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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共感) W] 2580인치 TV를 아시나요

SSG 랜더스 2016. 4. 6. 10:49

올해 SK의 야심작은 대형 전광판 빅보드’(VIC BoardBIG Board+VICtory Board). 단지 빅보드를 보기 위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아도 될 정도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 크기는 세계 야구장 가운데 가장 크다. 가로 63.398m, 세로 17.962m, 총 면적 1,138.75㎡ 규모다. 쉽게 설명하면 2,580인치 TV라고 볼 수 있다. 또 농구 코트 3배 크기라고 봐도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 전광판(가로 61.42m, 세로 17.28m, 총면적 1,061.34)은 이제 빅보드 앞에서 명함을 못 내민다.



◇신축구장의 위협, 성형수술을 하다


최신 시설을 자랑하던 SK행복드림구장은 어느덧 뒤에서 세는 것이 빠를 정도로 고참급 구장이 됐다. 2002년 개장 후 10년 이상 훌쩍 넘었다. 그 사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비롯해 수원 kt위즈파크 그리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고척스카이돔까지 등장했다. 신축구장이 점차 늘어나며 SK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권철근 SK 마케팅 팀장은 신축 구장들에 자극이 됐다얼마 전까지 우리 구장 시설이 좋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래된 것으로 따지면 뒤에서 시작하더라. 야구장의 얼굴 전광판을 교체한 것은 성형수술을 했다고 봐도 된다고 밝혔다. 김재웅 SK 전략프로젝트팀 매니저는 사람은 시각적인 부분에 민감하다면서 전광판이 안 좋으면 다른 것도 안 좋아 보인다. 괜히 불편해 보이고 좁아 보인다. 빅보드로 다른 신축구장과 비교 우위를 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크기는 인천의 랜드마크 포석


SK는 큰 돈을 투자해 전광판을 교체하기로 한 만큼 이왕이면 상징성을 갖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로 만들기로 했다. 권 팀장은 의외로 인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없었다인천공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체성에 가깝고, 관광객들은 인천을 무조건 거쳐가지만 가까운 서울로 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시도 상징적인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문학경기장 전체가 활성화되면 경제 활동도 늘어나고 인천시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는 국내에서 벤치마킹 할 대상을 찾지 못해 프로스포츠가 활성화 된 미국을 직접 찾았다. 특히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을 연고로 하는 풋볼팀 잭슨빌 재규어스의 홈 경기장이 좋은 참고 사례가 됐다. 이 팀은 30번째 창단 팀으로 미국프로풋볼(NFL) 팀 중 가장 짧은 역사에 시장도 82만의 소도시로 작다. 스타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꾸준한 성적도 내지 못했다. 잭슨빌은 구단의 아이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결과 세상에서 가장 큰 전광판을 만들기로 했다. 규모는 가로 110m, 세로 18m에 달한다. 김 매니저는 잭슨빌 관계자를 만나 왜 이렇게 큰 전광판을 지었느냐고 물어보니 이런 전광판이 있으니까 SK에서도 지금 보러 온 것 아닌가라는 답을 하더라면서 미국 다른 도시 사람들도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전광판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잭슨빌로 옮긴다고 했다고 밝혔다.




◇빅보드와 최고 수준의 ICT의 결합


SK는 빅보드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팬들에게 야구장을 찾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 매니저는 우리 정체성을 갖고 다른 팀들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작년부터 했다“NC는 게임 회사라 디자인이 좋고, 넥센은 모기업이 없다 보니 생존에 특화된 영업을 한다. 우리의 차별화는 SK텔레콤이 모기업인 만큼 ICT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SK는 빅보드의 안정적인 ICT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권 팀장은 입찰에 뛰어든 삼성전자와 방향성이 잘 맞았다“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호흡을 하고 있어 협업 시스템이 잘 돼 있었다. 빅보드를 다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에 계속 ICT 기술을 추가할 것이다. 우리도 그렇고 삼성전자도 목숨 걸고 하더라. 야구장 세계 최대 전광판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모바일 솔루션 구현으로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빅보드에서 제공하는 경기 상황 예측 게임과 홈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구단 공식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플레이 위드(Play With)’를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실시간 포토 콘테스트와 롤렛&경품 추첨 등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멤버십 회원이 입장하면 환영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는 웰컴 메시지와 구단으로 보낸 팬들의 트위터, 페이스북, Play with 피드를 빅보드에서 송출해 주는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러한 관객 참여형 아이템을 통해 관객들은 경험의 몰입도를 높이고 구단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빅보드, 중국 관광객 유치를 꿈꾸다


SK는 빅보드를 빠른 의사 결정과 강한 추진력으로 4월 홈 개막 3연전에 제대로 첫 선을 보였다. 권 팀장은 빅보드를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업체와 관련 전문가들의 노력이 결집됐다여러 변수를 다 고려해서 10월말쯤 첫 삽을 떠야 했는데 11월말께 시작했다. 그런데도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저히 실무자 위주로 믿고 맡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는 빅보드를 무기로 2012년 이후 구단 사상 2번째 100만 관중을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궁극적으로는 중국 관광객의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한국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한국야구위원회)의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KBO는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야구협회(CBAA) CBAA가 지정한 독점적 상업 운영 기구 헝달연합(CBL)과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권철근 팀장은 인천관광공사와 연계해 세계 야구장에서 가장 큰 전광판을 중국 관광객들이 보러 오는 관광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2년 후에는 중국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