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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군 입대는 ‘위기가 아닌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약 2년간의 군 공백기를 기회로 삼아 1군에서 성공시대를 여는 선수들이 많다. 병역의무와 야구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상무가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
SK에도 박정권, 조동화 등 상무를 거쳐 스타로 발돋음한 선수들이 있다.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현도 상무에서 제대한 뒤 꽃을 피운 스타이고, 작년에는 차세대 거포로서 기대를 한몸에 받는 이재원과 김경근이 제대해 팀에 가세했다.
현재 SK선수로 상무에 몸을 담고 있는 선수는 김민식, 최정민, 서진용, 박종훈, 김태훈, 이재인 등 6명이다. 상무에서 땀 흘리는 SK 선수들의 근황과 성장기를 입대 전과 입대 후 상무와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을 지켜본 한승진 SK 퓨처스팀 매니저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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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서진용과 박종훈은 상무의 주력 투수로 활약중이다. 우완투수 서진용은 14경기에서 1승 2홀드 방어율 0.83을 기록하며 필승 계투진을 이루고 있다.
서진용은 프로에서 좋은 구위를 갖고도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지만 상무에 입대해 기본기를 다시 점검하면서 자신만의 공을 되찾았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온다. 공이 빠르기도 하지만 볼 끝이 묵직해 오승환(삼성)의 돌직구를 연상시킬만한 직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 완성도 높은 변화구에 컨트롤까지 두루 갖추며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 매니저는 “최근 경기 내용이 계속 좋다고 들었다. 같은 150km라도 볼 끝이 다른 선수다. 타자 눈 앞에서 치솟는 느낌”이라고 호평하면서 “변화구는 특히 포크볼의 각이 좋다. 좋은 직구를 갖춘데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포크볼의 조합이 위력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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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완 언더핸드 박종훈은 선발로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8승3패 방어율 3.63을 기록중이다. 북부리그와 남부리그 통틀어 다승 2위의 성적. 투구시 마운드 위를 긁는 듯한 잠수함 폼으로 던진 공이 솟아오르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 위력적이다. 투구폼과 커브는 리그 정상급 언더핸드 투수 정대현(롯데)과 흡사하다는 평이다. 타자 입장에서는 마치 땅볼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투구 릴리스포인트가 낮은 점도 박종훈만의 강점이다. 주무기인 130km대 커브는 변화의 폭이 크다.
좋은 공을 가졌지만 아직 완성도는 떨어진다. 제구와 결정구, 주자 견제에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한 매니저는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풀카운트 승부가 많아 5회까지 던지면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한다. 결정구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변화되지 않아 타자들이 잘 속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또 언더핸드 투수들 대부분이 고전하는 부분인 주자가 있을 때 퀵피치가 느린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한 매니저는 “선수 본인도 이 부분을 잘 알고 계속된 훈련을 통해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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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의 타선에서도 SK 선수들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있다. 김민식은 포수로서 기대감이 크다. 대학시절 외야수에서 포수로 전향한 탓에 포수 기본기와 경험이 아직은 부족한게 약점이지만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 매니저는 “SK에서는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했는데 상무에서 출전 경기가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듯하다”라고 했다. 상무에서는 이희근(한화)와 포수 마스크를 교대로 쓰고 있다. 선발로 출전하지 못할 때는 수비 강화를 위해 경기 후반에 출전하곤 한다. 한 매니저는 “좋은 포수로서 자질을 모두 갖춘 선수”라면서 “리그에서 손꼽히는 어깨를 가졌고, 공을 빼는 동작도 빠르다. 포수로서 빠른 발과 좌타자인 점도 경쟁력이 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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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은 상무에서 2루수를 보고 있다. 빠른 발을 활용한 수비 범위와 능력이 수준급이다. 그렇지만 타격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눈에 보이지만, 그래도 SK 시절보다 기량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현장의 평가다. 한 매니저는 “시합을 많이 뛰지 못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보인다”고 말했다.
투수 이재인과 김태훈은 착실하게 어깨 재활을 소화하며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재인은 오는 9월 제대를 앞두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 조심스럽게 재활 단계를 밟아가는 중이다. SK에 복귀할 때쯤이나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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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입대한 김태훈은 왼쪽 어깨 재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최근 캐치볼도 시작했다. 그러나 통증 재발 경험이 있어 본격적인 피칭을 시작하는데 있어 신중한 자세다. 한 매니저는 “공을 던지다 다시 통증이 생긴 적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복귀 시기를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건강한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할 병역의무다. 상무에서 제대 후 1군 무대에 서는 꿈을 키우는 SK 선수들이 더욱 늠름하고 건강한 ‘불사비룡’으로 성장해 돌아오길 기대해본다.
■김민식(89년생/마산고-원광대/포수/우투좌타)
42경기 타율 2할5푼5리(110타수28안타/2루타 10개) 16타점 12득점
■최정민(89년생/마산고-동아대/내야수/우투좌타)
56경기 타율 2할4푼1리(174타수42안타/2루타 4개/3루타 3개) 18타점 18득점 11도루
■서진용(92년생/경남고/투수/우투우타)
14경기 1승 2홀드 방어율 0.83 23.2이닝 5실점(2자책) 18안타 7볼넷 26삼진
■박종훈(91년생/군산상고(10년 SK 1차 2라운드 9순위)/투수/우언우타)
15경기 8승3패 방어율 3.63 79.1이닝 75안타 45볼넷 62삼진
■김태훈(90년생/인창고/투수/좌투좌타), 올 시즌 성적없음.
■이재인(89년생/선린인터넷고-제주산업대/투수/우투우타), 올 시즌 성적없음.
이정호 스포츠경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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