 때 잠이 깨고 그러니까 그건 좀 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지연 : 야구장에서 이벤트를 많이 해요. ‘불금데이’라고 금요일마다 경기 끝나고 즐기고 놀거든요. 많은 분들이 저희랑 같이 함께 즐겁게 놀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일요일엔 복고데이라고 컨셉 공연도 하는데 요즘 노래만큼 반응이 좋진 않아요. 쳐다보기라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멍하니 핸드폰 보시면 맥이 정말 빠지거든요.

배수현 : SK 와이번스가 최근 치고 올라가는 흐름이잖아요? 저희 응원단도 언제나 힘차게 응원할 테니 문학구장 1루를 함성으로 채워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영석 SK 응원단장이 치어리더들에게 보내는 편지

얘들아 반갑다. 이렇게 너희에게 편지를 쓰는 건 또 처음인 것 같은데 되게 오글거리네. 올 여름이 어느 시즌보다 더 더웠잖아. 너희와 함께 큰 사고 없이 여름을 보낸 것 같아 다행이야. 다른 팀 팬들은 아마 모를 거야. SK 팬이 언뜻 보기엔 수가 적어보이지만, 우리는 10개 구단 중 최고의 팬이라고 생각하잖아. 그런 분들 앞에서 응원을 지휘할 수 있는 건 어찌 보면 행운이라고 생각해.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단상의 분위기는 대기실에서 좌우되니까. 지금처럼만 서로 배려하면서 웃는 얼굴로 경기 준비하자. 남은 시즌, SK가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기를 주는 우리의 역할, 충실히 수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