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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W]SK표 화수분 야구, 성적에 리빌딩을 더하다!

SSG 랜더스 2018. 6. 13. 11:29

 

 

‘비룡군단’이 승천(昇天)하고 있다. SK 왕조 주역들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SK는 올시즌 순위표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거포 유망주’ 한동민(29), 김동엽(28)이 방망이를 달구더니 올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최항(24)에 이어 박성한(20)의 등장으로 SK의 숙원이었던 젊은 내야수 발굴에도 희망의 불이 들어왔다. 마운드 역시 김태훈(28), 서진용(26)의 뒤를 이어 올해 이승진(23)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성적에 리빌딩까지 더하고 있는 SK의 미래는 밝다.

 

◇젊어지고 있는 마운드

 

SK는 그동안 베테랑 투수에 의존해왔다. 특히 불펜의 경우 채병용(36), 박정배(36), 박희수(35)로 오랜 기간 버텨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좌완투수 김태훈과 우완투수 서진용이 잠재력을 터뜨렸다. 인창고를 졸업한 김태훈은 SK의 2009년 1차 지명을 받았지만 2015년까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어깨가 좋지 못한데다 1군에 자리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뒤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개인 한시즌 최다인 21경기에 나서 2승2패, 3홀드, 방어율 6.53을 기록하며 자리를 잡았고, 올해 역시 15일 현재 3승2패, 1홀드, 방어율 3.80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SK 마운드의 마당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수술 후 지난해 재활에만 매달렸던 김광현과 에이스 메릴 켈리의 휴식 때 대체선발로 나서는 등 궂은일을 해주고 있다. 체중을 줄이고 투구폼을 가다듬으며 구속도 140km 중반대까지 끌어 올렸다. 직구 구위가 좋아지니 변화구 위력도 배가되고 있다.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 출신의 서진용 역시 지난해 아픔을 딛고 한층 더 성장했다. 지난 시즌 마무리로 출발했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 잇따라 등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서진용은 후반기 슬라이더 등 브레이크볼과 제구를 더 가다듬어 안정을 찾았다. 3승2패, 1세이브, 10홀드, 방어율 3.86을 기록 중인데 5월 10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서진용의 가능성을 본 SK의 눈이 정확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김태훈과 서진용이 기분좋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올해 SK 마운드에 등장한 새 얼굴은 야탑고 출신의 이승진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 1차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해 SK 트레리 힐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4 SK 2차 7라운드 73순위 지명을 받은 이승진은 백인식, 김주한 등 기대를 모았던 불펜요원들의 부진으로 지난달 1일 프로 데뷔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13경기에 등판해 14.1이닝 동안 5실점하며 방어율 3.14을 기록 중이다. 추격조에 속해있지만 이승준의 활약은 필승조 못지않다. 현재 힐만 감독이 믿는 불펜투수 중 한명이다. 140km 중반대 묵직한 직구에 커브 등 변화구 각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승진은 “상대하는 타자가 누구인지 신경쓰는 것보다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커브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제구력도 좀 더 보완하려고 한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군복무도 이미 해결한 이승진은 불펜에서 경험을 더 쌓고 향후 선발투수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숙원이었던 내야 리빌딩

 

SK는 지난해 한동민, 김동엽, 정진기(26) 등 외야 유망주들의 동반 폭발에 미소를 지었다. 한동민은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되기 전까지 타율 0.294, 29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SK의 중심타선에 둥지를 틀었다. 김동엽 역시 지난해 22홈런으로 2016년(6홈런)보다 일취월장한 장타력을 뽐냈다. 한동민과 김동엽은 올시즌 역시 16홈런, 17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내야는 달랐다. 최정(31), 나주환(34), 김성현(31) 모두 30대인데다 이들의 뒤를 이어갈 20대 내야수가 수년간 등장하지 않아 고민이었다. 그래도 지난해 최항과 박승욱(26)이 등장했다. 1루, 2루, 3루를 두루 볼 수 있는 최항은 뒤늦게 1군에 데뷔해 37경기에서 타율 0.321을 기록했고 올시즌 벌써 36경기에 출전 중이다. 차세대 유격수로 주목받고 있는 박승욱은 지난해 타율 0.203에 그쳤지만 73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올시즌 13경기에서 타율 0.381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박승욱의 부상 이탈은 악재였지만 박성한을 발견했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SK에 입단한 박성한은 공격보다 수비에 강점을 지닌 선수다. 풋워크가 좋고 포구 동작이 안정됐다. 어깨도 수준급이다. 감독이 박성한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이유다. 힐만 감독은 “어린 선수답지 않게 수비가 안정적”이라고 칭찬했다. 박성한도 “고등학교 때부터 수비는 항상 누구한테 안 질 자신이 있었다. 수비는 항상 준비돼 있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그래도 1군 무대가 처음이라 긴장도 된다. 잔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욱은 현재 재활 과정을 차근차근 소화하고 있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앞이 보이지 않던 SK 내야의 리빌딩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육성 기조 속에 그간 유망주와 강화에 위치한 SK퓨처스파크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한 SK가 이제 그 결실을 조금씩 맺고 있다.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