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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신인, 그 이상의 신인.' SK 김동엽

SSG 랜더스 2015. 9. 8. 09:45

SK팬들은 김동엽(25)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SK는 지난달 24일 열린 2016년 프로야구 신인지명회의 9라운드에서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출신인 김동엽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온 4명의 ‘해외파’ 중 한 명이었던 김동엽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뛰는 야구가 가능한 외야 자원이다. 좋은 체격조건(187cm/105kg)을 바탕으로 타격과 수비 모두 평균 이상 해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남태혁(전 LA 다저스 마이너리그)을 비롯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지명순위가 밀렸지만 오히려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이점도 생겼다. 


야구선수의 피가 흐른다. 김상국 전 한화 포수의 아들이기도 한 김동엽은 천안북중 졸업 후 일본 미야자키 나치난학원으로 2년간 야구 유학을 떠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뛴 경험을 더하면 한·미·일 아마 야구를 접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물론 미국에서의 기억은 좋지 않다. 계약금으로 55만 달러(약 6억원)를 받았을 정도로 작지 않은 관심을 받았지만 결국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2011년 루키리그와 2012년 하위 싱글A에서 2년간 활약하며 도합 타율 0.250(252타수 63안타), 7홈런 27타점에 그쳤다. 좌익수로 출전한 47경기에 단 1개의 실책 밖에 기록하지 않으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더 이상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접었다. 미국에 가자마자 받았던 오른 어깨 슬랩 수술 여파도 무시할 수 없었다.



시카고 컵스 퇴단을 결심한 김동엽은 2013년 6월에 귀국해 곧바로 군복무에 들어갔다. 해외파 복귀 규정에 따라 2년간 신인 지명에 나올 수 없었기 때문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현재는 용인에 있는 서천중학교에서 행정 업무를 담당하며 소집 해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야 자원이 다른 팀에 풍부한 SK지만 우타가 부족한 팀 사정과 맞물려 김동엽의 쓰임새는 당장 내년부터 폭넓어질 수 있다. 스카우트 파트에서도 “신체 조건이 아주 우수하며 덩치에 비해 빠른 발도 보유하고 있는 타자”라며 “선천적인 파워가 좋아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평가해 지명하게 됐다. 빠른 시일 내에는 대타요원, 지명타자 등으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에 지명된 소감은.
“SK가 뽑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런데 SK 지명을 받아서 정말 좋다. 초등학교 때 3년 동안 인천 연수동에 살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신인 지명 소식을 듣고 초등학교 친구들이 더 좋아해주더라.” 

-9라운드면 기대보다는 후순위에서 뽑혔는데.
“지명해준 것만으로도 정말 고맙다. 신인 지명을 하는 날에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지명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신고선수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하고 있었다.”

-아마추어 시절 주위의 평가는 어땠나.
“그때는 산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변에서는 집중력만 더 기른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시곤 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집중력을 많이 고쳤다.”

-SK에 롤모델이나 만나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나.
“선수보다는 허재혁 컨디셔닝 코치를 만나고 싶다. 컵스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같이 있었다. 미국에서 슬랩 수술을 받을 때 마이너리그 트레이너였던 (허)재혁이 형과 병원에도 함께 같이 가고 그랬다.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아는 사람이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지명 소식을 듣고 특별한 조언을 해주던가.
“SK에 와서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면서 운동만 바라보라고 하더라.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없나.
“아직 프로생활에 대해 그렇게 깊게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1군 투수라면 누구나 다 붙어보고 싶다. 그 중에 굳이 한 명을 꼽으라면 유희관(두산) 선수와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런 유형의 투수를 상대해 보지 못했다.”

-SK 외야가 강해서 경쟁이 심할텐데.
“더 많은 운동량으로 이겨내려고 한다. 신인 지명을 받았을 때보다 훈련량을 더 늘리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은.
“아직은 보여드린 것이 없기 때문에 신체조건 밖에 어필할 게 없다. 잘 뛰고, 잘 잡고, 잘 친다.(웃음)”


(사진제공 : 일간스포츠)


-지명 후 아버지는 뭐라고 하셨나.
“순번이 뒤에 뽑혔으니까 창피하지 않냐고 그러시더라. 더 열심히 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한 것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스스로 반성하는 부분이다.”

-현재 목표가 있다면.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서 1군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건 아니지만 1군에 올라가는 게 일단 가장 중요하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한국에서 야구를 진짜 하고 싶었다. 게다가 내가 살던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더 기쁘다. 부상당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1군에서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배중현 일간스포츠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