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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선수', SK 신인투수 허웅

SSG 랜더스 2015. 2. 23. 15:36

“우리가 찍어 놓은 선수였는데.”

송태일 SK 스카우트는 지난해 8월 25일 열린 2015 프로야구 2차 신인 지명회의에서 타팀 스카우트로부터 기분 좋은 핀잔을 들었다. 당시 2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 허웅(19) 때문이다. SK는 4~5라운드에서 호명될 것으로 예상된 우완투수 허웅을 2라운드 2번째로 전격 호명했다. SK가 ‘허웅’이라는 이름을 부르자 주변이 잠시 술렁였을 정도다. 송태일 스카우트는 당시를 떠올리며 “일부 구단에서 지명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일찍 호명했다. 특히, 삼성의 연고지역 고등학교인 경북고 선수이기에, 삼성에서 깊은 관심을 보였던 선수다”고 말했다. 

SK의 선택이 파격적이라고 평가받은 것은 허웅의 포지션 때문이다. 허웅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전업했다.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투수로 나선 공식 대회 기록도 2014년이 유일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성적이 SK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지난해 6경기에 등판한 허웅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17이닝을 던져 무려 2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그해 후반기 주말리그 우수투수상 타이틀도 차지했다. 



SK가 허웅을 선택한 이유는 투수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졸 투수들과 달리, 투수로 전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깨를 많이 쓰지 않았던 것에 큰 점수를 받았다. 2014년 평균 직구 구속은 144-45km. 하지만 볼 끝과 움직임도 좋다. 공을 제대로 때릴 줄 안다는 평가도 받았다. 무엇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으로 체형을 조금 더 보완하면 더욱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SK의 기대대로 허웅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입단 당시 팀 내 포수 허웅과 동명이인라는 점도 크게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경태 SK 루키팀 코치는 “입단 이후 구속도 올라가고 기량이 급발전했다.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파워피처 스타일인데 투구폼이 경쾌하며 볼 끝이 좋다”고 칭찬했다. 또, 김 코치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에 키우는 재미가 있는 선수이다. 훈련에도 항상 진지하게 임하는 등 훈련태도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은 허웅과 일문일답. 
-SK 지명 당시 지명식장에 없었는데. 지명될 줄 몰랐었나.
“사실 지명이 될 줄 몰랐다. KBO에서 따로 행사장에 오라는 전화가 없었고 잘해야 후반부 순위에 지명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에 들어와서 고교시절과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훈련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훈련 뿐 아니라 생활과 시설 등 모든 게 다르다. '이게 프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수 허웅 선수와 동명이인이다. 허웅 선수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나.
신년식 때 처음 만났다. 허웅 선배님이 이름이 같으니 잘해주겠다고 약속을 하셨다. 다른 동료 선배들에게도 잘해주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을 봤다. 아직까지 같이 연습한 적은 없지만 대만 캠프에서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지난해 SK는 신인지명회의에서 투수를 많이 선발했다. 그로 인한 경쟁을 피할 수 없을텐데 살아남기 위한 본인만의 비법이 있다면.
“강한 어깨다. 투수로 전업한지 얼마 안 되서 어깨 상태가 좋다. 학창시절 아픈 경험도 많이 없다. 쌩쌩한 어깨가 강점인 것 같다.”

-프로 무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당연히 1군 무대에 서는 것이다. 1군에서 자리를 잡으면 꼭 홀드왕을 해보고 싶다. 5년이내에 1군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닮고 싶은 선배 혹은 롤모델이 있다면.
“정우람 선배다. 마운드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이 멋지다. 정우람 선배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항상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우람 선배처럼 팀 내에서 든든한 선수가 되고 싶다.”

정세영 스포츠월드 기자 niners@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