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최항
21세기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팀이라는 칭송을 받는 인천야구의 상징 SK와이번스.
한국야구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인천의 첫 프로야구 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스의 어설픈 출발은 인천야구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인천야구의 오랜 트라우마를 말끔히 씻어낸 팀이 바로 SK와이번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 최고의 3루수 최정이 있다.
이런 자랑스런 형을 따라 한국 프로야구에 몇 안 되는 형제 야구선수의 탄생을 알린 또 한 명의 선수가 있으니 바로 SK의 내야수 최항이다.
최항과 함께 형제 야구선수들만이 가질 수 있는 추억과 야구선수로서의 꿈에 대하여 얘기 나눠보자.
기사 출처 '오! 베이스볼' 글 전주이 / 사진 Oh!bb, SK구단 제공
최항 선수 안녕하세요?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아직 최항 선수를 모를 야구팬들을 위해서 자기소개 좀 부탁 드릴게요.
안녕하세요(웃음)? 저는 SK 와이번스의 2012년도 신인 선수, 이제 2년 차가 된 멀티플레이어 내야수 최항이라고 합니다.
형이 그냥 마냥 높아만 보이죠
최항 선수 하면 최정 선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니잖아요. 얼마 전에 했던 라디오볼 전화 인터뷰 때도 본인이 스스로 최정 선수 동생 최항이라고 소개를 하던데.. 형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렇죠. 다른 사람들은 형제끼리 자존심(?) 그런 거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전혀 없어요. 나이차이도 많으니까,,, 7살 터울이거든요. 형이 그냥 마냥 높아만 보이죠(ㅎㅎ). 그래서 뭐든 배우려고 하고,,, 형을 이기고 싶다 그런 생각은 아예 않고요, 늘 형만큼만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 한국 최고의 3루수 라고 불리는 최정 선수, 형님 자랑 한 번 해주세요.
한국에서 따라올 3루수가 없죠(ㅎㅎ). 형이 최곤 것 같아요. 형 말고는 다른 사람 타격 폼을 흉내내려고 생각해본적도 없어요. 항상 형만 연구하죠. 어떻게 치나, 어떻게 생각하나,,, 뭐 그런 것들이요.
야구선수로서의 최정 선수와 집에서 형으로서의 최정 선수, 분명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다른가요?
야구장에서는 만나면 아는 척을 잘 안 해요. 일부러 말도 잘 안 섞으려고 하고요.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밖에서는 형이 장난도 많이 치고… 저도 밖에서는 장난 식으로 구박도 하고(ㅎㅎ) 떼쓰기도 하고… 어쨌든 가끔 사람들이 형이랑 안 친하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저희 친합니다(웃음).
아무래도 형이 야구를 하고 있었으니까 동생까지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부모님도 끝까지 할거라고는 생각 안 하셨을 거예요. 그냥 운동 차원에서 애들이랑 어울려라, 운동해라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면서 시켰는데 이제 겉잡을 수 없게 된 거죠(ㅎㅎ).
그럼 최항 선수는 언제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6학년 초. 그 전부터 그냥 형 따라서 형이 야구할 때 놀러 가고 감독님, 코치님들이랑 장난도 많이 치고 자주 얼굴 뵙다가 6학년 때 정식으로 야구를 하게 됐어요. 그냥 재미 반으로 하다가 6학년 초에 정식으로 하게 된 거죠.
정식으로 야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형이 프로 입단 했을 때 제가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한 거 거든요. 형이 신문에 나고 그러니까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중엔 형이 TV에도 나오더라고요. 형이 저한테 많은 영향을 끼쳤죠. 형이 그때 1번 지명 받고 입단했잖아요. 아마 형이 그렇게 크게 TV에 나오지 않았다면 야구 안 했을 것 같아요. 계속 공부나 했겠죠(웃음).
아들 셋의 이름을 조합하면 세계를 바르게 평정하라…
프로필 보니까 최정 선수랑 똑같이 유신고등학교를 나왔던데, 이것도 형의 영향인가요?
그렇죠. 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가 정해져 있었어요(ㅎㅎ). 형이 성공한 편이니까 형 따라 해야죠.
하지만 SK에 입단한 것은 본인이 원해서만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사실 SK도 형의 힘이 작용한 것 같아요. 형이 워낙 잘하다 보니까,,, 같은 피니까 잠재력이 있을 것 같아서 데려온 게 아닐까요? 그런데 막상 데려와 보니….(웃음)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명 받았을 때 소감이 어땠어요?
‘이제 됐다’, 그랬죠. 가서 열심히 하면 꿈을 이룰 수 있겠다. 기분 엄청 좋았죠(ㅎㅎ).
아, 최항 선수 이름이 조금 특이하잖아요. 최정 선수도 외자고 혹시 집안이 외자 돌림인 건가요? 아니면 그 이름을 갖게 된 일화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아뇨, 그건 아니고요. 원래 저희 집안이 묵자 돌림이에요. 묵자 돌림인데, 저희 아버지께서 다르게 이름을 지으셨죠.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게 마음에 드셨다고… 이름을 한자어로 풀어보면, 정이 형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둘째 형이 높을 최, 평정할 평이에요. 그리고 제가 높을 최에 항상 항. 정이 형이 뭐였더라…? 아무튼 셋의 이름을 조합하면 세계를 바르게 평정해라 뭐 이런 뜻이에요. 아버지께서 나름 깊이 생각하시고 지으신 것 같아요(웃음).
파릇파릇 하다. 이제 겨우 스물을 갓 넘긴 푸르름이 참 보기 좋다. 형인 최정 선수가 그냥 마냥 높아만 보인다는 최항 선수의 말 속에 형을 향한 존경심(?)이 느껴진다. 7살 터울의 형이니 어릴 적의 최항에게는 우상 아닌 우상이었을 것도 같다. 아무튼 야구선수 최항은 행운아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자칫 외로울 수도 있는 야구선수로서의 길을 동반자 되어 함께 걸어줄 형이 있으니 말이다.
그때그때 관리를 하는 사람이 현명한 거죠
SK입단해서 훈련 받아보니 어때요?
처음에는 부담이 되게 많이 됐거든요. 형 동생이다 보니까 잘해야겠다 이런 게 심했었는데 그러니까 더 안 되더라고요. 그냥 마음을 편하게 먹고 하다 보니까 오히려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연습을 하다 보면 아, 이게 프로구나! 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확실히 아마추어랑은 틀려요. 훨씬 체계적이죠.
그럼 훈련방법도 고등학교랑 많이 다른가요? SK만의 훈련 방법이 있는 지도 궁금한데요.
SK만이라기 보다는 훈련하는 방식(?)이 아마추어 때는 안 되는 게 있으면 계속 훈련하고 그것만 반복하고 그야말로 양으로 밀어붙였는데, 프로에서는 뭐가 안 되면 왜 안 되나를 파악해 그것부터 고쳐나가니까 오히려 금방금방 깨닫고 바뀌어지고… 확실히 틀리더라고요. 많이 느꼈어요. 아무래도 코치님들께서 잘못된 것들을 잘 보시고 확실하게 잡아주시니까 도움이 많이 되죠.
시합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부상을 당하게 됐던 거예요?
이번에 캠프 갔다 와서 연습게임 하는데 무리한 거예요. 뭘 어떻게 해서 다친 게 아니라 계속해서 공을 던지다 보니까,,, 무리해서 내려오게 된 거죠. 그런데 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금방 올라갈 거예요.
보통 2군 선수들이 경기를 계속 뛰고 싶은 마음에 부상을 숨기고 운동하다가 상황이 더 악화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래도 최항 선수는 부상을 바로 말했네요?
저도 뭐,,, 그러니까 사실 안 아픈 사람이 없잖아요. 그때그때 관리를 하는 사람이 현명한 거죠.
저는 관리를 못해서 이렇게 내려온 거거든요. 다들 아프긴 하지만 티 안 나게 묵묵히 심하게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거죠. 형도 그런 얘기 했었어요. 아픈 건 니 잘못이라고. 그래서 형도 안 아프잖아요(웃음).
작년에 입단하고 이제 2년 차 선수로 퓨처스 리그에서 시합을 뛰고 있는데, 2군에 있는 선수들도 사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런 선수들과 정식 리그를 뛰어본 느낌이 어떠세요?
음,,, 1군의 벽도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죠. 확실히 더 재미있어요. 하나하나 내 기록이 들어가고 전적이 들어가고 검증하는 시간이니까요. 저는 되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시합을 안 나가고 있어도 보는 것 만으로도 느끼는 게 많고, 연습이랑은 확실히 틀리죠. 연습만 하면 지루하기도 하고 그런데 시합을 하면 긴장도 되고, 이제 올라갈 수 있다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럼 본인과 SK팀 선수들을 제외한 타 팀 선수들 중에서 아, 이 선수는 정말 잘하는데 왜 2군에 있지 라는 의문이 든 선수들이 있었나요?
아뇨… 제가 아직 다른 팀을 잘 몰라서요. 사실 못해서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다만 기회가 닿지 않아서 있는 거니까 딱 꼬집어서 누구라고 말은 못하겠어요.
올 시즌 초, 성적이 좋았다고 그러던데?
아, 성적이요! 그게, 저는 정식 게임을 한 게임 밖에 못 나갔거든요. 그 한 게임에서 안타를 치긴 했는데… 그 전에 연습게임 때의 과정이 좋아서 그런 거예요. 연습게임 때의 과정이 좋으니까 계속 기회를 주셨는데 하필 그때 아픈 바람에… 자리를 잡아갈 수 있게끔 기회를 주셨는데 아파서 많이 아쉬워요. 준비했던 것들이 허무하게 날아간 것 같아서…
본인의 강점이 소위 ‘방망이가 된다!’ 해서 치는 게 그래도 자신 있다 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타격을 잘하는 최항 선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아, 그나마… 그나마요(ㅎㅎ). 노하우요? 그런 건 없어요. 저는 그냥 공이 보이면 치고,,, 제가 뭐 노하우라고 말해봤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더 잘 치게 되면 그때 말씀 드리겠습니다. 누구나가 인정해줄 만큼의 실력이 되면…
그러면 최항 선수가 생각하기에 본인의 아쉬운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아쉬운 점은 수비죠. 수비가 되면 일단 기회가 많아요. 야구는 수비가 되면 뭔가 안정돼 보이거든요. 그런 것들이 조금 아쉽죠. 수비가 부족해서 못 나가고 다른 사람이 나갈 때 기분이 좀 그렇죠. 항상 수비를 신경 쓰는 편이에요.
그럼 형 잘 챙겨줘야죠
언젠가는 1군 리그에 진출할 텐데, 최항 선수가 보는 포지션이 3루잖아요. 형이 이미 1군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1군 무대에 서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1군 무대 욕심 나지 않으세요?
나죠. 그런데 뭐,,, 형보다 잘해야 하나(웃음)? 잘 모르겠어요. 형이 있더라도 백업으로라도 가다 보면 잘해서 1루수로 나갈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다른 데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 거는 크게 신경 안 쓰고 있어요. 형 때문에 못 올라간다 라기 보다는 아직은 제가 부족해서 못 올라가는 거고, 잘하면 올라가겠죠.
만약에 기량이 많이 올라가서 최정 선수랑 주전 자리를 놓고 싸울 수 있는 실력까지 돼서 최정 선수가 내려가고 최항 선수가 주전 3루수가 된다 라고 가정을 해 본다면 느낌이 어떨 것 같으세요(웃음)?
그럼 형 잘 챙겨줘야죠(ㅎㅎ). 형 안부도 전해주고… 지금하고 반대로요. 그런데 그런 상황이 올까요(ㅎㅎ)?
1군에 나가게 되면 승부해 보고 싶은 투수가 있나요? 있다면 이유는요?
송은범 선수요. 지금은 기아로 가셨지만 송은범 선수 같은 경우는 보통 연습 투구할 때 타자 세워놓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때 못 치면 그것도 못 치냐고 막…(ㅎㅎ) 아직은 송은범 선배님의 볼을 못 따라가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기회다 싶으면 확실하게 쳐보고 싶어요.
그러면 반대로 저 투수 볼은 잘 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투수는 누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가 좌타자다 보니까 사이드 볼은,,, 모든 왼손 타자가 그렇겠지만 전 유난히 더 잘 보이더라고요. 사이드 투수의 볼이 빨라도 뭔가 더 여유가 있고… 그래서 간혹 가다가 옆으로 뿌리는 볼이 나오면 ‘아, 저거 내가 쳐보고 싶다’란 생각을 해요.
런닝맨의 송지효씨가 딱 제 이상형이에요
여자친구가 없다고 하던데, 그럼 좋아하는 연예인은 있으세요?
저 송지효씨요. 런닝맨 보면서 거기서의 캐릭터가 맘에 들더라고요. 되게 좋아해요. 그런 털털하고 꾸밈없는 성격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이 이상형이죠. 런닝맨의 송지효씨가 딱 제 이상형이에요(ㅎㅎ).
시합이나 훈련이 없는 날에는 주로 뭘 하세요?
부모님 계시는 집에 가거나 아니면 애들이랑 놀아요. 멀리는 못 가고 주로 노래방을 가거나 게임을 하거나 뭐 그런 남들 다 하는 거 하는 거죠(ㅎㅎ). 제가 동기가 없거든요. 두 명 정도,,, 그래서 그냥 선후배들이랑 놀아요. 같이 놀 사람이 없으니까 남자들 끼리… 아 그리고 가끔 집에서 혼자 영화도 봐요. 빨리 여자친구를 만들어야죠(웃음).
최근에 본 영화 어떤 거 있으세요?
아이언맨이요(ㅎㅎ), 고등학교 때 친구랑 봤어요. 가끔 만나는 친구가 있거든요. 영화관에선 꽤 오랜만에 본거예요. 아이언맨 시리즈를 원래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봤죠. 재미있더라고요.
혹시 최항 선수가 갖고 있는 물건 중에 각별히 애착이 가는 물건이 있다면요?
지금 하고 있는 이 목걸이요. 프로 왔을 때 아버지가 주셨어요. 크리스쳔이다 보니까 하고 다니라고 주신 거죠.
형도 그렇고 신앙심이 되게 깊은 것 같던데 옛날부터 집안이 기독교 집안인 거예요?
아뇨, 옛날부터는 아니고 아버지랑 어머니 때부터… 저는 모태신앙이죠. 아버지랑 어머니가 교회 다니시니까 어렸을 때부터 당연하게 생각하고 즐겁게 예배 드리러 갔어요. 교회가면 친구들도 있으니까… 그래서 교회 끝나고 축구 하러도 가고,,, 학교에서 친한 친구들이 같이 교회를 다니니까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운동하는 친구들 말고는 대부분 교회 친구들이에요(웃음).
런닝맨의 송지효가 이상형이고, 아이언맨의 최첨단 장비에 맘을 뺏기고,,, 영락없는 신세대다.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차이를 정확히 짚어내며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땐 과연 프로 선수가 될만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1군에 가면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단번에 송은범 선수를 거론 하는 당돌함이 귀엽기까지 하다. 아버지께서 주신 목걸이를 목에 걸고 부모님께 늘 감사의 마음을 품고 사는 최항. 이런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져 언젠가는 최정의 동생 최항이 아니라 형 이상의 멋진 프로야구 선수 최항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학창시절 때 최정 선수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좀 나대는(?) 편이었어요(ㅎㅎ). 나서서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이러는… 그렇다고 리더십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고 걍 나대는 편이었죠(웃음). 반장은 한 번 했었고요, 거의 부반장 했어요. 반장은 친구들과의 관계도 좀 그렇고 일도 많이 해야 돼서 싫었어요. 부반장이 좋은 거죠(ㅎㅎ). 부반장을 해서 그런지 친구들과는 다 잘 지내는 편이었어요.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다 잘 어울렸죠. 그런데 지금은 연락되는 친구가 별로 없어요. 그때 핸드폰만 있었어도… 갑자기 친구들이 보고 싶어지네요(웃음).
야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고등학교 때도 아팠었거든요. 3학년으로 올라가는 그 시기에 아팠는데, 그때 이제 야구를 그만둬야 되나 할 정도로 오래도록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만 두네 마네 하다가 어머니께서 그냥 야구 끝까지 안 해도 되니까 니 몸 생각 하면서 편한 마음 가지고 해라,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그러셔서… 어머니께 그런 말씀 들은 후에 맘 편히 먹고, 하다 보면 잘 되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아픈 것도 적절한 시기에 다 낫고 고3 첫 시합 때부터 나가게 됐어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집중을 넘어서서 몰두를 하라
그렇게 힘들 때 아무래도 같이 운동하는 형한테 조언을 많이 구할 것 같은데, 최정 선수가 해줬던 조언 중에 기억에 남는 것 있나요? 아, 이건 진짜 명언이다 싶은 그런 거요(웃음).
집중을 넘어서서 몰두를 하라는 말이 있었거든요. 그게 되게 와 닿더라고요. 집중을 넘어서서 몰두를 하다 보면,,, 아직까진 몰두가 잘 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하고 나서 내가 어떻게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끝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아, 이런 게 몰두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몰두를 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할 수 있으니까 내 걸로 더 빨리 만들어지고, 몸에 더 익혀지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뭘 할 때 몰두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쓰고 있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하얀 바탕에 이거 딱 하나만 보이는 그런... 만화책에 나오는 것처럼요(ㅎㅎ).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요(ㅎㅎ)! 그게 제일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야구하면서 가장 기뻤던 때는 언제예요?
이번에 전훈 캠프 때, 2군 캠프에서 제가 MVP를 받았거든요. MVP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이번 캠프 기간 동안에 누가 얼마나 기량이 늘었나를 체크해서 뽑는 건데 제가 뽑힌 거죠. 그런 건 처음이었거든요. 상은 받아봤어도 선수들 사이에서 대표적으로 뭔가를 받는 그런 건… 형들이랑 후배들한테 박수 받으면서 받으니까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만약에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 것 같으세요?
저는 뭐, 삼류대학 가서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요(ㅎㅎ)? 원체 틀에 박혀 있는걸 싫어해서 집에 가만히 있는 건 못하거든요. 그래서 계속 가만히 앉아서 공부를 하는 건 못했을 거예요. 아마 뭔가 활발하게 하고는 있을 것 같은데… 딱히 떠오르는 건 없네요(웃음).
최항 선수에게 야구란 뭘까요?
저의 전부죠. 그 중에서도 지금의 저에게 야구란 효도인 것 같아요. 제가 야구 때문에 아프다 보니까 부모님 속이 많이 썩으셨거든요. 아버지, 어머니 소원이 한 경기장에서 전광판에 형제 이름을 같이 보는 거라고 하시는데,,, 그거죠. 지금은 그것 때문에 야구를 하는 것 같아요. 제 목표도 그렇고요. 제게 야구는 효도인 것 같아요.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와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요?
앞으로의 꿈은 아직까진 크게 안 잡아봤고요, 올 시즌 목표는 2군에서 인정받고 제 자리를 꿰차는 게 목표예요.
지금까지 최항 선수를 믿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과 가족에게 한 말씀 드린다면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아버지, 어머니 꿈 이뤄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하세요?ㅎㅎ) 그런 건 전화로 하겠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최항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께도 한 말씀 부탁 드릴게요.
저한테 관심이 없을 텐데…(웃음) SK팬 분들에게 한다면,,, 못 하는 모습 보여드려도 너무 구박하거나 질타하지 마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안 좋은 모습이나 좋은 모습이나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면 제가 더 힘이 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고의 팀에 있으면 이토록 자신감이 생기는 걸까!
아니면 최고의 프로야구 선수인 형을 둔 것이 ‘최항’에게 긍정의 마인드를 불어넣은 걸까!
인터뷰 시간 내내 갓 스무살을 넘긴 프로야구 예비스타다운 패기와 자신감이 넘쳐났다.
부모님의 바람처럼 한국시리즈 마지막 게임, 잠실구장의 전광판에 두 형제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지는 그날까지 최항 선수 파이팅 하시길...
그리고 최항, 최정 두 이름이 그라운드에서 오래도록 빛나길…
프로필
생년월일 1994년 1월 3일
신장/체중 183cm/79kg
혈액형A
출신교 매송중-유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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