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부터 SK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신임 감독은 선수들에게 본인만의 야구관 정립과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확립하는 것을 과제로 부여했다.
염 감독은 “지금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 중 야구로 성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또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선수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루틴 및 야구관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K 투수 문승원과 외야수 노수광은 지난 1월 플로리다에서 시작해 이달 초 일본 오키나와까지 이어진 스프링 캠프 동안 올 시즌 준비와 함께 자신만의 루틴과 야구관 확립에도 몰두했다.
비록 포지션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루틴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꾸준함’을 언급했다. 이는 염 감독이 “루틴은 실행 그 자체보다 꾸준하게 이어가는 게 핵심”이라고 말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너무 일희일비했다”...‘꾸준함’ 부족했던 문승원의 반성
어느덧 프로 8년차가 된 투수 문승원은 올해의 성과 중 하나로 ‘내 루틴’이 생긴 점을 언급했다.
비시즌에 문승원은 오전 6시반부터 기상해 배드민턴, 웨이트 트레이닝, 스트레칭, 캐치볼 등 본인이 정한 스케줄에 맞춰 꾸준히 훈련했다. 매일 오후 3~4시까지 이어지는 훈련을 묵묵히 소화한 문승원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 같은 운동은 혼자 하다보면 꾸준히 하지 못하고, 풀어지기 쉽다.올해는 그런 점들을 극복하고 싶어서 일부러 더 혼자서 훈련하고자 했다"며 스스로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캠프 중에는 훈련일지를 작성하는 것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숙소에 돌아가서 잠들기 전에 문승원은 훈련하면서 느꼈던 점, 피칭 및 게임을 하면서 잘했던 점, 잘못했던 점 등을 꼼꼼히 정리했다.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하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이 포인트에서 이렇게 하면 안됐었는데 잘못 판단한 것 같다' 등 훈련과정에서 느끼는 본인의 생각과 감정들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문승원은 “사실 루틴이라는 게 선수마다 차이가 있고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하게 자기 루틴을 지켜나가는 것 같다”며 “이번 캠프에서 이 부분을 조금은 깨닫게 된 것 같다. 나에게 맞는, 또 필요한 루틴을 찾았다. 앞으로 이 루틴을 계속 유지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승원은 캠프 기간 동안 작년까지 ‘일희일비’하면서 자신만의 확실한 루틴을 만들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했다. 몇 경기 투구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 루틴을 쉽게 바꾸고 훈련을 건너뛰었던 안 좋은 습관들도 이젠 모두 버렸다. 스스로 루틴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등판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문승원은 여기에 더해 안 좋은 기억을 빠르게 떨쳐내는 법을 자신의 루틴에 덧붙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감 있게 던지자’를 야구관으로 설정하고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는 투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승원은 “안 좋았던 경기는 빨리 잊으려고 한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야구를 해야 하는데 한 경기 못 했다고 의기소침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며 “(김)광현이형이 언젠가 더 큰 투수가 되려면 지나간 경기는 신경 쓰지 말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지나간 건 잊고 내 루틴 대로만 훈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자신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문승원은 또 “작년 한국시리즈 이후 자신감이 크게 붙었다. 예전과는 느낌이 확실하게 다르다”며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루틴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루틴’ 지키니 ‘성적’ 쑥쑥, 노수광이 말하는 꾸준함의 효과
SK 노수광은 지난해 타율 3할1푼3리 161안타 8홈런 53타점 25도루로 맹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1군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6 시즌부터 매년 성적이 향상되는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노수광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하나로 루틴을 꼽았다. 특히 꾸준하게 자신의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수광은 “작년에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대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까지 내가 꾸준히 해왔던 루틴 덕분에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올해도 기존 루틴을 확실하게 지켜나가면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수광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특별히 어느 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기보다는 매년 자신이 몸을 만들어 오던 루틴을 그대로 이어가는데 집중했다. 특히, 시합 때 잘 안됐던 것, 대처하지 못했던 것들에 포커스를 맞춰서 다양한 방법으로 티 배팅을 진행했다. 노수광은 "지난 해 잘 됐던 것들은 기억하고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안되는 부분은 그때 그때 안 좋았던 것들을 바로 수정/보완해나가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구안을 키우기 위한 개인 훈련도 거르지 않았다. 노수광은 “타격 훈련 때는 쳐야 할 공과 치지 말아야 할 공을 구분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항상 집중한 상태에서 이 루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야구관에 대해서는 “감히 내 위치에서 거창하게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내가 어떻게 훈련을 해야하고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올 시즌부터 도입된 SK만의 훈련 매뉴얼도 기본기를 중요 시하는 노수광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노수광은 “훈련 때 각 파트 코치님께서 매뉴얼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해주신다”며 “기본적이고 당연한 내용이지만 결국 기본적인 걸 꾸준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루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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