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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키다리아저씨 덕분에 왕조 재건 순항

SSG 랜더스 2021. 3. 18. 10:55

한반도 최남단인 제주도. 여기서도 남쪽인 서귀포시에 위치한 강창학구장은 왕조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는 SSG LANDERS가 시즌 준비를 하는 스프링캠프지로 선택했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풍광만큼 선수단의 만족도도 높다

 SSG 김원형 감독을 포함한 모든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너무 많이 한데다 선수들 의욕이 넘쳐 강제로 휴식을 부여할 정도"라며 휘파람을 불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탓에 KBO리그 10개구단 전체가 강제로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절기상 입춘이 지났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발 기습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해 결코 따뜻하기만 한 겨울은 아니었다수도권에 캠프를 차린 몇몇 팀은 캠프 시작 후 2주 이상 실내 훈련을 벗어나지 못했다그러나 SSG는 체력 강화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캠프시작 2주 동안 추위 걱정 없이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제주로 들어온 날 비로 실내훈련을 했을 뿐 2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소화했다체력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보름"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프런트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에 나를 포함한 선수단은 아무 걱정 없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탓에 KBO리그 10개구단 전체가 강제로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절기상 입춘이 지났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발 기습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해 결코 따뜻하기만 한 겨울은 아니었다

 수도권에 캠프를 차린 몇몇 팀은 캠프 시작 후 2주 이상 실내 훈련을 벗어나지 못했다그러나 SSG는 체력 강화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캠프시작 2주 동안 추위 걱정 없이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제주로 들어온 날 비로 실내훈련을 했을 뿐 2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소화했다체력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보름"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프런트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덕에 나를 포함한 선수단은 아무 걱정 없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는 외지에서 치르는 탓에 정규시즌 때처럼 많은 지원인력과 함께할 수 없다. 특히 올해는 구단 경영권 이관 작업 탓에 정예멤버만 서귀포 캠프에 파견됐다.

 전력분석팀에서 야수들의 기술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정진형(35) 매니저도 이 중 한 명이다. 대학교 졸업 이후 불펜포수로 SK와 인연을 맺은 정 매니저는 원정 기록원과 3군매니저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전력분석팀에서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훈련 중에는 주로 선수 개인별 훈련영상과 수비, 타격 등 파트별 영상을 구분하여 촬영하고 DB화 한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것을 골라내 '선수들의 언어'로 재가공하는 것만으로도 꽤 시간이 필요하다. 정 매니저는 "익숙해지면 금방 한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타격에 확신을 갖고 훈련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영상 데이터와 씨름하는 전력분석이 본연의 임무이지만, 캠프에서는 그라운드 키퍼부터 선수단 식단 체크까지 그야말로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하고 있다. 훈련을 보통 9~930분께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늦어도 한 시간 전에 나와 훈련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밤 사이 그라운드에 물은 고이지 않았는지, 안전그물망과 볼, 로진 등 도구는 잘 구비돼 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아침 6 30분에서 7시 사이에 기상해 곧바로 구장으로 나와 선수단을 맞이하는 역할도 정 매니저의 '캠프생활' 중 하나다.

 훈련이 끝난 뒤 데이터분석팀에서 측정한 숫자를 알기 쉬운 현장 언어로 바꿔 정리하려면 야간훈련이 끝난 뒤에도 서너 시간은 더 지나야 업무가 마무리 된다. 그런데도 정 매니저는 "힘든줄 모른다

 특히 올해는 감독님도 바뀌고 김상수, 최주환 등 외부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입단해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 선수들도 프런트도 지난해 창단 최악의 성적을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하는 선수들이 우리에 비하면 훨씬 더 고생한다"고 말했다.

 자세를 한껏 낮췄지만, 선수단은 정 매니저를 포함한 프런트의 숨은 노력을 잘 알고 있다. 그럴만 한 일이 특히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자주 있었다.

 셋째 주에 접어들었을 때에는 때아닌 폭설로 또 한 번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인천 홈구장에서 어렵사리 공수해 온 방수포를 덮어 놓았지만, 강한 바람에 날아가기 일쑤였다. 정 매니저를 포함한 프런트가 총출동해 방수포를 다시 까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고, 이튿날에도 그라운드 위를 덮은 눈을 수작업으로 모두 걷어낸 뒤에야 퇴근했다.

 정 매니저는 "일기예보는 프런트에게 생활"이라며 "올해는 휴식일에 비 예보가 유독 많았다.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쉬는 날이어도 나와서 그라운드 정비를 해야 한다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그라운드 환경 탓에 강화에서 흙을 실어 날라 새로 깔고, 배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그라운드 곳곳에 숨구멍을 심는 등 캠프 준비과정에 비하면 그래도 프로 레벨의 전지훈련장 같다" "서귀포시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셔서 수월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키다리아저씨로 선수단의 캠프를 지원하고 있지만 정 매니저의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내 입장에서 우승이나 순위를 얘기할 수는 없다" "그래도 야수들의 전력분석을 담당하는 입장이니까, 올해는 부상 없이 모두가 건강하게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 지난해 워낙 안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해는 반등할 수 있는 기반만 다져도 기쁠 것 같다. 더 세밀하게 분석해서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부터 프런트까지 적어도 스프링캠프에서는 '플레이어 퍼스트'로 뭉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는 '키다리 아저씨들' 덕분에 SSG의 시즌 준비도 순항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장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