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의 등판은 일주일에 한두 번. 그 이외의 날은 '휴식일'이지만, 사실 이 '휴식일'은 다음 등판을 위한 '준비일'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단순히 공을 잘 던지는 것 말고도 스스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아는 것도 선발의 덕목이다. 선발투수들은 자신의 등판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기 위해 예민하면서도 꼼꼼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시간을 할애한다. 큰 틀부터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선수들마다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기에, 이 세상에는 투수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루틴이 존재한다. 2015년부터 풀타임 선발을 시작한 SK 와이번스 박종훈이 현재의 루틴을 정립하게 된 것은 2017년 즈음부터다.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특히 메이저리거가 된 동료 메릴 켈리와의 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