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구장을 찾은 리 후이 당 서기, 하라다 카츠미 광동성 대표팀 수석코치, 라이 구어 준 광동성 대표팀 감독 (왼쪽부터) |
지난 4월 2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사흘(27일~29일)간의 일정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27일 문화 한화전을 관전하며 문학야구장 곳곳을 둘러봤다. 국내 야구장 중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문학야구장을 살펴보면서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야구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광저우에서 온 ‘손님’이었다.
그 손님들은 바로 라이 구어 준 광동성 야구 대표팀 감독과 하라다 카츠미 수석코치, 그리고 리 후이 당 서기였다.
야구로 외교관 역할을
해내다
SK와 광저우의 인연은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SK
퓨처스팀(2군)은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11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김용희 퓨처스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7명, 선수 26명 등 선수단
33명이 참가한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지역 대표팀과 5번의 시범경기를 치렀다. 상무 및 중앙대와의 경기도 있었지만 가장 큰
포커스는 광동성 대표팀이었다.
퓨처스팀의 광저우 스프링캠프를 준비한 송태일 매니저는 “광저우가
적극적으로 SK구단의 스프링캠프 유치를 원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수준 높은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포함돼 있었다”며 “합동 훈련을
하는 것도 계획을 했었고, 실력 향상을 위해 SK와 연습경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SK의 캠프 기간 동안 함께 훈련하면서 선진야구를
습득하겠다는 복안이었다. SK 퓨처스팀이야말로 광동성 대표팀에게는 가장 좋은 연습상대이자 코치였다.
광동성 대표팀과 SK 퓨처스팀의 경기 후 찍은 단체사진 |
올해 9월에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전국대회를 준비중인 광동성
대표팀은 라이벌 팀인 북경이나 텐진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실력있는 팀과의 대결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했다. 이
부분에서 SK는 최고의 연습 상대였다. 효과는 확실했다. 최근 광저우 대표팀은 북경, 텐진, 사천, 운남, 장수 등 12개성 대표팀이 모여 치른
대회에서 장수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광동성 대표팀 관계자들이 인천을 방문한 것은 앞으로 SK구단과의 야구교류를 위해 여러가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송태일 매니저는 “전국체전이 9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실전을 위해
7월25일부터 8월 중순까지 국내에 광동성 대표팀 선수들이 머무르면서 SK 퓨처스팀, 루키팀과 연습경기와 훈련을 진행하는 것을 논의하고
돌아갔다”며 “연습경기로 12경기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SK는 퓨처스팀과 별도로 루키팀이 운영되고 있어 경기가 가능하다. 또 대학팀과의 경기를
주선하는 등 훈련을 돕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단지 전지훈련 차원이 아니라 향후 2~3명의 유망주 선수들을 위탁 교육하고, 파견도 하는
등 광동성 대표팀과 교류하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SK도 광저우에서 꾸준히 퓨처스팀 훈련을 갖는 것에 긍정적이다.
성과와 기량 향상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만족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송태일 매니저는 “모든 구단이 육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날씨가 좋은 훈련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 올해 광저우에 다녀와서 날씨, 숙소 등 모든 것이 좋았다. 광동성 대표팀의 하라다
일본인 수석코치가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 내년 스프링캠프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퓨처스팀 캠프 중국에 차린 SK의 과감한
투자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SK의 비결은
뭘까. 바로 화수분을 자랑하는 두터운 선수층이다. 그리고 이 선수층은 과감한 투자와 계획의 산물이다.
SK는 올해 한 발 전진을 위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퓨처스팀 스프링캠프를 해외에서 실시하는 것이었다. 해외 전지훈련은 1군 선수들만 가는 게 일반적이다. 30여명이 넘는 퓨처스팀 선수들이 해외로
훈련을 나갔을 경우 체류비만으로도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간다. 때문에 대부분 구단들은 퓨처스팀 훈련을 국내에서 진행한다. 하지만 SK는 1군
선수들이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로, 퓨처스팀 선수들이 중국 광저우로 나눠 훈련을 하는 계획을 짰다.
광저우 현지 방송팀과 인터뷰 중인 김용희 감독 |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김용희 감독은 캠프 종료 후 "퓨처스팀이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있었고, 전지훈련을 통해 예상보다 더 많은 소득을 안고 돌아간다“며 ”퓨처스팀이 해외 캠프를 차리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돼 열정이 대단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정신적 자산을 안고 돌아간다. 그 가치는 선수들이
귀국해서도 잘 가꾸어 나갈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송태일 매니저는 “육성을 하는 입장에서 날씨가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국내의 훈련지는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일반 대학교나 고등학교 팀들도 전지훈련지를 찾다보니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캠프 장소를 섭외하기 위해 수많은 발품을
팔아야했다. 송태일 매니저는 “퓨처스팀 예산에 맞춰 필리핀 등도 먼저 알아 봤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광저우는 2010년에
아시안게임을 열어 현지 환경이 좋았다. 정규 야구장이 2개였고,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다. 약 3주간의 훈련 기간 동안 비가 한 번 내렸지만
훈련을 중단할 정도는 아니었다. 현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SK에 러브콜을 보냈다. 실제로도 훈련을 많이 해야 하는 퓨처스팀의 특성상
가장 필요했던 나이트 시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까지 봐줬다”고 밝혔다.
송태일 매니저는 “훈련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며
“국내에서도 야간에 나이트를 켜고 훈련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퓨처스리그 여건상 경험하기 힘든 야간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지 여건이
좋았다. 훈련을 하는데 있어 감독님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들이 모두 만족해 하셔서 다음에도 광저우에 캠프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SK의 퓨처스팀은 올시즌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2위로 선전하고 있다. 광저우캠프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이러한 성과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SK와 광동성 대표팀과의 상생의 협력관계가 양측의 야구발전은 물론 중국의 야구 한류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중현 일간스포츠 기자
'랜더스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감(共感) W] '박재홍 은퇴식' 팬들의 얼굴에서 보람을 느끼다 (0) | 2013.05.20 |
---|---|
[공감(共感) W] '선수' 박재홍, 마지막 문학구장 찾던 날' (0) | 2013.05.19 |
[공감(共感) W] SK 와이번스와 세종병원의 아름다운 동행 (0) | 2013.05.09 |
[공감(共感) W] SK 미래의 희망, 루키팀 힘찬 시동을 걸다. (0) | 2013.05.08 |
[공감(共感) W] ‘꿈을 만들어가는 곳’ 드림파크, 세상과 만나다 (0) | 2013.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