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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W] SK와이번스 유망주 '야탑고 3인방'

SSG 랜더스 2018. 3. 17. 10:11

 

“쟤네 장난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 SK를 이끌어 갈 투수들입니다. 한번 보실래요?”

 

 약 보름 전의 기억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SK 캠프를 취재하는 도중,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7)이 기자의 팔을 끌어당겨 그라운드를 나란히 걷고 있는 3명의 투수를 한번 보라고 했다. 그러고는 각종 칭찬을 늘어놓았다. “당장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박종훈의 주장이다. 박종훈뿐 아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서도 캠프 기간 내내 이들 3인방의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베테랑 투수들 역시 올해 캠프에서 이 3명이 “큰 발전을 이뤄냈다”고 입을 모았다.

 

 무슨 사연일까. SK 선수단에서 극찬을 받은 3명은 ‘야탑고 3총사’인 이승진(23), 정동윤(21), 이원준(20)이다. 이들은 1차 미국 플로리다 캠프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이어진 2차 오키나와 실전 캠프까지 합류해 개막 엔트리 합류에 대한 부푼 꿈을 키웠다.

 

이승진은 고교 시절 야탑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프로야구 1군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고교 3학년 당시 잔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2014년 신인지명회의에서 지명 순위가 7라운드로 밀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수한 체격조건과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 부드러운 팔 스윙 동작을 눈여겨본 SK의 선택을 받았고, 지난해 9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군에서 돌아와 첫 시즌을 앞둔 이승진의 각오도 남달랐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이승진은 “처음으로 가보는 캠프여서인지 처음에는 어딘가 낯설고 어색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이 옆에서 격려와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긴장이 잘 풀렸고 무사히 스프링캠프를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은 뒤 “미국에서 함께 방을 썼던 박정배 선배님이 야구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진짜 많이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정말 소중한 경험인 만큼 잘 간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 시즌 가장 큰 가장 큰 목표는 역시 부상 없이 피칭을 하는 것이다. 그는 “평상시에 잘 준비해서 경기에 나갈 몸 상태를 만들어놓으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오면 잘 살려서 1군에서 1홀드 이상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6년 1차 지명자인 정동윤은 탄탄한 체격조건(194cm·95kg)을 갖췄다. 워낙 하드웨어가 좋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유망주다. 실제 고교 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정동윤의 영입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잠재력이 풍부하다. 하지만 정동윤은 국내 잔류를 선택했고, SK에서 1군 데뷔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정동윤은 1,2차 스프링 캠프에서 변화구 구사 능력에 상당한 칭찬을 받았다.

 

 정동윤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기술적인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왔다. 물론 생각했던 것만큼 다 발전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선배님들과 운동하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다. 한 단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만큼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1군서 70이닝을 던지는 것. 그는 “입단 이후 항상 가져왔던 목표가 1군 경기에서 한 시즌에 70이닝 이상 던져보는 것이었다. 올해는 꼭 이 목표를 이루어 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2017년 1차 지명자인 이원준은 스프링캠프에서 신데렐라였다. 힐만 감독은 “아주 성장세가 빠르다. 올 시즌이 기대된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이원준은 최고 140㎞ 중후반의 빠른 직구가 강점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위력은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게 SK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여기에 이원준은 습득력이 좋고, 성격 역시 긍정적이다. 투수로서 성장할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췄다.

 

 이원준은 주변의 칭찬 세례에 손사래부터 친다. 그는 “프로에 와서 첫 캠프라서 시작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래도 주위에서 나에게 기대했던 것만큼은 보여준 것 같아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꿈에서만 그리던 선배님들과 나란히 운동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꼈고 선배님들 경험을 토대로 배울 점이 많았던 것도 느꼈다. 앞으로 매년 캠프에 빠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올해 목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번뜩였다. 그는 “1군 무대에 최대한 빨리 데뷔를 해서 영건답게 자신 있는 모습, 배짱 있는 모습으로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주어진 이닝을 책임감 있게 소화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3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을 4점대 밑으로 만들어보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SK 캠프의 화두 중의 하나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었고, 그 중심에 야탑고 3인방이 있다. SK 마운드는 주력 선수들이 대부분 서른을 넘겼다. 새 얼굴에 대한 목마름이 큰 상황에서 야탑고 3인방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 월드 정세영 기자niners@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