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김우중 인천SK 행복드림구장 아나운서는 한눈에 봐도 호감형이다. 외모가 수려하고, 목소리도 좋은데다 매너까지 갖췄다. 그 스스로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직업을 천직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김 아나운서는 어렸을 때부터 소위 말하는 '끼'가 많았다. 남들 앞에 나설 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 부모님은 체육선생님이 되기를 바라셨고, 실제 4년제 체육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제 대학교에 새로 생긴 홈쇼핑학과로 진로를 결정했다. 어린 나이에도 자기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눈을 뜬 셈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여러 방송사에서 리포터로 일을 했다. 행사진행도 낮과 밤, 무대를 가리지 않고 다녔다. 부모님은 내심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우중 씨는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중, 2012년 SK와이번스로부터 운명적인 연락 한 통이 왔다.


당시 SK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상태였다. 연고지역인 인천 송도에서 거리 응원을 이끌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중 씨는 야구에는 문외한이었다. 여느 행사처럼 사람들을 흥겹게 만들고 행사에 몰입시키고 싶을 뿐이었다.  의자 배열부터 행사 마무리까지 동참하고, 다시 와이번스와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절친한 친구에게서 뜻밖의 제의를 들었다. “SK에서 야구장 아나운서를 뽑는다더라. 나랑 같이 응시해보지 않을래?” 


한국시리즈 행사를 좋게 봤던 모양인지 SK에서 “면접보러 오라”는 답신을 얻었다. 하필이면 우중 씨는 면접날 지각을 했다. “제가 인천에 살지 않아서 지리를 잘 몰랐어요. 차가 없어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아무리 가도 인천이 안 나오는 거예요. 그제야 제가 수원행 열차를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허겁지겁 되돌아가니 이미 면접시간에 20분은 늦었더라고요.” 



면접장 분위기가 좋을 턱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면접관들이 기다려준 것이 천운이었다. 싸늘한 질문이 오가다 ‘그럼 김우중 씨는 여기 합격하면 다른 행사는 포기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여기서 우중 씨는 “네. 당연히 다른 행사는 포기 못 합니다”라고 의외의 답을 했다. 이어 “SK 팬 분들 결혼식도 가야 되고, 개업식도 가야 되는데 팬들과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왜 놓칩니까?” 그제야 면접관의 얼굴이 풀어진 것 같았다. 우중 씨는 지금도 이 답변 덕분에 면접에 합격했다고 믿고 있다. 재미있는 비화는 당시 함께 응시했던 친구는 정작 떨어졌는데 지금은 넥센 히어로즈의 야구장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다.


막상 해보니 야구장 아나운서는 일반 행사와 차원이 달랐다. 사방이 뚫린 공간에서 팬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발성부터 다시 배워야 했습니다. 처음 1년은 발성 학원을 다녔어요. 거기서 머리로 소리를 내는 두성까지 새로 배웠지요.”


처음에는 야구를 잘 모르다 보니 실수도 많았다. 선수 이름을 틀리는 것은 예사였고, 관중들과 함께하기 위해 배모양의 구조물을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도 공포였다. 그러나 이 일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한 적은 없었다. 야구장 아나운서는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흡인력이 있었다. “부모님을 야구장에 초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아들이 방송일은 하는데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씀을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일하는 저를 보시고는 이제 ‘내 아들이 이런 일을 한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셨하고 해요.” 비로소 부모님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다시 한번 우중 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천SK 행복드림구장 덕분에 증명할 수 있었다.



어느덧 SK 와이번스와 일을 한 지도 3년째가 되었다. 함께 일하는 SK 프런트 내부에서도 우중 씨의 평판은 좋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자칫 어려울 뻔했다. 우중 씨가 성대결절에 걸린 탓이었다. “사회에 나와 이 일을 하며 단 한번도 목에 이상이 없었는데 성대에 피로도가 쌓인 것 같아요. 말을 아예 못할 지경이었는데 그래도 좀 나아졌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성대결절은 SK가 원정경기를 떠났을 때 생겼다. 입을 벌려 성대에 주사를 맞는 응급치료까지 받았다. 홈경기 때 정상적인 목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뷰도 ‘힘들면 나중에 해도 된다’고 했지만 우중 씨는 “꼭 하겠다. 정 안되면 노트북을 펼쳐놓고 필담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열정을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우중 씨는 수 만 명 팬들을 순간적으로 즐겁게 만들 줄 아는 감각을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았다. 호감이 있어야 썰렁한 유머라도 통할 수 있는 법이다. 또 야구장 아나운서는 경기 흐름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 흐름이 없는 진행은 오히려 민폐다. 그러면서 와이번스 구단이 준비한 마케팅 행사에 대한 소개도 빠뜨리지 않는다. SK와이번스는 어느 구단보다 팬을 위한 이벤트가 풍성한 팀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진행은 최고의 경기력과 함께라면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야구 문외한에서 이제는 ‘SK 와이번스 야구 전도사’가 된 우중 씨도 올 시즌 가을야구를 향한 갈증을 숨기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에서 인천SK 행복드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고 싶다. 또한, 우승의 감격이 어떤 것인지 팬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멀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영준 스포츠동아 기자 gatzby@donga.com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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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강SK 2015.05.04 08: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야구장에서뵜던분을여러강연장에서뵈었습니다.항상열심히하시고유쾌한김우중씨를응원합니다.

  2. 김한화 2015.05.04 13:05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열정적이시네요

  3. HIKARU 2015.05.04 21:5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작년에 서구문화회관에서 있었던 서구지역 행사에 김우중아나운서가 사회자로 왔던적이 있었습니다. 본인의 소개를 하면서 첫마디가 "저는 SK와이번스 장내 아나운서 김우중입니다"였습니다. 그 당시 SK의 성적은 7위였습니다. 사실 팀성적도 그렇고 팬들의 분위기 또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있게 소개하는 모습에서 와이번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열정적인 김우중아나운서 화이팅^^

  4. 김강민화이팅 2018.03.20 00:42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상 열정적인 모습으로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멘트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저또한 열심히 SK를 열응원해서 김아나운서께서 제 옆자리 통로 지나가시면서 엄지척 해주셨던 기억도 나구요. 올시즌 반드시 SK가 우승하길~~저도 우승의 감격 느껴보고 싶습니다. 김우중 아나운서 화이팅!!!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만 보던 시대는 지났다. 선수와 팬의 자부심을 높이며 지역시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인천 문학야구장.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바람직한 롤모델로 통하는 문학야구장은 지금도 여전히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진(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설계학과 교수) 사진 한수정(Day40스튜디오) 촬영 협조 SK와이번스

 

그리스 아테네 파나티나이코(Panathinaiko) 경기장. U자 모양으로 크게 입을 벌린 경기장 내부가 보인다. 기원전 4세기 고대 축제의 장()에 다시 지어진 이 경기장에서 1896년 사상 첫 올림픽대회가 열렸다. 아이보리 빛깔의 대리석으로 지어진 경기장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은은한 우윳빛을 내뿜는다. 계단식 관람석은 부드럽게 휘어지며 타원형경기장을 감싸 안는다. 가만히 관람석을 따라 걸으니 트랙을 달리고 결투를 벌이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얼굴에서 땀이 튀고 온몸의 근육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한 선수가 쓰러지자 상대편 선수가 양손을 치켜든다. 관중의 함성은 극에 달한다.

 

시대 불문, 경기장 건축의 본질을 잇다


1 기원전 4세기에 지어진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경기장 건축의 본질을 보여준다.

원형경기장은 모임과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공간 형식에서 유래한다.


20여 년 전 방문했던 아테네 경기장의 추억이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은 경기장 건축의 본질을 보여준다. 바로원형극장(또는 원형경기장, Amphitheater)’이다. 가운데 공간에서 연극과 경기, 결투가 벌어지고 관중은 그 주변에 둘러앉아 관람하는 구조다. 뒤에 앉은 이들의 시선을 확보하기위해 좌석 높이를 올려 자연스레 계단식 원형경기장이 만들어졌다. 고대인들은 이러한 모임과 관람의 장소를 만들기 위해 움푹 파인 자연 지형을 이용하거나 평지에 돌을 쌓아 인공 건축물을 지었다. 네덜란드 건축가 알도 반 아이크(Aldo van Eyck)는 원형극장을근본 건축 형식 중의 하나라고 표현하며 다이어그램을 사용해 이를 설명한다


그림 2와 같이 왼쪽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그릇 모양이고, 오른쪽은 가운데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엎어놓은 그릇 모양이다. 두 형상에 사람들이 앉으면 왼쪽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며 모여 앉고, 오른쪽에서는 등 돌리고 밖을 향해 앉는다. 즉 원형경기장은 모임과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공간 형식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원형경기장이 담는 콘텐츠와 그 건축적 결과는 다양하게 변화해왔다. 때로는 검투사들의 피 튀기는 결투장으로, 때로는 정치를 풍자하는 희비극 연극무대로 쓰였다. 근대에는 스포츠로 세계가 뭉치는 올림픽 무대가 되기도 했고, 현대에는 가수들의 현란한 콘서트장이나 디자이너들의 화려한 패션쇼 무대로 변신하기도 했다. 원형극장의 기본적인 공간 구조는 그대로 남았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시대문화적인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잔디 위에 드러누워 경기를 관전하다니


완만한 곡선의 그린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가장 선호하는 공간으로 

공원에 소풍 나온 듯 푹신한 잔디 위에서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문학야구장은 3만여 석 규모의 좌석을 11개의 특화된 좌석으로 리모델링했다

특히 외야 파티데크는 4명 이상이 둘러 앉아 경기를 볼 수 있어 가장 먼저 매진되는 인기석이다.


SK와이번스의 정규리그 경기가 있는 날, 인천 문학야구장을 찾았다. 문학야구장은 2002년 문을 연 SK와이번스의 홈구장으로 한 번에 약 28,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평일인데도 관중의 열기가 뜨겁다. 투수와 타자의 동작 하나하나에 관중의 함성과 치어리더의 응원이 경기장 양편을 오가며 메아리친다.


문학야구장 역시 원형극장의 건축 특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나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구장과 다른 점이 하나둘 눈에 띈다. 우선 외야 전광판 아래에 있는 소나무 숲과 왼편의 잔디밭이 이색적이다. 야구장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공간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외야 왼쪽 상단에 좌석 대신 푸른 잔디를 깔아 작은 공원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그린 존이다. 야구장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잔디밭에서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한다. 어린 아이들은 제집처럼 맨발로 뛰어논다. 뒤편의 초가 정자 옆에는 그늘막 텐트를 친 가족도 있다. 정자와 텐트 속에 드러누워 야구경기를 보다니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쉽사리 떠올리지 못할 만한 풍경이다.


반대편으로 가보자. 호프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긴 나무 테이블과 벤치가 보인다. ‘파티덱바비큐존이다. 일명삼겹살존’.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야구를 보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상이다. 문학야구장을 둘러보노라니 뉴욕 양키즈 스타디움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경기장의 명물 핫도그를 먹으며 경기를 보던 저녁. 잘 구운 소시지 기름 냄새와 그 위에서 녹아내리는 치즈 냄새, 클럽 음악 같은 흥겨운 응원가, 수만 뉴욕 관중들의 함성이 모든 것이 무척이나 이국적으로 다가왔다. 반대로 외국인이 문학야구장에서 삼겹살을 먹으며 야구를 보면 어떨까? 노릿하게 구워진 삼겹살과 마늘을 쌈에 싸서 먹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경기를 본다면 양키즈 구장에서의 경험만큼이나 강렬한 문화적 체험이 되지 않을까?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복합문화공간


역대 우승 트로피와 유니폼 변천사 등이 전시된 클럽하우스는 

메이저리그 구단을 벤치마킹해 SK와이번스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4 현역 플레이어 존에서는 SK와이번스 선수들과 손을 맞잡을 수 있다

팬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벤트 공간이다.

긴 경기 시간동안 지루해할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어린이 체험존

직접 야구공을 던지고 받아보며 야구와 친숙해질 수 있다.


문학야구장에는 키즈존과 그린스포츠 체험관, 수유실, 의무실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관람객의 편의를 한층 높였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선수 전용 클럽 하우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을 벤치마킹해 호텔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이러한 공간적 배려는 곧 선수들의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건축 설계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장소, 문화적 특성과 사용자 성격을 고려해 변화를 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바로사용자 중심 디자인이다. 문학야구장은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기반해 인천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딱~”


관중의 함성이~’ 하고 크게 울려 퍼졌다. 사람들 시선이 일제히 하늘 중앙에 모인다. 하얀 점 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외야 쪽으로 날아간다. 달려가던 수비수가 펜스 앞에 멈추어 선다. 공은 펜스를 넘어 숲 속으로 떨어진다. 홈런이다! 타자가 손을 들어 관중의 응원에 답하며 홈으로 들어온다. 그 모습에 아테네 경기장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쳐진다. 고대의 승리자도 저렇게 들어왔을 것이다. 고대의 관중도 지금의 관중처럼 환호했을 것이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고대의 원형을 우리의 몸속에, 문화 속에, 건축 속에 지니고 산다. 시원한 저녁 바람이 불어온다. 원형경기장의 조명탑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김종진 교수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건축과를 졸업했다. 뉴욕의 폴쉑 파트너십, 런던의 KPF,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 등에서 일했고, 지금은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실내건축설계학과 교수다. 일상의 공간 경험이 지니는 의미를 연구해 여러 저널과 전시회에 발표하고 있다.


출처 : '사보 SK' 9월호

Posted by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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