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2년차 대졸 우완투수 문승원(24)에게 2013년은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문승원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번으로 큰 기대 속에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를 높이 평가한 SK의 스카우팅리포트에는 최고 구속 150를 던지는 우완투수로서 위력적인 볼을 구사하고, 제구와 완투 능력도 갖춘 즉시 전력감이라고 적혀있다. 18385의 당당한 체구와 씩씩하게 던지는 강속구는 리그에서 변함없이 매력을 인정받는 투수의 가치다.


문승원은 첫 해 1군 데뷔전(2경기)을 치러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2013시즌을 앞두고 이만수 감독은 문승원을 차세대 기대주로 언급했다. 올 시범경기에서는 방어율 0.93을 기록하며 김광현이 돌아오기 전까지 선발 자리를 메울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문승원은 그 기대만큼 활약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1군 마운드에 오르며 기량을 점검했다. 9월에는 4경기에 등판해 4.2이닝(3안타 2볼넷) 방어율 1.93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104일 사직 롯데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의 기회도 잡았다. 비록 6이닝 동안 8안타 1삼진 1볼넷 6실점(5자책)하며 데뷔 첫 패전을 기록했지만 배움이 컸던 경기였다.


올 한해 많이 배웠다. 역시 1군은 만만치 않다. 2군과 달리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지 않으면 공 하나로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더 섬세해져야 1군 타자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베테랑 타자들은 공의 힘만으로 이기기 어렵다. 코스가 몰리면 여지없었다.”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안았지만 확실한 것은 문승원의 성장세가 기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현재 SK 마운드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1군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그가 이번 겨울 상무에 입대한다. 선수 본인이 구단에 요청한 결과였다.


문승원은 상무에 가서 공을 많이 던져보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군대에서 나만의 특별한 무기를 만들어보고 싶어 구단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미련이 남지 않느냐는 물음에 군대 가서도 잘하고 오면 기회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어지고, 준비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똑 부러지게 밝혔다.


문승원은 사실 투수 경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배명고 재학시절 내야와 외야를 오가던 평범한 선수인 그는 3학년이 돼서야 투수로 전향했다. 투수로서 재능을 뒤늦게 발견한 것도 아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잠깐씩 마운드에 오른 것이 투수 경력의 전부였고, 당시에는 구속도 120대에 머물렀다문승원은 투수 전향을 결정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감독님도 공이 느려서 투수 전향을 찬성하지 않았다고 당시 기억을 더듬으며 야수도 잘하는 실력이 아니었는데 어릴 적부터 사실 타자보다 투수가 좋아 하기 싫은 것 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투수를 택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구속은 차차 오르기 시작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는 140km 전후로 끌어올렸고, 대학에서 2년 동안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한 끝에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가 됐다. 들쑥날쑥했던 제구도 조금씩 안정되면서 4학년 때 하계리그에서는 건국대와 경희대를 제물로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거뒀다. 대회 우수 투수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야구 월드컵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가 투수로 뛴 시간을 감안하면 1라운드 지명을 받고, 1군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눈부신 성장세인 셈이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프로야구 1군 투수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상무 입대를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승원은 투수를 늦게 시작했고, 많은 경기에서 던지지 못해 다른 투수들에 비해 미흡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상무 가서 많이 던지는게 내게는 최고의 시나리오였는데 상무에 합격한게 운이 좋았다며 오히려 상무 입대를 기대했다.


이어 팀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특히 ()희수형이 팔 관리도 잘하면서 변화구를 많이 던져라고 조언해줬는데 나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직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변화구 구사 능력 강화도 상무에서 문승원이 풀어야할 과제다.


그는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던질 수 있을만큼 제구와 각도에 자신감이 없어 떨어지는 변화구를 보완하려고 생각중이라면서 나만의 변화구나 날카로운 제구를 만들어 제대하고 난 뒤에는 희수형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대 시절 절친 룸메이트였던 윤명준(두산)이 자리잡는 모습은 장하면서도 부럽다. 군 입대하는 그에게 좋은 자극제이기도 하다. “시즌초에 서로 2군에 있을 때 서로 의지하고 그랬는데 명준이가 잘 되서 기분도 좋고, 배도 아프다고 웃은 문승원은 정말 배울게 많은 친구다. 제구도 낫고 나보다 좋은 점만 있는 것 같다. 나도 군대 다녀와서 명준이처럼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승원은 많이 부족하니까 앞으로 더 성장할 폭이 많다고 생각한다. 말보다는 행동과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다치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고 분발해서 많이 늘어서 복귀하겠다2년 뒤 팀에 돌아올 자신의 모습을 약속했다.


이정호 스포츠경향 기자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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