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유니폼을 입게 된 김대유, 신현철, 이정담 (왼쪽부터)
SK가 지난 22일 2차 드래프트를 마친 뒤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5명의 선수를 타 구단에 뺏긴 것은 아쉽지만 3장의 지명권으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 구단 내부 평가 역시 ‘대만족’이다. SK는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내야수 신현철(26ㆍ전 넥센)과 두 명의 왼손 투수 이정담(전 롯데), 김대유(이상 22ㆍ전 넥센)를 차례로 지명했다.
김용희 육성총괄 및 스카우트팀장은 “각 팀마다 40인 보호선수를 두고 전략을 짰지만 우리도 계획한 대로 선수 선발을 마쳤다”며 “즉시 전력과 미래를 동시에 내다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즉시 전력감은 헐거워진 내야를 책임질 신현철이며, 이정담과 김대유는 미래가 촉망되는 왼손 기대주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겨 ‘비룡 군단’에서 새 출발을 한다.
▲절치부심 신현철, “기회의 땅에서 다시 일어선다”
신현철은 기량을 꽃 피우기도 전에 기회를 놓쳤다. 지난 6월 개인사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그러나 기량만큼은 넥센 시절 염경엽 감독의 눈에 들 정도로 인정 받았던 기대주였다.절치부심하던 신현철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신현철은 “나를 뽑아줘 매우 감사하다”며 “올해 안 좋은 일도 있었는데 기회의 땅인 SK에서 내년에 반드시 만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으니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현철은 SK 팀 분위기가 낯설지 않다고 했다. 이유는 동갑내기 김성현과 홍명찬의 존재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정근우가 빠진 내야진을 메워야 하는 특명을 안고 있다. 신현철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기나긴 실전 공백에 대해서는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 온 다음에도 곧바로 야구를 했는데 1년도 안 되는 공백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웃었다.
김용희 육성총괄은 “올해의 실수는 본인한테 큰 짐이 되겠지만 좋은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니까 잘 헤쳐나가리라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내년 시즌을 위한 동기부여가 확실히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입대 앞둔 이정담 “경찰청에서 몸 잘 만들고 오겠다”
이정담은 상대적으로 이름이 낯설다. 2011년 롯데에 입단해 1군 무대를 단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다른 팀들이 이정담에 눈길을 주지 않을 때 SK 육성팀은 이정담을 눈 여겨 보고 선택했다. 경찰청 입대가 예정돼 있었지만 2년 후를 내다봤다.
김용희 육성총괄은 “다른 팀들이 우리 팀 왼손을 빼갈 것이라 예상하고 우리도 왼손을 보강했다. 이정담은 볼이 빠르지는 않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있다. 앞으로 커나갈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정담은 “처음 팀을 옮겨서 얼떨떨하다. SK에 지명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멍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잘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곧바로 경찰청에 입대하는데 책임감이 더욱 들고 2년간 준비를 잘하고 나와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직구 스피드가 130㎞ 초중반에 형성되고 있는데 속도를 더 끌어 올리고 체격도 키울 예정이다. 그 동안 제구력과 변화구 위주로 승부를 걸었지만 2년 뒤에는 빠른 공까지 갖춘 선수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군 복무 마친 김대유 “이제 뭔가 보여줘야 할 때다”
3라운드에서 가장 알찬 픽을 했다. 김대유는 올해 군 복무를 마치고 내년 시즌 복귀를 위해 강진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었다.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넥센은 내년 시즌 김대유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SK가 눈썰미 좋게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김대유를 낚아챘다. 김용희 육성총괄은 “일단 신체 조건(186㎝ㆍ90㎏)이 괜찮다. 몇 년만 지켜보면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선수”라고 했다.
김대유는 “아직 팀을 옮긴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처음에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장난인줄 알았다. 혼자 왔으면 어색했을 텐데 (신)현철이 형과 함께 둘이 오니 덜 어색하다”며 웃었다. 빠른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던지는 김대유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체격이 좋아 공 스피드가 잘 나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보완할 부분으로는 “제구나 밸런스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제 군 복무도 마쳤으니 뭔가를 보여줘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지섭 한국스포츠 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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