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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광저우 캠프를 준비하는 사람들

SSG 랜더스 2014. 2. 8. 15:39



SK 박경완 퓨쳐스리그(2군) 감독이 SK 김상진 코치, 한승진 2군 매니저 등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고 중국 광저우로 향한다. 오는 10일부터 3월 10일까지 약 한 달 간 광저우에서 선수 육성에 집중한다. 미국과 일본 스프링캠프에 참석하는 1군과 1.5군 주축선수들이 아닌 SK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 위주로 선수단이 구성된다. 광저우 캠프에 참가할 선수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재활군을 제외한 한국에 남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광저우에서 담금질에 들어가게 된다. 


◇왜 광저우인가?


최근 한국프로야구는 각 팀별로 얇은 선수층의 문제점을 절감하고 있다. 한국야구의 화두가 육성인 이유다. 하지만 주축선수들 위주로 치러지는 스프링캠프에 육성할 선수들이 참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서 광저우에 따로 육성을 목표로 한 캠프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을 비롯해 프로구단들이 모두 2군 해외캠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재 한국은 추워서 훈련할 여건이 안 된다. 우리도 따뜻한 광저우로 떠난다”라고 말했다. 김 코치도 “예전 내 선수시절 2군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피부로 느낄 정도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이 자신들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팀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선수들에게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SK 선수단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사용했던 스포츠기지촌 야구장과 소프트볼구장을 사용하게 된다. 주로 대만에 캠프를 차리는 타 팀의 2군 캠프와 달리 SK의 광저우 캠프의 환경이 좋다. 한 매니저는 “호텔과 야구장이 15분 거리로 가깝다. 구장 2개(1개는 소프트볼 구장을 야구용으로 개조한 것이지만,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데 전혀 지장 없는 시설임을 확인)를 모두 사용 가능하고, 현지 협조가 굉장히 우호적이어서 타 팀에 비해서 선수 편의성을 더 배려한 캠프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 매니저는 사전답사에서 한식 위주 외부업체를 선정했고, 선수들은 최고의 식사를 먹으며 훈련에 매진할 수 있다.



◇광저우 키워드는 기본기, 실전


박 감독은 광저우 캠프에서 기본기에 중점을 둔 훈련을 반복 실시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신인 선수들을 보면 기본기가 덜 된 선수들이 많다. 코치들에게도 기본기부터 착실히 가르치자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1군 캠프는 1차 기본 사인 및 수비시프트 등 전반적인 시즌 준비, 2차 실전 점검과 선수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지만, 광저우 캠프는 철저히 기본기에 입각한 육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김 코치도 “어린 선수들의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경기 위주로 야구를 배워 그런 듯하다. 투수로 예를 들면 견제하는 요령,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갈 때의 동선 등 팬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밀한 부분들의 기본기를 다시 다지는 식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을 기본기 위주로 철저히 훈련을 시키되 실전을 통해 배운 것을 체득하게 할 계획이다. 그는 “일단 5일 동안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6일째부터 라이브 배팅에 들어간다. 2번 정도 하고 자체청백전을 한다. 그리고 광저우에 상무가 온다. 상무와도 연습경기를 5경기 정도 잡아놓았다. 청백전을 마치고 상무와 연습경기를 바로 이어간다”라면서 “현역 때 좋았던 점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연습을 많이 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실전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저우 캠프 우선 목표는?


박 감독은 현역 은퇴 후 바로 2군 감독을 맡은 뒤 나름의 목표를 세웠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1군 주전의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와 신인들의 장기적 육성이다. 올시즌 자신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박 감독은 “SK가 6년 동안 좋은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좋지 않았다. 올해도 좋지 않으면 흐름을 끊을 수 없다. 한 시즌을 100% 전력으로 치르는 팀은 없다. 비록 2군이지만, 1군을 잘 받쳐줄 수 있도록 내가 잘해야 할 것 같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도 박 감독과 생각의 궤를 같이 했다. 더불어 선수들 스스로 깨닫고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기본기에 중점을 둔 훈련이어서 반복되는 훈련이 많다.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들 스스로 간절하고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려야 한다. 야구라는 운동의 훈련 자체가 항상 반복이다. 본인이 스스로 깨우치고 어려울 때마다 헤쳐 나가야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웅희 스포츠서울 기자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