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적이었다. 서로를 넘어야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잠시나마의 동정조차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묘하게 끌렸다. 최재성은 허민혁에 대해 “신체조건과 공이 엄청 좋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허민혁은 최재성에 대해 “제구가 참 좋았다”고 떠올렸다. 두 선수는 고교 시절 지역 라이벌로 자주 만났다. 최재성은 천안북일고의 에이스, 허민혁은 공주고의 에이스였다. 항상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곤 했다. 허민혁은 “나는 선발로 던지고 있었고, 재성이는 마무리였다. 직접적으로 맞대결을 한 기억은 별로 없다”면서도 “굉장히 잘 던졌다. 사이드암인데도 제구가 참 좋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껄껄 웃었다. 최재성은 “민혁이의 제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