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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W] 최정-김광현의 뒤를 잇는다… 2020년, SK 1차 지명자들을 주목하라

SSG 랜더스 2020. 1. 16. 15:43

최정과 김광현은 SK의 왕조를 이끈 주역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지역 연고 고교 출신으로 1차 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릴 때부터 SK의 야구를 보고 자란 이들은, SK의 일원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활약을 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성장 과정을 밟았다.

최정은 올해 리더로 팀을 이끌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도 어느덧 30대가 됐다. 이제 최정과 김광현 세대의 뒤를 이을 후계자들을 찾을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2013년 1차 지명 제도가 부활한 이후 SK가 지명한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수들도 2020년에는 각자의 개성과 기량을 앞세워 팀의 핵심으로 도약한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들의 겨울을 돌아봤다.


이건욱(2014년 1차 지명, 동산고 출신, 우완 투수)

동산고 시절 아마추어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국제대회에서도 청소년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주가를 드높였다. 다만 아직 프로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팬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6년과 2017년은 1군의 벽을 확실하게 뚫어내지 못했다.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하며 훗날을 기약했다. 그런 이건욱은 1월 소집해제된다.

구속, 구종의 다양성, 스태미너, 마운드에서의 태도 등 여러모로 완성형 선발로 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구종이라도 공의 움직임이 다르다는 평가다. 공익근무 중에도 성실하게 훈련을 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소집해제 직전만 해도 최고 140㎞ 중반 이상의 공을 던지며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적응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적응기를 넘기면 언제든지 1군 선발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


이현석(2015년 1차 지명, 제물포고 출신, 우타 포수)

동국대 시절 아마추어 최고의 포수로 뽑혔던 선수다. 수비에서의 안정감과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프로 입단 후에는 주전 경쟁에서 아쉽게 탈락하는 등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김민식 허도환과 백업 포수 경쟁에서 간발의 차이로 뒤졌다. 2017년과 2018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고, 2019년 팀에 돌아왔지만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도 경쟁이 쉽지는 않다. 주전 포수인 이재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이홍구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현석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수비력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펀치력도 쏠쏠하다. 이현석은 “이제는 1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투수를 잘하게 도와주자는 생각을 한다”면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해야 할 것을 꾸준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봐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원준(2017년 1차 지명, 야탑고 출신, 우완 투수)

어쩌면 SK의 올 시즌 성적을 쥐고 있는 투수일 수도 있다. 김광현이 떠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메울 유력 후보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끝난 호주 캔버라 유망주 캠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팔각도를 조금 낮추며 자신에게 맞는 적합한 파워 포지션을 찾았고, 이 수정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구위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명 1순위 티켓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로테이션 기차에 타느냐는 자신에게 달렸다. 

최고 150㎞를 쉽게 던질 수 있는 건장한 체격, 스태미너 등 이건욱과 마찬가지로 완성형 선발감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원준은 “편한 포지션에서 던지니 팔의 버거움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면서 “선발을 하려면 1~2개 정도의 변화구로는 안 된다. 캠프에 와서 슬라이더와 커브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고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도 최대한 던지고 있다. 승부를 할 수 있는 변화구를 많이 만들자는 생각으로 연습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백승건(2019년 1차 지명, 인천고 출신, 좌완 투수)

2019년 1차 지명자로,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인 끝에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1군 15경기에서 19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승리나 홀드와 같은 기록은 없었지만,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1군에만 100일을 머물렀다. 근래 SK의 1차 지명 선수 중 데뷔 시즌에 이만한 활약을 한 선수는 백승건이 유일하다. 그만큼 내년 기대도 커진다.

2020년에는 선발 후보로 대기한다. 김광현이 빠져 선발 로테이션이 우완 일색이 됐기에 좌완 백승건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졌다. 백승건도 “선발 준비를 하려면 체력도 키워야 하고, 경기 운영도 길게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변화구도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 커브 이외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계속 연습 중”이라면서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팬들은 이 좌완이 12년 전 김광현처럼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오원석(2020년 1차 지명, 야탑고 출신, 좌완 투수)

성공적인 지명으로 기억되는 SK의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은 좌완 투수. 좌완이라 그런지 역시 ‘김광현’의 이름이 따라다니는 투수이기도 하다. 고교 무대에서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고, 2학년보다 3학년 때의 경기 내용이 더 좋아져 SK의 낙점을 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우수한 신체조건을 갖췄고, 부드러운 투구폼까지 지니고 있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수준급”이라면서 “침착한 성격으로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과 위기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3㎞, 평균 구속 140㎞대 초반으로 파이어볼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러나 신체 조건이 좋아 프로에서 몸을 체계적으로 만든다면 구속은 금방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염경엽 SK 감독은 2020년 1군 뎁스 차트에 오원석의 이름을 포함시킨 상태다. 캠프 합류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오원석은 최근 강화SK퓨처스파크에 합류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